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안녕하세요

뭐? 게임을 클리어하면 초능력자가 될 수 있다고?

웹소설 > 작가연재 > 게임, 판타지

완결

아케레스
작품등록일 :
2019.11.03 00:29
최근연재일 :
2020.04.19 00:28
연재수 :
101 회
조회수 :
61,116
추천수 :
1,779
글자수 :
606,829

작성
20.02.12 00:56
조회
497
추천
13
글자
12쪽

콜로세움 아틀란타

DUMMY

“아프로, 너는 왜 여기서 이렇게 쌈빡질을 하는 거야? 밖에서 용병질로 벌어먹어도 삶에 지장이 없지 않아?”


앨런에게 패배한 콜로세움의 폐위된 왕자, 아프로가 무심히 검을 닦으며 대답했다.


“이 바닥에 하고 싶어서 들어오는 친구는 없습니다. 하다 보니까 일이 좋아진 친구는 있어도.”

“그럼?”

“뭐겠어요? 다 돈이고, 빚이고, 목숨이 위험한 사정이고 그런 거지.”


앨런이 턱을 괴며 물었다.


“그럼, 여기 있는 애들은 다 나가고 싶겠네? 경기에 나서기도 싫고.”

“두말하면 잔소리죠. 근데 뭐 여기서 칼밥 좀 먹고 나면 사정이 조금 달라지기도 해요. 특히 아틀란타 같은 경우는 검투사 페이 안 떼어먹고 잘 주기로 유명하기도하고. 돈이 확실하게 떨어지니까. 적성에 맞다 싶으면 붙인 엉덩이 떼기 싫어지는 판이죠.”

“돈이 쉽게 떨어지니까?”

“아무래도요. 밖도 여기만큼이나 빡빡하긴 하니까. 근데 그건 진짜 왠만한 애들 다 쥐어패는 몇몇 애들이나 그렇죠. 저 같은.”


먹이사슬은 피라미드를 그린다.

강자는 적고, 약자는 많다는 뜻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적용되어온 법칙이다.


아프로처럼 콜로세움을 쉬운 돈벌이로 생각하는 검투사들은 아주 소수라는 말이다.


앨런이 슬쩍 물었다.


“그럼, 여기에서 나가고 싶은 애들도 많겠네?”

“말씀드렸잖아요. 다 돈, 빚, 아니면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하는 거라고. 앨런씨도 그렇지 않아요? 누구시드라. 그 저명하신 마법사님 때문에 묶여서 오신 거 아니에요?”

“뭐, 사정을 굳이 파고 들어가 보자면 그렇지.”

“제가 봤을 때 돈 빌려서 못 갚고 여기 처박힌 녀석들이 절반, 고아거나 투신했거나 집이 찢어지게 가난해서 책임 못 지는 부모가 처박은 녀석들이 절반. 그리고 앨런씨 같은 사정이 나머지일걸요.”


앨런이 콧등을 긁으며 물었다.


“걔네들. 내보내준다고 하면 좋아하려나?”


아프로가 웃었다.


“내보내주실 수 있겠어요? 여기 콜로세움 규모 보세요.”


콜로세움 아틀란타의 규모.

천장은 높고, 방은 넓다. 건물은 유적 도시 시청보다도 거대하다.


“아니, 뭐. 그냥 궁금해서. 그 친구들한테는 여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나가고 싶다고 느끼기에 아틀란타는 앨런에게 너무 친절했다.


“오면서 보셨잖아요. 저희 방은 이렇게 번쩍번쩍하고 푹신하고 그렇지만, 그건 저희 무력이 먹어주니까 콜로세움 측에서 ‘배려’라는 거를 예외적으로 해준 거고. 약해 빠진 친구들 숙소 보세요. 숙소야? 감옥이지, 그게.”

“나가고 싶겠네.”

“두말하면 잔소리죠. 노예 하기 싫어서 들어왔는데 노예하고 있는 애들이에요. 쉽게 설명하자면.”


그때부터였다.

앨런이 검투사 녀석들의 우상이 되기로 결심한 건.


이유는 당연히 ‘For Honor’에 접속한 모든 유저의 행동 동기, 업적이었다.


--


장비 상태를 점검하는 니콜라스에게 보좌관이 다가왔다.

걱정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왜, 안 믿기나?”


태연한 안색의 니콜라스 앞에서 머뭇거리던 보좌관이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렇습니다.”

“내가 실전에서 너무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서?”


보좌관과 니콜라스는 같은 세대의 검투사였다.

한때는 보좌관도 꽤나 날리는 검투사였다는 뜻이다.

물론 그의 어깨 위에 머리가 달려있는 건 운 좋게도 니콜라스와 대전이 성사되지 않아서다.


“그것도 그렇지만, 저희 세대 때 강하다 강하다 했던 녀석들이 과연 저 앨런만큼 강했을까 싶습니다.”

“...”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전성기의 회장님을 보는 것 같습니다.”


보좌관의 말을 들으며 칼을 정비하던 니콜라스의 망막에 자신의 손이 상으로 잡혔다.

굵고 투박한, 굳은살이 잔뜩 박여있는 손.


실전에서 몸을 떼어냈다고 수련을 멈추지는 않았다.

니콜라스는 검투사였지만, 그 이전에 순수하게 강함을 추구하는 무인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의 손등에는 이제 흰색 털이 자라나고 있었다.

전성기 그의 손등은 검은색의 긴 털이 수북했었다.

세월의 흔적이다.


“이길 수 있어.”

“회장님.”

“난 이길 수 있는 경기에만 출전해. 그걸 제일 잘 아는 게 자네 아니야?”

“..맞습니다.”


잠시간의 정적.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도대체 왜 제안을 수락하신 겁니까? 얻을 게 뭐가 있다고.”

“하하하하!”

“저는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이건 무의미하게 위험을 감수하는 일입니다. 백에 하나 만에 하나 회장님이 지기라도 하시면 저희 아틀란타 콜로세움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는 종류에 일이지 않습니까.”

“자네는 너무 과하게 걱정하는 점이 흠이야. 물론 그런 성격 덕분에 병적인 대비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는 하지만.”

“더구나 앨런의 행보는 정확히 회장님이 원하고 있는 종류의 행보이지 않습니까. 이겨서 그를 꺾는다고 해도···.”


보좌관은 말 그대로 니콜라스의 옆에서 그를 보좌하는 역할이었다.

그만큼 현재 니콜라스의 생각을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도 없었다.


“나는 경기에서 이길 걸세. 이기고, 앨런을 죽이지 않을 거야.”

“아!”


보좌관은 그제야 깨달았다.


이제까지 앨런이 지낸 행보는 콜로세움의 암묵적 동의 아래에 행해진 기행에 지나지 않았다.

이대로 두면 앨런이 선수로 지낼 동안 잠깐 부는 유행의 바람일 뿐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니콜라스가 경기에 나가서 앨런을 꺾고, 앨런의 방식으로 경기를 끝맺는다.

그 말은 아틀란타 콜로세움이 앨런의 방법에 동의한다는 뜻이다.

공식적으로.


니콜라스가 씨익 웃었다.

그는 여전히 전사고, 세월은 그를 노련한 정치가도 겸하게 만들었다.


--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경기의 막이 올랐습니다. 여러분! 이 공간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으실 수 있다는 건 정말 축하드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인 저도 이 경기를 중계할 수 있다는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느끼고 있고요. 어찌 그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콜로세움 아틀란타에서 감히 칭해지는 역대 최강! 그의 귀환을 두 눈에 담을 수 있다니! 검투의 신의 축복 있으리!”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단언컨대, 앨런이 이제까지 들어왔던 그 어떤 함성소리보다 높은 데시벨의 소리였다.


앨런의 문 앞에 스포트라이트가 비추어졌다.

3룰 경기에서 도전자가 먼저 등장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례적일만 했다.

상대방이 콜로세움 주인인데, 뭐라 말할 건덕지도 없다.


“콜로세움 아틀란타의 검증된 현존 최강의 검투사! 손속에 자비를 두고도 단 한 번의 여지를 주지 않는 무결점의 전사이자 테크니션. 관객들의 부탁을 끝내 들어주지 않는 반골! 하지만 오직 경기력만으로 결국 대전을 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검투사들의 우상 앨런!”


앨런이 경기장 중앙으로 걸어 나갔다.


이제 반대편에 스포트라이트가 비추어졌다.


아직 등장조차 하지 않았건만 단 한 사람분의 빈틈조차 허용하지 않고 꽉꽉 들어찬 관중석의 시선이 그곳을 빽빽하게 조명했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역대 최강의 검투사! 고금 최강의 검투사!! 무패! 전승! 모든 검투사는 결국 그를 최종 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유는 모두가 알죠. 명명백백하게 가장 강한 사람이었으니까! 수식어를 붙이자면 마르고 닳도록 붙일 수 있지만, 뒤에 붙은 그의 이름에 과연 합당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가소로울 테니까요. 모두의 평가 위에 존재했던 전설! 그의 귀환입니다! 니콜라스!!!”


앨런이 다시금 얼굴을 찌푸렸다.

하늘이 지르는 함성, 우레를 뛰어넘는 소리가 있다면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잘 단련된 거대한 신체가 앨런의 앞에 섰다.

그의 신체는 앨런의 여리여리한 신체를 더욱 얕보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둘은 그런 것에 개의치 않았다.

그들 수준에선 체급이 힘의 차이를 의미하지 않으니까.


“잘 부탁하지. 그리고 미리 사과하겠어. 오랜만이라 손속에 실수가 있을지 모르겠거든.”

“다 죽이지 않았어요? 상대방?”

“물론 그랬지. 볼거리를 충분히 제공하고서 말이야.”


앨런이 씨익 웃었다.

니콜라스도 마주 웃었다.


이 콜로세움의 우두머리가 앨런의 눈앞에 서 있었다.

과연 존립이 흔들리는 위기상황에 최상급 결정권자가 부재한 콜로세움 아틀란타는 얼마나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


니콜라스는 생각했다.


‘드디어 검투사가 새로운 지평에 설 기회가 왔다.’


그의 열정이 담긴 두 손이 전의를 다지며 부딪치고,


“경기이이이이이이이이! 시작합니다!”


관객석이 폭발했다.


콰앙!


“꺄아악! 무슨 일이야.”

“좌석이 터져 나간다!”


그리고 노예처럼 억압되어있던 검투사들이 뛰쳐나와 날뛰었다.


“다 꺼저 개자식들아! 뒤지기 싫으면!”

“으아아아아! 나를 따르라!”

“자유! 자유! 자유!”

“사람 자르고 먹는 고기는 신물이 난다고! 젠장!”


경기장의 데시벨이 니콜라스가 등장했을 때 만큼이나 높아졌다.

다만, 이 소리는 니콜라스의 꿈이 무너지는 소리였다.


니콜라스가 홀린 듯이 몸을 돌려 경기장을 빠져나가려 했다.

단 1분이라도 빨리 대책을 강구해야한다.

부하들과 머리를 모아 해결책을 고민해야한다.


그를 막은 건 앨런이었다.


“어딜 그렇게 가시나. 기권이야?”


언제나 그렇듯 천연덕스러운 앨런.

그를 보는 니콜라스가 흉신악살(凶神惡薩)의 얼굴이 되었다.


“너구나!”

“아유, 그럼. 누구겠어. 네 상대는···.”


앨런과 달리 니콜라스는 사소한 말장난을 할 생각이 없었다.


스릉.


니콜라스의 검이 청명한 검음을 내며 휘둘러졌다.

검집을 스치며 난 소리가 앨런의 귀에 닿았을 땐 이미 휘둘러진 뒤.

니콜라스의 검은 음속(音速)을 뛰어넘은 쾌검(快劍)이었다.


“으앗!”


동물적인 감각으로 목을 꺾어 피해낸 앨런이 주먹을 휘둘렀다.


부웅!

쩡!


“와, 이제껏 속도가 부족하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아, 있었구나. 누구였지, 그 십자회 검정 따까리.”

“지금부터 뼈저리게 할 거다. 시간 없으니까 빨리 덤벼.”


어금니를 꽉 다물고 앨런을 노려보는 니콜라스.


앨런이 눈썹을 들며 물었다.


“내가 왜 덤벼? 난 너만 묶어두면 그만인데? 왜? 시간은 내 편이거든.”


스릉!


“아이고!”


앨런의 머리칼이 허공에 흩날렸다.

니콜라스의 속도는 플로렌티노 이상이었다.

하지만 신경 쓸만한 피해는 전무(全無).


니콜라스가 앨런에게 달려들었다.


부웅!


앨런은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물러났다.


“이 방면에선 내가 더 빠르네.”


시간은 앨런의 편이었다.

앨런이 빈정거렸다.


“수하들이 얼마나 유능한지 모르겠는데, 이번 기회에 한 번 시험해보는 게 어때? 아, 다 좋은데 이 친구들 너무 돈을 좋아하더라. 조금 부패했어. 어?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구? 에이, 척하면 척이지. 느낌 알지? 어, 어, 어디가!”


부왕!

스릉!

쾅!


니콜라스가 몸을 빼려고 하면 귀신같이 들러붙어서 견제하는 앨런.

니콜라스가 빠드득 이를 갈았다.


“이 건강 생각하셔야죠. 나이도 있으신데.”

“너를 치우지 않고는 내가 나가지 못하겠군.”

“아무렴 당연한 말씀을.”


니콜라스가 목을 꺾었다.


“그럼 치워주지.”

“되겠어요?”


되도록 빨리 ‘결판’을 내야 하는 니콜라스.

시간을 보내며 ‘무승부’를 노리던가, 니콜라스의 조급함을 헤집어 ‘승리’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앨런.


앨런이나 니콜라스나 궤에 올라선 싸움꾼.

누가 유리한지는 명백했다.


“글쎄, 내가 위에서 자네 경기를 좀 봤는데 말이야.”


니콜라스가 앨런에게 달려들었다.


“안 될 것도 없어 보이더군.”

“내가 다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넌 날 본 적 있나?”


앨런이 ‘나락으로’를 견착했다.


[‘나락으로’ EXTRA SKILL : 속성 탄 응집]

[속성 ; 물 – 잔탄 5/10]


콰앙!


작가의말

이번 파트가 유독 기네요. 제 목표는 한 파트당 3화 내지 4화인데. 하하..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뭐? 게임을 클리어하면 초능력자가 될 수 있다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1 용 사냥꾼 앨런 +1 20.02.14 495 16 11쪽
40 콜로세움 아틀란타 +1 20.02.13 487 15 11쪽
» 콜로세움 아틀란타 +2 20.02.12 498 13 12쪽
38 콜로세움 아틀란타 +1 20.02.10 502 16 13쪽
37 콜로세움 아틀란타 +1 19.12.11 525 16 12쪽
36 콜로세움 아틀란타 +2 19.12.10 539 16 11쪽
35 콜로세움 아틀란타 +2 19.12.06 543 17 12쪽
34 콜로세움 아틀란타 +1 19.12.05 536 17 12쪽
33 콜로세움 아틀란타 +1 19.12.04 537 18 12쪽
32 콜로세움 아틀란타 +3 19.12.03 569 17 11쪽
31 빅토리 루마니(수정) +1 19.12.02 551 19 15쪽
30 빅토리 루마니 +1 19.12.01 539 16 13쪽
29 빅토리 루마니 +1 19.11.30 565 17 13쪽
28 빅토리 루마니 +1 19.11.29 570 16 13쪽
27 마탑 +1 19.11.28 566 20 13쪽
26 마탑 +3 19.11.27 580 17 14쪽
25 마탑 +4 19.11.26 589 20 13쪽
24 마탑 +4 19.11.25 598 19 13쪽
23 성룡(聖龍)의 알 +1 19.11.24 606 17 13쪽
22 성룡(聖龍)의 알 +1 19.11.23 614 18 14쪽
21 성룡(聖龍)의 알 +3 19.11.22 655 21 15쪽
20 성룡(聖龍)의 알 +1 19.11.21 646 20 13쪽
19 약속의 마도사 다이크 +1 19.11.20 655 20 14쪽
18 개판 +1 19.11.19 649 29 13쪽
17 개판 +1 19.11.18 660 22 14쪽
16 개판 +2 19.11.17 671 22 13쪽
15 개판 +1 19.11.16 695 21 14쪽
14 개판 +4 19.11.15 767 20 15쪽
13 도시 전설! +1 19.11.14 773 21 13쪽
12 도시 전설! +3 19.11.13 791 23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