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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게임을 클리어하면 초능력자가 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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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아케레스
작품등록일 :
2019.11.03 00:29
최근연재일 :
2020.04.19 00:28
연재수 :
101 회
조회수 :
61,499
추천수 :
1,779
글자수 :
606,829

작성
19.11.19 00:11
조회
655
추천
29
글자
13쪽

개판

DUMMY

앨런의 극도로 집중된 정신력이 자신의 현 상태를 예민하게 점검한다.


‘나락으로’ 잔탄 3발.

부스터 7 부위 모두 잔열 90 이상.

오른 어깨, 왼 발목의 관절 부위 기어 약간 삐걱거림.


그 외엔 모두 정상.


‘부스터를 못 쓰는 컨디션을 정상이라고 해야 하다니.’


자조적인 생각과 함께 전방에 서 있는 발타리온을 바라본다.


전신에 자상. 아직도 성에가 낀 상처들이 눈에 띈다. 특히 유린이 중점적으로 헤집어놓은 곳은 발타리온의 하체 부분이었다. 높은 기동성이 변수라고 생각했던 듯싶다. 허벅지, 종아리, 아킬레스건 등 자상이 없는 부분이 없이 잘게도 썰어놨다.


‘그런데도 서 있을 수 있다니, 자기가 무슨 영화 주인공이야?’


앨런이 감탄을 삼키고 있는 동안에 오히려 발타리온이 먼저 움직였다.


“언제까지 그렇게 서서 간만 보는 거냐, 꼬맹아.”


[혈류 가속 – 고속]

[오버 드라이브(Over Drive)]


다시금 스킬로 도핑을 걸며 달려드는 발타리온.

그를 보며 앨런이 은하수로결(銀河水路結)의 심법, 은하수로공(銀河水路功)을 돌리기 시작했다.


[은하수로결]


은하수와 같은 거대하고 신비한 기운이 앨런의 기맥을 타고 도도하게 흐르기 시작한다. 이 기운이 은하수로결의 논리에 따른 전투를 보조한다.


부스터와 양립할 수 없는 이유다. 부스터를 사용하면 은하수로결의 논리와 때때로 다른 판단을 해야 할 때가 있었다. 스승 유신은 은하수로결이 극한에 달한다면 양립할 수 있을 거라고 말했지만, 앨런의 수준에선 아니었다.


여하간,


앨런이 신중히 달려드는 발타리온을 관찰했다.

스승 유신의 조언이 앨런의 머릿속에 스친다.


-은하수로결의 시작과 끝은 ‘보기’다. 모든 사람은 자기 안에 소우주(小宇宙)를 담고 있다. 너 자신의 우주, 더하여 상대방의 우주를 전투 와중에 온전히 파악할 수 있다면 어디서 맞고 다닐 걱정은 안 해도 될 거다.


은하수로결의 1결을 관통하는 내용.


자기 신체에 대한 관조는 앨런에게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스승인 유신도 인정한 부분이다. 관조를 뛰어넘어 기가 막히게 통제까지 해내는 게 앨런이다.


하지만 적에 대한 통제는 이야기가 약간 달랐다. 앨런이 한참이나 골머리를 썩였던 부분이다. 이유인즉슨, 앨런 그 자신이 기가 막히게 신체를 통제하는 만큼, 거기서 창출해낼 수 있는 변수도 많았기 때문이다. 앨런 자신을 기준으로 변수를 생각하니 고려해야 할 계산 값이 어마무시하게 커져 버리는 것이다.


‘머리 아파 죽겠네. 부스터로 시원하게 한 방 때리면 이럴 일도 없을 텐데.’


시선, 근육의 움직임, 밟은 스텝에 따른 발끝의 미묘한 방향, 여지껏 보여왔던 발타리온의 가용가능한 육체 범위. 앨런이 모든 당장 생각나는 모든 조건을 떠올렸다. 그리고 가능성을 점친다.


발타리온의 오른 주먹이 왼쪽 광대 타격, 혹은 하단 로우킥, 혹은 가드하기 위해 올린 손을 잡아 그래플링, 혹은 그대로 태클, 혹은···.


수많은 가능성 속에서 발타리온의 행동에 따라 가정을 하나씩 지워나간다.


앨런의 수준으로 사고회로에 불이 날 정도로 치열하게 고민하면, 딱 반보 앞에서 움직임이 보인다.


‘로우킥.’


후웅.


앨런의 하단 앞발을 노린 로우킥이다.


-3결의 요점은 ‘흘리기’다. 2결의 피하기에서 조금 더 나아간 단계지. 앨런. 때릴 생각만 생각하면서 주먹만 무식하게 뻗어내는 너는 잘 모르겠지만, 싸우는 와중엔 항상 공격의 순간이 있고, 방어의 순간이 있다. 현명한 공격은 공격함으로써 다음 공격의 순간을 가져오는 것이고, 현명한 방어는 이 수를 마지막으로 공격의 순간을 가져오는 것이지. 흘리기는 이 공수를 뒤집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의 하나다.


물론 앨런은 이에도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


‘존나 쎈 공격으로 한방에 눕히면 그게 최고지.’


누가 보면 어린아이의 땡깡과 같은 논리겠지만, 부스터를 사용해온 앨런은 실제로 그런 성과를 심심치 않게 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불평은 넣어두고, 흘리기에 집중한다.


앨런이 선택한 건 양다리의 위치를 바꾸는 간단한 움직임. ‘스위치’.


스윽.


절묘한 타이밍의 스위치로 발타리온의 발이 허공을 갈랐다.


명실상부한 앨런의 턴.


-5결은 잘 때리는 법이다. 말했듯이 공격의 순간을 계속 이어가는 게 중점이야. 한 대로 끝낼 자신이 없다면 두 대, 세 대를 때리면 되는 거지.


은하진기가 앨런의 오른발에 집중된다.


뻐억!


발타리온의 허벅지가 경직된다. 부스터를 이용한 앨런의 킥이었다면 발타리온의 몸체가 나가떨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은하수로결의 묘리는 연격.


‘은하수와 같이.’


잠깐의 경직을 기반으로 막을 수 없는 다른 일격을 설계한다.


오른팔을 슬쩍 들어 페이크. 본능적으로 발타리온이 가드를 올린다.

그 틈에 회수한 앨런의 오른 다리가 다시 발타리온의 허벅지를 노린다.

발타리온의 관심이 하체로 향한다. 고로 상대적으로 가드가 허술해진다.


‘는 죽탱이.’


퍼억!


들었던 오른손이 발타리온의 허술한 가드를 뚫어내고 턱에 적중.


자연히 뇌가 흔들리고, 발타리온이 일순간 패닉 상태가 된다. 앨런은 다시금 다음 수를 계산한다.


이번에는 신속하게 판단한다.

한 걸음 앞으로 진입. 그대로 복부에 주먹을 먹이고..


“크아앙!”


발타리온이 앨런의 어깨를 물어뜯었다.


“크윽.”


앨런이 인상을 썼다. 상정 이상의 힛리커버리(Hit Recovery)다.


앨런의 무릎이 그대로 발타리온의 턱을 가격해 빠져나왔다.


하지만 발타리온은 공격의 순간을 쉽게 넘겨줄 정도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긴 전투는 아니었지만, 앨런이 부스터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기엔 충분했다.


주먹이 날아온다.


뻐억.


앨런이 손을 들어 가드했지만, 충격이 온몸에 퍼진다. 반격할 여력이 남지 않을 정도의 무거운 공격.


발타리온에게는 논리와 정교한 예측은 없었지만, 그 이상으로 강력한 육체와 긴 수명을 기반으로한 경험, 그리고 맹수의 야성이 있었다.


뻐억, 뻐억, 뻐억.


흘릴 정도로 옅은 공격보다는 오히려 막아야만 하는 무거운 공격이 연속된다.


부스터를 사용할 수 있었다면 공격 사이의 틈을 파고들어 멋지게 카운터를 날려줄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 공격과 공격의 짧은 텀 사이에 치열하게 고민을 이어간다.


‘이거다.’


앨런의 눈이 번쩍 뜨인다.


[부스터 – 5]

[부위 : 등, 좌상완 – 99/100]


아주 약간의 사용. 이 정도로는 은하수로공의 운용이 끊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 보정으로 ‘막아야만’ 하는 공격을 ‘흘릴 수도 있게’ 만든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내딛어보자면,


-4결은 되치기. 즉, ‘반격’이다. 흘리기가 상대방이 공격의 수를 헛되이 쓰게 만드는 것이라면, 되치기는 공격을 공격으로 대응하는 것이지. 물론 너는 안 맞고 때리는 게 요점이다. 네 머리가 장식이 아니라면 추론할 수 있겠지만, 되치기는 흘리기에 비해 훨씬 조건이 까다롭고 상황이 제한된다. 또한, 난이도도 비교할 수 없지. 감을 잡기 위해선 생각을 좀 해야 할 거다.


‘빌어처먹을’


이 설명을 끝으로 유신은 반격해보라며 앨런을 무작정 때려댔다. 앨런은 123결을 배웠을 때 맞았던 것을 다시 한번 맞고 나서야 간신히 기본적인 원리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래도 어떻게 감이 살아있네. 하도 맞아서 뼈에 각인이 된건가.’


발타리온의 정권을 거의 종이 한 장 차이로 비켜내며 회전한다. 그대로 백스핀 블로우.


[부스터 – 5]

[부위 : 우상완, 우하박 – 99/100]


거기에 은하진기라는 조미료를 더한다.


뻐억!


이번에도 턱이다. 하지만 아까와 확연히 다른 손맛. 완벽히 카운터로 들어갔고 은하수로결의 보정, 약간이지만 부스터까지 가미된 공격이다.


뒤졌다고 복창해라. 늑대 새끼.


순간 눈이 돌아가 흰자만 보이는 발타리온을 보며 앨런이 사납게 웃었다.


오른발 스텝.


특유의 괴물 같은 힛리커버리가 발타리온의 정신을 잡았다.

하지만 이미 앨런의 주먹이 코앞이다.


뻐억!


힛리커버리 또한 이젠 앨런의 계산 안쪽이다. 더해서 백스핀 블로우가 너무 제대로 들어갔다.


앨런이 신체를 움직였다.


뻐억, 뻐억, 뻐억.


아주 짧은 상태의 그로기를 끊임없이 이어간다. 발타리온의 움직임이 렉 걸린 컴퓨터처럼 뚝뚝 끊긴다.


관자놀이, 턱, 미간, 복부.


“커억.”


발타리온이 비명을 내뱉었다. 대비되지 않은 상태로 간에 충격이 가면, 고통은 상상 이상이다. 그리고 그것은 신체의 경직을 불러온다.


“아씨, 더럽게.”


발타리온이 비명을 지르는 과정에서 침을 맞은 앨런이 팔꿈치로 발타리온의 턱을 가격했다.


뻐억, 뻐억, 뻐억.


앨런은 고양감을 느꼈다. 그것은 마치 초고난이도의 리듬 게임을 단 한 번의 콤보 미스 없이 클리어하고 있을 때 느낄 수 있는 감각과 비슷했다.


[부스터 – 5]

[부위 : 좌하박 – 99/100]


콰드득.


마침내 발타리온의 쇄골이 부서지고.


[부스터 – 5]

[부위 : 우종골 – 99/100]


강력한 킥이 관자놀이에 적중.

앨런이 완전히 의식을 잃은 발타리온의 머리를 잡았다.


[부스터 – 5]

[부위 : 좌종골 – 99/100]


앨런의 왼발에서 부스터가 뿜어져 나오고, 결국 늑대인간의 인중에 니킥이 작렬했다.


뻐어억.


손으로 고정함으로써 경감되는 충격 없이 완벽하게 꽂혀 들어가게 만든다.

앨런이 만족스러운 얼굴로 완전히 함몰된 발타리온의 머리를 놓았다.


괴물 같은 재생력의 발타리온이,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수천 년간의 생을 마감하고, 영면에 들어간 것이다. 앨런의 무릎에 의해서.


털썩.


앨런이 뒤로 쓰러졌다. 옆을 돌아보니, 쓰러져있는 유린이 보였다.

그녀는 아까의 전투로 기력을 모두 소모한 건지 의식 없이 누워있었다.


“더는 못해.”


앨런이 몸 상태를 체크했다. 온몸의 기어가 하나도 남김없이 모조리 삐걱거리는 것 같았다. 손 하나 까딱하는 것조차 뻑뻑하다.


하지만.


아오오오오오!

아오오오오오오오오오!


가까워지는 늑대의 울음소리. 마침내 그들이 앨런과 유린을 찾아낸 것이다.

늦었지만.


이제까지 늑대들이 앨런과 유린을 못 찾은 것은, 그들에게 행운이었다.

하지만 그것 또한 여기까지.


앨런이 난감한 얼굴이 되었다.


“아 진짜, 안 되는데.”


이렇게 죽으면 안 되는데. 너무 허무한데. 이제까지 해온 게 너무 아까운데.


아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마침내 늑대인간 하나가 앨런을 발견했다. 옆에 쓰러져있는 발타리온의 시신 또한.


“대자아아아아아아아앙!”


타다다닥.


수화(獸化)한 늑대인간이 앨런에게 일직선으로 달려들었다.

앨런은 어떻게든 움직여보려고 하지만, 몸이 일으켜지지 않는다.


그에게 허용된 동작은 겨우겨우 수리 키트를 여는 것 정도.


기이이잉.


수리 키트에서 등장한 의료용 나노 머신이 앨런의 신체를 수리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 긴박한 상황과 수리속도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앨런이 다가오는 늑대인간을 보면서 눈을 감았다.


“이번 게임은 여기까지인가.”


[계약]

[사용 : 테포리오 산(產) 방패벌레 2/9]


파앗


순간 앨런과 늑대인간의 사이에 마법진이 발생했다.


기이잉.


그리고 기계로 된 벌레가 등장.


우웅. 철컥, 철컥. 기이잉. 철컥. 철컥.


이내 거대하고 견고한 방패로 바뀌었다.


콰앙!


“크아아앙!”


격분한 늑대인간의 통렬한 일격이 틀어막혔다.


“쓰읍. 기다려! 어디 똥개 자식이 사람을 물려고!”


앨런의 고개가 돌아갔다. 믿을 수 없는 목소리다.


“다이크?”


약속의 마도사, 다이크가 웃었다. 직전까지의 치열한 전투 때문에 그 역시 여기저기 흔적이 남아있었다.


“오랜만이야 앨런. 보아하니 위기에 빠졌나 보군?”

“네가 어떻게 여길.”

“자세한 얘기는 잠깐 넣어두자고.”


늑대인간이 달려들었다.


“크아아앙!”


[계약]

[사용 : 아키넬라의 창 20/99]


파앗.


둔중한 창이 그대로 늑대인간의 심장을 꿰뚫었다.


“오케이. 해결.”


다이크가 여상스러운 얼굴을 한 채 앨런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반가워, 앨런. 우리 얼마 만이지?”


작가의말

나.. 비축분이 떨어졌또...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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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용 사냥꾼 앨런 +1 20.02.14 498 16 11쪽
40 콜로세움 아틀란타 +1 20.02.13 490 15 11쪽
39 콜로세움 아틀란타 +2 20.02.12 500 13 12쪽
38 콜로세움 아틀란타 +1 20.02.10 508 16 13쪽
37 콜로세움 아틀란타 +1 19.12.11 529 16 12쪽
36 콜로세움 아틀란타 +2 19.12.10 544 16 11쪽
35 콜로세움 아틀란타 +2 19.12.06 548 17 12쪽
34 콜로세움 아틀란타 +1 19.12.05 542 17 12쪽
33 콜로세움 아틀란타 +1 19.12.04 541 18 12쪽
32 콜로세움 아틀란타 +3 19.12.03 572 17 11쪽
31 빅토리 루마니(수정) +1 19.12.02 554 19 15쪽
30 빅토리 루마니 +1 19.12.01 545 16 13쪽
29 빅토리 루마니 +1 19.11.30 571 17 13쪽
28 빅토리 루마니 +1 19.11.29 574 16 13쪽
27 마탑 +1 19.11.28 569 20 13쪽
26 마탑 +3 19.11.27 586 17 14쪽
25 마탑 +4 19.11.26 593 20 13쪽
24 마탑 +4 19.11.25 602 19 13쪽
23 성룡(聖龍)의 알 +1 19.11.24 613 17 13쪽
22 성룡(聖龍)의 알 +1 19.11.23 620 18 14쪽
21 성룡(聖龍)의 알 +3 19.11.22 664 21 15쪽
20 성룡(聖龍)의 알 +1 19.11.21 652 20 13쪽
19 약속의 마도사 다이크 +1 19.11.20 662 20 14쪽
» 개판 +1 19.11.19 656 29 13쪽
17 개판 +1 19.11.18 665 22 14쪽
16 개판 +2 19.11.17 677 22 13쪽
15 개판 +1 19.11.16 699 21 14쪽
14 개판 +4 19.11.15 775 20 15쪽
13 도시 전설! +1 19.11.14 782 21 13쪽
12 도시 전설! +3 19.11.13 795 2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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