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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키드 님의 서재입니다.

각성자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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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라이키드
작품등록일 :
2020.10.14 17:41
최근연재일 :
2021.01.09 06:00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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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99
추천수 :
743
글자수 :
49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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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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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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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057. 광기의 놀이공원(4)

DUMMY

“아야카! 케롤라인!”


나는 두 사람의 이름을 크게 소리쳤다. 다른 살인마들이 그 외침을 듣고 이쪽으로 모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봤지만 저들이 두 사람을 사로잡았음에도 아직 죽이지 않고 있다는 건 무언가 노리는 것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헤이 보이. 잠시만 그대로 서 있어주세요.”


여우 가면을 쓴 호리호리한 체격의 살인마가 어울리지도 않는 귀여운 몸짓과 한껏 올린 목소리 톤으로 나에게 지시를 내렸다. 속이 울렁거리는 기분과 함께 당장이라 얼굴에 주먹을 내리갈기고 싶었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간 분명 저 둘에게 해코지를 한다는 소리를 늘어놓을 것이 뻔했다.


“얌전히 있을테니까 일단 두 사람부터 풀어주고 얘기해.”


“그럴수야 없죠. 저희도 지시를 받은거니까요.”


“지시? 그 제럴드라는 녀석이냐?”


미국 공항을 습격했던 테러리스트들의 리더. 그의 성격에 이런 괴상한 짓을 벌일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지금 당장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인물은 그 정도밖에 없었다.


“제럴드가 누구인가요? 난생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제럴드라는 이름을 듣고 반응을 보이는 인물은 아무도 없었다. 그 중에서도 여우 가면을 쓰고 있는 남자는 그 특유의 과도한 리액션을 멈추지 않고 계속 하면서 모른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듯 했지만 저들의 말을 완전히 믿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어느 누가 적에게 자신들에 대해 사실대로 말하는 멍청한 짓을 할까.


“조금 힌트를 드릴까요? 저희를 이끄시는 분은 말이죠. 한때 전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바로 그..”


“어이. 과도한 말을 삼가라.”


여우 가면이 마치 무언가에 심취한 듯 모든 손가락을 오므린 채 위로 뻗어올리며 이야기를 시작하려 하는 순간, 뒤에 있던 물음표 표시가 그려진 가면의 남자가 팔짱을 낀 채 근엄하게 말했다.


“에이. 뭐 어때요. 이 참에 저 남자에게 그분의 위대함에 대해서 제대로 듣게 하는 것도..”


“내 말이 말 같지가 않나?”


여우 가면이 가벼운 목소리로 설렁설렁 넘어가려고 하자, 물음표 가면의 남자는 더욱 더 언성을 높였다. 가면 때문에 표정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 목소리만 들어도 여우 가면의 남자에게 상당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같은 편이 맞긴 한건가?’


저들은 당연히 동료 관계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보면 그냥 단순히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단순 협력관계인건가?


‘하기야. 살인마들끼리 제대로 된 유대감 같은게 있을 리가 없지.’


이유야 어찌됐건 아무런 거리낌없이 사람을 죽이는 족속들이다. 절대 평범한 사람들하고 동일하게 생각해서는 안되는 인물들이었다.


“넌 빠져있어라. 지금부터 내가 이야기하도록 하지.”


물음표 가면의 남자는 아예 여우 가면을 한쪽으로 밀쳐내고 자신이 대신 이야기하겠다고 나섰다.


“흥이네요. 언변 능력이라고는 전혀 없이 힘밖에 못쓰는 주제에.”


“뭐라고 했나?”


“메롱.”


저건 뭐 애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뭐하자는건지 모르겠다. 굉장히 다급한 상황임에도 위기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흠흠. 이 녀석이 소란스럽게 했다면 미안하군. 워낙 입이 방정인 녀석이라서 말이야.”


“상관없으니까 이야기나 얼른 해.”


“성질이 급한 녀석이군.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지. 우리들이 누구라고 생각하나.”


“뭐긴 뭐야. 당연히 살인마들이지.”


왜 당연한걸 물어보는지 모르겠다. 내가 설마 다른 답변을 할 거라고 생각한건가?


“그렇지. 우리는 살인마들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떼거지처럼 몰려다녀서 굳이 이런 놀이공원을 노린건지 생각해봤나?”


“그야 뭐 너희들이 자신감과 오만함에 가득 차 있기 때문이겠지. 이 정도 숫자가 모이면 아무리 공권력이 행차해도 우리를 막지 못할거라든가 뭐 그런거 말이야.”


“우리를 너무 막 나가는 사람으로 보는군. 그렇게 멍청한 짓은 하지 않는다.”


“네네. 그러시겠죠,”


“제대로 들을 생각이 없군. 그러면 뭐 좋다. 당장 이 두명을 썰어버리고 우리와 정면으로 붙어보시던지.”


위이이이잉!


케롤라인과 아야카를 둘러싸고 있는 살인마들이 전부 일제히 전기톱을 켜고 두 사람의 목 가까이에 전기톱을 가져다 데려고 하였다.


“당장 멈춰!”


체면이고 뭐고 없었다. 일단 두 사람을 살리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에 난 다급히 소리치며 바닥으로 무릎을 꿇었다.


“어차피 죽일 생각은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지금 죽이면 안된다는 표현이 정확하겠지. 심정이라면야 여기 있는 모두가 도맡아서 이 두명을 죽이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으니까.”


저 자들은 이 놀이공원에 놀러온 이용객중 과연 몇 명을 죽였는지 물어본다면 기억을 못할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을 베어온 사람들이다. 케롤라인과 아야카를 죽이고 싶다는 말은 절대 거짓말이 아닐 터였다. 하지만 그렇다면 역시 궁금해지는 점이 하나 있었다.


“그러면 나한테 바라는게 있는거야?”


지금으로썬 그것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사람을 죽이는 것 말고는 그다지 관심도 없어보이는 녀석들이 나한테 바랄 수 있는게 있나? 제럴드가 기어이 부하들의 복수랍시고 살인마들까지 포섭해서 이 난리를 치는건가?


“우리들은 너에게 바라는 게 없다. 바라는 거라면 우리를 고용한 그 고용주에게 있지.”


“고용주라고?”


“그래. 우리들에게 말하더군. 뒷처리는 잘 알아서 해줄테니까 사람들을 닥치는대로 죽이지 않겠느냐고. 덤으로 놀이공원에서 죽은 사람의 숫자당 100달러로 환산해서 우리들 전부에게 돈을 지급해주겠다고 했지.”


“그런 괴짜가 있다고?”


살인마들에게 돈을 주면서까지 살인을 시키는 인물이라니. 인간에 대해서 환멸감이라 느낀건가?


“어쨌든 우리한테는 굉장한 희소식이었지. 그리고 추가적인 의뢰를 하나 더 받았는데, 그건 바로 이 두 여자를 잡아서 네가 올때까지 대기하라는거였어. 그렇게 해준다면 각자에게 아주 엄청난 사례를 해준다고 하더군. 이상하지 않나? 보통은 그 자가 보는 앞에서 둘다 잔인하게 죽여달라는 의뢰가 일반적이거든.”


“하고싶은 말이 뭔데.”


“우리는 의뢰를 받았으니까 죽이지는 않을거지만, 너무 우리의 심기를 거스르려고 한다면 그런 의뢰 따위 얼마든지 파기할 수 있다는거다. 어차피 첫 번째 의뢰만 별 탈 없이 완수해도 우리는 뒤처리까지 약속받은 상태에서 아주 많은 돈을 얻을 수 있다.”


“그렇게는 안되겠습니다만?”


내 등 뒤에서 왠지 모르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 곧바로 반응하여 뒤를 돌아보았지만, 그 뒤엔 아무도 없었다.


“여기입니다.”


이번에 소리가 들린 방향은 위였다. 나는 물론이고 모든 살인마들이 전부 다 허공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한 남자가 마치 공중을 걸어다닐 수 있는 것처럼 떠 있었다. 그는 기쁨,슬픔,분노,공포 등 여러 감정들을 한 가면에 함축시켜놓은 듯한 기괴한 가면을 쓰고 있었다.


“갑작스레 여긴 어쩐 일이신가? 우리한테 모든 일을 다 맡기는게 아니였나?”


물음표 가면의 남자는 공중에 떠 있는 남자를 보고서 그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저 남자가 바로 저 살인마들을 고용한 장본인이구나.


‘일단 조금 상황을 지켜보자.’


단순히 같은 편끼리의 합류라기엔 양쪽의 분위기가 조금 심상치 않았다. 살인마들은 저 남자가 지금 여기에 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그렇게 하려고는 했습니다만, 제 계획과 상반되는 의도를 보이시면 곤란합니다. 절대로 저 여자분들을 함부로 죽이시면 곤란하죠.”


“의뢰를 받고 안받고는 우리가 정한다.”


“의뢰 조건이 아주 후한 대신에 받으면 철회할 수 없다는 말을 잊으신건 아니겠죠?”


“흠. 잘 모르겠는걸.”


양쪽 사이에 뭔가 의견이 갈릴 일이라도 있는건가?


“고용주님. 너무 저희의 심기를 거스르려 하시다간 오히려 썰리는 입장이 되실지도 모릅니다? 오랜만에 피의 맛을 잔뜩 본 터라 모두가 다 독이 바짝 올라있거든요. 더욱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서 피를 보는 걸 갈망하고 있어요.”


물음표 가면 때문에 이제껏 말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던 여우 가면이 직접 나서서 공중에 떠 있는 기괴한 가면의 남자에게 충고까지 날렸다.


“하하하하하하하! 정말...너무 웃겨서 미쳐버릴 것 같군요.”


“뭐가 그렇게 웃긴거죠? 죽음이 두렵지 않으십니까?”


“죽음이라. 지금 죽음이라고 했나요. 좋네요. 그렇게 사람이 죽는 모습이 황홀해 보인다면 보여드리죠. 잘 보십시오.”


기괴한 가면의 남자는 마치 보이지 않는 허공의 실을 조종하는 것처럼 매끄러운 손짓을 펼쳤다. 그러자, 물음표 가면과 여우 가면을 제외한 모든 살인마들의 신체가 전부 허공으로 떠올랐다.


“이게 뭐야!”


“내려줘!”


본인들의 의지가 아닌 듯 알 수 없는 힘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그들이었지만 공중에 떠 있는 몸이 지상으로 착지하는 일은 없었다.


“설마..”


“찢어져라.”


기괴한 가면의 남자의 입에서 나지막한 한마디가 내뱉어지고, 한순간 광장에 정적이 흘렀다.


“어? 으아아악!”


촤아아악!


사지가 멀쩡했던 수많은 살인마들이, 전부 같은 순간에 온몸이 찢겨져나가며 목숨을 잃었다. 사방팔방으로 튀어버린 선혈들이 구조물들과 바닥을 적셨고, 더 이상 사람이라고 부를 수 없는 사체조각들이 바닥으로 후두둑 떨어졌다. 그 중 일부는 나에게도 날아들었다.


“우욱...”


배 안쪽에서부터 무언가 치밀어 올라오는 역한 느낌을 받았다. 나름 잔인한 광경에도 꽤 익숙해져 있다고 이런 다량의 피와 사체를 직접 본 경험은 없었다. 당장이라도 입 바깥으로 토사물을 뱉어내면 속을 게워내고 싶었지만 한번 시작하게 되면 멈출 수 없을 것 같아 가만히 있었다.


“이런..미친.”


눈앞에서 순식간에 벌어진 참사에 물음표 가면은 욕설을 감추지 못했고 여우 가면은 공포심을 느끼는지 온몸을 벌벌 떨기 시작했다.


“이제 조금은 아시겠습니까? 이런겁니다. 당신들이 죽였던 사람들도 아마 죽음에 이르기 전에 이런 기분을 느꼈을 겁니다. 뭐, 분노나 억울함을 느낀 사람도 없지는 않겠지만 인간이라면 거의 모두가 죽기 싫다는 생각을 했을테죠. 당신들은 어떻습니까. 방금까지 옆에 있었던 동료들이 죽어나간 지금. 이번엔 자신의 차례라는 것에 대해서 불안함을 느끼진 않습니까?”


“이런 개새끼가!”


기괴한 가면의 남자가 하는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물음표 가면은 터져나오는 화를 주체할 수 없는지 품 안에 숨겨두었던 날붙이들을 모조리 남자에게로 던져대었다.


“의미없는 짓을.”


매서운 기세로 날아가던 날붙이들이 허공에서 무언가에 막힌 듯 그대로 멈추었다. 그리고 날이 향하는 방향이 바뀌는가 싶더니, 던진 본인이었던 물음표 가문에게로 날붙이들이 무수히 날아들었다.


“컥...커억...”


자신이 던진 날붙이들이 꽃히며 그야말로 인간 고슴도치가 되어버린 물음표 가면은 잠시 앓는 소리를 내는가 싶더니 그대로 뒤로 넘어지며 숨을 거두었다. 벗겨진 가면 사이로 드러난 얼굴은 공포에 질린 얼굴과 함께 눈망울 끝에 살짝 걸려있는 눈물이 보였다. 다만 저지른 짓이 워낙 악질이다 보니 동정심 같은 것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흐음..뭐 저런 것까지 치울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드디어 당신과 둘만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군요.”


공중에 떠 있는 기괴한 가면의 남자가 기쁘다는 듯이 서서히 자신의 몸을 하강시켜 땅에 착지했다. 그리고 가면에 숨겨져 드러나지 않는 얼굴로 나를 가만히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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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062. 기적의 치유사(2) +1 20.12.11 183 2 12쪽
63 061. 기적의 치유사 +1 20.12.10 188 2 12쪽
62 060. 주체할 수 없는 분노 +1 20.12.09 184 1 12쪽
61 059. 이별 +1 20.12.08 178 3 11쪽
60 058. 광기의 놀이공원(5) +1 20.12.07 181 3 12쪽
» 057. 광기의 놀이공원(4) +1 20.12.06 186 3 12쪽
58 056. 광기의 놀이공원(3) +1 20.12.05 191 3 12쪽
57 055. 광기의 놀이공원(2) +1 20.12.04 187 2 11쪽
56 054. 광기의 놀이공원 +1 20.12.03 198 3 11쪽
55 053. 과거를 보는 남자 +1 20.12.02 207 2 11쪽
54 052. 다시 만난 그 녀석 +1 20.12.01 214 3 11쪽
53 051. 대장(2) +1 20.11.30 219 3 11쪽
52 050. 대장 +1 20.11.29 229 3 11쪽
51 049. 전화위복(轉禍爲福) +1 20.11.28 257 4 11쪽
50 048. 다가오는 그들 +1 20.11.27 243 5 11쪽
49 047. 위기일발 +1 20.11.26 261 5 12쪽
48 046. 왜 여기 있는데 +1 20.11.25 283 6 11쪽
47 045. 다음 행선지는 어디?(2) +1 20.11.24 282 4 11쪽
46 044. 다음 행선지는 어디? +2 20.11.23 315 5 12쪽
45 043. 조사결과 +2 20.11.22 330 5 13쪽
44 042. 러시아 해외정보국 +1 20.11.21 342 5 12쪽
43 특별 작전 참모(캐릭터 외전) +1 20.11.20 339 5 10쪽
42 041. 케롤라인 +1 20.11.19 358 5 12쪽
41 040. 탈출 +1 20.11.18 368 6 11쪽
40 039. 한계돌파 +1 20.11.17 395 4 13쪽
39 038. 타임어택 +1 20.11.16 355 5 11쪽
38 037. 천의 얼굴(5) +1 20.11.15 376 6 11쪽
37 036. 천의 얼굴(4) +1 20.11.14 375 7 11쪽
36 035. 천의 얼굴(3) +1 20.11.13 381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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