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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킹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악당이 인성을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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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공장장
작품등록일 :
2021.03.22 14:02
최근연재일 :
2021.05.22 18:40
연재수 :
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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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73
글자수 :
112,675

작성
21.04.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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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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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09. 폭동과 점령(4)

DUMMY

「 언령 마법은 특이한 마법이다.

일반적인 마법은 순수한 마나에 시전자의 의지를 불어넣어 일정한 속성을 띄는 힘으로 변환시키는 비교적 직접적인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언령 마법은 다르다. 언령 마법은 마나를 일정한 속성으로 변환시키지 않는다. 언령 마법은 일반적인 마법과 다르게 오직 간접적인 방식으로만 실현될 수 있다. 언령 마법은 언어를 통해 마나에 간섭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마법이다.

예를 들어, 대중적인 마법 중 하나인 불마법은 마나에 의지를 불어넣어 불꽃을 발현해낼 수 있지만 언령 마법은 그런 식의 발현이 불가능하다. 언령 마법은 단지 이미 존재하는 불꽃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통제하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실현된다.

(중략)

얼핏 들어 마나와 마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언령 마법이 유용한 마법으로 인식될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언령 마법은 직접적인 마법이 아니기에 뚜렷한 마법을 발현해낼 수 없어 파괴력과 눈에 띄는 효과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이미 발현된 현상에 의지력을 행사하는 그 발현 방식은 마나 혹은 마법의 구조를 파악하고 세밀하게 의지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이유로 마나 소모와 심력의 소모가 극심한 편이다.

그러므로 언령 마법은 비효율적인 마법이라는 인식이 퍼져있어 경원시 되는 실정이다. 언령 마법 특유의 잠재력과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학술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그 또한 언령은 드래곤과 마수의 고유 영역이라는 인식이 팽배하여 활발히 진행되고는 있지 않은 실정이다.」

-어느 연구원의 논문 <언령 마법의 활용에 대하여>中 -


***


글렘이 쏘아낸 마나 미사일은 어느새 사라지고 뿌연 마나의 안개만이 방안을 가득 채웠다.

"뭐야? 왜, 왜 살아있는 거지? 분명 마나 블레스터는 제대로 가동했을 텐데! 마나 폭발은 어디가고 네놈이 거기 서 있느냔 말이다!"

글렘이 당황하여 외쳤다. 그 와중에 마도구에 오작동이라도 있었는지 급하게 살피는 손놀림이 꽤나 현란했다. 확실히 손재주는 좋단 말이지.

"글렘. 혹시 언령 마법에 대해 알고 있나?"

글렘은 모르는 눈치였다.

"자칭 마법사라는 놈이 언령 마법도 모르다니. 흠...마음 같아선 여기서 주절대고 싶지만 또 그럴 수는 없지. 모르면 그냥 모르는 채로 죽어."

"닥쳐! 방금은 그냥 마도구가 오작동을 일으킨 거야. 운 좋은 녀석. 이번에야 말로 죽여주마."

오작동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틀림없이 오작동일 것이다. 그래, 오작동이 아니면 이런 기현상을 설명할 수가 없지.

블레스터가 마나를 빠르게 응집했고 속사포로 다량의 마나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러나 모두 내게 닿지 못하고 순수한 마나로 환원되었다.

"이, 이럴 리가 없는데. 이런 마법 같은..."

나는 다친 다리를 질질 끌고 글렘에게 다가갔다.

"오, 오지마!"

블레스터에 저장된 마나가 모두 바닥났다. 글렘은 급하게 방어구의 마석을 빼내어 블레스터에 장착했다. 그러나 블레스터는 마나를 응집시키지 못했다.

『흩어져라.』

내가 언령으로 간섭했기 때문이다. 마도구에는 제작자에 의해 인위적으로 고정된 의지만이 깃들어있기 때문에 시시각각 의지가 변하는 자연물이나 생물에 비해 간섭이 간단하다. 물론 마도구의 랭크가 높을수록 어렵겠지만 저런 저가형 마도구는 다루기 쉽다.

『터져라.』

마도구에 장착된 마석의 마나를 흐트러뜨려 마나 폭발을 일으키는 것도 내게는 간단한 일이다.

쾅!

"아악! 내 팔! 내 팔이-!"

글렘이 기존에 차고 있던 방어 마도구 덕에 몸이 터져버리지는 않았다. 다만, 블레스터를 들고 있던 팔이 팔꿈치까지 통째로 날아갔다.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나쁘다고 해야 할지.

나는 언령으로 글렘의 피를 멎게 해주었다. 추후에 기사단이 찾아오면 그때 글렘이 해주어야 할 역할이 있다.

"끄아악-!"

『잠들어라.』

글렘이 워낙 극성이라 잠시 재웠다. 팔이 떨어져나간 단면은 나중에 적당히 처리해주면 될 것이다. 까짓거 크네히트가 불로 좀 지져주면 되겠지.

나는 글렘을 버려두고 글렘이 실험용으로 배합해놓은 마나액을 챙겼다. 가능하면 글렘의 마도구도 가져가고 싶었지만 마나 폭발로 이미 망가진 상태였다.

푸욱

"끄으아아! 개운하구만."

나는 팔뚝에 마나액을 하나 투여했다. 글렘과의 전투에서 소모한 마나를 회복하기 위함이다. 이런 방식의 마나 회복은 몸에 최악이지만 어쩔 수 없다. 곧 있으면 실험실 밖을 지키던 전투 인력들이 이상을 감지하고 찾아올 것이다.

푸욱

"끄으윽...! 좋아. 맑았던 머리가 혼탁해지는 이 기분. 아주 불쾌해."

헛소리 하는 걸 보니 서클이 마나로 가득 찬 모양이다. 마치 약물이라도 먹은 듯 기분이 울렁거리고 자제심의 끈이 얇아지는 게 느껴진다.

막대한 고양감이 올라온다. 너무 많은 마나를 한꺼번에 주입하여 마나에 취해버린 것이다. 이정도 양은 글렘과의 실험에서도 한번에 주입된 적이 없다.

피가 역류하여 위액과 함께 입에서 터져나온다. 코와 귀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이명이 들린다. 눈은 실핏줄이 터져 피가 눈물처럼 흘렀고, 동공은 녹색으로 물들었다. 동시에 극렬한 고통이 뇌를 엄습했다.

"끄아악!! 흐읍..! 흐읍..! 쓰으읍."

통증 조절이 되지 않는다. 너무 아파 오히려 현실감각이 떨어진다.

"하나 더 찔러 넣을까? 아니야. 그러면 안 돼. 그럼 너무 즐겁잖아. 아파. 심장이 터질 것 같아. 미치겠네. 집에 가고 싶어. 여긴 너무 어둡잖아. 젠장. 아. 엄마. 살려줘."

짝!

내 뺨을 후려갈겼다. 별로 아프지 않았다. 그래서 수차례 더 후려쳤다.

"후아! 이제 좀 살겠네. 젠장."

나는 서클을 활성화 시켰다. 넘치는 마나를 통제하기 위함이다. 통제? 내가 통제라고 했나? 아니. 통제가 아니라 배출할 준비만 마치면 된다.

나는 터질 듯한 정신을 부여잡고 복도로 나섰다. 곧 있으면 전투원들이 단체로 놀러올 것이다. 그럼 나는 그들을 향해 팡파레를 하나 뽑아주기만 하면 된다. 자, 언제 오려나? 제발 빨리만 와라. 이 굼벵이들아.

"저기다! 글렘 박사는 실험실에 있다!"

복도 너머에서 누군가 외쳤다. 그에 따라 거친 발소리가 다닥다닥 들리더니 복도는 전투원으로 가득해졌다. 그들은 내 몸에 잔뜩 묻은 피를 인식했는지 안색이 굳고 제각기 무기에 마나를 둘렀다.

저들은 잔심부름이나 하던 간수와는 다르다. 간수는 평범한 인간이지만 저들은 제2 조건을 만족한 마도무인 용병을 고용한 것이다. 물론 모험자 랭크로 따지면 E급에 불과한 버러지들이지만. 중요한 점은 그들이 마나를 다룬다는 점이다. 마나 사용 유무의 차이는 인간과 고릴라의 차이보다 더 커다란 힘의 간극을 준다.

물론, 일반인이 인간이고 마나 사용자가 고릴라이다.

"하지만 그래봤자 버러지. 하하. 하."

저들은 전신에 마나를 두르고 빠르게 달려와 무기를 휘두른다. 나는 그것을 가만히 바라보다 거칠게 언령을 씹어뱉었다. 언령과 함께 서클을 가득 메우던 마나가 모두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진다.

『바람아. 전부 찢어발겨라.』

나는 코피와 함께 뒤로 자빠져 기절했다.


작가의말

오늘도 정말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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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 공부를 합시다(1) 21.05.15 106 3 8쪽
26 26. 옴 학파(4) 21.05.14 120 2 8쪽
25 25. 옴 학파(3) 21.05.13 122 4 7쪽
24 24. 옴 학파(2) 21.05.12 143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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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 구출(1) +1 21.05.02 243 7 7쪽
13 13. 위기 후엔 새로운 위기(4) +1 21.05.01 243 7 7쪽
12 12. 위기 후엔 새로운 위기(3) +1 21.04.30 255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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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 폭동과 점령(4) +1 21.04.28 282 7 8쪽
8 08. 폭동과 점령(3) +1 21.04.27 288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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