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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키드 님의 서재입니다.

각성자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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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라이키드
작품등록일 :
2020.10.14 17:41
최근연재일 :
2021.01.09 06:00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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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502
추천수 :
743
글자수 :
491,358

작성
20.11.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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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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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038. 타임어택

DUMMY

“이 자식이..죽고 싶은거냐?”


나에게 총을 들이대고 있는 부하 조직원중 한명이 내 말이 꽤나 거슬렸는지 분개하면서 당장이라도 당장이라도 총을 쏠 것 같은 분위기가 되었다. 사람들을 구해내고 곧바로 도망을 가야 하나 궁리를 하고 있었는데 곧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잠자코 있어라. 감히 개 따위가 그분의 뜻을 거스르려 하는가?”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있는 남자가 눈 깜짝할 새에 총을 겨누며 분개했던 조직원의 바로 옆에 다가가 목덜미를 붙들었다.


“케..케헥!”


쥐는 힘이 어지간히도 강한 것인지 조직원은 풀어달라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아등바등 댈 뿐이었다.


“제가 잘 관리하겠습니다. 그쯤 하시죠.”


“주인의 뜻을 따르지 않는 개는 기를 가치가 없다. 그걸 잘 알고 있길 바란다.”


오토바이 헬멧은 총을 겨누던 조직원을 마치 물건 다루듯이 우당탕 던져버렸다. 다른 조직원 몇 명은 날아간 조직원의 상태가 괜찮나 살피는 듯 했다. 와인을 즐기고 있던 조직의 보스도 오토바이 헬멧을 쓴 남자에게 큰소리를 내지 못한 채 소극적인 태도로 그를 만류하는 정도에 그쳤다. 지금 눈에 보이는 관계로 보았을 때 저 오토바이 헬멧은 이 천의 조직에 소속된 자가 아니라 이 조직보다 더 상위에 있는 곳에 소속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짐작했다.


오토바이 남자는 시계를 확인하는가 싶더니 조직들중에서 가장 앞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부터 그분이 너와 이야기를 하시려고 한다. 허튼 수작은 부리지 않는게 좋을거다.”


헬멧을 쓰고 있는 남자는 소매품에 숨겨두고 있던건지 소형 리모컨을 꺼낸 다음 정면에 거대하게 자리 잡아 있는 대형 모니터를 향해 리모컨의 전원을 켰다. 그러자, 검은색이던 화면에서 갑자기 사람이 나타났다. 눈이 보이지 않는 불투명한 안경과 코까지 완벽하게 가린 의료용 마스크를 끼고 있는 인물이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연합군 여러분? 아. 군인은 아닐테니 연합군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할까요.


모니터 너머에 있는 인물은 이미 나를 포함해서 잡혀온 사람들의 정체를 간파하고 있는 듯 했다.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으니 충분히 가능성은 있는 이야기이겠지.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한 것 같습니다만,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은거죠?”


나는 최대한 상대측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정중한 어투를 유지했다. 물론 이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그냥 간단한 이야기랄까요. 여러분은 저와 제 동료들을 잡고 싶어하시는 것 같지만, 우리들의 대화가 제대로 진행된다면 굳이 저희를 잡으시겠다는 생각을 버리시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만 하면 저도 아량을 베풀어서 얌전히 여러분들을 풀어드릴 수 있구요.


말도 안되는 이야기였다. 아무리 어떤 선한 목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람을 납치하는 행위같은게 정당화될리 만무하다. 더군다나 저런 집단을 이끄는 사람의 의도가 선하다고 생각하기도 어려웠다.


“말장난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본론을 말해주시죠.”


-이런이런. 너무 신경이 곤두 서 있으신 것 같군요.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면 조금은 진정하시는게 좋지 않겠습니까?


저런 놈이 그 거대한 조직을 이끄는 수장이라고 하니 굉장히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었지만 그 실체는 모를 일이었다. 그저 본성을 숨기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 아니, 확신했다.


-사사로운 잡담은 싫어하시는 것 같으니 그러면 조금 더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도록 하죠. 맹화씨. 맹연씨. 미나모토 아야카씨.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재현씨. 한가지 제안할 게 있습니다.


저 거대 조직의 수장으로 추측되는 인물은 나를 포함한 우리 팀원들만을 특정해서 말했다. 그 말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각성자에게 볼일이 있다는 소리였다. 솔직히 저런 조직의 수장이 하는 제안이라고 해봐야 내 예상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었기 때문에 들어봤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뭡니까? 그 제안이라는거.”


내 생각과는 별개로 지금은 절대 저들을 자극해서는 안되는 입장이다. 무슨 개소리를 짓거리려고 하는지는 몰라도 일단은 들어주는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간단합니다. 저희쪽으로 들어오시죠. 단순히 국가에서 해주는 지원만 받고 살기에는 여러분들의 능력은 너무나도 아깝습니다. 저희는 여러분들의 가치를 각 나라의 정부들에 비해서 훨씬 잘 알고 있으며 의미있게 사용할 자신이 있습니다.


역시. 흔하다면 흔한 클리셰였다. 이렇게 앞에 장황한 서사를 깔아두고서 막상 본론을 따져보면 그들이 하는 말들은 다 정해져 있었다. 악당들은 다 똑같다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라니까.


“이미 우리는 국가에서 충분히 좋은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구요. 우리는 처음 만난 사이인데 우리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는 입에 발린 말로 회유당할만큼 저희가 바보로 보이는겁니까?”


이 말이 저들에게 그다지 좋게 들리지 않을거라는건 잘 안다. 그래도 그와는 별개로 하기 싫은 일이나 해서는 안되는 일에는 거스를 줄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반응도 대략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고.


-하하. 이거 좀 아쉬운데요. 괜한 말을 해서 밉보인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밉보인거고 뭐고. 애초부터 저는 당신들을 그다지 좋게 보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을 맘대로 납치나 해서 도대체 무슨 일을 벌이려고 하는겁니까?”


난 저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궁금증을 해소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고자 했다.


-으음. 지금 말해줘도 상관은 없지만 솔직히 이렇게 바로 이야기해주면 재미가 없을 것 같지 않습니까?


재미고 뭐고 난 당장 듣고 싶다고. 역시 바보는 아니라 이건가?


-이렇게 화면상으로만 이야기 하니 조금 와닿지 않는 감이 있군요. 그러면 이렇게 하도록 하죠. 여러분들이 직접 저와 만나서 이야기를 하면 어떻겠습니까?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어디 보자. 제가 여러분들에게 한가지 호의를 베풀도록 하겠습니다. 크라임?


화면속의 남자가 오토바이 헬맷남을 불렀다. 그러자 헬맷의 남자는 무언가 지시받은게 있는 듯 화면을 킬 때 썼던 리모컨과는 또다른 리모컨을 꺼내서 버튼을 눌렀다.


쨍그랑!


“이봐! 그건 누르면 안되잖아!”


천의 얼굴 조직의 보스가 마시던 와인잔을 떨어뜨리면서 다급하게 오토바이 헬맷남을 저지하려고 했지만 이미 늦어도 한참 늦은 후였다. 헬맷의 남자가 버튼을 누르고 나자 다른 팀원들을 결박하고 있는 잠금장치들이 모두 해제되었다. 그리고 헬맷의 남자가 자세를 잡고 무언가를 나에게 세게 던졌다.


“그걸로 저기 잡혀있는 여자를 풀어줘라.”


헬맷의 남자는 묶여있는 아야카를 가리켰다. 던진 물건을 확인해보니 아야카를 구속하고 있는 잠금장치를 풀 수 있을 것 같은 열쇠였다.


“이 자식 뭐하는거야!”


헬맷의 남자가 나에게 열쇠까지 던져주자 천의 조직의 조직원들의 총구는 나와 케롤라인에게서 오토바이 헬맷의 남자에게로 옮겨갔다. 헬맷의 남자는 그런 조직원들의 태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그저 묵묵하게 서 있을뿐이었다.


“아무리 박사님의 부하라지만 너무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것 아닙니까?”


천의 조직의 보스도 오토바이 헬맷의 남자가 한 행동이 너무 말도 안된다고 여겼는지 옆에 부하가 들고 있던 와인병을 그대로 깨부수고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하하. 독단적인 것은 아니죠. 크라임은 제 지시를 따랐을 뿐이니까요.


“저희를...버리시는겁니까?”


-버린다는 표현은 그다지 듣기 좋지 않군요. 지금까지 이해관계가 일치하여 여러분과 거래를 해왔지만 이제는 그 관계를 끊을 생각일뿐입니다.


“후회하실 겁니다. 제가 이대로 물러날거 같..”


촤악! 덩그덩..


천의 조직 보스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오토바이 헬맷의 남자가 어느새 그 보스의 앞으로 이동하여 아주 말끔하게 도끼로 목을 베어내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젠장! 쏴버려!”


보스가 죽어버리자 부하 조직원들의 명령 체계가 급격하게 무너졌다. 간부들의 일괄적인 지시를 통해 오토바이 헬맷의 남자에게 즉각적인 일발사격이 진행되었다. 사방에서 이루어지는 집중포화는 신체 재생 능력에서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는 박성태라고 할지라도 형체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화력이었다.


그러나 오토바이 남자에게는 단 한발의 총알도 맞지 않았다. 그의 몸을 아무런 저항감 없이 지나서 그대로 지나가는 탄알들은 조직원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피해를 입히는 양상을 만들었다.


“다들 숙여!”


나는 케롤라인을 바닥으로 숙이게 하면서 뒤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그리고 서둘러서 아야카가 묶여있는 각목쪽으로 다가가 아야카의 속박을 해제하려 했다.


“이런 개새끼들이!”


총격전에 참여하지 않은 조직원중 한명이 크게 대노하며 나에게 무차별적으로 칼을 휘둘렀다.


탕탕!


“끄에에엑!”


옆에서 권총을 다시 주워든 케롤라인이 더 이상 조직원이 난동을 피우지 못하도록 양 발목에 총알을 적중시켰고 그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나는 그런 조직원의 면상을 한번 걷어차 준 다음 아야카의 손발을 차례대로 풀어주기 시작했다.


“지금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이에요?”


“나도 몰라.”


아야카는 잠금장치를 풀고 있는 나에게 현재 상황에 대해서 물었지만 그건 나도 물어보고 싶은 말이었다. 같은 팀인줄 알았던 양측이 서로 대립을 하는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이야. 정말 귓가가 똑똑히 박히는 총격전이네요.


이상한 사람이었다. 인연을 끊는다 뭐다 하는 소리를 하긴 했지만 분명 자신의 명령을 듣는 하부조직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인데 저렇게 웃음이 나올만한 일인건가?


-크라임. 슬슬 빠져나오고 귀환하세요.


화면속의 남자의 명령에 헬맷의 남자는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곧바로 자리를 벗어났다. 언제봐도 정말로 빠른 속도였다. 분명 속도로 맞붙는다면 내가 확실히 밀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리고 국가의 연합체 여러분. 저를 만나러 오시는건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물론 제가 어디 있는지와 무슨 일을 하는지는 스스로의 힘으로 알아내시기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마지막으로 선물을 하나 드리죠.


탁!


천의 얼굴 조직의 보스에게서 박사라고 불렸던 화면의 남자가 손가락을 한번 튕겼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건가?


-이 아지트에 설치해놓았던 폭탄들을 작동시켰습니다. 제한시간 내에 빠져나가셔야 저를 만나러 오는데 지장이 없겠죠? 제가 드리는 마지막 선물입니다.


그렇게 자기 할 말만 하고서 화면은 꺼졌다. 폭탄이라고? 도저히 그런게 설치되어 있었다는 낌새는 느끼지 못했었는데. 내가 예상하지도 못한 소리에 당황하고 있는 사이에 이미 크라임이라고 불린 헬맷의 남자는 이 자리를 벗어난 상태였다. 아무래도 정말 큰일이 난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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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057. 광기의 놀이공원(4) +1 20.12.06 186 3 12쪽
58 056. 광기의 놀이공원(3) +1 20.12.05 191 3 12쪽
57 055. 광기의 놀이공원(2) +1 20.12.04 187 2 11쪽
56 054. 광기의 놀이공원 +1 20.12.03 198 3 11쪽
55 053. 과거를 보는 남자 +1 20.12.02 207 2 11쪽
54 052. 다시 만난 그 녀석 +1 20.12.01 215 3 11쪽
53 051. 대장(2) +1 20.11.30 219 3 11쪽
52 050. 대장 +1 20.11.29 229 3 11쪽
51 049. 전화위복(轉禍爲福) +1 20.11.28 257 4 11쪽
50 048. 다가오는 그들 +1 20.11.27 243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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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043. 조사결과 +2 20.11.22 330 5 13쪽
44 042. 러시아 해외정보국 +1 20.11.21 342 5 12쪽
43 특별 작전 참모(캐릭터 외전) +1 20.11.20 339 5 10쪽
42 041. 케롤라인 +1 20.11.19 358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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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039. 한계돌파 +1 20.11.17 395 4 13쪽
» 038. 타임어택 +1 20.11.16 356 5 11쪽
38 037. 천의 얼굴(5) +1 20.11.15 376 6 11쪽
37 036. 천의 얼굴(4) +1 20.11.14 376 7 11쪽
36 035. 천의 얼굴(3) +1 20.11.13 381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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