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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게임을 클리어하면 초능력자가 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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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아케레스
작품등록일 :
2019.11.03 00:29
최근연재일 :
2020.04.19 00:28
연재수 :
101 회
조회수 :
61,124
추천수 :
1,779
글자수 :
606,829

작성
20.02.13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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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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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
11쪽

콜로세움 아틀란타

DUMMY

[자율기동]

[기체 특성 변경 지상 전투 적합체 -> 공중 전투 적합체]

[지속 시간 600초]

[기본 출력 30 : 전 부위 열 +50]


촤라라라락.


크고 작은 부스터들이 앨런의 행동을 보조한다.


그동안 앨런이 수많은 대전을 벌이면서 깨달은 것 중 가장 쓸모있는 부분은 바로 자율기동의 활용이다.

자율기동은 단순한 부스터의 활용 그 이상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었다.


예를 들면,


파앗!


앨런의 몸이 공중에서 방향을 바꾼다.

물리법칙을 거스른 움직임.


니콜라스의 눈이 빛난다.

검이 빛처럼 빠르게 움직였다.


스릉.


앨런의 예상 경로가 미리 절단당했다.


부스터의 한계는 이런 상황에서 명확해진다.

그리고 자율기동의 진가 역시 이런 상황에서 드러난다.


파앗, 파앗, 파앗!


삼 연속으로 경로를 바꾸고, 빠른 속도로 몸을 움직여 절단된 공간을 피해서 니콜라스의 공간 안으로 진입한 앨런.


니콜라스의 눈이 크게 떠졌다.


관객들의 눈엔 마치 앨런이 물리 공격에 이뮨이 생긴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느끼는 건 일순 니콜라스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직전 거리에서 확실히 봤기에 어떤 수순인지는 인지했지만.


뻗어진 검.

납검은 아직이고, 이미 날아간 공격권은 앨런의 손에 쥐여졌다.


앨런의 오른손이 꾸욱 쥐어진다.


[부스터 – 30]

[부위 : 우하박 – 80/100]


자율기동의 보조까지 합하면 도합 60출력의 주먹이 그대로 니콜라스의 몸에 꽂힌다.


[혈관 펌핑(血管 Pumping)]


니콜라스의 몸이 시뻘게지면서 더욱 가속한다.

마치 빨리감기라도 한 듯, 순식간에 납검을 마친 니콜라스가 이번엔 앨런의 목을 향해 검을 그어왔다.


“이익!”


이를 악문 앨런.

목 부위를 보조하는 미니 부스터가 발광한다.


부왕.


아크로바틱하게 꺾인 목, 뒤집어지는 앨런의 신체.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을 잃지 않고 뻗어지는 오른 주먹.


결론은 아슬아슬하게 검을 피하고, 주먹은 온전히 니콜라스의 가슴을 강타한다.


쾅!


앨런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갑옷 탓인지, 니콜라스의 강인한 신체가 가진 내구 탓인지 손맛이 영 좋지 않았다.


오히려 한 방 먹었다고 볼 수 있는 니콜라스의 얼굴은 태연했다.

니콜라스가 앨런을 향해 뛰었다.


“가속은 너만의 소유물이 아니야.”


[임팩트 레코딩(Impact Recoding) - 발산]


파앙!


니콜라스의 등 뒤에 충격파가 터졌다.

마치 앨런의 부스터와 같은 역할인 듯, 그의 근육질 신체가 앨런에게 순식간에 가까워졌다.


그 와중에도 미동 없이 온전히 통제하에 들어와 있는 니콜라스의 상체는 그의 집중력이 얼마나 고양되어있는지를 역설한다.


스릉.


부와앙! 쩌정.


“큿!”


앨런의 팔뚝이 베어졌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

“넌 생각 이하야. 실망스럽군.”


니콜라스가 차가운 눈으로 앨런을 바라보았다.

앨런이 발끈했다.

아직 그의 카드는 남아있다.

거인의 오른손이라든지, 오버클럭이라든지.

하지만 그것은 니콜라스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짧은 순간 생각을 마친 앨런의 눈이 깊어졌다.

조금 더 침착하게 사태를 관망해야한다.

그리고 온전히 이 상황을 파악하고, 손에 쥐고 흔들어야한다.

이 결투에서 지면 자존심이 조금 상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뭔지 알면.”


이길 수 있다.


--


“젠장! 요리스!”

“크아아악! 먼저 가!”


작정하고 콜로세움을 흔들던 검투사들이 콜로세움 소속의 전투원들에 의해 하나 둘 제압당하고 있었다.


“빌어먹을 자식들.”

“돈을 갚던가! 양심도 없는 녀석들 같으니라고!”


잡힌 검투사 요리스가 투덜대는 전투원들에게 침을 뱉었다.


“퉤! 갚을 수준의 돈이었으면 이 지랄이 낫겠냐? 양심 탑재하고 아가리 놀려 개자식아.”

“이게, 못 배워 쳐먹은 비렁뱅이 검투사 주제에!”


퍼억, 퍼억.


구타당하는 요리스가 이를 악물었다.

자신은 괜찮다. 유저니까.

맞는 것은 통각 제한이 있으니 괜찮고, 진 빚이 워낙 많으니 죽음으로 갈 일도 적다.

그리고 반드시 콜로세움에서 빼내어 주겠다는 앨런과의 약속도 있고.


그의 시선이 콜로세움의 G-25 포인트로 향했다.

문이 열려있었다.

G-25 포인트는 콜로세움 아틀란타 동쪽의 가장 큰 게이트를 의미했다.


“젠장, 막아!”

“동문이 뚫렸다! 몸 뺄 수 있는 인원 전부 집합! 전부 집합!”


튀어가는 요원들을 보며 요리스가 웃었다.

피가 묻어 입술이고 이빨이고 새빨갰다.

하지만 상관없다.

동료 유저들과 검투사들이 문제없이 탈출했으니까.

이제 믿을 수 있는 그들과 힘을 모아 창창한 업적을 달성해가며 새 ‘For Honor’인생을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스릉.


사신의 낫이 움직이는 소리가 이럴까.

지독하게도 잔인한 소리였다.


“젠장, 오버클럭만 쓸 수 있었어도.”

“쓰던가.”


[부스터 – 10]

[부위 : 우종골 –70/100]


부웅!


온몸에 자상이 나고, 왼 다리는 너덜너덜해진 앨런이 다시금 몸에 자상을 더하며 몸을 뺐다.

니콜라스의 검속(劍速)은 말 그대로 말이 안 되는 수준이었다.

피한다고 피해도 이미 몸에 상처가 남았다.


앨런으로선 각 제대로 잡고 전력을 다한다면 어떻게 해 볼 수준이라고 생각은 했으나,

이 계획의 마지막은 결국 탈출.

니콜라스를 잡더라도 리타이어 해버리면 결국 실패다.


니콜라스가 다시금 돌진해왔다.


앨런이 눈을 부릅떴다.


보고, 피한다.


스릉.


“젠장!”


가장 기초적인 전제부터 틀렸다.

본 순간 이미 늦는다니. 불합리의 극치.

그동안 몸에 익혔던 은하수로결(銀河水路結)이 아니었다면 울며 겨자 먹기로 오버클럭을 발동해야만 했을 것이다. 아니, 그냥 포기하고 몸을 뺐겠지.

그편이 합리적이니까.


시간만 끄는 게 목적이 아니었다면 앨런은 그야말로 끝장이나 다름없었다.

아니, 지금도 끝장 수준이긴 한데.


“미꾸러기같은!”

“으아앗! 아저씨 살살 좀 합시다!”


앨런이 앓는 소리를 하며 주변을 살폈다.


그때.


“동문이 뚫렸다!”

“몸 뺄 수 있는 인원 전부 집합! 전부 집합!”

“막아! 한 놈도 빠짐없이 막아!”

“이미 탈출했습니다.”

“뭐? 이런 무능한 자식들! 뭐 하고 있어? 쫓아!”

“네!”


앨런이 학수고대(鶴首苦待)하던 바로 그 소식이었다.


앨런이 오른손을 들었다.


“뒤졌다.”


[거인의 오른손]

[기체가 압도적인 질량을 감당하기 위해 출력을 한계까지 끌어올립니다. 17초 후 등, 우상완, 우하박 부위의 부스터 열 게이지가 5분간 99로 고정됩니다.]


촤라라라락.

우우우우우우웅.


엄청난 질량의 소환.


니콜라스가 침착한 눈으로 앨런의 오른손을 관조했다.

숨겨놓은 패가 있을 거라고는 당연히 생각했다.


부웅.


움직임에서 공간 왜곡이 관측된다.


“미친..”


저도 모르게 욕짓거리를 내뱉는 니콜라스.

그의 몸이 고양이처럼 유연하게 긴장했다.

바로 알 수 있었따.

맞으면 곧바로 저승행이다.

이런 부류의 직감은 니콜라스의 가장 믿을 수 있는 감각이다.

대부분의 노련한 싸움꾼들이 그렇듯.


“먹어라!”


휘둘러지는 앨런의 주먹.

니콜라스가 멀찍이 피했다.


앨런이 웃었다.


콰앙!


“으아아아아아아!”

“무슨 일이야!!!”

“앨런이 미쳤다!!!”


앨런의 주먹이 관객석을 강타한 것이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뭐 하는 짓이긴,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이지.”


앨런의 한방으로 북측 관객석에 앉아있던 관중들이 납작해지고, 콜로세움 아틀란타의 북쪽이 휑하니 뚫렸다.


앨런이 부스터를 써 빈 곳으로 몸을 날렸다.


“그럼 이만!”


부와아앙!


“개자식!”


니콜라스가 앨런을 쫓아가려다 멈칫했다.

그의 아웃포커스 시야로 부서진 콜로세움 아틀란타와 혼돈의 도가니가 되어버린 관중석이 보였다.


누군가는 수습해야 했다.

그리고 그 누군가에 가장 적합한 사람은.. 니콜라스였다.


“젠장.”


니콜라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걸음이 멈추었다.

어깨는 축 늘어졌다.


대전 결과는 그의 판정패였다.


--


[업적! 콜로세움의 혁명가!]

[검투 도시의 마스코트, 콜로세움 아틀란타에서 빚과 사정으로 인해 고통받던 검투사들을 구해낸 당신! 피해자들에겐 그저 빛! 그리고 검투 도시의 기득권층에겐 말 그대로 해충! 사람들은 당신의 그 무모한 정의로움에 경탄을 금치 못할 것입니다.]


앨런이 주먹을 꽉 쥐었다.

목표는 성공이었다.


“햐, 진짜 고달픈 업적이었다.”


눈 딱 감고 안토니우스 물건 가지고 튀었을 때가 좋았는데.

선녀 같은 업적을 애틋하게 쳐다본 앨런이 업적 창을 닫았다.

누군 같은 업적도 쉽게 따고, 누구는 쉽다고 알려진 업적도 상황이 꼬여 죽을 둥 살 둥 하면서 따는 게 ‘For Honor’의 공공연한 실태였다.


“그래도 좀 아쉽네.”


앨런이 입맛을 쩝 다셨다.

이 정도 난이도라면 나비 효과로 인해 업적이 하나 둘 쯤 더 터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런 현상을 저번 용병 도시에서 겪어보기도 했고.


그런 생각을 하며 걷던 와중.


[업적! 살아있는 황금 동산!]

[유저의 몸으로 역대 최고 현상금을 갱신한 당신! 경탄과 찬양의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하지만 업적을 얻었다고 마냥 신나게 돌아다닐 순 없을 겁니다. 최고 수준의 현상금 사냥꾼들은 물론, 현상금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도 한번 쯤 돌아보게 만들 엄청난 액수의 금액이 당신 목에 걸렸거든요. 무운을 빕니다!]


앨런이 걷던 걸음을 멈췄다.

휴대용 수리 키트가 열심히 작동하고 있지만 아직 앨런이 입은 상처의 반도 고치지 못한 시점이었다.


“아니 이게 무슨 개똥같은 소리야.”


상황판단을 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저기 있다! 앨런이다!”

“내 꺼야! 다 비켜!”

“누가 할 소리를! 앞에 엉덩이 치우지 못해!”


[정의의 포승줄]

[끈적끈적 거미줄]

[아라크네의 점액]

[속박의 굴레]


“젠장!”


추적자들이 앨런의 턱 밑까지 이미 추격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


콜로세움 아틀란타 내부.


“감사합니다, 어르신.”

“아하하. 감사하지 않아도 되네. 다 나 좋자고 하는 일이야.”

“그래도요.”

“어디로 갈 셈인가?”

“유적 도시 근방에 제 친구들이 있습니다. 다른 검투사 친구 몇 명도 그곳에서 모이기로 했고요. 새 인생을 시작해볼 요량입니다.”

“부디 오래 살아남기를 기원하지.”

“예, 어르신도 무탈하십시오. 그럼.”


콜로세움 아틀란타에서 탈출하기로 결의했던 마지막 검투사 요리스가 안토니우스에게 감사를 전하며 떠나갔다.


“그렇게 감사하면 미안한데. 난 빚쟁이는 빚을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의란 말일세”


머쓱하게 웃은 안토니우스가 만신창이가 된 콜로세움 아틀란타로 들어갔다.


그는 구출해준 검투사들의 행방을 팔아넘겨 니콜라스가 가지고 있는 값비싼 유물을 얻어낼 생각이었다.


“여어, 니콜라스. 바빠 보이는군.”


작가의말

어쩌다보니 이번 파트의 볼륨이 지금까지 써온 글의 5분의 1에 달하는 장편이 됐네요. 그래도 어떻게 마무리 시켰으니 다행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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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콜로세움 아틀란타 +2 20.02.12 498 13 12쪽
38 콜로세움 아틀란타 +1 20.02.10 503 16 13쪽
37 콜로세움 아틀란타 +1 19.12.11 525 16 12쪽
36 콜로세움 아틀란타 +2 19.12.10 539 16 11쪽
35 콜로세움 아틀란타 +2 19.12.06 544 17 12쪽
34 콜로세움 아틀란타 +1 19.12.05 536 17 12쪽
33 콜로세움 아틀란타 +1 19.12.04 538 18 12쪽
32 콜로세움 아틀란타 +3 19.12.03 570 17 11쪽
31 빅토리 루마니(수정) +1 19.12.02 551 19 15쪽
30 빅토리 루마니 +1 19.12.01 539 16 13쪽
29 빅토리 루마니 +1 19.11.30 565 17 13쪽
28 빅토리 루마니 +1 19.11.29 570 16 13쪽
27 마탑 +1 19.11.28 566 20 13쪽
26 마탑 +3 19.11.27 580 17 14쪽
25 마탑 +4 19.11.26 589 20 13쪽
24 마탑 +4 19.11.25 598 19 13쪽
23 성룡(聖龍)의 알 +1 19.11.24 607 17 13쪽
22 성룡(聖龍)의 알 +1 19.11.23 614 18 14쪽
21 성룡(聖龍)의 알 +3 19.11.22 655 21 15쪽
20 성룡(聖龍)의 알 +1 19.11.21 646 20 13쪽
19 약속의 마도사 다이크 +1 19.11.20 655 20 14쪽
18 개판 +1 19.11.19 649 29 13쪽
17 개판 +1 19.11.18 660 22 14쪽
16 개판 +2 19.11.17 672 22 13쪽
15 개판 +1 19.11.16 695 21 14쪽
14 개판 +4 19.11.15 767 20 15쪽
13 도시 전설! +1 19.11.14 773 21 13쪽
12 도시 전설! +3 19.11.13 792 2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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