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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키드 님의 서재입니다.

각성자 수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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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라이키드
작품등록일 :
2020.10.14 17:41
최근연재일 :
2021.01.09 06:00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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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503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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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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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8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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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049. 전화위복(轉禍爲福)

DUMMY

‘어떻게 하지? 바로 싸워야 하나?’


지금 당장 짐더미 밖으로 나가서 테러리스트들을 때려잡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에 휩싸였다. 난 밖으로 나가지 않고 그대로 대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케롤라인이 내가 나가려는 것으로 인지했는지 나가지 못하도록 옷덜미를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야. 영화를 겁나 많이 봤잖아. 누가 그런데 있겠냐. 이 골목 지나면 여러 특별실 같은거 있다던데 그런 곳에 숨어있겠지. 얼른 와 이놈아.”


“쳇. 알았어.”


짐더미 뒤를 뒤져보려고 하던 테러리스트는 동료의 말을 듣고 순순히 뒤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들이 뒤를 돌아본 것과 동시에 케롤라인이 나에게 무언가를 건넸다.


바로 권총이었다.


“이걸로 저들을 쏴서 한방에 제압할거에요. 총은 쏴본적 있어요?”


대한민국 남자라면 대부분은 총을 쏴본적은 있죠. 물론 이런 권총말고 k2요.


“권총은 한번도 쏴본 적이 없는데요.”


“총 자체는 쏴본 적이 있으니까 괜찮을거에요. 소음기라 들킬 염려는 크게 하지 않아도 되지만 곧바로 제압하는게 좋으니까 바로 머리를 노려요.”


권총을 처음 쏴보는 사람에게 막 쥐어주고서 단번에 헤드샷을 노리라고? 이 사람 양심이 있는건가. 물론 군대에 있을때는 나름 특등사수도 몇 번씩 따보긴 했었지만 그 이후로 총을 제대로 잡아본 적이 없다. 잘 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는데.


“아. 일단 빠르게 제압하기만 하면 되는거죠?”


“달려가서 주먹으로 제압한다는 생각은 포기하세요. 속도를 높여서 때리는 재현씨의 타격이 약하다고는 하지 않겠지만 상대방을 단번에 전투불능으로 만드는게 확실하게 보장되는 강도는 아니잖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주신대로 총을 사용할테니까. 제가 왼쪽을 맡을테니까 오른쪽을 맡으세요.”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말하니 케롤라인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짐더미에서 조금 몸을 내밀어 정확히 오른편에서 걸어가고 있는 테러리스트를 조준했다. 그리고 곧바로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털썩!


옆에서 듣고 있어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적은 소리의 총성과 함께 날아간 총알은 정확히 테러리스트의 머리를 관통했다. 대응할 틈도 없이 총에 직격당했기 때문에 비명소리 하나 내지 못하고 쓰러진 모습이었다. 아니 근데 이 여자. 총을 언제 쏜다는 언질 한번 정도는 해주면 좋잖아. 이렇게 갑자기 쏘면 내가 어떻게 쏘라는거야.


“뭐야! 총인가? 이 개자식들 어디에 있는거야!”


자신의 동료가 바로 옆에서 총을 맞고 사망한 어이없는 상황에 직면하자 테러리스트는 목청이 터져가 크게 소리치며 이리저리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케롤라인은 총열을 가다듬으며 나에게 불만스러운 눈초리를 보내왔다. 동시에 사격해서 두명 다 깔끔하게 잡을 수 있던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한 질책인거 같은데 난 억울하다.


“이대로 보낼 생각은 없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동시에 잡지는 못했지만 이대로 저 녀석을 다시 되돌아갈 수 있게 하는 짓만 하지 않는다면 되는거겠지.


“젠장! 당장 나오란 말이야!”


타다다다!


분을 이기지 못한 테러리스트는 허공을 향해 총을 무차별적으로 난사해대기 시작했다. 그 총알중 일부는 우리들의 몸을 지켜주고 있는 짐더미에 박히기도 했다. 이 이상 저 녀석을 그대로 뒀다간 계획이 완전히 틀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난 곧바로 짐더미 바깥으로 몸을 던졌다.


“거기구나!”


소리를 들은 테러리스트가 소리가 들린 방향을 향해 총을 난사해댔지만 그 총알들이 내 몸을 직격하는 일은 없었다. 짐더미 바깥으로 몸을 던질 때 난 한발 앞서서 조금 먼 발치를 향해 짐더미에 있는 물건중 하나를 집어던졌다. 테러리스트는 그 소리를 내가 튀어나왔다고 착각하고 제대로 틈을 보인 것이다.


“이 개자식!”


내가 테러리스에게로 발길을 옮기고 조금 지나서야 그는 나의 위치를 파악하고 총을 쏘는 방향을 바꾸려 했지만 난 이미 테러리스트에게 완전히 접근해서 그대로 머리통에 총을 겨눴다.


“잠깐만! 살려주면 내가 아는걸 다 말해줄..”


촉! 소음기의 소리와 함께 총이 발사되며 정확히 테러리스트의 목숨을 끊었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총알로 머리를 꿰뚫렸으니 혹시나 각성자였다고 해도 살아있을 가능성은 0에 수렴했다. 신체재생 능력자들중 거의 최고봉에 이른 박성태라도 이렇게 가까이서 머리에 총을 맞으면 재생한다는건 힘들지 않을까 싶었다.


“왜 이리 스릴 넘치는 걸 좋아하시는지 모르겠네요.”


테러리스트를 완전히 끝장낸 나에게 다가오며 케롤라인이 말을 건넸다. 애들도 케롤라인의 뒤를 따르며 쓰러진 테러리스트 두 명의 모습을 살피고 있는 중이었다.


“스릴이 넘친게 아니라 타이밍을 못 맞춘 겁니다. 신체를 가속할 수 있는거지 반응 자체가 빨라지는 능력이 아니니까요.”


차라리 나에게 들키지 않게 다가가서 두 사람을 동시에 처리하라는 식으로 말을 했다면 그 편이 더 수월했을지도 모르겠다. 간파당했다면 완전히 위기상황에 몰리긴 했겠지만.


“무장 상태를 보니 국제적으로 수배된 테러단체들과는 조금 다른 곳인 것 같아요. 보통 이런 단체들은 나름 부하들간의 통일성을 중요시해서 총기류를 보면 비슷한 종류를 쓰기 마련인데 생산국가부터 분류되는 총기 종류까지 전부 달라요.”


“그냥 각자의 개성을 중요시하는 새로운 테러단체인가보죠.”


“보통 테러단체들은 본인들이 내세우는 활동목적이나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어요. 잘못된 사상과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만 이유없이 움직이는 인형들은 아니란 말이죠. 미국이란 나라가 경제 대국인만큼 그들을 위시하고 안좋게 보는 국가나 집단은 있을 수 밖에 없지만 그들은 전부 소규모로 활동하고 자신들의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해요. 이렇게 대놓고 테러를 감행했다는 건 이 테러 단체가 감히 저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거나, 뒤에서 도와주는 조력자가 있다는 말이겠죠.”


“조력자라면...그 박사라는 사람 말인가요?”


유럽의 여러 국가들에 다양한 사건들을 일으키고, 천의 얼굴이란 조직을 이용해서 사람들을 납치했으며, 맹연도 밝혀내지 못한 의문의 약물을 만들어낸 인물. 수수께끼에 싸인 인물로서 최종적으로 한중일 연합이 무너뜨려야 할 조직의 수장으로 생각되는 자. 그 박사가 이 테러리스트들과도 연관이 되어있는걸까?


“아직 확실한 건 없어요. 지금까지의 경험상으로 미뤄봤을 때의 추측일 뿐이에요.”


“그래도 상관없어요. 어차피 뒤편에 그 박사라는 사람이 있다는걸 알았어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으니까.”


박사라는 인물이 뒤에서 암약하고 있다는 건 이미 전부터 알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만약 정말로 박사가 이 테러 단체와 얽혀있는 관계라고 해도 그 자가 이 테러리스트들을 천의 얼굴처럼 이용하고 버릴 작정이라면 건질 수 있는 연결고리는 거의 없다고 보는 편이 좋았다.


“다른 테러리스트들에게 들키지는 않았을까요?”


아야카가 조금 걱정스러운 눈치로 물어보았다. 안들켰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소음기를 끼우지 않고 연발된 총소리는 절대 작다고 볼 수준이 아니었다. 조금 거리적으로 멀었다고 해도 들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이 특별동은 본 공항쪽과는 거리적으로도 꽤 떨어져 있고 심한 소음을 방지하기 위해 중간중간 방음처리를 위한 장치들이 되어 있기 때문에 새어나가진 않았을겁니다.”


“물론 여전히 조심해야 하는건 마찬가지죠. 오히려 이 두 명을 성공적으로 잡았기 때문에 돌아오지 않는 이 두 사람을 찾기 위해 추가로 인원들이 파견될 수 있어요. 그들까지 완전히 제압해가면서 본 공항쪽으로 진입해야 해요.”


“알겠습니다. 최대한 도와드려보죠.”


#


양상은 케롤라인의 예상대로 흘러갔다. 전자기기가 완전히 망가져 작동하지 않는데다가 본인들이 보낸 인원이 돌아오지 않으니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테러리스트들은 조금씩 사라진 동료들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 새로운 인력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럴때마다 적당한 장소에 매복해서 쳐들어오는 테러리스트들을 처리해나가며 점점 본 공항쪽으로 들어갔지만 속도가 꽤나 더디게 느껴졌다. 이런 느린 속도로 갔다가는 아까 맨 처음 만났던 테러리스트들이 말했던 전자기기를 고치는 수단이 실행되는 것이 아닐까 걱정스러운 마음도 들기 시작했다.


“재현씨. 지금 한눈 팔 여유가 없어요.”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나의 어깨를 케롤라인이 흔들었다.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오며 힐끔힐끔 바깥을 직시했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곳은 특별동에서 본 공항으로 들어서는 연결 구획이다. 이곳에는 이전까지와는 다르게 10명이나 되는 인원이 배치되어 있었다.


이제까지 우리가 처리한 테러리스트들이 10명 정도 되고 이곳에 10명 정도 있으니 저 반대쪽들에는 아직 30명정도 되는 테러리스트들이 더 있다는거구나. 50명도 공항 직원이 말한 최소값이라고 생각하면 더욱 많을 것도 생각을 해봐야 하는 수준이겠고.


“이번엔 기습을 해봤자 통하지 않을거 같은데요.”


내 의문사항에 케롤라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 정도 인원수면 운좋게 반절을 미리 쓰러뜨리고 시작해도 우리가 밀리는 형태로 총격전을 시작해야 하니까요. 저분들이 총을 잘 쏠거라고 기대하기는 어렵구요.”


혹시나 하는 상황을 대비해서 아야카와 맹화 맹연 남매, 공항 직원도 테러리스트들에게서 탈취한 총으로 무장하고 있기는 했다. 그러나 상대는 총과는 꽤나 친숙하게 지냈을 테러리스트들이고 우리는 나와 케롤라인 그리고 공항 직원을 뺀 애들은 총이 뭔지는 알고 있어도 직접 접하고 사용하는건 처음일 것이다. 직접적인 총격전으로 들어가면 당연히 우리가 불리해진다.


“다행히 이게 하나 있기는 하네요.”


케롤라인이 나에게 내민 것은 파편 수류탄이었다. 군대에서도 딱 한번밖에 안던져본 물건이고 심지어 군대에서 던져봤던 수류탄은 이 종류도 아니었다. 훈련에 사용하기 위해 만약을 대비해서 훨씬 위력을 낮췄던 수류탄이었었다. 지금 내가 받아든 수류탄은 그때 사용했던 수류탄과는 외관을 비롯해서 그 묵직함까지 차원이 다른 수준이었다.


“이 수류탄으로 최대한 피해를 입히고 싸우는 편이 좋겠다는거죠?”


“좋겠다기보다는 그래야하겠죠. 안그러면 우리가 저들을 뚫고나갈 가능성은 없으니까요. 운좋게 재현씨만 지나갈수는 있다고 쳐도 남은 사람들이 위험하겠죠.”


장난이더라도 그런 말은 하지 않아줬으면 한다. 여기서 팀원들을 버린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지는 건 아무것도 없고 팀의 리더인 이상 쉽게 팀원들을 버릴 생각도 없다. 난 묵직함이 느껴지는 수류탄을 손에 꽉 쥐고서 대기하고 있는 테러리스트들을 노려보았다.


엄폐물에 숨어서 슬며시 수류탄의 안전핀을 해제한 나는 고민할 것도 없이 엄폐물 저 너머에 있는 테러리스트들을 향해 수류탄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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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059. 이별 +1 20.12.08 178 3 11쪽
60 058. 광기의 놀이공원(5) +1 20.12.07 181 3 12쪽
59 057. 광기의 놀이공원(4) +1 20.12.06 186 3 12쪽
58 056. 광기의 놀이공원(3) +1 20.12.05 191 3 12쪽
57 055. 광기의 놀이공원(2) +1 20.12.04 187 2 11쪽
56 054. 광기의 놀이공원 +1 20.12.03 198 3 11쪽
55 053. 과거를 보는 남자 +1 20.12.02 207 2 11쪽
54 052. 다시 만난 그 녀석 +1 20.12.01 215 3 11쪽
53 051. 대장(2) +1 20.11.30 219 3 11쪽
52 050. 대장 +1 20.11.29 229 3 11쪽
» 049. 전화위복(轉禍爲福) +1 20.11.28 258 4 11쪽
50 048. 다가오는 그들 +1 20.11.27 243 5 11쪽
49 047. 위기일발 +1 20.11.26 261 5 12쪽
48 046. 왜 여기 있는데 +1 20.11.25 283 6 11쪽
47 045. 다음 행선지는 어디?(2) +1 20.11.24 282 4 11쪽
46 044. 다음 행선지는 어디? +2 20.11.23 315 5 12쪽
45 043. 조사결과 +2 20.11.22 330 5 13쪽
44 042. 러시아 해외정보국 +1 20.11.21 342 5 12쪽
43 특별 작전 참모(캐릭터 외전) +1 20.11.20 339 5 10쪽
42 041. 케롤라인 +1 20.11.19 358 5 12쪽
41 040. 탈출 +1 20.11.18 368 6 11쪽
40 039. 한계돌파 +1 20.11.17 395 4 13쪽
39 038. 타임어택 +1 20.11.16 356 5 11쪽
38 037. 천의 얼굴(5) +1 20.11.15 376 6 11쪽
37 036. 천의 얼굴(4) +1 20.11.14 376 7 11쪽
36 035. 천의 얼굴(3) +1 20.11.13 381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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