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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게임을 클리어하면 초능력자가 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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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아케레스
작품등록일 :
2019.11.03 00:29
최근연재일 :
2020.04.19 00:28
연재수 :
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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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06,829

작성
20.02.1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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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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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3쪽

콜로세움 아틀란타

DUMMY

과거, 용병 도시의 길거리


“이런 어린놈의 자식이···.”

“어린놈? 배에 칼빵 한 번 맞으면 그런 개소리는 못 하게 될걸.”


채앵!


강철 늑대이기 전의 토레스는 그냥 이빨을 잘 보이는 개에 불과했다.

잘 쳐주면 투견 정도.


토레스가 가진 여러 문제는 당연하게도 여기저기 산적해 있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앞뒤, 상황, 상대도 못 가리고 길길이 날뛰는 구제 불능의 성격이었다.


“가만둬 봐라.”

“대, 대장!”

“한번 구경이나 해보자고. 얼마나 날뛰는지 말이야.”


그리고 그 가장 큰 문제가 토레스를 강철 늑대로 만들 단초를 제공했다.


“헹. 꼰대 말하는 꼬라지 하고는!”


하룻강아지 토레스는 늑대무리의 지도자, 코우에게도 사정없이 덤볐다.


토레스의 검이 허공을 갈랐다.


쾅.


“크아악!”


뻐억.


“크아아아!”


빠아악!


“으아아아아아아아!”


검면으로 개 맞듯 후려 맞는 토레스.

하지만 그는 투지를 잃지 않고 코우에게 뛰어들었다.


거친 용병들도 슬슬 고개를 돌리게 될 즈음까지도 토레스는 덤벼들었다.


털썩.


코우가 탈진한 토레스를 내려다보았다.


“천재로구나.”


코우는 토레스에게서 재능을 보았다.

투쟁에 대한 끝없는 본능. 전투 그 자체에 대한 타고난 감각. 모난 성격. 강건한 육체. 승부욕.


“잘만 키우면 쓸만한 늑대가 되겠어.”


그렇게 토레스는 코우에게 거두어졌다.


토레스의 본래 모습을 알고 있던 사람들은 믿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토레스는 변했다. 좀 더 사회에 알맞고, 고분고분한 방향으로. 그의 야생성은 코우의 주먹에 의해 교정 가능한 영역이었다.


토레스는 그 교정 아래에서 늑대답게 키워졌다.

그의 야생적인 성정은 이제 장점만 남은 듯 보였다.


토레스의 성장은 빨랐고, 주변의 늑대들은 토레스에게 압도당하기 일쑤였다.

자연히 그를 신봉하는 무리가 생겼고, 그와 어깨를 견줄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한 무리의 대장이 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토레스의 재능은 ‘늑대무리’의 모든 사람 중에서 특출났다.


뻐어억!


“크헉.”


그렇기에 토레스는 납득할 수가 없었다.


“글쎄, 못 본 사이에 많이 허약해지셨네. 아니, 내가 강해진건가?”


강철로 이루어진 주먹이 토레스의 광대를 강타했다.


쿠당탕.


“이건.. 말이 안 되는데.”


저번에 마주쳤을 땐 분명 내 아래. 잘 쳐줘야 동수라고 판단했던 꼬맹이 녀석이.


“뭐가 말이 안 돼? 처맞는 거?”


이렇게 압도적인 수준으로 성장했다고? 나보다도 빠르게?


앨런이 씨익 웃었다.


“세상에 안 되는 게 어딨냐. 짜증나는 스토커 자식아.”


--


경기를 지켜보던 니콜라스가 혀를 찼다.


“이런, 이래서야 우리 투기장의 무능함을 증명한 꼴밖에 되지 않겠군.”


그동안 봐온 앨런을 나름 평가해서 비슷해 보이는 상대를 붙였건만, 뚜껑을 열어놓고 보니 예상과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하필 그 상대편도 네임벨류가 마냥 높다고 볼 수는 없는 처지라 여지없이 투기장 측에서 외통수로 욕을 얻어 처먹게 생겼다.


니콜라스가 팔짱을 끼며 고심에 들어갔다.


욕을 덜 먹을 방법.

성난 관중을 잠재울 방법.


더 큰 유희 거리로 관심을 돌린다.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관객들은 욕을 한다.

그건 어느 콜로세움이든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모든 콜로세움은 기대 이하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도록 검투사들의 정신, 신체 관리에 공을 들인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검투사들의 능력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다.

모두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기 위한 빌드업이다.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까.”


3룰 경기는 아틀란타의 얼굴과도 같은 경기라 분명 만회가 필요하다.

이대로 넘어가는 건 절대로 안 될 일이다.


우와아아아!


그때 경기장에서 큰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잠시간 상념에 빠져있던 니콜라스는 환호성의 이유를 포착하지 못했다.


“사장님!”


옆에서 니콜라스의 보좌관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무슨 일이지?”

“방금 듣지 못하셨습니까?”

“아, 잠시 다른 생각하느라.”


보좌관의 대답을 들은 니콜라스의 표정이 굳었다.


--


토레스는 즐거운 경기를 원하거나 앨런의 몰락을 바라는 60% 관중의 기대를 배반하고 손쉽게 쓰러졌다.

나머지 40%는 이번에 앨런에게 자기 주머니의 운명을 맡긴 이들이다.


사회자가 앨런에게 말을 걸어왔다.


“역시! 아틀란타의 간판 검투사답게 압도적인 경기력이었습니다! 상대방 역시 녹록치 않은 강자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번의 일방적인 퍼포먼스는 평소의 경기와 다른 궤를 그리고 있다고 할 수도 있겠는데요. 앨런 선수의 한마디! 들어보겠습니다!”


당연하게도 관객석에서 나오는 건 야유와 욕설, 그리고 무능한 콜로세움에 대한 비판이었다.


앨런의 주먹만큼이나 무겁고 강력한 부정의 함성에 사회자가 간절한 표정으로 앨런을 바라보았다.

그로서도 별수는 없는 걸 알지만, 조금이라도 진정시켜달라는 마음가짐으로.

이미 벌어진 일은 콜로세움 측의 미비한 준비 탓이지만, 책임 지우기를 좋아하는 콜로세움의 고위 인사 중 몇몇은 성난 관객의 반응을 사회자의 부덕함으로 돌릴지도 몰랐다.

아니, 아마 돌릴 것이다. 자신들에게 지워질 책임을 아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그런 간절함이 앨런에게 닿았을까.


“아, 쉽네요. 콜로세움에서 일 너무 대충한 거 아니에요? 제가 보여준 게 얼만데 이렇게 약해빠진 친구를 데려오다니. 하하.”


나야 쉽게 돈 먹어서 좋긴 하지만.


예의 바르게 삼킨 뒷말이 공기라는 매질을 통해 다른 이들의 달팽이관에 전달되지 않았음에도 마음으로 전달됐다.


“하하. 역시! 대단한 배포! 다음 상대는 더 강한 상대를 원하시는 거죠?”

“규칙이 그렇잖아요. 이 친구보다 더 약한 친구는 3룰의 다음 상대가 될 수 없죠. 그쵸?”


맞는 말이었다.

사회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씀이시죠. 그렇다면, 다음 상대로 대결하고 싶은 강자가 있을까요? 우리 아틀란타에서도 이번 상대를 찾아내느라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었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쉽게 이겨버리셔서 저희도 당황 또 당황이랍니다. 당신이 직접 꼽은 상대할만한 전사가 누구인지 듣고 싶군요.”


앨런이 씨익 웃었다.

눈동자도 요요롭게 빛났다.


정말 듣고 싶냐고 묻는듯한 앨런의 눈빛에 사회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앨런이 고개를 들어 관객석 중 가장 상석을 응시했다.


잘 단련된 거구의 근육질 남자가 팔짱을 끼고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상념에 빠진 니콜라스였다.


앨런의 입이 기어코 열렸다.


“니콜라스.”


앨런의 대답에 경기장에 잠시간의 정적이 일었다.


니콜라스가 고심하던 더 큰 화젯거리가 앨런의 단 한마디로 인해 순식간에 해결되었다.


이윽고 관객석에서 엄청난 데시벨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아마 앨런이 콜로세움에 들어선 이래 들은 가장 큰 함성이었다.

긍정적인 의미로는.


--


“이봐 헨슨! 이번엔 정말 큰 건이야.”

“두말하면 잔소리지. 이봐, 보리스. 마음의 결정은 했는가?”


보리스가 비장한 얼굴로 침을 꿀꺽 삼켰다.


“나는 이번 기회에 인생을 한번 걸어볼 생각이네.”

“인생을?”

“그래! 인생! 이렇게 확실하면서도 사람들이 반신반의해서 배당이 갈리는 일이 우리 인생에 앞으로 얼마나 있을 것 같은가! 나는 확신해. 지금이 내 인생의 가장 큰 기회라고!”


도박에!


보통 사람이었다면 멍청하고 한심한 생각에 몸서리를 치며 보리스를 무시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보리스는 달랐다.

보리스는 헨슨과 함께 일생을 콜로세움의 도박판에서 굴러온 닳고 닳은 도박꾼이었다.


그가 진지한 얼굴로 헨슨의 의견에 동조했다.


“맞는 말일세.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게 분명해. 난 이번에 내 인생을 넘어 마누라 비상금까지 털어왔어.”


헨슨의 눈이 크게 떠졌다.


“줄리아의 비상금! 그 악독하고 철두철미한 여자의 비상금을 어떻게 찾아냈지?”

“3년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어. 가져다 쓸 기회가 마땅치 않았을 뿐이지.”

“자네 나한테 갚을 돈 있는 건 알고 있지?”

“아무튼,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야. 이번에 한 번 터지면 배가 뭐야 앞으로 헨슨 자네의 인생을 무상으로 책임질 수도 있을 건데!”


헨슨의 표정을 살핀 보리스가 말을 이었다.


“자네도 걸었겠지? 당연히..”


당연하다는 얼굴의 헨슨과 보리스가 동시에 입을 열었다.


“니콜라스.”

“앨런.”


--


“자네 정말 괜찮겠나?”


안토니우스가 짐짓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괜찮지 않을 건 또 뭐 있어요?”


앨런은 심드렁했다.


“니콜라스는 자네가 이제껏 상대했던 대적자들과는 격이 달라. 3룰의 우승자라고! 그건 적어도 이 도시 내에선 적수가 없다는 뜻이네.”

“그래봐야 몇십 년 전 이야기 아니에요?”

“저번의 아프로는 자네가 맡아서 꺾었지만, 사실 니콜라스의 취미가 11승을 챙긴 검투사들이 왕좌로 향하는 길목에서 그들을 꼬꾸라뜨리는 걸세.”

“그럼 뭐, 잘 쳐줘야 저랑 50 대 50이네요.”

“그래. 자네 목숨이 날아갈 확률이 50이라는 뜻이지.”


앨런이 인상을 찌푸렸다.


“아저씨 저한테 안 걸었죠?”

“...”

“제가 질 것 같아요?”

“이긴다고 확신하지 않네. 난 확실한 투자처에만 주머니를 열거든.”

“오른팔 꺼내도?”


안토니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냉철하고 현명한, 그리고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를 감히 넘보는 수준의 마법사가 안토니우스였다.

그의 판단이라면 믿고 참고할 때 득보다 실이 많다.


“니콜라스는 자네의 경기를 봤지만, 자네는 니콜라스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 그가 어떤 전사인지 자네는 모르잖나.”

“그거까지 다 합쳐서 50 대 50이죠. 간 잘봐서 파악만 해도 저울추가 이쪽으로 기운다는 뜻이고.”

“50 대 50이라는 뜻은 정말 계측해서 50 대 50이라는 뜻이 아니라 누가 우세한지 내가 판단을 못하겠다는 뜻이네.”


결국 앨런이 언성을 높였다.


“아 정말! 이미 한판 뜨기로 했는데 어떡해! 기권이라도 해요? 퍽이나 좋아하겠다. 아니 받아는 주나? 이미 이렇게 판을 벌려 놨는데? 도와주진 못할망정 왜 와서 악담을 퍼붓는 거예요, 정말!”

“그래서 말일세. 나는 많이 궁금하다네.”

“예?”

“자네는 인정할만한 전사야. 나만큼이나, 아니 전투에 대한 감각과 같은 부분에선 나보다 뛰어날지도 모르지. 본능적으로 니콜라스의 기량을 파악해냈을 수도 있고. 하지만 니콜라스가 강자라는 사실은 분명해.”


도돌이표와 같은 안토니우스의 말에 앨런의 인상이 다시금 찌푸려졌다.

안토니우스가 말을 이었다.


“그런데 왜 자네가 위험부담을 감수하며 니콜라스에게 도전을 했을까.”

“그건..”

“자네를 오래 알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어느 정도 안다고는 할 수 있지. 자네는 얻을 것이 없는 행동은 하지 않아. 내가 지켜보아 온 바, 사실이 그래. 상대방 검투사를 죽이지 않는 것도, 이제까지 해온 여러 가지 행동들을 지켜보면 분명 자네 나름의 의도가 있다는 말일세.”


안토니우스의 눈이 반짝였다.


“이렇게 납득이 안가는 행동은 이제까지 자네를 보면서 딱 한 번 있었지.”


앨런이 저도 모르게 제 손목에 흘깃 시선을 던졌다.

오른손에 팔찌가 감겨있었다.


“거인의 오른손. 내 역작을 건드렸을 때. 바로 그때 말일세.”


앨런이 머리를 벅벅 긁었다.

짜증나게 똑똑한 아저씨였다.


“떨어지는 콩고물이 뭔가? 나도 좀 알고 싶군.”

“무슨 콩고물이야. 아저씨 줄 건 없어요.”

“없긴 왜 없어. 잘 생각해보게. 내가 분명 도와줄 수 있을걸세.”

“정말 없어서 하는 말이에요. 아저씨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거 제가 몰라요?”


안토니우스가 능글맞게 웃었다.


“말이라도 해주게. 어떤 판을 깔아놨는지 설명만 해주면 얻어먹는 건 내 능력껏 알아서 할테니.”

“아이, 정말 아저씨가 먹을 건 없을 텐데. 들으면 발 빼기 없어요? 낙장불입이야. 무조건 도와주는 거로?”

“이 봐, 이 봐. 뭐가 있긴 있잖아.”


안토니우스가 귀를 쫑긋 열었다.


앨런이 어깨를 으쓱이며 입을 열었다.


뭐, 도와준다면야 나쁠 것 없는 이야기이긴 하니까.


작가의말

죄송합니다. 오래간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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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로세움 아틀란타 +1 20.02.10 503 16 13쪽
37 콜로세움 아틀란타 +1 19.12.11 525 16 12쪽
36 콜로세움 아틀란타 +2 19.12.10 539 16 11쪽
35 콜로세움 아틀란타 +2 19.12.06 544 17 12쪽
34 콜로세움 아틀란타 +1 19.12.05 536 17 12쪽
33 콜로세움 아틀란타 +1 19.12.04 538 18 12쪽
32 콜로세움 아틀란타 +3 19.12.03 569 17 11쪽
31 빅토리 루마니(수정) +1 19.12.02 551 19 15쪽
30 빅토리 루마니 +1 19.12.01 539 16 13쪽
29 빅토리 루마니 +1 19.11.30 565 17 13쪽
28 빅토리 루마니 +1 19.11.29 570 16 13쪽
27 마탑 +1 19.11.28 566 20 13쪽
26 마탑 +3 19.11.27 580 17 14쪽
25 마탑 +4 19.11.26 589 20 13쪽
24 마탑 +4 19.11.25 598 19 13쪽
23 성룡(聖龍)의 알 +1 19.11.24 607 17 13쪽
22 성룡(聖龍)의 알 +1 19.11.23 614 18 14쪽
21 성룡(聖龍)의 알 +3 19.11.22 655 21 15쪽
20 성룡(聖龍)의 알 +1 19.11.21 646 20 13쪽
19 약속의 마도사 다이크 +1 19.11.20 655 20 14쪽
18 개판 +1 19.11.19 649 29 13쪽
17 개판 +1 19.11.18 660 22 14쪽
16 개판 +2 19.11.17 672 22 13쪽
15 개판 +1 19.11.16 695 21 14쪽
14 개판 +4 19.11.15 767 20 15쪽
13 도시 전설! +1 19.11.14 773 21 13쪽
12 도시 전설! +3 19.11.13 792 2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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