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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킹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한 악당이 인성을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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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공장장
작품등록일 :
2021.03.22 14:02
최근연재일 :
2021.05.22 18:4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7,716
추천수 :
173
글자수 :
112,675

작성
21.05.14 18:40
조회
120
추천
2
글자
8쪽

26. 옴 학파(4)

DUMMY

"그럼 연구실에 한 번 들어가볼까요? 안에 아마 글래스하고 위트니가 노동 중일 텐데. 아, 실수. 연구 중일 텐데 말이죠."

똑똑똑

에밀리는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안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

"어어? 이상하다. 안에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에밀리는 다시 문을 두드렸다.

똑똑똑

이번에도 아무 응답이 없었다.

"쓰읍. 아까 다 확인했는데. 왜 이러지?"

에밀리가 다시 문을 두드리려는데 안에서 시체 썩어들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네에..."

"아! 역시 있다."

벌컥

에밀리는 망설임 없이 문을 열어재꼈다. 나는 열린 문 너머를 볼 수 있었다. 그곳에는 생과 사의 경계를 헤메는 망령 둘이 일하고 있었다.

"아, 정말. 왜 안에 있으면서 대답을 안 해요? 아무도 없는 줄 알았잖아요."

"...대..했..."

"네? 뭐라고요? 좀 크게 말해요."

"...대답했는데...목에서 소리가...잘 안..나요."

다 죽어가던 남마법사가 저와 같이 죽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네? 왜요?"

그러자 뒤에 있던 여마법사가 갑작스레 튀어나왔다.

"선배가 이거 검증하는 부분 다 저희한데 떠넘겨서! 저희가 지금 밤에 잠도 못 자고! 어?! 며칠 동안 이렇게 노가다하고 있는데! 지금 그런 말이 나와요?!"

여마법사가 쏘아내듯 말하고 있지만 눈망울만은 그만큼 독하지 못한지 눈물이 그렁그렁 매달려있었다. 그러나 에밀리는 뻔뻔했다.

"네? 하하, 내가 그랬던가?"

"...!"

여마법사는 아무 말도 못하고 뒷골을 잡았다. 아직 젊어보이는데 저러다 고혈압으로 죽겠군. 남마법사는 해탈이라도 한 듯 조용했다. 아니, 자세히 보니까 선 채로 졸고 있었다.

"파울 군. 아무래도 여기는 나중에 보는 게 좋겠어요. 그럼 저희는 가볼게요. 이따가 일 끝나고 두분 다 나와봐요. 알겠죠?"

그러자 저기서 빠른 속도로 쿠션이 날아왔다.

"이크! 맞을 뻔했다. 그럼 저희는 이만 가죠. 파울 군."

"...네."

에밀리가 문을 닫고 도망치듯 다음 장소로 날 안내했다. 에밀리는 그 이후 여러 장소를 설명했지만 아까 연구실의 충격이 커 귀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그리고 여기는 저희 휴게실이에요. 주로 여기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죠."

"네?"

숙식? 내가 잘못 들은 건가?

"하하. 제대로 들은 거 맞아요. 여기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어요."

나는 흠칫 놀랐다.

뭐지? 설마 독심술이라도...

"참고로 독심술 같은 건 없어요."

"네?"

"아뇨.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얼굴이길래. 헤헤. 저희가 연구실 생활이 몇년인데. 파울 군을 보니까. 제가 여기 처음 들어왔을 때가 생각나네요. 그때도 참...가관이었는데."

"......"

"아참 그러고 보니까 아직 계약서에 싸인을 안 했다. 그쵸?"

"...네."

그녀는 품 안에서 종이와 펜을 꺼내어 나에게 내밀었다. 나는 그것을 차마 받아들 수가 없었다.

"에이. 앙탈 부리지 말고 받아요. 그리고 싸인하시는 거에요. 여기 합법적 노예 계약서에. 흐흐흐."

"저기 혹시 다른 학파-"

"그러기엔 너무 깊게 들어왔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파울 군. 출입문은 여기서 꽤 멀다구요."

"......"

에밀리가 내 어깨를 토닥였다. 마음 같아서는 손을 탁 쳐내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얼굴을 보니 아는 눈치다.

"파울 군. 포기하면 편해요. 자, 어서. 싸인하세요. 싸인-"


***


옴 학파의 휴게실에는 두 명의 인간이 존재했다. 노예 계약서를 받아내어 기뻐하는 인간과 자발적으로 노예가 되어 비관하는 인간.

"헤헤헤."

"......"

당연히 후자가 나다. 여기가 설마 이런 곳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그 때 연구실에서 좀비 두 명이 비척비척 걸어나왔다. 아까 그 두 마법사이다.

"얘들아~ 이거 좀 봐봐! 월척이야. 월척!"

에밀리가 방방 뛰며 그 둘에게 뛰어갔다. 세 마법사는 그런 에밀리를 똥 씹은 표정으로 바라봤다. 참고로 추가된 한 명은 나다.

"선배. 선배는 참 기운도 넘치시네요. 저는 졸려 죽겠는데...흐아암~"

"그렇겠지. 귀찮은 일거리는 다 우리한테 떠넘겼는데."

"뜨끔!"

"입으로 그런 효과음 내지 마세요. 때리고 싶으니까."

"선배한테 너무 말이 심한 거 아니야?! 나 상처 받는다."

"그 상처에 소금이라도 뿌리고 싶은데 이거 정상인가요?"

"어. 정상이야. 나도 같은 마음이거든."

마법사 둘의 눈은 '선배만 아니면 이걸 확! 그냥' 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너희 진짜 피곤하구나?"

그 말에 여마법사가 발끈하려다가 말았다. 화 내봤자 자신만 손해라는 것을 아는 모양이다.

"에휴. 말을 말자."

"그래. 무시하고 잠이나 자러 가야지."

끄덕

끄덕

둘은 서로를 보며 동시에 끄덕였다.

"얘들아. 지금 너희 잠이 중요한 게 아니야."

"이보다 중요한 게 뭔데요."

"뭐 하늘에서 메테오라도 내려오나? 대륙 멸망이라거나."

"아니."

에밀리는 진지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야."

그러자 두 마법사는 가던 걸음을 멈추고 에밀리를 빤히 쳐다봤다. 허튼 소리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눈빛은 덤이다.

"우리 학파에 신입이 들어왔다! 애들아~!"

에밀리가 자신만만하게 계약서를 내밀었다. 허공에 팔랑거리는 계약서가 참으로 애처로워보였다. 물론 이것은 내 관점이다.

"....신입..?"

"정말로?"

"그럼. 정말로."

"진짜?"

"그렇다니까?"

"학장님 시험에 통과는 했어요?"

"통과를 못했으면 내가 말이나 꺼내겠니. 학장님 승인으로 계약서까지 다~ 썼어."

""......""

셋은 서로를 멍하니 바라봤다. 그러길 잠시, 그들은 소리를 지르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우와아아아!! 신입! 신입이다!!"

"인력이 들어왔다!!"

"드디어...!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이제야 제 기도를 들어주시는군요. 4년이나 늦었지만 이제라도 들어주신 것에 감사를."

남마법사는 아예 무릎을 꿇고 신께 기도를 드렸다. 나머지 두 사람도 서로를 부둥켜 안고 소리 지르는 것이 참...

"이게 아닌데?"

내가 그리던 마탑 생활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이상하다. 내가 꿈을 꾸는 건가? 아니 이건 꿈이어야만 해. 제발.

기도를 마친 남마법사가 내게 다가왔다.

"네가 우리 신입이구나. 아직 어린 나이인데 학장님의 시험을 통과해내고. 기특하다. 나는 글래스라고 해. 편하게 글래스 선배라고 불러. 앞으로 잘 부탁한다."

글래스의 눈에서는 꿀이 떨어지기라도 하는 듯 진득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무척 부담스러웠다.

"나는 위트니라고 해! 혹시...후배라고 불러봐도 될까?"

"아, 네. 저는 파울이라고 해요. 위트니 선배. 반가...읍!"

"꺄아아- 파울 후배! 나도 반가워! 너 엄청 예쁘게 생겼다~"

위트니가 갑자기 나를 품에 껴안았다. 내가 아직 어려 그녀의 품에 쏙 들어갔는데, 그녀는 그것이 마음에 들었는지 나를 품에 안고 놓아주질 않았다.

"자, 잠깐...도와...."

나는 그나마 안면이 있는 에밀리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에밀리는 다음은 자신 차례라는 듯 뛰어들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나는 글래스에게도 눈길을 던져봤지만, 그는 뒤로 한발짝 물러나 슬그머니 내 눈을 피했다.


작가의말

쓰고 싶은 내용은 많은데 제 능력이 부족한 탓인지....진척이 좀 느리네요. 아, 물론 한편에 담기는 글자 수가 적은 탓도 있네요. 결국은 제 능력 부족 탓이라는....ㅎㅎ

오늘도 독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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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 실험체(2) +1 21.05.19 74 2 7쪽
30 30. 실험체(1) +1 21.05.18 82 3 7쪽
29 29. 공부를 합시다(3) 21.05.17 89 2 8쪽
28 28. 공부를 합시다(2) 21.05.16 99 3 7쪽
27 27. 공부를 합시다(1) 21.05.15 106 3 8쪽
» 26. 옴 학파(4) 21.05.14 121 2 8쪽
25 25. 옴 학파(3) 21.05.13 122 4 7쪽
24 24. 옴 학파(2) 21.05.12 143 2 8쪽
23 23. 옴 학파(1) 21.05.11 158 5 8쪽
22 22. 심연(3) 21.05.10 168 5 9쪽
21 21. 심연(2) 21.05.09 186 5 8쪽
20 20. 심연(1) 21.05.08 211 5 8쪽
19 19. 마탑으로(3) 21.05.07 227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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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 마탑으로(1) 21.05.05 235 6 7쪽
16 16. 구출(3) 21.05.04 221 8 7쪽
15 15. 구출(2) 21.05.03 236 6 7쪽
14 14. 구출(1) +1 21.05.02 243 7 7쪽
13 13. 위기 후엔 새로운 위기(4) +1 21.05.01 244 7 7쪽
12 12. 위기 후엔 새로운 위기(3) +1 21.04.30 255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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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 위기 후엔 새로운 위기(1) +1 21.04.28 278 8 8쪽
9 09. 폭동과 점령(4) +1 21.04.28 282 7 8쪽
8 08. 폭동과 점령(3) +1 21.04.27 288 5 8쪽
7 07. 폭동과 점령(2) +2 21.04.26 335 7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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