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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太影) 님의 서재입니다.

만렙 in 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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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태영(太影)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4
최근연재일 :
2024.07.0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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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4,240

작성
24.05.0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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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글자
13쪽

제2화

DUMMY

잠시 후, 눈을 뜨자 낡고 어둑한 천장이 보였다.


“응애-! 응애!”


뒤이어 들려오는 것은 갓난아기의 울음소리.


여러 명의 아기들이 한꺼번에 합창하듯 울어대는 그 소리에 귀가 멍멍할 지경이었다.


차현우는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리려 했다.


그러자 몸이 기우뚱하더니 그대로 옆으로 쓰러지고 말았고, 자신도 모르게 입밖으로 ‘윽’하고 신음이 새어 나왔다.


“으앙-“


하지만 자신의 입에서 나온 것은 예상 못한 낯선 소리.


차현우는 경악하여 자신의 모습을 살폈다.


앙증맞고 조그마한 손과 발이 보였다.


갓난아기의 그것이었다.


'이름이 환생석이더니··· 아예 갓난 아기 캐릭터로 환생시킨 거야?'


가상현실게임 ‘무림세계’에서 처음 캐릭터를 생성하면 스무 살의 평민부터 시작하게 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환생석’을 사용할 때, 스무 살 평민부터 시작하지 않을까 내심 생각하고 있었는데, 갓난아기 캐릭터로 다시 시작하게 하다니.


‘이게 말이 돼?’


아무리 가상현실 게임이라도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만들어 놓은 운영진에 욕이 치밀었다.


그러다 여기가 어딘지 궁금하여 옆으로 누운 채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몇 개의 호롱불이 켜진 제법 널찍한 방 안에는 두툼한 요 위에 수십 여 명의 갓난 아기들이 이불을 덮고 누워 울어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보모로 보이는 서너 명의 여인들이 아기들을 돌보고 있었다.


아기들의 머리 위에는 무공을 익히지 않은 평민을 뜻하는 흰색의 글씨로 아기1, 2, 3식으로 숫자가 새겨진 텍스트가 떠 있었는데, 아직 이름이 지어지지 않은 탓인지 그런 식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이어서 보모로 보이는 중년의 여인들을 보니 그들의 머리 위에도 마찬가지의 흰색 글씨로 삼순, 말년 등의 그들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그리고 그 중 ‘말년’이란 이름의 중년 여인이 자신을 향해 다가왔다.


그녀는 차현우를 다시 반듯하게 바로 눕히고는 피로해 보이는 눈으로 한번 스윽 그의 몸 상태를 살피더니 별일 없는 것을 확인하자 다시 울어대는 다른 아기들을 향해 터벅터벅 걸음을 옮기는 것이었다.


‘모두 NPC들인가?’


아기들과 보모의 머리 위에 떠 있는 이름에는 모두 유저를 뜻하는 [ ]가 들어 있지 않았다.


이는 곧 ‘NPC’, 즉 게임 속 인공지능 캐릭터라는 의미였다.


이 곳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으나 갓난아기들을 돌보는 장소임은 분명해 보였다.


그렇다면 이곳은 대체 어디일까?


‘정파의 청룡무관? 그도 아니면 흑도의 흑암무관일까?’


차현우의 뇌리로 처음 캐릭터를 만들 시, 시작하게 되는 네 개 세력의 스타팅 포인트 무관들이 떠올랐다.


‘잠깐, 그런데 세력 선택도 안 했는데?’


퍼뜩 떠오른 사실에 의아하여 ‘상태창’을 외쳤다.


띠딩!


그러자 나타난 상태창의 문구 중 한 곳에 시선이 꽂혔다.


<세력 : 미배정

소속 : 인급 선천무관

위치 : 호북성>


‘뭐야? 세력도 배정되지 않았잖아? 그리고 호북성의 인급 선천무관? 그게 어딘데?’


‘무림세계’에서는 처음 캐릭터 생성 시, ‘정파’, ‘사파’, ‘흑도, ‘중도’ 네 개의 세력 중 하나를 선택한 후 각 세력별로 1개의 가장 낮은 등급인 인급(人給)의 무관에서 시작하게 되어 있었는데, 호북성의 선천무관은 그 네 개의 인급 무관 중 어느 하나에도 해당하지 않는 곳이었다.


최초로 ‘환생석’을 사용하면서 스타팅 포인트가 달라진 것일까?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지?’


그때 문득 가장 중요한 한 가지가 떠올랐다.


‘잠깐, 내 남은 수명!’


마른침을 삼키며 긴장되는 마음으로 눈앞에 떠있는 상태창 중 어느 한 곳으로 실눈을 뜬 채 시선을 올렸다.


<나이 : 14일

수명 : 38세(잔여 수명 : 37년 351일)>


‘잔여 수명 37년 351일? 대박! 진짜 수명까지 늘어난 거야?’


차현우는 눈을 크게 뜨며 날아갈 듯 기뻐했다.


‘환생석’ 사용 전 불과 몇 시간 남아있던 잔여 수명이었다.


그런데 설마 하는 마음으로 눌러본 만렙 보상 ‘환생석’이 정말로 실제 수명을 늘려 줄 줄이야!


어릴 적부터 시한부 인생으로 살며,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언제나 죽음을 곁에 두고 살아온 차현우로서는 그야말로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한데 38년밖에 못 산다고? 옛날에는 단명했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한 거 아냐?’


문득 그런 불만도 들었으나, 일단 지금은 살아있다는 것에 아무래도 좋았다.


‘그나저나 이 상태로 할 수 있는 게 있긴 한 거야?


차현우는 속으로 ‘시스템’을 외치곤, 각 메뉴 탭들을 살펴보다가 표정이 굳어졌다.


활성화 되어 있는 것은 ‘상태창’, ‘공법창’, ‘봇짐’, ‘상점’의 네 가지 메뉴 뿐이었고, 그 옆에 ‘임무’, ‘친구’, ‘경매장’, ‘격투장’ 메뉴는 비활성화 상태로 막혀 있었던 것이다.

막혀 있는 메뉴를 누르자 다음과 같은 시스템 알림이 나타났다.


<시스템 알림 : 조건을 만족하지 못해 해당 메뉴를 열 수 없습니다. 필요 조건 – 20세 성인>


‘헐. 뭐야? 스무 살까지 크기 전까진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거잖아?’


퀘스트에 해당하는 ‘임무’와 유저와의 대결장인 ‘경투장’은 무림세계의 레벨 업에 있어 꽃이었고, ‘경매장’은 고레벨 장비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창구 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런 가장 중요한 기능들을 사용하지 못한다니!


‘이게 말이 돼?’


차현우는 어이가 없어 하다 어릴 때 해봤던 ‘마스터 메이커’라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나이’를 먹게 해주는 ‘성장촉진제’라는 소모성 아이템이 있던 게 생각났다.


‘환생석’을 사용했던 것처럼 어쩌면 그런 아이템도 새롭게 업데이트 됐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따가 커뮤니티라도 뒤져보면 뭐가 나오든 나오겠지!’


그렇게 일단 생각을 정리한 차현우는 현재의 전신 상태가 궁금하여 다시 ‘상태창’을 열어서 살펴보기로 했다.


<상태창>

이름 : 차현우

나이 : 14일

수명 : 38세(잔여 수명 : 37년 351일)

레벨 : 1

세력 : 미배정

소속 : 인급 선천무관

위치 : 호북성

경지 : 평민

근력 : 1

체력 : 1

민첩 : 1

지력 : 1

지혜 : 100

생명력 : 10

공력 : 0

잔여 포인트 : 5

근골 : 천중급 무극천무지체

상태 : 신생아(현재 능력치 및 효과 - 99%)

칭호 : 최초의 환생자 특전 : 천중급 무극천무지체 활성화, 지혜+100


상태창을 읽어 내려가던 차현우는 능력치를 보다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지혜가 뭐야? 100이나 되네?’


기존 지력과 별개로 있는 걸로 봐선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능력치인 듯 한데 지금껏 무림세계에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아무래도 저 ‘최초의 환생자’ 특전에 따른 건가 본데, 뭐, 차차 알아보도록 하고!’


차현우는 깊게 생각하는 것이 귀찮아서 그렇게 넘긴 후, 그 아래를 읽어 내려가다 ‘근골 : 천중급 무극천무지체(無極天武之體)’란 글귀를 보고 깜짝 놀랐다.


‘헉! 잠깐만 천중급의 무극천무지체?’


무림세계에서는 천지인(天地人)으로 모든 등급을 나누고, 그 안에 필요 시 다시 상중하(上中下)로 구분하여 천상(天上)급이 가장 높은 등급이고, 인하(人下)급이 가장 낮았는데, 그 보다도 낮은 것들은 무(無)급이라고 총칭하고 있었다.


근골을 의미하는 여러 신체 조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구분하였는데, 천급에 속하는 신체는 아직까지 등장한 적 없었다.


차현우와 함께 십선(十仙)으로 불렸던 무림세계 최강자들도 모두 지상(地上)급의 근골이었고, 가장 근골이 떨어졌던 차현우는 고작 인상(人上)급 근골에 불과했었다.


그런데 천중급이라니!


그야말로 이제까지 등장 한 적 없는 히든 신체였다.


‘와··· 이 상태로 만렙까지 다시 찍으면 이번엔 진짜 무쌍 찍겠는데? 근데 이거 기능은 뭐지?’


들뜬 마음을 애써 진정하고 그 아래 쓰인 설명을 이어서 읽어 내려갔다.


<천중급 무극천무지체>

- 효과1. 습득 : 음양오행의 모든 기운과 친화도가 높아, 무공을 익힐 시, 한번 보고도 그 무공을 따라 할 수 있어 습득 속도가 5배 빠름,

- 효과2. 내공 : 임독맥을 포함한 기경팔맥, 전신세맥이 모두 타통되어 있어 내공의 흐름이 막힘이 없어 내공 운용 시, 공력 대비 5배 강력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음.

- 효과3. 외공 : 근골이 유연하고 단단하여 사용자의 방어력, 회피력, 회복력을 5배 상승시켜 줌


‘헐! 이건 거의 사기 아냐?’


다른 십선들이 갖고 있다는 지상급 근골의 효과로 알려진 것이 습득 속도가 2배 빨라지고 임동맥을 제외한 기경팔맥이 대부분이 타통되어 있고, 가진 공력 대비 2배나 강하게 해주는 효과였다.


그걸 들었을 때 어찌나 부럽고 배가 아팠던지···


그런데 5배라니, 이건 진짜 사기 수준이었다.


차현우는 이 천중급 무극천무지체로 수련하여 다시 만렙을 찍은 후, 다른 십선들을 압도할 생각에 벌써부터 신이 나는 기분이었다.


기뻐하던 그는 이번에는 환생석과 함께 받았던 보상 아이템이 떠올랐다.


‘그러고보니 천하급 스타터팩도 있었잖아?’


속으로 ‘봇짐’을 외치자 작은 가방 모양의 봇짐 창이 열렸다.


봇짐 안에는 최초 캐릭터 생성 시 들어있는 기본 공법인 ‘무급 삼재기공’과 ‘무급 낡은 무복’, ‘무급 낡은 장검’, ‘무급 요상환*10개’, ‘무급 체력회복물약*10개’가 들어 있었으며, 그 옆에


‘천하급 스타터팩’이라고 쓰인 꾸러미가 보였다.


허공에 손을 뻗어 ‘천하급 스타터팩’을 눌렀다.


띠딩!


<시스템 알림 : 천하급 스타터팩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 경험치 획득량*2배, 상점 포인트 10,000점>


‘헐, 진짜 대박인데? 이전보다도 두 배나 빠르게 레벨업이 가능하단 거잖아?’


차현우는 환생석 사용 전, 십선(十善)에 들 정도로 가장 강한 유저 중 하나였지만 십선 중에서는 약한 편이었다.


어릴 적부터 투병 생활로 폐쇄적인 성격이 된 탓에 세력이 없이 솔로 플레이를 선호했던 차현우는 아무래도 대형 문파 규모로 참여 가능한 비동 공략을 진행하지 못해 해당 비동 공략을 통해서 주로 획득할 수 있는 근골과 장비가 십선 중 가장 떨어졌다.


다만, 한 가지 우위를 점한 것이 레벨이었는데, 이는 그가 다른 십선들이 대형 문파 규모 비동 공략으로 소모하는 시간에 오로지 ‘임무’와 ‘격투장’을 이용하여 레벨 업에 치중하였던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근골도 천중급 무극천무지체를 얻은 데다 자신의 장기였던 레벨업도 이전보다도 더 빠르게 올릴 수 있다니, 갓난아기가 되었어도 환생하길 백번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명이 늘어난 것도 대박인데 이 정도 스펙까지 주어지다니! 이정도면 얼른 성인으로 성장시켜서5년, 아니 2년만 빡세게 하면 충분히 다시 예전 레벨을 회복하지 않겠어? 일단 로그아웃하고 커뮤니티에 접속해서 방법을 한번 찾아보자.’


생각이 정리되자 그 즉시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차현우는 속으로 ‘로그아웃’을 외쳤다.


<···>


그러나 시스템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뭐지? 빠른 실행 기능이 막힌 건가? 에이, 귀찮지만 직접 누르지 뭐.’


의아한 마음이 들었지만 ‘시스템’을 외쳐 상단에 있던 ‘로그아웃’ 버튼을 직접 누르기 위해 손을 가져갔다.


그런데 ‘로그아웃’이 있어야 할 자리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어? 이게 뭐야. 버튼이 사라지다니, 대체 무슨 일이야! 운영자들은 서버관리를 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


슬며시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


차현우는 뒤이어 시스템창 하단에 있는 ‘고객센터’를 누르기 위해 손을 가져갔다가, 다시 한번 놀라 얼어붙은 채 손을 멈추고 말았다.


‘고객센터’란 또한 사라지고 없었기 때문이었다.


등줄기로 식은 땀이 주르륵 흐르며 불안한 예감이 뇌리를 스쳐갔다.


‘그··· 그럴 리가··· 다른 곳에 있겠지. 설마?’


허공을 미친 듯이 손을 휘저어대며 모든 기능들과 탭들을 눌러 확인하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다른 모든 기능은 동일하게 있었으나, 로그아웃 하는 기능과 운영진과 소통할 수 있는 버튼은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뭐야 대체? 로그아웃도 안되고 운영진한테 연락도 안 되면 게임에서 어떻게 나가라고? 여기서 살라는 거야 뭐야?’


그 순간 차현우는 한 가지 사실을 깨 달았다.


자신이 ‘무림세계’라는 이 가상현실 게임 속에 갇히게 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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