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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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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5,811
추천수 :
1,457
글자수 :
2,061,634

작성
24.02.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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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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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85. 어둠의 전조 - 2

DUMMY

책에서 뻗어 나와 남수를 휘감는 수많은 촉수. 방심하고 있던 남수는 속수무책으로 촉수에 휘감기고 말았다.


“이, 이게 지금 무슨 일입니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를 감은 촉수들은 그의 몸을 타고 서서히 그리고 서서히 얼굴을 향해 뻗어 나갔다. 그 징그러운 움직임은 그를 원하는 듯 했다. 그의 뇌를 원하는 듯 했다.


“이거 빨리 떼어 내요! 빨리!”

“원하던 그 순간 아니었나요? 현과장과 같은 힘을 원했잖아요.”

“그런 적 없다고요!”


남수는 자신의 욕심과 야망을 한사코 숨겼다. 그러나, 이미 등 책사는 모든 걸 알고 있었다. 그가 자신의 욕심과 권력을 위해 일대종사를 이용하려 했다는 사실도.


“그분이 속삭여 주셨어요. 당신이 뭘 원하는지. 진짜 당신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난 원하는 게 없습니다! 하나도 없다고요!”


남수는 목에 핏대까지 세우며 진실을 부인했지만, 그의 얼굴로 향하는 촉수들은 결코 멈추지 않았다.


“이제 우리와 하나가 되는 겁니다. 모두가 기다리고 있어요.”

“으아아아악!!”


이윽고 남수의 목까지 기어올라온 촉수들, 그 촉수들은 입과 코 그리고 귀로 사정없이 파고들었다. 방 안을 가득 메웠던 남수의 비명도, 그의 입을 틀어막은 촉수 탓에 더는 들려오지 않았다.

그렇게 남수는 등 책사의 손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가 원했던 결말과 다르게.


“아버지,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방 안에는 등 책사와 남수 이외의 그림자는 없었지만, 어디선가 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촉수를 뱉어낸 책으로부터였다.


“이제 복수를 하는 거다, 아들아.”

“네, 아버지.”


등 책사의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방 안에 흐르기 시작했다. 그의 웃음소리에 맞춰서 흐물흐물 움직이는 촉수들. 촉수는 이내 사방으로 뻗어 방의 모든 것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방 안에 남은 것은 이제 아무것도 없다.

사람이 아니게 된 등 책사와 징그럽고 끔찍한 촉수를 제외하고는.




“이슈 백금 추출 목표치에 도달했습니다. 영구 엔진 제작부로 전부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함교에서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현과장에게, 연구소장이 조심스럽게 말을 전했다. 그의 말에, 서서히 표정이 변하는 현과장. 이내 그는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었군요.”

“저희가 예상한 것보다, 고기에 훨씬 많은 백금이 함유되어 있었습니다.”


그의 말에 현과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언제나 그랬다. 예상한 대로 흘러가는 건 전혀 없었다. 만약 예상하는 대로 모든 것이 딱딱 맞아떨어졌었다면, 이 일을 진행하는 건 그 본인이 아니었을 것이다. 리오 골드, 바로 다른 현과장이었을 게 틀림없었다.


“엔진 제작은 얼마나 걸립니까?”

“엔진 제작의 대부분은 이미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백금을 반중력 물질에 융합 해서 엔진 중앙부에 넣기만 하면 됩니다. 약 반나절이 소요될 거로 예상합니다.”


반나절이라는 말에, 현과장은 또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생각한 것보다는 긴 시간이 아니었다. 이제 거의 다 온 듯했다. 그가 18년 동안 바라고 바랐던 일이 이루어지는 순간이.


“항성 간 차원 이동은 가능할 거 같습니까?”

“영부인께서 힘을 써주신 결과, 문제점을 말끔히 제거해 주셨습니다.”

“그럼 엔진만 완성된다면 바로 출항이 가능하겠군요.”

“네, 각하.”


현과장은 나직이 심호흡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정말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긴급상황 발생! 긴급상황 발생! 중경 시내에 긴급상황 발생!】


확성기를 통해 갑자기 전함 안에 퍼지는 경계병의 다급한 목소리. 아무리 긴급한 상황이라도 중경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전함 건조 시설에 연락이 올 리 없었다. 순간, 불안감이 엄습해온 현과장. 함교에만 있어서 전혀 중경의 상황을 몰랐던 그는, 빠르게 핸드폰을 열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납니다, 광귀 국장.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


핸드폰을 통해 무언가를 전해 들은 현과장은, 광귀가 전한 그 내용 때문에 완전히 표정이 굳어져 버렸다.


“최대한 전투를 피하라고 전하고, 내가 갈 때까지 기다리세요.”


전화를 끊은 현과장은 서둘러 함교를 떠났다. 그의 얼굴에 가득 찬 걱정과 근심. 그는 함교 문을 나서며, 연구소장을 향해 다급하게 외쳤다.


“내가 떠나자마자 조선소의 모든 문을 차단하세요. 외부의 인원을 절대 내부로 들여서는 안 됩니다. 이건 명령입니다.”




【이 영상을 보고 계신다면, 절대 밖으로 나오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중경은 지금 죽은 자들이 점령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절대! 절대! 절대! 집 밖으로 나오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TV에서 갑작스럽게 뉴스가 흘러나왔다.

은하 덕분에 중경에 큰 난리가 날 거라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죽은 자라니. 이건 또 무슨 상황인 것일까.


“언니, 그럼 우린 가야지.”

“그래, 우린 가서 사람들을 구해야지.”


뉴스를 듣던 은하와 은아는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분명, 꿈에서 그들의 행동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걸 알고도 움직이는 건 왜일까.


“너희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다고 했잖아. 소생도 안 먹혔다면서.”

“그래도 가야죠. 대통령의 딸들인데.”


은아의 목소리가 담담하게 들려왔다. 그녀들은 이미 각오를 했던 모양이었다. 이곳에 오기 훨씬 전부터.


“그럼 나도 같이 가야 하잖아. 너희의 보호자니까.”


어쩔 수 없었다. 나도 자리에서 일어나는 수밖에.

사실 난, 밖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알고 싶지도, 티끌만큼이라도 궁금하지 않았다. 창조주의 손에 놀아나 난 것도 모자라, 큰 깨달음과 동시에 지독한 아픔까지 겪은 나에게는, 세상에 종말도 관심 밖의 일이었다. 세상을 구하면 뭐하나. 내가 알던 세계는 이미 없는데.


“얼굴에 의욕이 없는데요.”

“그럼 있겠냐? 너희들 뒤치다꺼리하러 가는 건데.”


난 은아의 말에 딱 잘라 대답했다.

의욕이 없는 게 당연한 거다. 누가 이런 상황에 의욕이 있겠어.


“정의의 히어로는 그러는 거 아닌데.”

“난 히어로인지 뭔지 하는 거 아니야. 그냥 너희 뒤만 봐줄 거야.”

“꿈에서는 안 그랬는데!”

“그건 꿈이고. 난 그런 꿈 몰라.”


은하의 말에도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게 내 지금 솔직한 감정이었으니까.


“칫, 어차피 도와줄 거 즐겁고 기쁘게 도와주지.”

“절대 안 도와줄 거야. 난 너희만 바라본다. 너희가 다치지 않게만 할 거야. 다른 일은 난 몰라.”


난 그녀들 앞에 차원문을 열었다. 밖으로 나가는 시간을 단축하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그녀들이 호텔 안에서 습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좁은 공간에서 급격을 받으면, 은아는 둘째치고 은하는 위험해질 수도 있으니까.


“잠깐! 나도 준비해야지!”


잔뜩 기합이 들어간 은하는, 이내 자신의 가슴에서 뭔가를 꺼냈다. 바로 전설 무기 「은화」 현과장의 단검이었다.


“은화가 날 지켜줄 거야!”

“아니, 내가 지켜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이었다. 이상하게도 자꾸만 이 녀석들을 지켜야만 한다는 의무감이 들었다. 전혀 그러고 싶지 않은데.


“그럼 가자...요!”


제일 처음 차원문으로 뛰어드는 은아. 그 뒤로 은하 그리고 내가 걸어 들어갔다.


“다녀오세요.”


시스의 목소리에, 난 대답대신 손만 살짝 흔들었다. 다녀오고 뭐고 할 것도 아닌 일이었으니까.


그땐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내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마치 날 조롱하듯이.




“으아아악!! 사람살려!!”

“사람... 으헉!!”


사방팔방에서 사람들이 마구 날뛰었다. 사람인지 뭔지 알 수 없는 생명체들과 함께.

경찰들과 군인들은 바리케이트를 친 상태로 그저 대기만 하고 있던 상황. 그들의 무력은 그 어디로도 향할 수 없었다.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


중경 외곽의 도시에서 벌어진 기이한 사태. 사건 현장에 도착한 현과장은, 빠르게 책임자에게 상황을 물었다.


“지금 죽은 자들과 사람들이 마구 뒤엉켜 있는 상황입니다!”

“죽은 자들이요? 내가 살리지도 않은 죽은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죽은 사람들이 산 자들을 마구잡이로 공격하고 있습니다!”


말로만 들어서는 상황이 짐작되지 않았던 현과장.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바리케이트가 쳐진 안쪽으로 뛰어 들어갔다.

군대의 방어선 안쪽 상황은 생각 이상으로 아비규환이었다. 무언가에 쫓기듯 목숨을 걸고 도망치는 사람들. 그리고 서로가 부둥켜안고 서로를 뜯어먹고 있는 사람들. 주변에 다가오는 모든 것들을 광선검으로 베어버리는 경찰들까지. 이건 완전히 통제 불능의 상황이었다.

현과장은 일단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 『창조주의 권능』을 써서 모두를 보호하려 했다. 상대방에 대한 공격이 자신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게 된다면, 함부로 무력을 행사하지 못할 거란 생각이었다. 하지만, 눈앞의 상황은 그의 생각과 완전히 정반대로 흘러가 버리고야 말았다.


“으아아아악!!”

“커헉!”

“사람 살....”


오히려 자신의 공격에 의해 죽기 시작한 사람들. 죽은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산자를 향해 달려들었다. 현과장의 능력으로는 상황을 뒤집을 순 없었다. 적어도 은화라도 있었더라면 좋았겠지만, 은화는 이제 자신의 딸 은하에게 넘어간 상황. 그는 지금 현재의 상황에서는 일반 병사만도 못했다.


“젠장!!”


그는 자신의 능력을 거둬들이고, 우선은 바리케이트 뒤쪽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크허어억.... 크허어어억...”


자신이 잠깐 상황을 진정시키려고 자리를 비운 사이에, 죽은 자들의 습격으로 궤멸하고 만 군인과 경찰들. 그들은 이미 죽은 자들이 되어 있었다. 워킹 데드(Walking Dead), 소위 말하는 좀비가 되어 있었다.


좀비들은 살아있는 현과장을 향해 무작정 달려들었다. 『창조주의 권능』덕분에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는 현과장이지만, 이상하게 좀비들도 죽지 않았다. 공격이 반사되어 큰 피해를 입은 좀비들이었지만, 계속해서 상처가 수복되었다. 마치 무한히 재생하는 암세포처럼.


자신의 능력으로는 결코, 모든 것을 바로 잡을 수 없을 거라 판단한 현과장은, 그의 주변으로 모여드는 좀비들을 걷어내고 곧바로 그 자리에서 떠났다.

날뛰기 시작한 그들은 더 이상 생명체라고 부를 수 없었다. 그저 살인 욕구와 살아있는 자에 대한 증오로 움직이는 몬스터일 뿐이었다.


자신이 그토록 바랐던 목표의 달성이 코앞에 다가온 이 시점에, 전혀 예상하지도 못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 현과장. 건물 위를 내달리고 있는 그의 얼굴에는 근심만이 가득했다.

어쩔 수 없었다. 도움을 청하지 않고서는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없으니까. 결코, 마음에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하기로 마음을 먹은 현과장. 그는 중경의 중심으로 향했다. 바로, 오리지널 현과장, 리오 골드가 머물고 있는 호텔을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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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 388. 일주일 전으로 24.03.03 12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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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5. 어둠의 전조 - 2 24.02.29 16 2 11쪽
384 384. 어둠의 전조 24.02.28 15 2 11쪽
383 383. 오리지널 - 2 24.02.27 12 2 12쪽
382 382. 오리지널 24.02.26 13 2 11쪽
381 381. 돌아온 기억 - 2 24.02.25 15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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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 378. 인간성 24.02.22 13 2 12쪽
377 377. 현과장의 꿍꿍이 - 2 24.02.21 17 3 12쪽
376 376. 현과장의 꿍꿍이 24.02.20 18 3 11쪽
375 375. 거짓말 24.02.20 1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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