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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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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5,792
추천수 :
1,457
글자수 :
2,061,634

작성
24.03.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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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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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388. 일주일 전으로

DUMMY

「중성시대」의 창고에 도착해 보니, 다행히도 아직 사건이 벌어지기 전이었다.


“동작 그만! 다치기 전에 멈춰.”


난 넘어져 있는 충식의 앞으로 달려가, 그대로 괴한들을 막아섰다. 갑작스런 등장에 조금 당황한 듯한 괴한들의 움직임. 이 부분은 예전과 다를 것이 없었다.


“누구의 사주를 받고 온 건지 다 알고 있어. 그러니까 좋은 말로 할 때 물러서.”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일단 경고 정도는 해줬다. 하지만,


“제거해.”


역시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달려드는 괴한들. 아무래도 예전처럼 크게 한 번 혼을 내줘야 정신을 차릴 것 같았다.

난 내게로 덤벼드는 괴한들의 콧잔등을 살짝, 아주 살짝만 눌러줬다. 그러자,


“으아아아악!!!”

“크허허허억!!!”


너무나 영광스러운 모양인지, 얼굴을 부여잡고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지는 사람들. 그 모습에 다른 괴한들은 살짝 나와의 거리를 벌렸다.


“왜? 더 안 덤벼? 난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그들을 향해 도발을 걸어보았지만, 날 뚫어지게 쳐다만 볼 뿐, 결코 무모하게 덤비거나 나를 자극할만한 서툰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현명하네.”

“우린 저 사람만 데리고 가면 됩니다. 굳이 이렇게 끼어들 이유는 없을 텐데요. 부자 도련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전 나에게 거짓말만 늘어놓았던 바로 그 괴한이었다.


“미안하지만, 이 사람은 내 계획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사람이거든.”

“...일대종사의 사람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괴한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그럼 너희는 일대종사의 사람이 아닌 모양이네?”


난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오히려 그들에게 되물었다. 내 기억의 그들은 바락바락 일대종사의 사람이라고 우겼었으니까.


“다, 당연히 우린 일대종사의...”

“또! 또! 또! 그냥 입만 열면 거짓말을! 남수가 보낸 거잖아! 남수가!”


그의 거짓말에 짜증이 밀려와 버린 난, 그대로 내 감정을 남자에게 던져버렸다. 내 입에서 남수라는 이름이 나온 것에 크게 당황한 괴한. 그 이름에 당황한 건 비단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지금 남수라고 그랬어? 그 국방부 장관? 여희의 동생?”


충식의 동공에도 지진이 일어났다. 마치 뜻밖의 이름을 들은 것처럼.


“그 인간이 왜? 권력에서 동떨어진 그 인간이 왜?”


그가 이렇게 반응하는 것이 당연했다. 남수의 정치적 입지는 그 어떤 장군들보다 낮은 상태. 본인이 아닌 주변인의 시선으로 볼 때, 남수의 이런 상황은 본인이 자처한 것으로 보일 게 분명했다. 세상에 장군들보다 정치적 입지가 낮은 국방부 장관은 없을 테니까.


“이런저런 사정이 있는 거겠지요.”


난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책을 한 권 만들었다. 증 승상, 남수의 아버지가 만든 창조교의 교리였다.


“가지고 가서 전해. 이 책을 만들게 한 사람이 돌아왔다고.”


괴한은 내가 내민 책을 그저 멀뚱히 바라만 보았다. 그들의 임무는 충식을 처리하는 일. 머릿속으로 나와 충식을 제거할 생각만 굴리고 있을 게 불 보듯 뻔했다.


“머리 좀 그만 굴려라. 돌 굴러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잖아.”


난 그에게 다가가서, 그냥 책을 손에 쥐여 주었다. 그가 더는 짱구를 굴리지 못 하도록 하기 위해서. 어차피 그들의 운명은 여기서 목숨을 잃는 게 아니라, 돌아가는 거니까.


“그렇게 머리를 굴리지 말고, 가지고 가라니까. 그럼 더 좋아할 거야. ...아마도.”


난 바로 그들 앞에 차원문을 열었다. 여기서 이 인간들이 이렇게 시간만 죽이고 있어봤자 나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으니까.

하지만 그들은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냥 강제로라도 차원문 안쪽으로 밀어 넣는 수밖에.


“안 가? 그럼 가게 만들어줘야겠네.”

[딱!]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머릿속에는 그저 눈앞의 불청객들을 차원문 안으로 밀어넣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우웅~]


괴한들을 감싸는 투명한 비눗방울. 나도 모르게 그만 순간 멈칫했다. 아니, 이게 왜 여기서 발동하는 거지?


【비눗방울은 뭔가요? 나무 상자 정도는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젠장, 시스가 보고 있다. 이게 공간 제어 능력인 「공간 차단」인 건 아직 모른 듯했지만, 그녀가 알게 되는 건 시간문제. 난 빠르게 상황을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됐다.


“아차차! 능력을 잘못 써서 비눗방울이 나와 버렸네~ 하. 하. 하.”


난 능력을 거두고, 차라리 내 몸을 움직이기로 마음을 바꿨다. 까딱 잘못해서 「시간 역행」까지 사용하게 되면 걷잡을 수 없게 될 테니까.

난 빠르게 달려가서, 괴한들을 무작정 차원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순식간에 상황 종료. 다행히도 시스는 아직 눈치채지 못한 듯이 느껴졌다.


“휴, 끝났네.”


이제 남은 건, 충식과 유연에게 새로운 지령을 내리는 것. 난 술집으로 돌아올 유연을 기다렸다. 이번은 지난번과 꽤 많은 부분이 달랐다. 죽음의 문턱에 있는 충식이 아니라, 완전히 멀쩡한 충식. 그러고보니, 이런 상황 너무나 익숙한데. 이거 설마... 「세이브 포인트」?! 그 능력을 이용했을 때와 완전 같은 상황이잖아.


아무래도 나, 「세이브 포인트」의 원리를 알아버린 거 같은데.




현과장은 주변의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어떻게 자신만 일주일 전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일까. 영구 엔진을 만들 때 뭔가 특이점이 발생한 것일까. 아니면 항성 간 이동 장치를 만들 때 문제가 발생했던 것일까. 머리를 이리저리 굴려봤지만, 도무지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에 생각을 쌓아가던 그때, 어느덧 집에 도착한 현과장. 곰곰이 상황 파악을 위해 거리를 걸었던 그였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집에 도착하고 말았다.


“시간 참 빠르네. 벌써 집이라니.”


빠르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컴컴해진 하늘. 이미 시각은 저녁을 훨씬 지나 밤으로 향하고 있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여희가 심각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고 있었다. 그 모습에 현과장은 직감했다. ‘그’에 대한 소식이라는 것을.


“서방님! 그러니까...”

“처남 연락이죠? 그 사람의 흔적을 찾았다는.”


현과장의 말에 더욱 놀란 여희. 그러나 그런 여희를 보면서도 현과장은 침착했다. 지금은 놀랄 때가 아니다. 일주일 뒷면 정말 지옥이 펼쳐지니까.


“굳이 갈 필요는 없어요. 정체가 누구인지 아니까.”

“서방님은 누구인지 알아요?”

“리오 골드. 시스 골드의 아들이요.”


현과장은 오리지널 현과장이 갑작스레 나타난 것에 여러 가지 가설을 세웠다. 먼저 그가 환생한 경우였다. 전생의 기억을 전부 가진 채 이곳에 다시 태어나서 자신을 만나러 왔다는 생각. 하지만 워낙 현실성이 없는 가설에 현과장은 곧바로 그 가설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다음 가설은 그가 한동안 몸을 숨기고 있었다는 것. 그렇다고 하기엔 갑자기 그가 나타난 것이 너무나 급작스러운 것도 있었다. 어느 정도 현실성도 있고 일리도 있는 듯 느껴졌지만, 뭔가 중요한 것이 빠진 듯했다.

그렇다면, 진짜 그가 갑자기 나타난 이유는 뭘까. 그 순간, 현과장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한 가지 사실. 전함의 완성 직전, 중경에 아포칼리스급 재앙이 들이닥쳤다는 것. 현과장은 그 상황의 원흉이 다름 아닌 자신의 오리지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금 당장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서 시스 모자를 구속해야 하겠어요.”

“두 사람을요? 왜요? 우리에게 이슈 백금을 제공한 사람들인데.”

“어쩌면 이슈 백금이 원인일 지도 몰라요.”


심각해진 현과장의 얼굴에, 덩달아 심각해진 여희. 그녀는 불안한 듯 현과장의 곁으로 다가와 그의 손을 꽉 잡았다.


“이제 곧 중경에 큰 사건이 벌어집니다. 무조건 막아야 해요.”

“무슨 일인데 그렇게 심각하신가요?”


그녀의 질문에 천천히 입을 여는 현과장, 그의 목소리는 무척 떨리기 시작했다.


“내가 막을 수 없는 일들입니다. 진짜 현과장과 관계가 있을지 몰라요.”


현과장은 오리지널인 그에게 도움을 구하려던 생각을 버리고, 그를 적으로 인식했다. 자신과 자신 가족의 터전을 위협하는 극악무도한 적으로.




“그러니까, 뭘 찾아달라는 거지?”


유연은 그저 고개만 갸우뚱거렸다. 내가 어려운 걸 부탁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러니까! 주술의 흔적! 돈을 받았으면 그 정도 일은 해야 할 거 아니야!”

“돈을 받은 건 맞아. 그런데 본인도 모르는 주술의 흔적을 어떻게 찾으란 말이야? 그게 말이 안 된다는 거지.”


그녀는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이고 참 답답하기도 하다! 여긴 무협랜드잖아! 그러니까 무공 이외의 것을 찾으면 되지!”

“무공 이외의 것이 한 둘인 줄 알아?”


그녀는 나를 향해 인상을 한번 찌푸리더니 이내 뭔가를 꺼내 내 앞에 던졌다. 그 물건의 정체는 다름 아닌 광선검. 그랬다. 여긴 더이상 무공만이 존재하는 그런 세계가 아니다.


“세상천지에 이상한 물건들뿐인데. 그 안에서 이상한 걸 찾아보라는 게 정상적인 생각이야?”

“그건... 그렇네.”

“그리고 내가 보기에 제일 이상한 건 너라고, 너. 손에서 황금이 튀어나오는데 그것보다 이상한 게 세상에 어디 있어.”


틀린 말이 아니다. 그녀의 입장에서 본다면 내가 제일 이상하겠지.


“아니, 그래도 뭔가 이상한 느낌이라든지, 아니면 낌새라든지. 그런 것 좀 찾아달라니까.”


그래도 난 포기할 수 없었다. 이대로 가면 중경에 거대한 위협이 찾아오게 된다. 그것도 한두 달이 아닌, 단지 일주일 안에.


“내가 그걸 왜 찾아야 하는데?”

“돈을 받았으니까.”


그런데 갑자기 그녀의 태도가 돌변했다. 비협조적인 것도 모자라, 나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유연. 느낌이 싸했다. 분명 이 녀석 뭔가를 알고 있다. 내가 모르는 뭔가를.

바로 그때,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작은 단말기. 바로 ‘마인드 리더’였다.


“너 나에게 다 털어놓을 생각이 없지?”

“내가 털어 놓을 게 뭐가 있어?”


그녀는 여전히 내 말에 날카롭게 반응했다. 그럼 어쩔 수 없지.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수밖에.

난 빠르게 단말기를 만들어, 그녀의 생각을 읽어나갔다.

처음에는 그다지 쓸만한 정보는 보이지 않았다. 현과장을 향한 분노와 원한, 충식에 대한 고마움. 뭐 그녀가 가질만한 평범한 감정들이었다.

그런 감정들 사이로 살며시 보이는 일대종사의 이야기. 일대종사의 이야기들 사이에 ‘대량의 시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일대종사는 왜 대량의 시체가 필요했을까. 큰 연관은 없어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 난 그녀에게 묻기로 했다.


“왜 일대종사에게 대량의 시체가 필요했지?”

“그걸 어떻게 알았어?”


살짝 놀란 듯한 유연이었지만, 그녀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이내 이야기했다.


“등 책사의 아들이 18년 전에 죽었는데, 어쩌면 살릴 수 있을지 모른다고 하더라고. 시체에 뭔가를 하면 살아난다던가 뭐라던가. 그래서 난 등 책사가 시킨 대로 시체를 만들었어. 그뿐이야. 이건 나뿐만이 아니라 병필태감도 아는 이야기야.”


일대종사 사이에서는 공공연하게 퍼진 이야기라는 걸까. 그런데, 시체로 사람을 살릴 수 있어? 난 그런 능력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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