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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게임을 클리어하면 초능력자가 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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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아케레스
작품등록일 :
2019.11.03 00:29
최근연재일 :
2020.04.19 00:28
연재수 :
101 회
조회수 :
61,117
추천수 :
1,779
글자수 :
606,829

작성
19.12.04 23:49
조회
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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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12쪽

콜로세움 아틀란타

DUMMY

[자율기동]

[Veni Vedi Veci]


앨런 신체가 불을 뿜고, 전사 아프로의 몸에 황금빛 광채가 타들어 가듯 깃들었다.


콰앙!


주먹 대 시미터의 부딪침.


‘제법’

‘강하군.’


둘의 눈빛이 깊어졌다. 가볍게 교환한 한 수였지만, 그것만으로 서로의 수준을 파악하기는 충분했다.


앨런이 기수식을 취했다.


[은하수로결(銀河水路結)]


후웅.


은하진기가 앨런의 몸에 휘돌기 시작했다.


여전히 광채에 휩싸여 있는 전사 아프로가 시미터를 까딱거렸다.


“와라.”


오만한 몸짓. 경기에서 아프로가 보이는 전매특허의 쇼맨십이었다.

관객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앨런이 눈을 크게 떴다. 도발. 앨런은 주로 하는 편이었다. 받는 것보다.


거만한 표정으로 앨런을 깔아보는 아프로의 눈빛이 앨런의 심기를 건드렸다.


‘아하. 이런 기분이었구나.’


앨런이 사납게 웃으며 달려들었다.


일견 무방비한 듯 보이지만 실은 언제든지 움직일 채비를 마친 아프로의 신체.


투웅.


가벼우면서도 탄력적으로 움직이는 앨런.

아프로가 기민하게 반응한다.


쉬익!


뱀의 움직임과 같이 치명적으로 휘둘러오는 시미터.


[부스터 – 30]

[부위 : 좌상완 – 30/100]


앨런의 몸이 기형적으로 틀어지며 시미터의 궤도를 벗어났다.

아프로가 당황하지 않고 달려드는 앨런을 향해 발을 차올린다.

앨런이 급정지한다.


후웅!


앨런의 코앞을 스쳐 지나가는 아프로의 발차기.

앨런이 킥 웃었다.


철컥.


어느새 그의 손에 산탄총 ‘나락으로’가 집혀있다.


콰앙!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한 수가 있긴 하구만!”

“역시 니콜라스! 믿고 있었다고!!!”


극히 짧은 손대중과 순식간에 터져 나온 유효타.

관중들이 환호했다.


앨런이 손맛에 혀를 내둘렀다.


철컥.


업적을 얻을수록 파괴력이 강해지는 스킬 특성 덕분에, 해&파 컴퍼니의 장인 미다스에게 처음 넘겨받았을 때와 차원이 다른 출력이 되었다.

앨런의 상대도 강해져서 문제지만.


[영광! 영광! 영광!]


“으아아아!”


아프로의 등 뒤에 강철 기사의 형상이 떠올랐다. 상반신이 근육질의 거인 체형인 아프로의 세 배는 되어 보이는 거구였다.

아프로가 팔을 휘두르자, 강철 기사도 같이 검을 휘둘렀다.


후웅!


거대한 검이 경기장을 쓸며 앨런에게 다가왔다.

그동안 무수한 대전자를 처형한 검이었다.


타악.


“읏차.”


앨런이 놀라운 감각으로 거대한 검을 밟고 올라섰다.

그리고 내달렸다.


[‘나락으로’ EXTRA SKILL : 속성 탄 응집]

[속성 : 불 – 잔탄 6/10]


기이이이잉.


‘나락으로’의 탄창이 묵직한 울림을 내었다.

가장 폭발력 있고 직관적인 성능의 화 속성 응집탄이다.


한 번 당했던 아프로가 ‘나락으로’를 경계했다.

뒤에 떠오른 강철 기사의 형상이 아프로를 감싸 안았다.


“응~ 안 쏴~”


투웅.


앨런이 검을 지지대 삼아 뛰어올랐다.

앨런과 강철 기사의 시선이 수평이 되었다.


[부스터 – 60]

[부위 : 우하박 – 60/100]


꽈앙!


강철 기사의 투구가 박살나며 거대한 형체가 흩어졌다.

역소환 된 것이다.


아프로가 당황하지 않고 날랜 표범과 같은 움직임으로 달려들었다.

맹수와 같은 본능적인 상황판단이었다.


“고러믄 지금 이렇게 빵야.”


콰아아아앙!


첫 방과는 비교도 안 되는 출력의 산탄이 쏘아져 나갔다. 반동으로 공중에 있던 앨런의 몸이 한참 떠올랐다.


순식간에 흙먼지가 자욱해진 경기장.


관객석이 광란의 도가니가 되었다.

대부분 절망하고 극소수의 관객만이 환희에 차 있었다.


공중에 떠 있는 앨런이 여유롭게 그 모습을 감상했다.


그리고 앨런이 바닥에 닿은 순간. 흙먼지가 갈라졌다.


스와아아악!


독사와 같은 검기였다. 앨런이 몸을 낮춰 피했다.


“으아아아!”


아프로가 거리를 좁혔다.

화 속성 응집탄에 피격당한 여파로 신체에 불이 붙어있었다.


“오우, 괜찮겠어? 포기하시지.”


앨런의 장난스러운 대꾸에 아프로의 안광이 흉흉해진다.


시미터 특유의 날카로운 베기가 앨런을 노리고 휘둘러진다.

그의 공격은 맹수와 같이 본능적이고 폭발적이며, 종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느려.”


십자회의 이단 심판관 플로렌티노의 속검(速劍)에 비해 너무 느리다.


채앵.


앨런이 손등으로 시미터를 쳐낸다.


그리고 은하수로결 8결. 부수기.

은하진기(銀河眞氣)가 앨런의 손에 응집된다.


퍼스트 라이칸스로프(First Lycanthrope) 발타리온에 비한다면 폭발적이지도 않았으며,


“별 부수기!”


콰앙.


“커헉!”


아프로의 동체가 튕겨 나간다.


[부스터 – 20]

[부위 : 좌종골, 우종골 – 20/100]


부와아앙!


그리고 그 속도 이상의 속도로 앨런이 튀어 나간다.


다시 은하진기(銀河眞氣)가 앨런의 손에 응집되고,


“별 부수기!”


콰앙!


부와아앙!


“별 부수기!”


콰앙!


마찬가지로 그와 같은 수준의 재생력도 없다.


경기장에 정적이 내렸다.

앨런의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순간 꿈틀거리는 아프로.


[재생(Renaissance)]


파앗!


일순간 빛이 터지고, 어느새 재생한 아프로가 달려들었다.


[Veni Vedi Veci]

[영광! 영광! 영광!]


다시금 황금빛 광채가 아프로를 감싸고, 강철 기사가 등 뒤에 떠올랐다.


“안 통하는 거 봤으면서.”


하지만 아프로의 눈은 포기한 자의 눈이 아니었다.

앨런의 눈도 같이 침중해졌다.


[분쇄]


스으으으.


아프로를 감싼 광채가 강철 기사에게도 전이되었다.


쿠구구구구구구.


이젠 황금의 기사가 된 강철 기사의 거대한 검에 미증유의 힘이 모이는 것이 느껴졌다.


“미친.”


앨런이 ‘거인의 오른손’을 꺼낼지 고민했다. 그 정도로 강력한 힘의 응집이었다.


휘둘러오는 거검의 주변에 기운들이 강제로 깨져나간다.

그리고 빠르다.


잠시간 판단을 유보하는 사이에 오른손의 시계태엽 3번을 감을 여유가 박살났다.


위기 속에서 앨런의 사고회로가 초가속(超加速)했다.


본다. 스승 유신이 말해온 은하수로결(銀河水路結)의 첫 번째 구결. 그리고 아홉 번째 구결.


첫 번째 구결의 의미는 완벽하게 체득했다고 생각했다. 모든 조건, 제한, 상황을 완벽하게 굽어본다. 나의 속도와, 적의 속도와, 여기서 일어나는 현상을 모두, 가감없이, 정확하게 꿰뚫어 본다. 그게 전투의 시작이다.


그렇다면 아홉 번째 구결의 의미는 무엇인가.


앨런은 단어로 표현하기 힘든 무언가를 느꼈다.

굳이 표현하자면, 안다. 전투 공간 안에서 감히 전지(全知)를 논한다.


휘둘러오는 검이 느릿하게 보였다. 그리고 검 주변에 타오르는 기와 다른 부산물들이 보였다. 휘둘러오며 어떤 현상을 일으키고, 나에게 도달했을 때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눈에 보였다.


‘황홀하다.’


발타리온과의 전투에서 잠깐 느꼈던 감각인 것 같기도 했다. 그것과 다른 것 같기도 하고.

확실한 건, 이 순간 앨런은 정체되었던 은하수로결(銀河水路結)의 성장 단초를 찾았다.


앨런이 휘둘러오는 거검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미증유의 힘이 앨런을 폭격하려 했다. 그것이 아프로의 의지였다.


앨런이 힘의 결을 따랐다.

앨런이 뒤로 움직이면 힘은 앞으로 짓쳐들었다. 앞으로 움직여도 마찬가지일 것이었다.


‘피하기는 늦었다. 흘린다.’


앨런의 몸이 뒤로 튕겨 나갔다. 얼핏 보면 아프로의 일격에 타격을 받아서 그렇게 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았다.


튕겨 나가면서 타점이 흐려졌다. 그럼으로서 힘의 감소.

앨런을 쫓아가는 힘이 은하진기(銀河眞氣)에 방해를 받았다. 그럼으로서 힘의 감소.

필사적으로 휘적이는 팔다리로부터 다시 힘의 감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앨런의 신체에 도달한 아프로의 파괴력은,


콰앙!

빠지지지직!

앨런의 훌륭한 낙법에 의해 방출, 극소수만이 원래의 목표를 이루었다.


“젠장! 무슨 일이야!”

“안전한 거 아니었어? 살려줘!”

“니콜라스와 유프라테스 이후로 균열이 일어난 건 처음이군.”

“우와아아아아!”


앨런이 벽에 부딪치고, 박살났다. 경기장을 보호하고 있는 방어 주문에도 균열이 생겼다.


검을 휘두른 아프로의 몸이 빠르게 식었다.


기사가 바스라지고, 광채가 희미해졌다.


기운을 짜낸 아프로가 전방을 주시했다.


앨런이 몸에 묻은 먼지를 탁탁 털며 일어났다.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털썩.


아프로가 무릎을 꿇었다.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패자에게는 죽음을!”

“승자 앨런에게 영광을!”

“9승 전사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뿐이다!”


아프로가 말했다.


“강하군.”

“어. 내가 좀.”


다가오는 앨런을 보며 아프로가 눈을 감았다.


패배의 대가는 죽음이다.

단 한 번의 승리만 쟁취해낼 수 있었다면, 억겁과도 같은 빚을 벗어내고 자유로운 인생을 향유할 수 있었을 터였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모든 것을 던진 싸움이었으니까.


전사로서 죽음을 맞이하기에 이 자리는 충분히 합당했다.


“뭐하냐?”

“죽여라.”

“왜?”


아프로가 눈을 떴다.

히죽 웃고 있는 앨런의 얼굴이 보였다.


“잘 모르나 보군. 3룰 경기에는 항복이 없다.”

“알고 있는데?”


아프로가 입을 다물었다.

앨런이 말했다.


“네가 항복 안 해도, 내가 이겼잖아. 안 그래?”


--


웅성웅성.


앨런이 아프로를 죽이지 않자, 관객들 사이에서 술렁임이 생겼다.


“뭐하냐! 빨리 경기를 끝내라!”

“죽여라!”


앨런이 관중들을 바라보았다.


“밥버러지 녀석아! 죽이라고!”

“시간 아깝다! 빨리 죽여!”


앨런이 삐딱하게 웃었다.


관객들의 노성이 더 커졌다.


앨런이 아프로를 죽이지 않은 이유는 딱 한가지였다.

아니, 지들이 싸운 것도 아니면서 먼데 감 내놔라, 배 내놔라. 해대는 거야?


처억!


앨런이 중지를 펴 올렸다.


“꼬우면 니들이 내려와서 싸우던가!”


이내 아프로의 옆에 발라당 누워버리는 앨런.


“아, 몰라. 좆 까!”


--


“흐음.”


앨런을 지켜보는 니콜라스가 턱을 쓰다듬었다.


안토니우스는 어이가 없어서 웃고 말았다.

자기 공방을 털었을 때도 살짝 느꼈지만, 앨런은 정말 미친놈이었다.


옆에서 니콜라스의 보좌관이 물었다.


“어떻게 할까요?”


고민하던 니콜라스가 이내 히죽 웃었다.


“뭘 어떻게 해. 저 친구 말이 맞지. 항복은 안 했다지만, 앨런이 이긴 것 또한 확실하지.”

“그럼···.”

“앨런이 승자, 아프로가 패자로 처리해.”


아주 오랜 시간 진행되어왔던 콜로세움 아틀란타의 3룰(무체급, 무제한, 무항복) 대전에서 처음으로 사상자 없이 승자가 정해진 순간이었다.


“알겠습니다!”


보좌관이 나가고, 안토니우스가 물었다.


“정말 괜찮겠나? 어쩌면 배신감을 느낀 관객들 때문에 귀찮아질 수도 있잖나.”

“그거야 뭐, 내 소관은 아니지. 밑에 녀석들이 고생할 문제야.”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니콜라스의 표정. 안토니우스가 쓰게 웃었다.

그의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일지 눈에 훤히 보였다.


그런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니콜라스가 중얼거렸다.


“이거, 잘 생각해보면 콜로세움의 판도가 바뀔 수도 있을 것 같단 말이지.”


팔짱을 낀 니콜라스가 손가락으로 팔뚝을 톡톡 두들겼다.


어느 영감이 떠올랐을 때 하는 그만의 버릇이었다.

이번의 경우는 앨런을 보고 떠오른 영감이다.


무언가 상상하는 니콜라스의 눈동자가 빛났다.


옆에서 안토니우스가 헛기침을 했다.


“흠. 흠. 니콜라스. 뭐 잊은 것 있지 않나?”

“오, 물론 잊지 않았지.”

“다행이군. 난 또 아주 깜빡 잊어버린 줄 알았지 뭔가. 하하!”


니콜라스가 좌석에서 일어나고, 이내 안토니우스가 따라 나갔다.

물론, 약속했던 욕망의 보주를 수령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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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용 사냥꾼 앨런 +1 20.02.14 495 16 11쪽
40 콜로세움 아틀란타 +1 20.02.13 487 15 11쪽
39 콜로세움 아틀란타 +2 20.02.12 498 13 12쪽
38 콜로세움 아틀란타 +1 20.02.10 502 16 13쪽
37 콜로세움 아틀란타 +1 19.12.11 525 16 12쪽
36 콜로세움 아틀란타 +2 19.12.10 539 16 11쪽
35 콜로세움 아틀란타 +2 19.12.06 543 17 12쪽
34 콜로세움 아틀란타 +1 19.12.05 536 17 12쪽
» 콜로세움 아틀란타 +1 19.12.04 538 18 12쪽
32 콜로세움 아틀란타 +3 19.12.03 569 17 11쪽
31 빅토리 루마니(수정) +1 19.12.02 551 19 15쪽
30 빅토리 루마니 +1 19.12.01 539 16 13쪽
29 빅토리 루마니 +1 19.11.30 565 17 13쪽
28 빅토리 루마니 +1 19.11.29 570 16 13쪽
27 마탑 +1 19.11.28 566 20 13쪽
26 마탑 +3 19.11.27 580 17 14쪽
25 마탑 +4 19.11.26 589 20 13쪽
24 마탑 +4 19.11.25 598 19 13쪽
23 성룡(聖龍)의 알 +1 19.11.24 606 17 13쪽
22 성룡(聖龍)의 알 +1 19.11.23 614 18 14쪽
21 성룡(聖龍)의 알 +3 19.11.22 655 21 15쪽
20 성룡(聖龍)의 알 +1 19.11.21 646 20 13쪽
19 약속의 마도사 다이크 +1 19.11.20 655 20 14쪽
18 개판 +1 19.11.19 649 29 13쪽
17 개판 +1 19.11.18 660 22 14쪽
16 개판 +2 19.11.17 671 22 13쪽
15 개판 +1 19.11.16 695 21 14쪽
14 개판 +4 19.11.15 767 20 15쪽
13 도시 전설! +1 19.11.14 773 21 13쪽
12 도시 전설! +3 19.11.13 791 2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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