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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키드 님의 서재입니다.

각성자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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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라이키드
작품등록일 :
2020.10.14 17:41
최근연재일 :
2021.01.09 06:00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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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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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3
글자수 :
49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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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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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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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2쪽

056. 광기의 놀이공원(3)

DUMMY

“일단 뭔가 단서가 될만한게 있는지를 좀 찾아봐야겠어. 너희들도 조금 살펴봐줄래?”


맹연의 말대로 이미 이곳 관리사무실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기 때문에, 지금 벌어진 사태에 대한 단서가 있는지 찾아보기로 했다. 그래도 완전히 긴장을 늦출 수는 없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뭐 때문에 이렇게 난장판을 만들어놓은거지? 찾아야 하는거라도 있었나?”


마치 깡패들이라도 왔다 간 것 마냥 완전히 난장판이 되어있었는데, 큰 실랑이라도 벌인걸수도 있다.


하지만 저렇게 미친 살인마들까지 대거 동원할 수 있을 정도의 단체가 놀이공원 관리자들을 제압하는데 큰 힘을 들였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핏자국 같은 것들이 없는걸 봐서 칼부림 같은게 있던거 같지는 않은데.”


막상 무언가를 찾으려고 해도 이런 난장판 속에서 무언가를 찾는다는게 굉장히 힘들었다. 그 어떤 것들도 중요한 단서처럼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재현이 형. 저것 좀 보세요.”


맹화가 손으로 무언가를 가리켰다. 그것은 바로 놀이공원 사무실에서 놀이공원 전역을 확인할 수 있는 감시카메라였다. 그 감시카메라에는 살인마들이 사람들이 무참히 도륙내는 참혹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는 중이었다.


“보지마.”


난 슬쩍 손을 들어서 맹화의 양 눈을 손바닥으로 가렸다. 맹화가 그 나이대와 비교해서 굉장히 의엿한 아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해도 저런 모습을 계속 보는 건 그것과 관계없이 충분히 힘든 일이었다. 어쩌면 사람들을 구하지 않고 지금 이렇게 사무실에 와 있는 것도 티는 내지 않지만 내가 도망쳤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저씨. 이런 걸 찾았어요.”


나와 맹화가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있을 와중에 맹연이 또 어디서 찾은건지 새로운 것을 들고 왔다. 그것은 무언가가 적혀있는 쪽지였다.


“어디보자. 읽어볼까?”


난 조금 구겨져 있는 쪽지를 책상에 대고 쫙쫙 펴서 안에 적혀 있는 내용을 확인해보았다.


<추신:지금 이 쪽찌를 발견했다면 당신이 원래 가지고 있던 쪽찌를 펼치세요.>


“내가 원래 가지고 있던 쪽지를 펼치라고?”


처음에는 무슨 소리를 하는건가 싶었지만 난 곧 이 쪽지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설마 이 쪽지를 말하는거야?”


나는 품 안 깊숙이 넣어두었던 작은 쪽지를 꺼냈다. 이것은 과거를 보고 미래를 예측해주었던 가면을 쓴 남자가 있던 천막에서 주웠었던 그 쪽지였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쪽지인줄 알고 읽지 않았었는데 이게 그렇게 중요했었다는건가? 그러면 그 가면의 남자도 이 말도 안되는 살인행각과 연관이 있는걸까? 그런 의문들과 함께 난 그 작은 쪽지를 펼쳐보았다.


그 쪽지안에는 붉은색으로 글씨가 쓰여져 있었다.


<당신과 같이 행동하는 인물중, 가장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죽습니다.>


가장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죽는다? 이건 또 무슨 공포영화 같은 멘트야. 가장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내가 지나가다가 우연히 마주친 사람을 말하는건가.


“뭐라고 쓰여있어요?”


“가장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죽는다는데. 그러면 얼굴도 잘 모르는 사람이 죽는거 아닌가?”


솔직히 그 죽을 사람이 누구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죽는다는 것이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내 눈앞에서 죽인다고 협박을 한다는거면 모르겠지만.


“형. 행동하는 사람중에서면 무조건 주변인물중에서만 말하는거 아니에요? 가령 저랑 연이, 아야카 누나라던가요.”


“뭐라고?”


자세히 읽어보니 가장 같이 행동하는 인물이라는 조건이 붙어있었다. 그렇다면 무조건 3명중에서 한명이 죽는다고 살인예고를 한건가?


‘그렇게 둘까보냐.’


내가 두 눈 뜨고 있는 이상 절대로 애들을 죽인다는 말을 간과할 수 없었다.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당장 아아캬가 있는 곳에 돌아가자.”


아직 이곳을 완전하게 다 찾아본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찾아본 바로는 괜한 헛걸음을 한 것 같았다. 더 이상 시간을 쏟을 가치가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이 쪽지를 읽고보니 혼자서 살인마들을 상대하고 있을 아야카가 걱정되었다. 제대로 된 정면승부로 아야카가 밀릴 리는 없겠지만, 혹시나 기습이라도 당하는 모습이 머릿속으로 그려지면서 불안감이 커지는 기분이었다.


“아니에요 아저씨. 저랑 오빠는 여기 있을테니까 혼자서 갔다오세요. 저희는 여기서 뭐가 더 있나 확인해볼게요.”


“맞아요. 이왕 온 김에 조금 더 찾아보는게 맞는거 같아요. 저희는 가봤자 큰 도움이 안되기도 하고.”


“그래도..”


맹화 맹연 남매 둘만 여기에 남겨두고 가기에는 쪽지에 있는 내용이 너무나도 걱정되었다. 애초에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이라니. 난 나름대로 세 명을 전부 동등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누구 멋대로 그딴 걸 정하는거야?


“저랑 연이도 제 몸 하나 정도는 지킬 수 있도록 훈련받은 적도 있거든요.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또다시 저희를 들쳐엎고 가시기도 힘들거구요.”


맹화의 말을 듣고보니 확실히 그렇긴 했다. 여기 올 때만 해도 여간 힘을 뺀게 아니었는데 다시 그렇게 움직일 경우 힘이 빠진 상태에서 여러 살인마들을 상대해야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었다.


‘결국 두 사람이 안전하길 최대한 바라는 수 밖에 없겠네.’


“알았어. 혹시 무슨 일 생기면 통신장치로 꼭 연락해야 돼. 알았지?”


“알겠어요. 재현이 형.”


“그럴게요. 아저씨.”


난 맹화와 맹연의 답변을 확실하게 전해들은 뒤 조금은 걱정을 덜고서 관리사무실을 뒤로했다.


“으어어어!”


관리사무실 밖으로 나오자 내가 기둥에 묶어두었던 또 한명의 놀이공원 직원이 정신이 들었는지 크게 발버둥을 치고 있는 중이었다. 혹시나 정신이 멀쩡한 상태였다면 풀어주고 갈 수도 있었겠지만, 나를 습격해서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저 직원과 마찬가지의 상태인 듯 해서 그냥 무시하고 지나갔다.


#


“뭐가 이렇게 많은거야.”


아까처럼 모든 살인마들을 무시하면서 지나갈까도 생각했지만 떨어져서 각개살인을 펼치던 살인마들이 조금 다른 방식을 펼치기 시작했다.


2~3명정도 되는 인원들끼리 뭉쳐다니면서 마치 인간 그물망을 펼치듯이 그 누구도 놀이공원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려는 작정인 것 같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래서야 내가 건물에서 건물 사이를 이동하는 기행을 펼치지 않는 이상 살인마들을 피해 움직이기란 불가능에 가까워진 셈이었다.


“어쩔 수 없네. 최소한으로 싸우면서 가는 수 밖에.”


난 쓰러져있는 여러 사람들 사이에 쓰러져 있는 기괴한 가면을 쓴 살인마를 발견했다. 케롤라인이나 아야카가 제압한건지, 도망치는 사람들이 나름 힘을 합쳐서 대항한건지는 몰라도 단순히 의식이 끊어진게 아니라 이미 숨이 멎은 듯 했다. 그리고 이 살인마는 여타 살인마들이 쓰는 무기들과는 조금 다른 무기를 사용한 듯 보였다.


쇠로 되어있는 길다란 몽둥이. 가장 위쪽에 타원으로 되어있는 구 모양에는 날카로운 가시들이 촘촘히 솟아있었고, 그 사이로 조금씩 피들이 묻어있는 것으로 보아 살인마가 이것으로 사람들을 무참히 때리고 다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 좀 사용해야겠네.”


괜히 시끄러워서 다른 주위의 살인마들을 전기톱보다는 이런 무기가 훨씬 사용하기 좋다. 게다가 전기톱처럼 사용하기 어렵지도 않다. 단순히 들고 휘두르기만 하면 된다는 간단명료한 무기니까.


살인마가 사람을 죽이던 무기로 같은 살인마들을 때려잡는다. 이거 생각해보니 아주 재밌는 발상이네.


#


“이렇게 계속 길목을 막아둘 필요가 있나?”


놀이공원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을 이어주는 통로. 매일매일 청소가 이루어져서 청결함을 유지하는 말끔한 그 장소가 지금은 완전히 난장판 그 자체였다. 널부러져 있는 수많은 시체들은 물론이고, 바닥에 퍼져있는 붉은 선혈들은 굉장히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바보야. 이렇게 막고 있어야 사람들이 빠져나가질 못하지.”


“그래도 난 쫓아가서 죽이는게 좋은데.”


길목을 막고 있는 사람중 토끼 가면을 쓰고 있는 사람이, 우왕좌왕 커다란 몸짓을 보였다. 커다란 몸집과는 굉장히 대비되는 우스꽝스럽고 기괴한 모습이었다.


“조용히 해. 그분의 명령을 거스르면 우리는 모두 모가지라고. 알아?”


“헤헤. 난 그런거 몰라. 그냥 닥치는 대로 죽여도 알아서 책임져주겠다고 하니까 한 거 뿐인걸.”


“아오. 내가 살인마 짓거리 하면서 너같은 별종은 정말 처음이다.”


토끼 가면을 쓴 남자 옆에 있는 악어 가면을 쓴 남자는 토끼 가면의 남자를 보고 못 말리겠다는 듯 안에 있는 얼굴 대신 가면을 손으로 쭉 쓸어내렸다.


터벅. 터벅.


“응? 이거 발걸음 소리 아니야?”


“바깥으로 나가려는 모양이군. 내가 뭐랬어. 여길 막고 있어야 한다고 했지?”


“그러게. 썰고 싶다. 헤헤.”


악어 가면의 남자는 자신의 말이 들어맞았다며 가슴을 펴고 자랑했고, 토끼 가면의 남자는 사람을 그런 것 따윈 상관 없다는 둥 그저 사람을 썰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그렇지만 두 사람은 모르고 있었다. 자신들을 향해 걸어오는 발걸음 소리가 재앙이라는 것을. 발걸음 소리의 주인공이 살인마들에 대한 무한한 증오심을 품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차가운 땅바닥에 뻗어버리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


#


“나름 피해서 간다고 가고 있는데 끝이 없네.”


나는 살인마중 한명에게서 탈취한 철퇴를 들고서 최대한 살인마들에게 덜 집중당할 수 있는 길목을 통해 다시 아야카와 케롤라인에게 돌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한명 한명씩 두고 보면 그렇게 제압하기 어렵지는 않은데 말이야.”


살인마들이라고 해봤자 말 그대로 사람을 죽이는 같은 사람일뿐이다. 사람을 죽이는데 거리낌이 없겠지만 오직 그뿐. 각성자들처럼 특수한 능력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특수한 훈련을 받은 자들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이때까지 상대했던 인물들 중에서는 상당히 쉬운 편에 속했다.


그럼에도 골치를 겪는 이유는 아무리 제압을 해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인원수와, 꽤나 죽이 잘 맞는 연계였다.


나름대로 내가 그들의 공격을 잘 피했다 싶으면 그것이 그들이 유도했던 대로여서 정말 목이 댕강 잘려나갈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위이이이잉!


다시금 내 앞을 가로막는 전기톱을 든 살인마 3명. 그들은 전부 보기에는 순해 보일만한 동물 가면을 써서 얼굴을 가리고 있었지만, 그 동물 가면에는 이미 피가 잔뜩 묻어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래. 끝장을 보자.”


누가 먼저다 할 것 없이 3명이 마치 한마음이 된 것처럼 동시에 나에게 달려들었다. 난 재빠르게 몸을 뒤로 옮기며 그것을 피했고, 3명이 휘두른 전기톱이 동시에 부딪히며 커다란 마찰음과 함께 날이 갈려나가기 시작했다.


난 그틈을 놓치지 않고 몸을 가속해 살인마들의 뒤를 점거했다. 난리가 난 전기톱들을 겨우 수습해 뒤늦게 뒤를 돌아보려고 했지만 난 이미 철퇴를 휘두른 후였다.


팍!


둔탁한 소리와 함께 철퇴가 가로로 휘둘러지며 살인마 3명의 머리통을 깨부쉈다. 살인마들이 쓰러짐과 동시에 미약한 엔진음을 내며 날이 상한 전기톱 3개가 뭉텅이로 땅에 충돌했다.


“휴. 끝이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난 다시 아까 우리가 있었던 광장으로 발을 들였다. 솔직히 케롤라인과 아야카가 아직도 이곳에 있을거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다만 이곳으로 오면 그 둘이 어디로 갔는지에 대한 행방을 알 수 있을지 모르겠단 생각만 어렴풋이 했을 뿐이었고, 찾지 못한다 해도 다른 곳으로 가면 될 뿐이라는 생각이었다.


“저게 뭐지?”


광장 중앙으로 들어서자 아까는 볼 수 없었던 커다란 십자판이 두 개 박혀있었다. 그리고 그 십자판에는 케롤라인과 아야카가 나란히 묶여있는 가운데, 족히 20명은 되어보이는 수의 살인마가 그 현장을 지키고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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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061. 기적의 치유사 +1 20.12.10 188 2 12쪽
62 060. 주체할 수 없는 분노 +1 20.12.09 184 1 12쪽
61 059. 이별 +1 20.12.08 178 3 11쪽
60 058. 광기의 놀이공원(5) +1 20.12.07 181 3 12쪽
59 057. 광기의 놀이공원(4) +1 20.12.06 185 3 12쪽
» 056. 광기의 놀이공원(3) +1 20.12.05 191 3 12쪽
57 055. 광기의 놀이공원(2) +1 20.12.04 187 2 11쪽
56 054. 광기의 놀이공원 +1 20.12.03 198 3 11쪽
55 053. 과거를 보는 남자 +1 20.12.02 207 2 11쪽
54 052. 다시 만난 그 녀석 +1 20.12.01 214 3 11쪽
53 051. 대장(2) +1 20.11.30 219 3 11쪽
52 050. 대장 +1 20.11.29 228 3 11쪽
51 049. 전화위복(轉禍爲福) +1 20.11.28 257 4 11쪽
50 048. 다가오는 그들 +1 20.11.27 243 5 11쪽
49 047. 위기일발 +1 20.11.26 261 5 12쪽
48 046. 왜 여기 있는데 +1 20.11.25 283 6 11쪽
47 045. 다음 행선지는 어디?(2) +1 20.11.24 282 4 11쪽
46 044. 다음 행선지는 어디? +2 20.11.23 315 5 12쪽
45 043. 조사결과 +2 20.11.22 330 5 13쪽
44 042. 러시아 해외정보국 +1 20.11.21 342 5 12쪽
43 특별 작전 참모(캐릭터 외전) +1 20.11.20 339 5 10쪽
42 041. 케롤라인 +1 20.11.19 358 5 12쪽
41 040. 탈출 +1 20.11.18 367 6 11쪽
40 039. 한계돌파 +1 20.11.17 394 4 13쪽
39 038. 타임어택 +1 20.11.16 355 5 11쪽
38 037. 천의 얼굴(5) +1 20.11.15 376 6 11쪽
37 036. 천의 얼굴(4) +1 20.11.14 375 7 11쪽
36 035. 천의 얼굴(3) +1 20.11.13 380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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