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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호의 서재입니다.

오피스 108

웹소설 > 일반연재 > 일반소설, 중·단편

완결

설호(雪虎)
작품등록일 :
2019.10.25 20:57
최근연재일 :
2020.06.06 00:19
연재수 :
109 회
조회수 :
38,820
추천수 :
1,022
글자수 :
254,932

작성
20.02.17 18:31
조회
332
추천
13
글자
5쪽

51. 빛바랜 영전(榮轉)

DUMMY

비록 겉으로 내색하진 않았지만 마치 뭔가 빼앗긴 것 같은 기분은 여전히 지울 수가 없다. 바쁘게 살다 보면 괜찮아지겠거니 했던 아쉬움은 보름이 지난 지금까지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팀 내에 이상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여당 빼고 야당만 갑시다.”


어느 틈엔가 팀원들 사이가 두 개의 파벌로 갈라져 있었다. 손팀장과 수상자들은 여당이고 여당은 나머지 팀원들이다 보니 죄 없는 조과정과 선미 그리고 차도한은 팀 회식이 아니면 팀원들끼리 모이는 자리엔 끼어들지 못하게 된 것이다.


“사실 요즘 너무 힘들어요. 팀 분위기도 전 같지 않고.”

“신경 쓰지 마요. 선미씨 잘못이 아니잖아요?”

“그렇긴 한데 회사 오는 게 점점 싫어져요.”


그런데 당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왜 제 3자들이 저러는 걸까? 겉으론 말이 안 된다며 분개했지만 어쩌면 자신들이 선정되지 못한 시샘의 간접적인 표출일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을 대신할 핑계거리가 필요했을 것이다.


“아무튼 진짜 너무해.”


물론 손팀장도 팀내 이런 분위기를 모르지 않았고 저러다 그만 두겠지 하고 애써 외면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상자들은 하루하루가 바늘방석이었고 여간해선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모른 척하고 감정을 억제해왔던 손팀장이 결국 그동안 참았던 속내를 꺼내고 말았다.


“요즘에 지난번 공로자 선정 건으로 불만이 있는 것 같은데 분명히 말하지만 거기에 어떤 사심도 개입되지 않았어. 수상자들 모두 철저한 기준에 의해 선정됐고 이제부터 그 얘기를 하려고 해. 조과장은 사원 때부터 온갖 허드렛일을 해왔고 선미씨는 사원 때부터 지금까지 서무 일까지 자처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선정한 거야. 다만 차도한씨는 신입사원들 사기 진작을 위해 선정했으니까 더 이상 거론하지 않도록 해.”


차라리 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변명에 가까운 손팀장의 해명은 팀원들의 신뢰를 얻기는 커녕 불신만 가중시키고 말았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 이상한 소문이 들리기 시작했다. 아직 인사철이 되려면 한 달 넘게 남았는데 구조조정이 있을 거란 소문이 도는 것이다.


“누가 그런 소문을 냈는지 모르겠는데 여기선 검토 한 적 없어. 설령 그렇다고 해도 넌 모른 척해야 돼.”


인사팀장 정선배의 말을 들어보니 낭설이 분명하지만 뒤이은 다짐이 있는 것을 `뭔가 있기는 한 것 같다. 예상치 못했던 소문 때문인가? 여야로 갈라졌던 팀원들도 소문의 진위에 대해 관심을 보이면서 서로 간에 닫혀있던 장벽도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이러던 차에 공장과 자주 통화를 하는 임대리의 한마디가 또 다른 의혹을 갖게 한다.


“정도씨. 소식 들었어요?”

“무슨 소식이요?”

“방금 공장에 있는 음대리하고 통화했는데 인사이동이 있을 것 같대요.”

“아, 그것 저도 들었는데 그냥 낭설이래요.”

“하지만 공장 간부들 사이에서도 거론된다는 것을 보면 분명 뭔가 있을 거예요.”


갑자기 웬 인사이동? 비정기 인사는 팀장급 중 결원이 생겼거나 지난번 고과장처럼 문책성 인사 때나 있을 일이다. 대체 누구일까? 아니면 그냥 뜬소문으로 끝날 것인가? 비정기 인사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 모두가 초미의 관심을 보이는 사이 임대리 말대로 본사에서도 거의 기정사실로 굳어져갔다. 그러던 어느 날, 모두의 눈을 의심케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게 뭐야?”


며칠 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고 그 대상이 뜻밖에도 손팀장인 것이다. 협력사 임원으로의 영전(榮轉), 임원 발령은 군인이 별을 다는 것처럼 직장인에겐 꿈같은 일이고 당연히 축하받을 일이지만 손팀장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팀장님 축하드립니다.”

“그래. 고마워. 다 여러분들이 도와준 덕이지. 뭐. 모두 열심히 해, 그동안 모두 고마웠어.”


언젠가 인사팀장 정선배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청육에선 과오를 저지르면 절대 용서가 없다는 것, 만약 지난번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았다면 앞날이 보장됐을 손팀장이다. 그러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대가론 너무나 가혹하고 초라한 뒷모습만 남길 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44 mu******
    작성일
    20.06.07 16:41
    No. 1

    아니.. 무슨 글이 이리도 캐릭터에 대한 진정성이 없나요?
    7억을 포기하고 프로젝트를 진행시킨 사람이 그깟 인건비 비율에 따른 로비에 흔들린다?
    그것도 고과장과 2명이서 받아먹었다면 더 적었을 금액일텐데....
    세상일 사람 마음이 한결같지 못하다고하나 시간차가 없는 것도 아니고
    며칠만에 뒷돈 받아먹으며 흔들린다? 그것도 앞서 상사가 오랜시간 리베이트 쳐먹다
    짤린걸 보면서...?? 작가분이 사람의 성향을 너무 가볍게 보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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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70. 고래싸움 20.04.13 266 7 7쪽
69 69. 여인천하 20.04.10 267 7 4쪽
68 68. 도장 찍기 20.04.08 283 7 5쪽
67 67. 갑돌이와 갑순이 20.04.08 254 6 4쪽
66 66. 은(銀)수저 20.04.08 251 7 5쪽
65 65. 긴장 속의 만남 20.04.08 240 8 4쪽
64 64. 빗나간 카더라 20.04.08 249 8 4쪽
63 63. 드러난 야심 20.03.16 274 8 5쪽
62 62. 남은 자들의 전쟁 20.03.15 279 8 4쪽
61 61. 뒤늦은 보상 20.03.11 290 8 6쪽
60 60. 존재감 20.03.09 278 8 6쪽
59 59. 목격자 20.03.06 278 8 8쪽
58 58. 낯선 느낌 20.03.04 284 9 5쪽
57 57. 양지와 음지 20.03.02 291 9 4쪽
56 56. 양들의 분노 20.02.29 293 8 8쪽
55 55. 빙하기 20.02.26 303 9 4쪽
54 54. 야누스 20.02.25 313 10 5쪽
53 53. 뉴 페이스 20.02.25 300 8 4쪽
52 52. 괘씸죄 20.02.18 325 9 4쪽
» 51. 빛바랜 영전(榮轉) +1 20.02.17 333 13 5쪽
50 50. 논공행상(論功行賞) 20.02.14 322 8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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