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버섯킹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악당이 인성을 숨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간장공장장
작품등록일 :
2021.03.22 14:02
최근연재일 :
2021.05.22 18:4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7,725
추천수 :
173
글자수 :
112,675

작성
21.04.26 18:05
조회
335
추천
7
글자
8쪽

07. 폭동과 점령(2)

DUMMY

회귀 전 글렘이 죽고 난 후, 나는 따로 드래곤 프로젝트의 실험 자료들을 살펴본 적이 있다. 드래곤 프로젝트의 목적은 제2조건의 발현과 제1조건의 강화였다. 전적으로 글렘 스스로의 미천한 재능을 위한 실험이다. 제1조건의 강화는 실험을 통해 실현되었다.

애초에 농충 마나액을 그정도로 무식하게 때려박으면 마나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늘어나는 마나를 감당하지 못하면 죽겠지만. 그러나 글렘에게 가장 중요했던 제2조건의 발현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대신 뜬금없이 제3조건이 발현되는 결과가 나왔다. 아마 마나액 배합에 섞여있는 드레이크의 심장의 영향이라고 판단되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어찌되었든 그 덕에 나는 마법사가 될 수 있었다. 본래 내게는 제 3조건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크네히트는 다르다. 그녀는 원래 마법사로서의 모든 조건을 충족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글렘의 실험을 받으면 어떨까?


"이렇게 하는 거 맞아?"

"어."

"이거는? 이거는 이렇게 하는 거야?"

"어. 맞아."

"이것도?"

"ㅇㅇ."

"...이건?"

"ㅇㅇ."

"...제대로 봐주고 있는 거 맞아?"

"ㅇㅇ."

"......"

빠악

"어억!"

크네히트가 내 정강이를 걷어찼다. 진짜 장난 아니고 매우 아프다.

"이게 무슨 짓이야! 기껏 도와주고 있는 사람한테!"

"몰라."

"이건 툭하면 모른데. 아는 게 뭐냐?"

"...이거."

크네히트가 손에 작은 불꽃을 피워올렸다.

"그리고 이거."

그 불꽃이 작은 나비 모양으로 변하여 나풀거렸다.

"또 이것도."

크네히트가 손가락을 튕기자 나비가 작은 폭발을 일으키며 터졌다.

"...재수 없어. 진짜."

나는 분명 서클 만드는 법만 가르쳐줬다. 그랬더니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깨우치는 천재마냥, 아 천재 맞지? 재수없어, 불 마법을 다루기 시작했다.

'전생에 왜 최연소 마탑주라고 떠받들어졌는지 알겠네. 쯧.'

이정도 재능이면 곧 글렘 정도는 쉽게 구워먹을 수 있으리라.

그냥 기사단 오기 전에 얘랑 둘이서 여길 점령해버릴까?

나는 진지하게 고민했다. 내 기억상 기사단은 글렘을 생포해갔다. 물론 남아있던 연구 자료와 재료들도 싹 수거했다. 그리고 비밀리에 마법사를 양산하는 실험을 진행했던 걸로 아는데...모조리 실패했지만.

"그래. 그냥 점령해버리자."

기사단이 오려면 좀 걸리니까. 그 전에 해치우면 되겠지.

"야."

나는 크네히트를 불렀다.

"왜? 나 지금 좀 바쁜데. 저리 가 있어."

"...내가 귀찮냐?"

"응."

망설이지도 않네. 싸가지. 저거.

"그러지 말고 일단 내 말 좀 들어봐."

"..."

크네히트는 날 보지도 않고 여전히 마나를 갖고 놀고 있다.

그래. 이젠 아예 듣지도 않는구나. 그럼 또 방법이 있지.

"야."

"......"

『날 봐.』

"....?!"

크네히트의 고개가 꺾이듯 돌아갔다. 그러나 꺾인 고개는 제자리로 돌아갔다. 언령 마법에 저항한 것이다.

어쭈? 천재라 이거지? 귀찮아서 살살 했더니. 성질 나오게 만드네?

나는 서클을 활성화 시켰다. 동공이 푸른 빛으로 물들었다.

『크네히트. 거기 무릎 꿇고 날 봐라.』

"!!"

이번엔 그녀도 저항하지 못했다. 딱히 마력을 더 사용한 것은 아니다. 단지 그녀의 이름을 부름으로서 언령의 대상을 특정지은 것 뿐이다. 대상을 특정짓지 않은 언령은 내 말을 들은 모두를 대상으로 하지만, 특정지어지면 단일 대상에게로 마법이 집중된다.

나는 크네히트의 눈을 마주보았다. 내심 그녀의 반응이 궁금했다. 이 참에 기 좀 죽었으면 좋겠는데.

"...이거 어떻게 한 거야? 가르쳐줘."

"어?"

"아까보다 마법이 더 강해졌잖아. 가르쳐줘."

크네히트가 커다란 눈망울을 반짝이며 나를 올려다봤다.

이게 아닌데?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아니야. 이게 제일 중요해."

아. 왜 얘랑 말을 섞으면 진행이 안 되냐? 짜증나게.

"넌 어차피 이거 못 배워."

"왜?"

나는 그냥 되는대로 내뱉었다.

"네가 아직 꼬맹이라 약해빠져서 말이야."

"...알겠어. 그럼 나중에 더 강해지면 가르쳐줘."

뭐지?

나는 약간의 반발을 예상했는데, 의외로 순순히 수긍했다.

너 원래 이런 캐릭터 아니잖아?

"어, 그, 그래. 그럼 이제 내 얘길 들어봐봐."

나는 내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그에 대한 그녀의 반응은...

"안 돼."

"왜."

"...안 돼."

"그니까 왜."

"우리가 나가려고 하면 그 아저씨들이 와서 몽둥이로 우리를 때릴 거야."

"하! 장난하냐? 그정도는 내가 꺼지라고 말 한마디 하면 해결돼."

"그래도 안 돼."

"또 뭐."

"간수 다음에는 글렘이 올 거야."

피식

나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너. 글렘이 얼마나 약한 지 모르지? 글렘은 마법사가 아냐. 심지어 마도무인도 아니지. 엄청나게 약하다고."

"그, 그래도 안 돼. 나는 아직 약하단 말이야. 좀 더 강해지면 그때..."

크네히트가 자신 없게 손을 꼼지락 거렸다.

아. 짜증나.

순간 분노가 솟아올랐다. 과거의 나도 저런 모습이었을까? 나도 저렇게 나약하게 떨었을까? 그건 너무...초라하잖아.

『열려라.』

끼이익

지금껏 간수만이 드나들던 문이 저절로 열렸다.

"너! 너 뭐하는 거야?! 이럼 안 돼."

크네히트가 질겁하며 내 어깨를 잡았다. 어깨를 잡은 손이 잘게 떨리고 있었다.

"뭐가 안 돼. 헛소리 하지마."

나는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그치만..."

"닥쳐!"

언령을 쓰지 않았음에도 그녀는 입을 다물었다.

"나는 마법사야. 글렘은 마법사 축에도 못 끼는 버러지 새끼지. 그런 버러지가 날 짓밟은 채로 내버려 둘 수 없어. 힘이 있으면 써먹어야지."

나는 그녀를 강하게 노려봤다.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힘이 있으면 싸워. 짜증나게 빌빌 거리지 말고."

문이 열린 것을 알았는지 간수 둘이 몽둥이를 들고 뛰어왔다.

크네히트는 간수를 보자 겁먹은 표정이 되었다. 크네히트가 그럴 수록 나는 더 기분이 더러워졌다.

"너희 뭐야? 거기서 어떻게 나왔어. 어떤 멍청한 자식이 문을 안 잠그고 나온 거야. 쯧."

"애들아. 귀찮게 힘 쓰지 말고 어서 방에 들어가자."

간수1이 몽둥이로 손바닥을 두드리며 말했다. 말을 듣지 않으면 몽둥이를 휘두르겠다는 우회적인 표현이다.

나는 간수 쪽으로는 시선도 주지 않았다.

"이봐. 크네히트. 잘 봐. 힘은, 마법은 이렇게 쓰는 거야."

크네히트는 여전히 겁에 질려있다.

"하. 이게 또 귀찮게 하네. 너 좀 맞자."

간수가 다가왔다.

『멈춰.』

다가오던 간수가 그 자리에 우뚝 멈춰섰다.

"어? 이, 이게 뭐야. 이거 왜 이래."

씨익

나는 웃었다. 기분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좋아. 이제부터 게임을 하나 하자고."

"너..! 네가 이런 거지? 당장 풀지 못해!"

나는 그저 비릿하게 웃었다. 간수는 뭔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눈치챘다.

"지금이라도 풀면 때리지 않겠다고 약속하마. 그래. 얌전히 방 안으로 돌려보내기만 할 거야. 알겠지? 그러니까 어서..."

"입 다물어. 좋았던 기분이 다시 더러워지니까. 그보다는...이제부터 게임을 하나 할 거야. 너희 둘이서 하는 게임이지."

"그게 무슨..."

"룰은 간단해. 지금 들고 있는 몽둥이로 서로 싸워. 한 명만 살려주지."

내 입가에 머금은 미소가 더 진해졌다.

『서로를 죽여라.』

마나가 간수 둘을 휘감았다. 둘은 그저 일반인이기에 마법에 저항하는 것 따위는 불가능했다. 그러므로 둘은 몽둥이를 서로에게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봐! 이게 무슨 짓이야?! 나한테 휘두르면 어떻게?"

"그, 그러는 너는?! 너도 휘두르고 있잖아!"

"조금 시끄럽네. 너희 둘다 『닥쳐』."

"읍읍...!"

"읍..!"

나는 뒤를 돌아 크네히트를 바라봤다. 크네히트는 충격을 받은 듯 반쯤 허물어져 있었다. 나는 그녀를 보며 웃었다.

"어때? 마법(힘)은 이렇게 쓰는 거야. 꼬맹아."


작가의말

오늘도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귀한 악당이 인성을 숨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중요 공지-간장공장장 입대합니다 +8 21.05.12 160 0 -
34 34. 시비(1) 21.05.22 64 2 8쪽
33 33. 힘법사 연구회(2) 21.05.21 54 3 7쪽
32 32. 힘법사 연구회(1) +1 21.05.20 65 2 8쪽
31 31. 실험체(2) +1 21.05.19 74 2 7쪽
30 30. 실험체(1) +1 21.05.18 82 3 7쪽
29 29. 공부를 합시다(3) 21.05.17 89 2 8쪽
28 28. 공부를 합시다(2) 21.05.16 99 3 7쪽
27 27. 공부를 합시다(1) 21.05.15 106 3 8쪽
26 26. 옴 학파(4) 21.05.14 121 2 8쪽
25 25. 옴 학파(3) 21.05.13 122 4 7쪽
24 24. 옴 학파(2) 21.05.12 143 2 8쪽
23 23. 옴 학파(1) 21.05.11 158 5 8쪽
22 22. 심연(3) 21.05.10 169 5 9쪽
21 21. 심연(2) 21.05.09 187 5 8쪽
20 20. 심연(1) 21.05.08 211 5 8쪽
19 19. 마탑으로(3) 21.05.07 227 5 8쪽
18 18. 마탑으로(2) +2 21.05.06 236 5 7쪽
17 17. 마탑으로(1) 21.05.05 236 6 7쪽
16 16. 구출(3) 21.05.04 222 8 7쪽
15 15. 구출(2) 21.05.03 237 6 7쪽
14 14. 구출(1) +1 21.05.02 243 7 7쪽
13 13. 위기 후엔 새로운 위기(4) +1 21.05.01 244 7 7쪽
12 12. 위기 후엔 새로운 위기(3) +1 21.04.30 255 6 7쪽
11 11. 위기 후엔 새로운 위기(2) +1 21.04.29 267 6 7쪽
10 10. 위기 후엔 새로운 위기(1) +1 21.04.28 278 8 8쪽
9 09. 폭동과 점령(4) +1 21.04.28 282 7 8쪽
8 08. 폭동과 점령(3) +1 21.04.27 288 5 8쪽
» 07. 폭동과 점령(2) +2 21.04.26 335 7 8쪽
6 06. 폭동과 점령(1) +1 21.04.25 330 7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