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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키드 님의 서재입니다.

각성자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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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라이키드
작품등록일 :
2020.10.14 17:41
최근연재일 :
2021.01.09 06:00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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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92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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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1,358

작성
20.12.04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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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055. 광기의 놀이공원(2)

DUMMY

‘놀이공원 할로윈 테마 같은 느낌인가?’


우리나라의 어느 한 놀이공원에서는 할로윈 기간 야간 시간대에, 할로윈을 기념하는 공포적인 테마로 살인마들이나 영화에서 보일법한 유명괴물들이 나오고는 했다.


그때 전기톱 소리를 한번 들었는데 그때 당시엔 정말 진짜라고 생각될 정도로 생생했었다.


그러나 지금 귓가에 들리는 전기톱 소리와 비교하면 그때 들었던 전기톱 소리는 정말 장난감 수준이라는 것이 확 체감이 될 정도로, 소리의 묵직함부터가 뭔가 차원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일단 섣불리 나가지 말고 가만히 있어봐요.”


난 케롤라인과 애들에게 함부로 움직이지 말자고 이야기했다. 지금 상황이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느껴지긴 했지만 일단은 상황을 자세히 확인해보고 행동하는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는 웅성거림이 일었다. 대체적인 이야기는 맹화가 생각했던 것처럼 아까전 방송과는 다른 내용으로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것에 대한 이야기들이었다.


“상관없지 않아? 오히려 저런 명칭이라서 더 기대가 되는데.”


“그러게. 이제껏 늘 뻔했었는데 이번엔 조금 다를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저 꺼림칙한 명칭의 퍼레이드에 대해서 기대감을 가지는 사람들도 많았다. 새로운 방식의 퍼레이드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이대로 행사가 진행되어도 상관없다는 의견들이 꽤나 있는 추세였다.


사람들의 웅성거림 잦아든 것은 한번 더 방송이 흘러나온 후였다.


[살인마들이 학살을 시작합니다.]


여전히 꺼림칙하다고밖에 느껴지지 않는 방송이었다.


“역시 물어보러 가봐야겠어. 뭔가 이상해.”


문화적으로 꽤나 개방적인 성향의 외국이라고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뭔가 이상했다. 이 놀이공원은 잘못 돌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내가 놀이공원 관리 사무실로 향하려고 하던 그때였다.


“꺄아아악!”


“이게 뭐하는 짓이야! 으아아악!”


계속되는 전기톱 소리와 함께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다만 전기톱 소리가 처음에 들리던 말끔한 소리가 아니라, 무언가와 마찰을 일으키면서 걸리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난 그 걸리는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곧 직접 눈으로 보게 되었다.


거세게 돌아가는 날카로운 전기톱 날에 베여지는 사람들과, 공포심에 덜덜 떨면서 나 살려라 잽싸게 도망치는 사람들이 즐비하기 시작하면서 광장은 순식간의 혼돈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들었다.


“아야카! 케롤라인! 우선 저 사람들을 막아야 해요!”


단순히 한두명 정도였다면 빠르게 제압할 수 있었겠지만 살인마들은 도망가는 사람들을 여러 방향에서 에워싸는 형태로 길목 곳곳에 있었으며, 그 수도 꽤나 많았다. 게다가 아야카의 능력을 이용해서 단번에 쓸어버리는 것을 부탁하기엔 도망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까지도 전격에 휘말릴 수 있었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소규모로 잡아내는 수 밖에 없었다.


“저는 한번 관리사무소로 가볼게요.”


“맹화랑 맹연은 나를 따라와. 같이 놀이공원의 관리사무소로 가보자.”


아야카와 케롤라인은 내 지시대로 살인마들과 대치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맹화와 맹연은 주변을 경계하며 나와 가까이 붙었다.


지금 사태는 분명 무언가 이상했다. 아까부터 예상만 하고 있던게 지금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누군가가 놀이공원의 운영진들을 제압하고서 이런 말도 안되는 짓거리를 벌이고 있는 있는 것이었다.


“우선은 가면서 경찰에 신고를..뭐야. 왜 안걸려?”


난 살인마들의 위협을 최대한 피하면서 맹화와 맹연을 데리고 관리사무소로 가는 중에 경찰에 전화를 걸어 신고를 하려 했으나, 전화가 제대로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스마트폰을 자세히 확인해보니 화면 상단에 전파가 터지지 않는다는 그림 표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이는 놀이공원 한복판이 권외지역일리도 없고..이것도 수작인건가?”


놀이공원을 점거한 집단들이 아야카의 EMP 능력과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핸드폰과 같은 연락 수단을 차단한 듯 했다.


“우선은 빠르게 관리사무소로 가보는게 좋겠는데. 맹화, 맹연. 잠깐만 실례할게.”


두 사람을 짐짝 취급하는 것 같아서 조금 미안하긴 했지만 지금은 한시가 급한 상황이었다. 나는 잠시 허리를 숙여 두 사람을 양쪽 옆구리에 걸치고 그 사이에 팔을 두르는 식으로 들쳐매었다. 이 일을 막 시작할 즈음에 나였다면 절대 꿈도 못 꿀 일이었지만 지금은 수많은 전투로 인해 근력이 붙었기에 도전해볼 수 있었다. 그래도 역시 장시간을 유지하기는 힘들 듯 했다.


“조금 빠르게 움직일거라 울렁거릴 수도 있는데 양해 부탁할게.”


두 사람에게 미리 경고의 말을 전하고 난 땅을 박차며 내달렸다.


위이이이잉!


살벌한 전기톱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고, 중간중간 나와 맹화, 맹연 남매를 완전히 반토막 내려는 시도도 잇따랐다. 그럴 때마다 난 몸을 이리저리 놀리며 그들을 따돌렸다. 죽어나가는 사람들의 비명을 듣고 있자니 지금이라도 멈춰서서 그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근본적인 진상을 알아내지 않고서야 이 사태를 막아낼 수 없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헉..헉...”


목이 따갑고 폐는 타들어갈 것 같이 뜨거웠다. 말라들어가는 입 안을 미지근한 침으로 적시며 맹화와 맹연을 땅에 내려놓았다. 두 사람 다 너무 빠른 속도로 온 탓에 좋은 얼굴은 아니었지만 다행히 멀미를 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관리사무소로 들어가는 놀이공원의 직원으로 보이는 건장한 남자 직원 두 명이 쓰러져 있었다. 잠시 의식을 잃은 것 뿐인 것 같아서 난 두 남자중 한명을 흔들어서 깨워보기로 했다.


“으윽...”


“정신이 조금 들어요?”


다행히 흔들어 깨운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남자는 의식을 차리는 듯 했다. 그래서 난 이 사태가 대충 어찌된건지 한번 제대로 물어볼 생각이었다.


“재현이 형! 조심하세요!”


맹화가 크게 소리침과 동시에 난 내 목을 강하게 옥죄이는 감각을 받았다. 내가 깨운 남자가 맹렬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두터운 양손을 이용해 내 목을 조르고 있었다. 덩치가 있어서 그런지 완력이 꽤 강한 편이었지만, 이 남자보다 더욱 괴물같은 근력을 지니고 있는 인물들도 상대해봐서인지 힘에 대한 두려움은 조금 덜했다.


‘자세히 보니까 눈 초점이 나간 것 같은데? 말도 제대로 안하고.’


힘든 강한 편이었지만 이 남자는 굉장히 틈이 많은 편이었다. 난 자유로운 발을 이용해 우선 남자의 정강이를 그대로 걷어찼다.


“케헥!”


정강이를 상당히 강하게 걷어찼는데도 고통을 느끼긴 커녕 내 목을 쥐고 있는 손에서 힘이 빠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정말 제대로 세뇌라도 당한건가.


‘안돼. 숨이...’


목이 졸리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시야가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고,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조금 희망고문적인 일이지만 이대로 쓰러질 순 없었기에, 난 사력을 다하여 최후의 발악을 펼치려고 했다. 바로 그때 맹화가 남자에게 달려들어 연신 주먹을 날려대기 시작했다.


맹화는 그 나이대의 애들치고 키가 굉장히 큰 편이었지만 이 남자는 키가 너무 컸기 때문에 단순히 등을 때리는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데미지는 없었지만 의식을 분산시키는데는 효과가 있었는지 내 목을 쥔 손에서 힘이 조금 빠진 것을 느꼈다. 지금이 절호의 기회였다.


팔꿈치를 이용해 남자의 양손을 그대로 찍어누르면서 겨우 남자의 구속에서 벗어나는 것에 성공했다. 그리고서 맹화를 노리고 있는 남자를 막아섰다.


“고마워 맹화야. 덕분에 살았다.”


“아니에요 형. 그런데 이기실 수 있겠어요?”


“날 뭘로보고. 이런 녀석쯤은 충분히 이길 수 있지.”


전혀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기습을 당했기 때문에 조금 허무하게 밀리긴 했지만, 저 남자는 러시아에서 상대했던 근육질 괴한인 토마스 안드레와 비교하면 일반인으로 보일 정도였다.


물론 비교 대상이 토마스 안드레여서 밀리는 감이 있을뿐 저 남자도 충분히 강한 것은 사실이다. 제대로 된 유효타를 몇 번 이상 허용하게 된다면 분명 치명적이겠지만, 크게 걱정되지는 않았다. 저 남자의 공격은 전부 흘려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자의 둔탁한 주먹이 내 얼굴 정면을 노리고 날아왔다. 난 여유롭게 몸을 틀어서 그것을 피하고 옆에 있는 벽에 발을 디뎌 발판 삼아 잽싸게 뛰었다. 그리고 허공에서 한바퀴 원을 그리며 남자의 턱주가리를 그대로 발로 차버렸다. 속도와 무게감을 그대로 실은 타격이기 때문에 데미지가 큰지, 남자는 제대로 중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중심을 잡겠지만, 그런 여유 시간을 줄 생각 따위 전혀 없었다. 무게 중심을 아래로 잡고 휘청거리고 있는 남자의 발을 그대로 걸어 바닥으로 넘어뜨렸다.


“잠 좀 더 주무시고 계세요.”


남자가 다시 일어나기 전 난 팔꿈치에 체중을 실어, 그대로 남자의 얼굴을 그대로 찍어눌러버렸다.


머리에서 피가 조금 흘러나오는가 싶더니 남자는 그대로 기절했다. 남자가 세뇌를 당했다면 조금 심한 처사로 느껴질 순 있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 남자도 깨어나서 우리를 방해할 수도 있으니까 뭔가로 막아두면 좋을거 같은데.”


“이걸 쓰세요. 아저씨.”


맹연이 어디갔나 싶었더니 등 뒤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맹연의 손에는 어디에서 구해왔나 싶은 굵은 밧줄이 들려있었다.


“저기 관리사무실 안에서 들고 왔어요.”


“관리사무실을 들어갔다 왔다고? 아무도 없었어?”


관리사무실에 안에 누군가 매복하고 있을 걸 생각해서 최대한 조심하게 들어가려고 했건만, 맹연이 이미 들어갔다 왔다고 하니 뭔가 맥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누군가 있었던 흔적은 있는데, 지금은 아무도 없었어요. 게다가 쓰러진 사람조차 아무도 없던걸 보면 아마도 전부 어디론가 데려간거 같아요.”


“그렇구나. 알았어. 잠시만 기다려봐.”


난 맹연에게서 두꺼운 밧줄을 받아들고 아직 쓰러져 있는 이 남자의 상반신을 들춰서 끌어와 건물의 기둥에 기대게 했다. 그리고 절대 풀어지지 않게끔 매듭을 겹치고 겹쳐서 기둥에 대고 묶었고, 발로 버둥거릴 수도 없게끔 발은 발대로 따로 묶어버렸다.


“그러면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자. 이미 확인해봤다고 해도 혹시 모르니까 내가 먼저 들어갈게.”


맹연이 밧줄을 가지고 나오는 동안 그저 운이 좋게 누군가와 마주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에, 난 두 사람보다 한발 앞서서 관리사무실로 들어갔다.


불이 꺼져서 어두운 와중에 정말로 인기척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으스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난 입구쪽에서 가까운 벽을 더듬거리며 관리사무실의 불을 켜기 위해 집중했고 곧 전원 스위치를 찾았다.


전원 스위치를 누르자 사무실 전체가 밝아지면서 완전히 난장판이 되어버린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도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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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058. 광기의 놀이공원(5) +1 20.12.07 181 3 12쪽
59 057. 광기의 놀이공원(4) +1 20.12.06 185 3 12쪽
58 056. 광기의 놀이공원(3) +1 20.12.05 190 3 12쪽
» 055. 광기의 놀이공원(2) +1 20.12.04 187 2 11쪽
56 054. 광기의 놀이공원 +1 20.12.03 198 3 11쪽
55 053. 과거를 보는 남자 +1 20.12.02 207 2 11쪽
54 052. 다시 만난 그 녀석 +1 20.12.01 214 3 11쪽
53 051. 대장(2) +1 20.11.30 219 3 11쪽
52 050. 대장 +1 20.11.29 228 3 11쪽
51 049. 전화위복(轉禍爲福) +1 20.11.28 257 4 11쪽
50 048. 다가오는 그들 +1 20.11.27 243 5 11쪽
49 047. 위기일발 +1 20.11.26 261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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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042. 러시아 해외정보국 +1 20.11.21 342 5 12쪽
43 특별 작전 참모(캐릭터 외전) +1 20.11.20 339 5 10쪽
42 041. 케롤라인 +1 20.11.19 358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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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039. 한계돌파 +1 20.11.17 394 4 13쪽
39 038. 타임어택 +1 20.11.16 355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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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036. 천의 얼굴(4) +1 20.11.14 375 7 11쪽
36 035. 천의 얼굴(3) +1 20.11.13 380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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