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선작은 하셨나요?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천세은
작품등록일 :
2023.01.15 15:52
최근연재일 :
2024.03.15 10:00
연재수 :
400 회
조회수 :
15,802
추천수 :
1,457
글자수 :
2,061,634

작성
24.02.26 10:00
조회
12
추천
2
글자
11쪽

382. 오리지널

DUMMY

관을 만들어 그 안에 한 사람 한 사람씩 가두었다. 단 한 사람만 제외하고.

동료들이 관속에 갇히는 걸 눈앞에서 봐도, 아직은 침착함을 유지하는 복면의 괴한. 하지만 그 침착함도 이어지는 상황 앞에서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


“관이 땅 밖에 나와 있는 건 좀 안 어울리지?”


난 천천히 관들을 땅속으로 밀어 넣었다. 덜컹거리는 관에서 공포를 잔뜩 집어먹은 비명이 들려왔다.


“그래, 이번엔 당신 차례야.”


난 일부러 그의 발 앞쪽에 관을 만들어 놓았다. 관을 보자마자, 점차 떨리기 시작한 괴한의 육체. 아무래도 내 작전이 확실하게 먹힌 모양이었다.


“이제부터 난 단 한 번씩만 물을 거야. 내 입에서 같은 말이 두 번 나오지 않게 해줬으면 좋겠어.”

“네, 네!”


괴한의 입에서 무척이나 떨리는 음성이 튀어나왔다.


“누가 보냈어?”

“과, 곽씨 형제입니다!”


곽씨 형재라... 무협랜드를 망친 주범 중의 하나인 곽씨 가문의 자손들인가. 뭐, 그런건 중요하지 않았다. 제일 중요한 건 왜 충식을 습격했냐는 것이지.


“왜 죽이라고 했어?”

“죽이진 말고, 겁만 주라고 했습니다. 아직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죽이지 말라고 했는데, 사람을 저 모양으로 만드는 건 좀 아닌 거 같은데. 내가 응급 처치를 안 했다면,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지금 거짓말을 하는 거야? 지금 저 모습이 협박만 당한 사람의 모습이야?”


나는 관을 세워, 그의 앞으로 천천히 또 천천히 밀어버렸다. 관 끝이 신발 끝에 닿자 소스라치게 놀라 뒤로 자빠지는 괴한. 그의 바짓가랑이가 축축하게 젖어갔다.


“죄, 죄송합니다! 사고사로 위장하라고 했어요!”

“저렇게 때려 놓으면 사고사도 힘들잖아.”


들을 가치도 없었다. 전부 거짓말이다. 그렇다면, 확실하게 벌을 줘야 하지 않을까.


“잘 들었어. 대답에 따른 보상을 줘야겠네. 너희도 보수나 보상을 받고 일하는 것일 테니까.”


난 그의 앞에서 관을 치워버렸다. 그러자, 조금 잦아드는 그의 떨림. 하지만 그가 느낀 안도는 이내 견딜 수 없는 공포로 뒤바뀌어 버렸다.


“넌 특별히 그냥 묻어줄게.”

“네?”


그의 몸이 천천히 땅밑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허우적거리며 앞으로 빠져나가려 했지만, 그가 몸을 심하게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그는 더욱 빠르게 땅밑으로 가라앉았다.


“가씨! 가씨 남매입니다! 진짜는 가씨 남매라고요!”

“거짓말하지 마.”


온몸이 전부 땅밑으로 가라앉고 이제 얼굴만 남은 상황. 그의 목소리는 더욱 다급해졌다.


“등 책사입니다! 믿어주세요!”


증씨 가문과 원수졌던 세 가문의 이름이 전부 다 나왔다. 그렇다는 건, 이 세 가문은 절대 배후가 아니다. 죽음의 목전인 상황에서는, 무조건 살아남기 위해 진실만을 말하겠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목소리로부터는 거짓뿐이 느껴지지 않았다.


“말해줄 생각이 없는 거잖아. 그냥 땅으로 들어가.”

“......”


내 생각이 옳았다. 그는 절대 입을 열 생각이 아니었다. 심지어 본인의 목숨을 잃게 될지라도.

난 그에게서 그 어떤 단서나 실마리를 얻을 수 없다고 판단한 직후, 천천히 나에게 있었던 상황을 되짚어 보았다.

제일 의심이 간 부분은, 내 등장에 괴한들이 아무런 반격도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일까. 그리고 왜 응급 처치를 진행하게 내버려 둔 것일까. 전부 의도된 일이었을까. 괴한들의 행동에는 모든 것이 의문점뿐이었다. 아무리 당황했다고 한들, 사람이 갑자기 범죄 현장으로 들어왔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이 사람들 뭔가 꿍꿍이가 있다.

그들이 뭘 감추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죽음까지 불사한다는 것. 과연 이럴 때 뭘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을 읽는 마인드 리더(Mind Reader)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순간, 머릿속에서 시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마인드 리더라고? 그런 물건이 실제로 존재하는 거야?


“생각을 읽는 기계도 있어?”

【시공간을 이동하는 기계도 있는데, 고작 사람의 생각 따위를 읽는 기계가 없겠습니까?】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한번 만들어 보도록 할까.

난 정신을 집중했다. 전혀 상상도 가지 않는 물건이기에, 더욱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툭.]


그 결과, 바닥으로 떨어지는 작은 단말기. 마치 핸드폰처럼 생긴 그 단말기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물건이라 하기에는 너무... 작았다.


“이게 그거야?”

【이게 그거입니다.】


내가 만들었지만, 믿음이 가지 않는다. 정말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긴 한 걸까.


“정말인지 아닌지는 시험해보면 알겠지.”


난 조금 전, 땅속으로 가라앉은 그 괴한을 다시 끌어 올렸다.


“커헉! 커헉, 헉헉헉...”


땅속에 맨몸으로 파묻힌 탓에,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던 괴한은, 지상으로 올라오자마자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의 눈동자에 후회가 가득했다.


“이제 말할 생각이 들어?”

“......”


분명 눈동자 안에 후회와 망설임이 보였지만, 그는 결코 입을 열지 않았다.


“어쩔 수 없네.”


어쩔 수 없다는 말에 두 눈을 질끈 감고 숨을 깊게 들이마시는 괴한. 아마도 다시 땅속으로 가라앉게 되었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그런데 이걸 어쩔까. 내가 할 건 그게 아닌데.


【단말기를 켜시고, 그대로 상대방을 향해 카메라를 작동시키면, 화면에 대상의 생각이 뜹니다.】


생각보다 편리한 사용방법에, 난 시스의 말대로 단말기를 사용했다. 그러자, 단말기 화면에 가득 적히는 글자들.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야기도 있었고. 가족을 걱정하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정말 낯익은 이름도 있었다.


“증남수라...”


증남수라는 이름이 내 입에서 나오자, 괴한의 눈빛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그의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하자, 다른 생각들이 그의 머리로부터 발생했다. 어떻게 상황을 타개할까. 어떻게 하면 내 머릿속에서 남수의 이름을 지울 수 있을까. 등등.


“꽤 편리하네.”

【그렇죠? 단점은 자기의 생각마저 속이는 인간들을 구분할 수 없다는 정도입니다.】


생각마저 속이는 인간들이라. 그건 괴물 아닌가?

아무튼. 일단 배후의 인물을 알았으니, 남은 건 추궁뿐이다.


“그래, 남수가 뭣 때문에 충식을 죽이려 한 거지?”

“그, 그건...”


그는 망설이면서 대답하지 않았지만, 단말기에는 그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전부 떠오르고 있었다. 일대종사 사이를 이간질하기 위해서라. 왜 그럴 필요가 있을까.


“남수와 일대종사는 무슨 사이야?”

“그건 모릅니다.”


모른다는 말과는 전혀 다르게, 그의 머릿속에는 남수와 일대종사의 관계가 뚜렷하게 떠오르고 있었다. 남수 역시 일대종사의 중요인물. 다 쓰러져가는 일대종사를 살린 인물이 바로 남수였다.


“남수는 왜 일대종사를 돕는 거지? 현과장의 처남이잖아.”

“...증 장관님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 여러 장군에 비해 낮다고 생각하십니다. 일대종사를 키워서 잡아먹는 거로 본인의 상황을 반전시킬 생각입니다.”


그의 말은, 단말기에 뜬 내용과 전혀 다르지 않았다. 이제야 진실을 말할 준비가 된 모양이었다.


“이 사실을 숨겼던 이유는 뭐야? 목숨보다 중요했던 거야?”

“여기서 이렇게 죽으면 가족들은 장관님께서 뒤를 봐주신다고 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처음부터 죽을 생각으로 왔던 거다. 아마도 유연에게 잘못된 정보를 줄 생각이었겠지.


“지금 상황이 많이 힘든 거야?”

“힘들진 않습니다. 이건 증 장관님을 향한 충성일 뿐입니다.”


충성이라.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충성한다고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텐데.


“돌아가. 여기 온 일은 없던 거로 할 테니까.”

“...네?”


난 땅속에 묻었던 관들도 전부 꺼냈다. 처음부터 이 사람들을 죽일 생각은 없었다. 내 계획에 방해만 되지 않는다면.


“하, 하지만 이대로 가게 되면...”

“죽는다고? 그렇진 않을 거야. 남수가 당신을 죽일 일은 없을 테니까.”

“어떻게 그렇게 장담하십니까?”

“이렇게 전해.”


난 막 관에서 튀어나온 그들을 바라보며 나직이 입을 열었다.


“내가 살린 그 생명, 언제든지 받으러 갈 수 있다고.”




“지금 뭐라고 했나? 누가 누굴 살려?”


중경 소재의 국방부, 국방 장관실.

남수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했다. 자신을 살린 것은 다름 아닌 현과장. 그는 지금 눈앞의 괴한, 아니 자신의 부하가 하는 말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난 현 각하님께서 목숨을 걸고 날 구해 주셨다. 그런데 어디 듣도보도 못 한 어린놈이 뭐? 날 살려? 감히 그런 말을 지껄여?!”


당장이라도 부하를 죽일 것처럼 바라보는 남수. 그런 그때, 부하인 남자가 조심스레 무언가를 건넸다.


“이게 뭐야?!”

“그, 그 청년이 장관님께서 이성을 잃을 것 같을 때 건네라고 했습니다.”

“뭐라고?”


부하의 행동에 어이가 없었지만, 일단은 그가 내민 물건을 받아들었다. 그의 부하가 건넨 건 물건이라고 하기보다는 작은 책이었다. 그것도 무척이나 낡은.


“이게 도대체 뭐... 응?”


남수가 건네받은 책은 단순한 책이 아니었다. 바로 창조교의 교리가 적힌 책자. 그것도 무척이나 오래된, 아니 그의 아버지가 18년 전 창조교 초기에 정립한 내용 그대로였다.


“이, 이걸 어떻게! 이건 정말 극소수의 인원만 아는 책인데...”

“그걸 보여드리면 아실 거라고...”


남수의 얼굴에 가득했던 분노는 어느새 당황함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


“이건... 이건... 설마?!”


그는 예전 여희와 현과장이 잠깐 언급했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 이야기는 바로, 누군가가 사라졌다는 이야기. 진짜 사람이 아닌, 현과장의 안에 있던 누군가가 희생했다는 이야기였다.


“희생된 이가 돌아온 건가?”


머리가 복잡했다. 확신도 서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손에 쥐어져 있는 이 책은, 그가 다시 한번 현과장의 신임을 얻기 충분한 이야기를 지니고 있었다.


“나가 봐. 난 바로 연락해야 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부하를 내보낸 그는, 곧바로 여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누나, 큰일이 일어난 거 같아!”


남수는 핸드폰을 통해 자신이 알게 된 사실을 그대로 여희에게 전했다. 그러자, 몇 초도 지나지 않아, 그의 앞에 생긴 자그마한 차원문. 그 차원문 안에서 여희와 현과장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걸어 나왔다.


“그게 정말인가, 처남?”

“여기 증거입니다, 각하.”


남수는 현과장에게 부하가 가지고 온 책을 내밀었다. 그 책을 보자, 급격하게 굳어지기 시작한 현과장의 표정. 이내 그는 여희의 손을 꼭 잡았다.


“정말 진짜 그 사람이 돌아온 게 맞나요?”

“그런 거 같아요, 부인.”


살짝이 떨리는 현과장의 음성. 그러나 아직 놀라기는 일렀다. 아직 남수의 입에 남아있는 이야기가 있었으니까.


“이 책을 건네준 사람의 정체가, 우주 부호, 리오 골드라고 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영업부 꼰대 과장의 이세계 라이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완결이 났습니다 +4 24.03.15 71 0 -
공지 연참대전 관련 공지(슈퍼하드 도전) +4 23.11.26 183 0 -
공지 제목이 바뀌었습니다!(구: 현과장 인 원더랜드) 23.10.04 78 0 -
공지 안녕하세요. 천세은입니다. +12 23.09.18 552 0 -
400 400. 마지막 24.03.15 41 2 13쪽
399 399. 마지막을 향한 준비 - 4 24.03.14 13 2 12쪽
398 398. 마지막을 향한 준비 - 3 24.03.13 14 2 11쪽
397 397. 마지막을 향한 준비 - 2 24.03.12 15 2 11쪽
396 396. 마지막을 향한 준비 24.03.11 12 2 12쪽
395 395. 대면 - 2 24.03.10 12 2 12쪽
394 394. 대면 24.03.09 16 2 11쪽
393 393. 신 24.03.08 12 2 12쪽
392 392. 추방자 24.03.07 9 2 12쪽
391 391. 꼬여버린 상황 - 2 24.03.06 11 2 11쪽
390 340. 꼬여버린 상황 24.03.05 13 2 11쪽
389 389. 일주일 전으로 - 2 24.03.04 9 2 12쪽
388 388. 일주일 전으로 24.03.03 12 2 12쪽
387 387. 개화 24.03.02 11 2 11쪽
386 386. 결단 24.03.01 17 2 11쪽
385 385. 어둠의 전조 - 2 24.02.29 15 2 11쪽
384 384. 어둠의 전조 24.02.28 15 2 11쪽
383 383. 오리지널 - 2 24.02.27 12 2 12쪽
» 382. 오리지널 24.02.26 13 2 11쪽
381 381. 돌아온 기억 - 2 24.02.25 15 2 11쪽
380 380. 돌아온 기억 24.02.24 10 2 11쪽
379 379. 인간성 - 2 24.02.23 12 2 11쪽
378 378. 인간성 24.02.22 12 2 12쪽
377 377. 현과장의 꿍꿍이 - 2 24.02.21 17 3 12쪽
376 376. 현과장의 꿍꿍이 24.02.20 18 3 11쪽
375 375. 거짓말 24.02.20 15 3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