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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키드 님의 서재입니다.

각성자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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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라이키드
작품등록일 :
2020.10.14 17:41
최근연재일 :
2021.01.09 06:00
연재수 :
92 회
조회수 :
67,489
추천수 :
743
글자수 :
491,358

작성
20.11.21 00:07
조회
341
추천
5
글자
12쪽

042. 러시아 해외정보국

DUMMY

“아야카. 나갈 준비해. 가야 할 곳이 있어.”


맹화는 전화를 통해서 되도록 빨리 니콜라이 경감이 있는 경찰청으로 와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용건은 당연히 내가 맡겼었던 주사기와 약물의 조사 결과가 나왔으니 직접 와서 같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아야카는 당연히 같은 팀이고 내가 같이 가자고 했으니 따라오는게 당연한데 케롤라인은 왜 이리 당연하다는 듯이 따라오는거야?


“이미 같은 배를 탄 사이잖아요. 그렇게 불편해하지 말아요.”


단순히 정보를 공유하는 선에서 끝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깊게 관여할 줄은 몰랐다. 이건 당장 내가 괜찮고 안괜찮고를 떠나서 윗사람들에게 잘못 알려졌다가 괜히 악영향을 받는게 아닐까 걱정되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요 오빠. 저희가 끌어들인게 아니라 케롤라인씨가 자발적으로 따라오는거잖아요?”


“맞아요. 정 문제가 된다 싶으면 제가 알아서 빠질테니까요.”


아야카가 약간 옹호해주는 의견을 보이자 케롤라인은 이때다 싶어 능수능란하게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말을 돌렸다. 어차피 케롤라인이란 사람 자체를 싫어하는 건 아니었고 저렇게까지 말하니 거절하는 것이 더 이상했다.


“그러면 같이 가시죠.”


“잠깐만 차키 좀 줘보실래요?”


케롤라인은 나에게 차키를 요구했다. 순간 차를 훔쳐서 그대로 달아나려고 하는건가 생각했지만 이건 내 소유의 차가 아니라 상층부 측에서 빌려준 차이다. 기껏 훔쳐서 달아나봤자 한국을 포함한 세 개의 나라에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행위일텐데 그런 생각없는 행동을 할 정도로 미련한 인물은 아니었다.


나는 순순히 케롤라인에게 차키를 건네었고 케롤라인은 나에게서 차키를 받아들고 싱긋 미소지으며 먼저 숙소를 빠져나갔다. 곧바로 아야카와 함께 바깥으로 나가자 케롤라인은 이미 차에 타고 있는 중이었다. 그것도 운전석에. 대신 운전이라도 해주려는 생각인가?


“제가 운전에는 꽤나 자신이 있거든요. 운전하시면 피곤할테니까 제가 대신 해드릴게요.”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솔직히 아직도 조금 몸이 뻐근하기도 했고 가는 동안 편하게 쉴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겠다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기도 했다.


케롤라인을 완전히 믿을 수 없는 건 맞지만 마냥 경계해야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으니 이 정도는 맡겨도 괜찮을 것이다.


나는 조수석에 타고 아야카는 뒷자석에 탄 후 차가 출발했다. 경찰청까지 가는 동안 별다른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다. 차에 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난 잠에 들었기 때문이다.


#


내 몸을 뒤흔드는 감각에 난 무겁게 닫혀있던 눈꺼풀을 올려 눈을 떴다. 케롤라인은 이미 차에서 내린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아야카는 조수석 문을 열어 내 몸을 흔들며 깨우고 있는 중이었다.


“내가 너무 많이 잤네. 미안.”


“아니에요.”


몸을 조금 쉬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잠을 자긴 했지만 이렇게 누가 계속 흔들어야 겨우 일어날 정도로 깊게 잠들 줄은 몰랐다. 아마 러시아에 오고서 가장 편하게 잔 게 방금 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재현씨입니까?”


잠에서 깨고 차에서 내리자마자 우리가 내린 차 앞으로 경찰 제복을 입은 남자 2명이 걸어왔다. 이전에 봤었던 니콜라이 경감을 따르는 순경들은 아니었고 다른 사람들인 것으로 추측되었다.


“맞습니다.”


“소속 확인을 위한 증거물 제시를 부탁드립니다.”


“증거물?”


이 사람들이 단순한 신분증을 요구하는 건 아닐텐데. 설마 출국하기 전에 받았던 그 카드같은걸 말하는건가? 필요하지 않을거라 생각해서 가져오지 않았는데.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일단 들어가면 제 신분을 확인해 줄 사람이 있습니다.”


당장 맹화와 맹연이 이곳 경찰청에 협력했고 러시아의 정보국과 경찰도 한중일 연합에게 여러 도움을 받고 있었으니 담당자들도 우리를 몰라보진 않을 것이다. 그렇게 말하며 난 조용히 앞으로 나아가려 했지만 두 명의 경찰은 내 어깨를 탁 붙잡았다.


“죄송하지만 그걸 보여주시지 않으면 지나가실 수 없습니다. 경찰청 관계자 외에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으면 들이지 말라는 지시를 받은 상태입니다.”


“이런 신분증을 말씀하시는건 아니죠?”


아야카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서서 자신의 신분증을 꺼내보았지만 두 명의 경찰은 당연하게도 고개를 내저었다. 어쩌라는거지? 확 밀고 들어가 버릴지 일단은 침착하고 니콜라이 경감이나 맹 남매를 불러야 할지 고민에 빠진 그때였다.


“전 이런 사람인데요.”


케롤라인이 두 명의 러시아 경찰에게 무언가를 꺼내서 보여주었다. 무언가 대단한거라도 가지고 있는건가?


“음? 그냥 평범한 사립탐정인가요? 아니, 잠시만.”


케롤라인이 내민 것을 유심히 살펴보던 두 명의 경찰관중 한명이 뭔가 감이 잡히는게 있는지 눈을 크게 떴다.


“설마 그 케롤라인씨입니까?”


사립탐정 일은 그냥 소규모로 평범하게 운영하는건 줄 알았는데 경찰의 귀에까지 들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었나? 그 정도라면 아야카는 그렇다 쳐더 맹화 맹연 남매에게 소개해줬을 때 반응하지 않은 건 조금 이상한데. 궁금증이 도져서 나도 케롤라인이 내밀었던걸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았다.


‘이건 사립탐정 신분증이 아니잖아. 도대체 뭐지?’


케롤라인이 경찰들에게 내민건 사립탐정임을 증명하는 증이 아니었다. 알아듣지도 못하겠는 단어와 영어로 공동작성된 알 수 없는 신분증이었고 내용을 읽을 수는 없었지만 절대로 평범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문양을 보니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만..당신같은 분이 여기 있다는게 놀랍군요.”


“이곳도 엄연히 임무의 일환이니까요. 슬슬 비켜주실래요?”


“그래야죠. 실례했습니다.”


나로서는 알아듣지 못하는 본인들만의 대화가 펼쳐지고서 두 명의 경찰관은 양 옆으로 비켜서며 길을 터주었다. 괜히 사람을 부르는 수고는 덜었으니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겨우 케롤라인에 대해서 생각을 정리한 참이었는데 다시 머리가 복잡해지게 되었다.


“물어보고 싶은건 알아요. 이따가 설명해줄게요.”


케롤라인도 이미 그 점을 잘 인지하고 있는지 걸어들어가면서 이따가 설명해주겠다는 사항을 분명히 했다. 어차피 이미 한 배를 타기로 한 사이. 혹시라도 저 여자가 우리를 이용하려 하는 생각이면 나도 이용하면 그만이고 평범한 협력 관계라면 좋은 전력임은 분명했으니 더 이상 복잡하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맹화가 안내해준대로 경찰청 내부로 들어가서 실험실이 어디냐고 길을 물었고 조금씩 눈길을 받긴 했지만 바깥에서처럼 붙잡히는 일 없이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들어서기 전에 넓고 길게 뻗어있는 투명한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맹화 맹연 남매와 니콜라이 경감, 연구원들의 모습을 보고서 잘못 찾아온 것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앞에서 조금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나는 문을 열고 들어서며 니콜라이 경감을 비롯한 다른 연구원들에게 인사했다. 맹화는 우리들을 보고 반갑게 손을 흔들며 맞이해주었지만 맹연은 몇몇 연구원들과 같이 무언가에 열심히 열중하는 중이어서 우리와 인사를 할 겨를이 없었다.


“오랜만에 보니 반갑군요.”


직접적인 일에는 참여하지 않아 가장 여유로운 상태인 니콜라이 경감이 우리에게로 다가왔다. 그리고 비어있는 자리들로 앉는 것을 권유했다. 아야카와 케롤라인을 앉게 하고서 나도 가까이에 있는 의자를 하나 잡아끌어 앉았고 니콜라이 경감 역시 내 바로 앞으로 착석했다.


“결국 크라임이나 그 천의 얼굴의 간부는 아직도 단서가 없는겁니까?”


“곧바로 본론이군요. 간단하게 차라도 한잔 드시면서 편하게 하시죠.”


니콜라이 경감은 책상에 놓여져서 아직 따뜻한 김이 올라오는 홍차를 권했다. 하지만 차 같은걸 마실 기분이 아니었고 원래부터 좋아하지도 않았기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드시기 싫다면야 강요하지는 않겠습니다만. 일단 물어보신 것에 대해서라면 크라임이란 자는 켈 수 있는게 없습니다. 오토바이 헬맷을 쓴 남자라는게 한두명인것도 아니고 이름은 당연히 본명도 아닙니다. 게다가 실체를 들키지 않을 정도의 능력을 지닌 각성자. 그런 상대를 잡으라는건 러시아의 SVR과 미국의 CIA가 합동으로 작전 수행을 해도 힘들겁니다.”


“그러면 천의 얼굴 간부에 대해서는 알아낸게 있다는걸로 해석해도 되겠습니까?”


두 사람에 대한 조사가 전부 헛수고로 돌아갔다면 그렇게 묶어서 말하면 된다. 굳이 크라임에 대해서만 한정에서 말했다는 것은 그 간부에 대해서는 무언가 수확이 있었다는 소리였다.


“정보라면 정보랄까. 알아낸게 없지는 않습니다. 별로 도움이 안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괜찮습니다. 말씀해주시죠.”


천의 얼굴의 보스와 간부 1명이 완전히 사망하고 대부분의 조직원이 잡혀간 지금 그 남자는 박사라고 불리는 최종보스에게 닿기 위한 핵심인물중 한명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혹시나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사람을 마구잡이로 납치해서 팔아넘기는 조직에 몸담고 있던 그런 각성자를 마음대로 풀어놓는 것도 말이 되지 않았다. 내가 사는 나라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아야카도 그에게 공격당한적이 있는 만큼 나와 연관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잡을수만 있다면 반드시 잡을 것이다.


“그 자는 최근에 한번 신원이 말소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서 약 3년전부터 새로운 신분이 되었는데 그 이름은 블라디미르 레프입니다. 이 이름을 통한 대외적인 활동 내역은 당연히 없으며 만약 있었다고 하면 저희가 곧바로 추적할 수 있었을 겁니다.”


“신분을 또다시 위장하고 도망갔을 가능성은요?”


“뒤에서 계속 그들을 봐주던 그 조직의 힘을 빌렸다면 안될 것은 없겠죠. 그 크라임이라고 하는 남자의 선례나 그 조직 자체의 움직임이 유럽 각국에서 움직이는 것치고 너무 깔끔하거든요. 그러나, 그게 아니라면 힘들겁니다. 조직 자체가 괴멸한 마당에 본인 혼자서 그러기엔 부족한 것이 많겠죠.”


요컨대 니콜라이 경감은 아직 그 간부가 러시아를 뜬 건 아니고 러시아라는 나라 안에서 도망자 신세일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 역시 그가 벌써 외국으로 도망가버렸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가설은 그 간부 역시 다른 조직원들처럼 그 상위 조직에 의해서 제거당하는거겠네요.”


나와 니콜라이 경감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케롤라인이 직접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난 그다지 상관없었지만 니콜라이 경감은 다른 팀원들과는 다르게 처음 보는 케롤라인의 얼굴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가씨는 누구십니까? 남재현씨랑 같은 팀의 소속분은 아니신 것 같은데요.”


“제 소개를 안드렸네요.”


케롤라인은 품 안에서 아까 전 두 명의 경찰관에게 보여줬던 것을 니콜라이 경감에게 다시 한번 보여줬다. 니콜라이 경감은 미적지근한 태도로 그것을 응시하는가 싶더니 이내 조그마한 눈동자가 커다래지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다, 당신은!”


“정식으로 소개할게요. 저는 러시아 해외정보국 소속. 안겔리나 세르게예브나 엘레나입니다.”


“...네?”


너무 당황한 나머지 갈라진 목소리를 내고 말았다. 난 책상을 한번 탁 치면서 어서 자세한 설명을 이어나가라는 표정을 그녀에게 쏘아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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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063. 기적의 치유사(3) +3 20.12.12 186 2 12쪽
64 062. 기적의 치유사(2) +1 20.12.11 183 2 12쪽
63 061. 기적의 치유사 +1 20.12.10 188 2 12쪽
62 060. 주체할 수 없는 분노 +1 20.12.09 184 1 12쪽
61 059. 이별 +1 20.12.08 177 3 11쪽
60 058. 광기의 놀이공원(5) +1 20.12.07 181 3 12쪽
59 057. 광기의 놀이공원(4) +1 20.12.06 185 3 12쪽
58 056. 광기의 놀이공원(3) +1 20.12.05 190 3 12쪽
57 055. 광기의 놀이공원(2) +1 20.12.04 186 2 11쪽
56 054. 광기의 놀이공원 +1 20.12.03 198 3 11쪽
55 053. 과거를 보는 남자 +1 20.12.02 207 2 11쪽
54 052. 다시 만난 그 녀석 +1 20.12.01 214 3 11쪽
53 051. 대장(2) +1 20.11.30 219 3 11쪽
52 050. 대장 +1 20.11.29 228 3 11쪽
51 049. 전화위복(轉禍爲福) +1 20.11.28 257 4 11쪽
50 048. 다가오는 그들 +1 20.11.27 243 5 11쪽
49 047. 위기일발 +1 20.11.26 260 5 12쪽
48 046. 왜 여기 있는데 +1 20.11.25 283 6 11쪽
47 045. 다음 행선지는 어디?(2) +1 20.11.24 282 4 11쪽
46 044. 다음 행선지는 어디? +2 20.11.23 315 5 12쪽
45 043. 조사결과 +2 20.11.22 330 5 13쪽
» 042. 러시아 해외정보국 +1 20.11.21 342 5 12쪽
43 특별 작전 참모(캐릭터 외전) +1 20.11.20 339 5 10쪽
42 041. 케롤라인 +1 20.11.19 358 5 12쪽
41 040. 탈출 +1 20.11.18 367 6 11쪽
40 039. 한계돌파 +1 20.11.17 394 4 13쪽
39 038. 타임어택 +1 20.11.16 355 5 11쪽
38 037. 천의 얼굴(5) +1 20.11.15 376 6 11쪽
37 036. 천의 얼굴(4) +1 20.11.14 375 7 11쪽
36 035. 천의 얼굴(3) +1 20.11.13 380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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