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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키드 님의 서재입니다.

각성자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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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라이키드
작품등록일 :
2020.10.14 17:41
최근연재일 :
2021.01.09 06:00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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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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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7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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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048. 다가오는 그들

DUMMY

“정말 이대로 탈출하지 않으셔도 괜찮겠습니까? 곧 공항 전체를 장악하기 위해서 테러리스트들이 주변에 숨어있는 직원들을 찾아내기 위해 탐색을 시작할겁니다. 적들은 전부 완전 무장한 상태라구요.”


공항 직원은 테러리스트들에게 맞서싸우겠다는 우리를 보고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는지 다시 한번 탈출을 권유했다. 확실히 우리는 이런 상황을 전문적으로 해결하는 특수부대 같은건 아니다. 하지만, 국가에서 직접 대대적으로 스카우트 할 정도의 각성자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미 이런 상황에 대해서 빠삭하게 알고 있을 전문가까지 있으니 케롤라인의 말대로 공항이 완전히 테러리스트들의 손아귀에 떨어지기 전에 막는게 더 좋겠다는 판단이 서게 되었다.


“아야카 언니. 지금 바로 전자기 펄스 능력을 사용해주세요. 이 공항 전체와 주변에 대해서 완전히 무력화할수 있도록요.”


“그렇게 하면 난 더 이상 능력으로 도와줄 수는 없을텐데. 괜찮을까?”


마지막에 괜찮겠냐는 말은 직접 테러리스트들을 몸으로 제압해야 하는 나에게 물어본 것일테지만 나야 상관없었다. 천의 얼굴 아지트에 쳐들어갈때도 지금과 똑같은 조건이었다. 오히려 인원수만 따지면 그쪽이 훨씬 많았다. 물론 천의 얼굴은 들은 악명에 비해서는 부하들은 굉장히 오합지졸인 수준이었고 능력을 쓸 수 있는 간부의 능력이 막강했다. 여러번 생각하는거지만 죽음의 순간에서 능력이 강화되는 극강의 운이 없었다면 난 이미 그 자리에서 죽었었다.


능력을 다루는 숙련도도 그렇고 전체적인 면에서 난 그 녀석에게 농락을 당하는 수준이었다. 탐색전 같은걸 하지 않고 나를 작정하고 죽일 각오로 덤벼들어왔다면 아무런 반격도 하지 못하고 죽었을 거다. 속도가 장기였던 내가 속도에서도 그를 압도하지 못했으니 수준차는 절망적이었다. 이미 그런 상황도 겪어본 입장으로서는 차라리 테러리스트들을 각개격파 하는 것이 훨씬 난이도가 쉬워보이는 수준이었다.


“그 점은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을거에요. 테러리스트들이 직접 지원을 부를 수 없게 해서 유예시간을 버는 편이 더 낫죠. 오히려 압도적인 화력으로 저들을 자극하는 수단을 골랐다가 이 공항채로 사람들을 날려버린다는 선택을 할 수도 있으니 각개격파를 하는 편이 더 낫죠.”


“알겠어요. 아. 이 능력을 쓰면 진짜로 전자기기는 완전 무용지물이 되니까 혹시를 대비해서 담당자분에게 우리를 도와주러 온다던 각성자가 여기로 올 수 있게끔 미리 연락해줄래?”


아야카는 우리도 전자기기를 쓸 수 없다는 점을 미리 언질하면서 우리는 미리 연락을 해둘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다. 맹화도 깜빡하고 있었다는 눈치로 다급하게 무전기를 꺼내들어 담당자에게 연락을 취했다. 어렴풋이 들은 담당자의 목소리는 그런 사건에 휘말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뉘앙스였지만 도망치라고 강요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저 테러리스트도 그 조직과 미연의 연관성이라도 있을 수도 있고.’


천의 얼굴 일당처럼 하부조직 행세를 하고 있을 수도 있고, 거래 관계에 있을 수도 있다. 큰 관련이 없더라도 뒤에서 암약하는 조직들끼리는 본인들도 자각하지 못한 연결고리가 있을 수도 있고 설령 아무런 관계가 없더라도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꽤 컸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어줍짢은 정의감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나 혼자만 살아간다는 선택지보다는 불가능한 선택지만 아니라면 조금 어렵더라도 후자를 선택하고 싶었다.


“끝났어요. 아야카 누나.”


“저도 혹시를 대비해서 상부에 언질만 해뒀어요.”


맹화가 무전을 끊고 곧바로 케롤라인도 곧바로 입을 열었다. 러시아 정부랑은 연관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지금은 따지지 않기로 했다. 이제 저 여자의 말은 반만 믿고 항상 의심할 것이다. 비록 악의는 없다고 해도 거짓말을 자주 하는 사람과 엮이고서 좋은 꼴로 끝나는 걸 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알겠어요. 그럼 시작할게요. 인체에 해는 없지만 혹시 모르니까 다들 좀 떨어져 계세요.”


아야카는 우리에게 미리 조심하라고 주의를 한 뒤 심호흡을 두어차례 했다. EMP. 전자기 펄스로 불리는 능력은 이미 맹연과 능력을 쓰는 당사자인 아야카에게도 설명을 들어서 전자기기를 무력화시키는 파동을 방출하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었다.


눈을 감고 제자리에서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 듯한 아야카. 인체에 피해가 없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처음 겪는 것이다보니 괜히 나한테도 피해가 올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언제든지 두 팔로 정면을 막을 수 있게끔 준비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감고 있던 아야카의 두 눈이 번쩍 뜨여졌다. 그러자, 어렴풋이 느껴졌다. 아야카의 체내에서부터 시작되어 전방위로 퍼져나가는 알 수 없는 에너지를. 아프지는 않았다. 신기하면서도 이질적인 감각이었을뿐이었고 미리 들었던대로 정말 사람에게는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


“끝났어요.”


공항 전역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치고는 상당히 빠른 시간안에 끝나버렸다. 나는 정말로 아야카의 능력이 확실하게 발휘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곧바로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보았다. 단순히 전화가 안되는 것을 넘어서 아예 화면이 켜지지를 않았다. 완전히 망가져버린 듯 했다. 이래서야 그냥 보기 좋은 얇은 벽돌과 다를 바가 없어진 셈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가 들고 왔던 다른 전자기기들을 살펴봤다. 핸드폰과 마찬가지로 전부 완전히 작동하지 않았다.


“설마 이제 이것들은 다 못 쓰는거야?”


“그렇죠. 복구 작업이 불가능한 건 아니겠지만 차라리 새로운 걸 마련하는 게 훨씬 더 쉽게 먹힐거에요.”


충분히 예상하고 있던 일이었지만 막상 상황이 닥치니 답답해도 이렇게 답답한 상황이 또 없었다. 21세기에서 전자 기기들을 비롯해서 여러 장비들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재앙이라고 하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실감할 수 있었다.


“잠깐만. 그러면 맹화나 맹연이 가지고 있는 정보 같은 것들은 괜찮은거야?”


“클라우드 같은 곳에 백업용으로 저장해두니 괜찮아요. EMP 공격을 대비해서 제작된 특수 장비들에도 정보들을 따로 저장해뒀구요. 노트북 정도는 다시 장만하면 그만이니까.”


노트북을 다시 장만하면 그만이라는 어투로 말하는 것도 스케일이 크지만 EMP 공격을 대비하는 장비가 있다는 것도 더 신기한데. 그런 장비는 정부 직속 요원들이나 가끔가다 쓰는걸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적이 있을 뿐이었는데 이렇게 직접 들으니 현실감이 굉장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손님 여러분. 이야기중에 끼어들어서 죄송합니다만 이렇게 여유롭게 이야기하고 계실 시간이 없습니다. 한시가 급하게 움직여야 해요.”


“저희를 버리고 그냥 도망가셔도 괜찮습니다.”


“이미 늦었다구요. 그리고, 그냥 무턱대고 움직이시는 것보다는 제 안내를 받으면서 움직이시는 편이 훨씬 움직이긴 편하실 겁니다. 제가 이 공항에서 일한 경력이 꽤 되니까요. 직원들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의 카드키도 제가 가지고 있어서 테러범들이 직원 카드키를 뺏어서 다른 구역까지 점거하고 있을 때 들어가기는 좋을겁니다.”


이 사람. 굉장히 담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이런 평범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테러범들을 만나면 반응이 어떨까? 놀라서 도망치거나, 도망도 치지 못할 정도로 무서움을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일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까도 말했듯이 난 이 공항 직원이 우리들을 버려두고 그대로 바깥으로 도망갔더라도 전혀 원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같이 도망가자고 권유받았을 때만 해도 굉장히 고마운 심정이었다.


그런데 굉장히 위험천만할수도 있는 이 일을 본인이 할 수 있는 역할까지 어필해가면서 도와주려는 저 자세가 난 신기하게만 느껴질 뿐이었다.


‘그래. 혼자 가다가 잡히는 것보단 우리와 같이 행동하는 편이 차라리 보호하기에 수월할지도 몰라.’


공항 직원의 말대로 이미 도망치기에는 늦은 상황이라면 억지로 도망치다가 그대로 붙잡혀버릴 확률도 높았다. 차라리 우리와 함께 행동하는 편이 더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 앞장 서겠습니다. 케롤라인. 어디의 테러범들을 먼저 제압하는게 좋을까요?”


“지금 시간쯤이면 이 직원분의 말씀대로 공항의 외곽지역을 탐색하는 팀들과 중앙쪽에서 인질들을 잡아놓고 관리하고 있는 식으로 인원이 나뉘어져 있을거에요. 지금 아야카씨의 전자기 펄스 능력이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본래라면 중앙쪽과 지속적인 교신을 해야하는 외곽부대들이 혼란을 틈타고 있겠죠. 저희는 이 기회를 잡아서 외곽의 인원들을 먼저 잡고 안으로 들어갈거에요.”


조금 설명이 길긴 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것인지는 대강 이해했다. 결국 이 작전을 실행할 수 있게 된 주요 계기도 다 아야카의 능력 덕분이라는거겠지. 정말 대단한 능력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제일 앞에 서서 먼저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고개만 쏙 내밀어서 양 옆을 살폈다. 다행히 복도를 비롯해서 저 길목 너머에서도 소리가 나는 것은 전혀 없었다. 혹시나 몰라서 뒤에 있는 케롤라인을 바라봤지만 고개를 저었다. 아직 테러범들이 이쪽까지 다다르지는 못한 듯 싶었다.


“일단 이쪽 길로 나가셔서 우측으로 꺾어서 걷다보면 비상통로가 있을겁니다. 그쪽을 통해서 공항 본관으로 이동할 수 있어요.”


“잠시만요. 다들 얼른 이쪽으로 들어가요.”


케롤라인은 아직 미처 옮겨지지 않은 짐들이 쌓인 탑 같은 곳을 가리키며 그 뒤로 숨으라고 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케롤라인의 지시대로 짐더미의 뒤에 숨었고 모두가 숨은 것을 확인한 케롤라인도 우리를 따라서 몸을 숨겼다.


몸을 숨긴지 30초 정도가 지나자, 작은 말소리와 함께 이곳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들이 보였다. 검은색 복면과 방탄조끼로 무장했으며 손에는 기관단총이 들려있는 2명의 테러리스트가 무언가 수다를 떨면서 걷고 있는 모습이었다.


제대로 들리지 않던 그 수다소리가 우리가 숨어있는 짐더미와 조금씩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서서히 들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왜 무전기랑 모든 통신 기기들이 먹통이 된거야?”


“몰라. 외부에서 무언가 공격을 했을수도 있다는데.”


“우리가 여기 습격하는 작전은 완전 비밀리에 진행된거 아니었어? 그래서 초기 투입 인원도 일부러 소수만 파견한거고. 이래서야 공항을 장악해도 본대를 제대로 부를 수가 없잖아.”


“걱정하지마. 대장이 데려온 녀석이 조금 시간이 걸리기는 해도 일시적으로 다시 전자기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하더라고. 우리는 그동안 맡은 순찰임무나 수행하면서 숨어있을 직원이나 다른 사람들을 잡아내면 된다는 말씀.”


“하긴. 야. 그런데 저런 커다란 짐더미 같은 곳 뒤에 사람 한두명쯤 숨어있을 것 같지 않냐? 크기로 봐서는 5명도 넘게 숨을 수 있을거 같은데.”


그 말을 한 테러리스트는 천천히 우리가 숨어있는 짐더미를 향해서 걸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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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060. 주체할 수 없는 분노 +1 20.12.09 18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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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057. 광기의 놀이공원(4) +1 20.12.06 185 3 12쪽
58 056. 광기의 놀이공원(3) +1 20.12.05 190 3 12쪽
57 055. 광기의 놀이공원(2) +1 20.12.04 186 2 11쪽
56 054. 광기의 놀이공원 +1 20.12.03 198 3 11쪽
55 053. 과거를 보는 남자 +1 20.12.02 207 2 11쪽
54 052. 다시 만난 그 녀석 +1 20.12.01 214 3 11쪽
53 051. 대장(2) +1 20.11.30 219 3 11쪽
52 050. 대장 +1 20.11.29 228 3 11쪽
51 049. 전화위복(轉禍爲福) +1 20.11.28 257 4 11쪽
» 048. 다가오는 그들 +1 20.11.27 243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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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043. 조사결과 +2 20.11.22 330 5 13쪽
44 042. 러시아 해외정보국 +1 20.11.21 341 5 12쪽
43 특별 작전 참모(캐릭터 외전) +1 20.11.20 339 5 10쪽
42 041. 케롤라인 +1 20.11.19 357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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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039. 한계돌파 +1 20.11.17 394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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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037. 천의 얼굴(5) +1 20.11.15 375 6 11쪽
37 036. 천의 얼굴(4) +1 20.11.14 375 7 11쪽
36 035. 천의 얼굴(3) +1 20.11.13 380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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