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라이키드 님의 서재입니다.

각성자 수난시대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라이키드
작품등록일 :
2020.10.14 17:41
최근연재일 :
2021.01.09 06:00
연재수 :
92 회
조회수 :
67,500
추천수 :
743
글자수 :
491,358

작성
20.12.01 00:01
조회
214
추천
3
글자
11쪽

052. 다시 만난 그 녀석

DUMMY

“너는...”


나와 테러리스트 대장 사이를 가로막는 남자. 그 자는 바로 오토바이 헬멧을 쓰는 박사의 수하로 활동하는 크라임이었다. 이 녀석이 왜 지금 여기에 있는거지?


“멈춰라. 박사님께서 이 자들을 보고 싶어하신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이 남자를 말이지.”


그 박사가 나를 보고 싶어한다고? 그때 했던 말은 그냥 장난으로 했던거 아니였어?


“비켜라. 나의 심기를 거슬리게 한 녀석을 그냥 보낼 수는 없다. 하물며 나를 따르는 녀석들을 상처입혔으니 어느 정도 풀어야 하지 않겠나?”


“그분의 말씀을 따르지 않을 생각인가.”


“난 그 녀석의 똘마니가 아니야. 누구랑은 다르게 말이지.”


크라임과 테러리스트 대장간의 실랑이가 이어졌다. 두 사람 다 쉽게 자신의 생각을 굽힐 생각은 없어보였고 당장이라도 충돌할 것만 같은 상태가 이어졌다. 바로 그때 테러리스트들과 같은 복장을 한 남자가 다급하게 이곳으로 달려왔다. 너무나도 대놓고 오는 움직임었기에 나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이목이 그자에게로 집중되었다.


“대장님! 큰일입니다! 의문의 세력으로 추정되는 자들이 저희들을 대대적으로 공격하고 있습니다! 국가 파견 세력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렇게 나오겠다는거냐?”


부하의 보고를 직접 전달받은 대장은 크라임을 보면서 명백한 전의를 불태웠다. 저들의 대화를 통해 추측해볼 때 아마도 한중일 연합이나 미국에서 자체적으로 보낸 전력외에 크라임을 따라 온 다른 전력들이 추가로 있는 듯 했다. 그러면서도 제대로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건 그 역시 크라임이 어느정도의 강함을 지니고 있는지 안다는 것일까?


“네놈이 무슨 행동을 하던지 그건 내 알 바가 아니지만, 그분의 말씀을 거스르지 마라. 너도 그분의 수혜를 충분히 입었을 것이다.”


“샌님 같은 녀석. 단물을 빨아먹었으면 자립할 때도 되지 않았나? 그렇게 계속 미치광이 옆에 붙어있어 봤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한번만 더 박사님을 미치광이라고 표현했다간 당장 사지를 찢어발겨주마.”


“정말 너 같은 별종은 태어나서 처음 보겠군. 어이.”


“네!”


대장에게 보고를 하러 왔던 테러리스트는 그에게 직접 호명되자 목청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며 반듯한 자세를 취했다.


“당장 남아있는 모든 동료들을 챙겨서 현장을 떠나라. 아마 저 녀석은 우리의 뒤를 쫓지는 않을 것이다.”


대장은 부하에게 지시를 내린 후 자신도 곧장 뒤돌아서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대장의 말에 크라임은 아무런 토를 달지 않았다. 그는 정말로 저 대장이란 인물을 쫓을 생각은 없는 듯 했다. 그렇다면 정말로 나 하나를 지키기 위해서 이곳까지 왔다는건가? 나에게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


“혹시나 해서 말하지만 저 녀석을 함부로 쫓을 생각은 하지마라. 당장에 목이 달아날테니까.”


크라임은 나에게 무심한 눈빛을 보내면서 함부로 행동하지 말라고 전했다. 헬멧을 쓰고 있어서 눈빛이 보이지 않지만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말투에서 느껴지는 느낌이 단순히 대화를 하기 싫다는 것을 넘어서 아무런 감정이 실려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리하게 쫓을 생각은 없어.”


“그러면 상관없다.”


“잠깐만.”


크라임은 나에게 할 말을 이미 다 전달했는지 그대로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 그리고 난 곧바로 사라지려는 크라임을 잠깐 불러세웠다. 막연한 이유가 있다기보단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 행동이었다.


“무슨 일이지?”


“도대체 그 박사라는 인물이 누구길래 나를 그렇게 만나고 싶어하는거야?”


크라임이 내가 만족할만한 대답을 해줄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 정도는 가지고 있었다.


“그건 알 필요 없다. 중요한 건 그분이 너를 만나고 싶어하는거고, 만나야만 한다는 것이다.”


역시 예상했던대로 크라임의 답변은 굉장히 형식적이었고 내가 알고 싶어하는 그 어떠한 것에도 제대로 된 해답이 되어주지 않았다.


“그거 하나만은 알아둬라. 너는 성장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지금으로썬 절대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지.”


“뭐?”


샤샥.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만을 남기고 크라임은 이전에 천의 얼굴 아지트에서 봤던 것처럼 마치 빛이 사라지는 것처럼 내 눈앞에서 사라졌다.


#


공항 테러 사건이 있고서 3일이란 시간이 흘렀다. EMP 능력에 의해 제 기능을 못하게 된 공항은 대대적으로 장비를 교체하는 작업에 들어간다고 했으며 남아있는 EMP 파동을 없애는 작업에도 착수한다고 들었다. 아야카는 그 소식을 듣고 자신 때문에 공항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되었다고 자책했지만 전혀 그럴 필요 없었다.


오히려 아야카가 능력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그 수많은 인질로 잡혔던 사람들이 목숨을 살리지도 못했을 것이고 공항은 훨씬 난장판이 되었을 것이 눈에 선했다.


미국 정부에서도 한중일 연합에게 큰 인명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도와준 것에 대해서 감사인사를 전했다고 하고, 한중일 연합은 작전 수행중 발생한 재산 피해에 대해서 일부를 부담해주는 것으로 좋게 이야기가 맺어진 것으로 들었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미국 워싱턴 주에 있는 한 병원이었다. 싸움이 끝나고 난 후 모두의 상태를 확인하니 케롤라인은 단지 의식을 잃은 것에 불과했지만 박성태의 상태는 정말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재생능력은 제대로 듣지를 않고 계속 피를 흘려가는 상황에서 통신기기를 사용할 수도 없는 통에 난 무리하게 내 능력을 써가며 속도를 높여 공항에서 최대한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EMP 능력의 영향이 닿지 않은 곳까지 달려서 급하게 구급차를 불러야 했다.


사경을 헤맸던 박성태였지만 다행히도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정신을 잃지 않았고, 치료가 간신히 늦지 않게 이루어져 겨우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아직 누워있었지만 다소 괜찮아진 모습을 보였다.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도우러 간 입장에서 그렇게 처참하게 밀릴거라고는..”


“성태씨 잘못이 아닌걸요 뭐. 그 자가 너무나도 강했던 겁니다.”


그 자는 여타 각성자들과는 조금 달랐다. 특별히 무슨 능력을 쓰는지 알 수가 없는 사람이었다. 불을 뿜는다던가 이상한 물질을 생성하는 이상현상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힘,속도,체력 등 인간이 지닌 신체능력은 전부 탈인간급이었다. 러시아에서 나를 습격했었던 괴한인 토마스 안드레와 유사했지만 그 녀석에 비해서 모든 능력이 압도적으로 뛰어났다는 점이 차이라면 차이였다.


“재현씨. 테러리스트들의 행방은 알아냈나요?”


원체 성실한 사람이라 그런지 자신이 직접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여도 어떻게든 일의 진척상황에 대해서 알고 싶어했다. 나쁘지 않은 자세라고 생각하지만 쉴 때는 좀 휴식에 전념했으면 좋겠다.


“병원에서 환자로 있을 때는 편하게 있으세요. 그건 다른 사람들이 충분히 알아봐주잖아요.”


“그렇기야 하겠지만..능력을 이 수준까지 끌어올린 이후로는 한번도 병원신세를 져본적이 없어서요. 조금 어색합니다.”


어색하다라. 난 내가 각성자 전담 처리본부에서 일한다고 한 그날, 한세진이 이끄는 조직의 조무래기들 하나 제대로 상대하지 못하고 총알을 맞아 병원에 갔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는 참 돈만 보고 겁도 없이 자신이 무적이라도 된 것 마냥 설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런 부분들이 개선되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난 여전히 약했고 그에 비해 의욕만 앞섰다. 박성태가 타이밍 좋게 도와주러 오지 않았다면 분을 이기지 못하고 그 남자에게 달려들었을 것이고, 보기 좋게 썰렸을 것이다. 난 그나마 상처를 재생해서 간신히 죽음까지는 가지 않았던 박성태와 달리 확실히 죽었을테지.


“재현씨?”


“아아.”


너무 혼자만의 망상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 조금 부정적인 생각들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최종적으로는 나를 포함한 모두가 살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우선은 지금에 집중하는 것이 좋으려나.


“그들에 대해서 조금 자세하게 조사를 해봤어요. 그런데 대부분 신원을 알 수 없는 인물들이 대부분이고 언제쯤 생긴 테러단체인지,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도 알 수가 없어요.”


병실의 문이 열리면서 맹화 맹연 남매와, 아야카가 들어왔다. 맹연은 박성태가 궁금해하던 테러리스트들의 동향과 정보에 대해서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딱 하나 알아낼 수 있는게 있었는데, 그들을 이끄는 리더격의 인물에 대한 정보에요.”


테러리스트의 리더라면 박성태를 이렇게 만들었고 나를 완전히 물 보듯이 봤던 그 백발 머리의 남자였다. 저 정보는 나도 좀 듣고 싶은데.


“그렇게 듣고 싶다는 눈빛 하지 않아도 어차피 말해드릴거니까 얌전히 있어봐요. 아저씨.”


맹연은 여전히 신기라도 있는 듯 눈빛만으로 나의 생각을 단번에 파악하고는 하려던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름 제럴드 케니언. 현재 나이 35세에 30살까지 미국 합동특수작전사령부 소속 제 1특전단 델타 작전 분견대, 통칭 델타 포스라고 불리는 특수부대의 일원이었던 그 자는 5년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그대로 잠적했어요. 여러 최고 기밀 사항을 다루는 특수부대를 제대로 된 절차도 탈퇴 절차도 밟지 않고 마음대로 나간 제럴드를 잡아들이기 위해 미국에서는 대대적인 수배령을 내렸지만 이제껏 그 누구도 그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해요.”


델타 포스라고? 단순히 대한민국 육군 병장을 만기 전역했을 뿐인 나로서는 정말로 까마득하게 느껴질 정도로 엄청난 곳에서 활동했었다는건 알 수 있었다. 밀리터리를 좋아하지 않는 나조차도 들어본 적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었으니까.


“혹시 제럴드라는 사람에 대해서 아는게 있어요?”

애들이 들어오고 조금 시간이 지나서 뒤따라 들어온 케롤라인을 향해 물어봤지만, 그녀는 고개를 내저을 뿐이었다. 러시아 정보국에서 활동하는 인물도 알아내기 어려운 정보인가.


“델타 포스는 미국에서 최고로 취급되는 특수부대이고 그런만큼 국가 최고 기밀 사항들도 다뤄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와 관련된 정보를 미국이 절대 허투루 관리할 리가 없겠죠?”


쉽게 말해 알아내려고 했어도 미국의 방해 탓에 알아내는게 힘들었다는 소리인가. 대충 무슨 소리인지는 알겠다.


“그러면 왜 그런 인물이 느닷없이 테러리스트가 되어있는가는 둘째 치고서라도, 왜 그 박사라는 사람과 아는 사이 같았지? 정말로 같은 편인건가?”


제럴드라고 하는 전직 델타 포스이자 테러리스트의 대장은 크라임과 꽤나 서스럼없이 대화를 나눴고, 크라임이 광적으로 따르는 박사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꽤나 알고있는 눈치였다.


지금 해볼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추론은 제럴드가 5년전 잠적한 이후로 그 박사와 접촉이 있었고, 그에게 도움을 받았었다는 정도였다. 그 뒤에 다른 문제는 조금 더 깊게 생각을 해봐야 할 듯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각성자 수난시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5 063. 기적의 치유사(3) +3 20.12.12 187 2 12쪽
64 062. 기적의 치유사(2) +1 20.12.11 183 2 12쪽
63 061. 기적의 치유사 +1 20.12.10 188 2 12쪽
62 060. 주체할 수 없는 분노 +1 20.12.09 184 1 12쪽
61 059. 이별 +1 20.12.08 178 3 11쪽
60 058. 광기의 놀이공원(5) +1 20.12.07 181 3 12쪽
59 057. 광기의 놀이공원(4) +1 20.12.06 186 3 12쪽
58 056. 광기의 놀이공원(3) +1 20.12.05 191 3 12쪽
57 055. 광기의 놀이공원(2) +1 20.12.04 187 2 11쪽
56 054. 광기의 놀이공원 +1 20.12.03 198 3 11쪽
55 053. 과거를 보는 남자 +1 20.12.02 207 2 11쪽
» 052. 다시 만난 그 녀석 +1 20.12.01 214 3 11쪽
53 051. 대장(2) +1 20.11.30 219 3 11쪽
52 050. 대장 +1 20.11.29 229 3 11쪽
51 049. 전화위복(轉禍爲福) +1 20.11.28 257 4 11쪽
50 048. 다가오는 그들 +1 20.11.27 243 5 11쪽
49 047. 위기일발 +1 20.11.26 261 5 12쪽
48 046. 왜 여기 있는데 +1 20.11.25 283 6 11쪽
47 045. 다음 행선지는 어디?(2) +1 20.11.24 282 4 11쪽
46 044. 다음 행선지는 어디? +2 20.11.23 315 5 12쪽
45 043. 조사결과 +2 20.11.22 330 5 13쪽
44 042. 러시아 해외정보국 +1 20.11.21 342 5 12쪽
43 특별 작전 참모(캐릭터 외전) +1 20.11.20 339 5 10쪽
42 041. 케롤라인 +1 20.11.19 358 5 12쪽
41 040. 탈출 +1 20.11.18 368 6 11쪽
40 039. 한계돌파 +1 20.11.17 395 4 13쪽
39 038. 타임어택 +1 20.11.16 355 5 11쪽
38 037. 천의 얼굴(5) +1 20.11.15 376 6 11쪽
37 036. 천의 얼굴(4) +1 20.11.14 375 7 11쪽
36 035. 천의 얼굴(3) +1 20.11.13 381 6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