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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니르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의 신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아함(阿含)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8
최근연재일 :
2022.11.29 22:00
연재수 :
2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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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9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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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2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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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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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7쪽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4

DUMMY

어떻게 집으로 돌아왔는지 모르겠다, 정신을 차려보니 집이었다.

분명 친구들과 무슨 내기를 했고 장자가 마지막 전음으로 내 선물을 이야기하며 그 승자가 내가 된 것 같은데 그것과 관련된 생각들이 하나도 나지 않았다.


그저... 멍했다.


“시리우스...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해?”

“코르, 진정하고 저 좀 보세요.”

“만약 유피나 미나가 죽어버리면 어쩌지?”

“코르!”

“딸꾹.”


결국 시리우스가 내 어깨를 잡고 목소리를 높이고 나서야 나는 겨우 진정할 수 있었다.


“코르의 친구들은 그렇게 쉽게 죽을 만큼 약한가요?”

“히끅! 아니...”


그 둘이 누군가에게 진다는 건 상상조차하기 어려웠다.

폭주한 천무극 또한 우릴 죽이지 못했는데 하물며 10년도 못 산 돌연변이 따위가?


그렇게 생각을 하고 나니 어느 정도 진정이 됐다.

감정이 진정되고 찾아온 것은 때 아닌 창피함이었다.


요즘 감정을 조절하기가 어렵다.


‘애들을 돌보면서 물들어버렸나? 어쩌면 부정 특성인 유아퇴행의 영향을 받는 걸지도 몰라.’


시리우스는 그런 나를 다독여줬다.


“이제 곧 대모님을 만나러 갈 텐데 그런 모습으로 갈 생각은 아니죠?”

“절대 아니지.”


그날은 시리우스와 뒤풀이의 의미로 진탕 술을 마셨다.

취기에 데미안이 선물해준 선도주까지 까버리려는 것을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참아냈더랬다.


“시리우스... 우리 다시 세계수로 돌아갈까? 삼하인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나 지금 애들이 보고 싶어.”

“코르가 원한다면 해야죠. 어쩌겠어요.”


내 눈물을 닦아주는 시리우스의 말 뒤엔 당신이 원한다면 따를 수밖에 없다는 말이 감춰져있음을 나는 알지 못했다.


내가 간절히 요구하면 감히 거부하지 못한다고 매번 내가 그에게 져왔다고 생각해왔으나 그는 정작 날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고... 그는 끝내 말하지 못했다.


***


이르기를, 악의 구렁텅이.

이르기를, 현자들의 유배지.

이르기를, 죄악이 잉태되는 장소.


이 모든 수식어는 이 악명 높은 조직의 생체연구소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유배지라고는 하지만 이곳이 조직에서 가지는 위상은 가히 대단하여 대대로 원로회의 주최자이자 의장 역할을 맡는 달의 감시자만이 이곳의 소장직을 추천할 수 있었다.


현 소장은 마야 원로.

그녀는 지금 밑의 연구원으로부터 전대 소장인 그레고리 바실리예비치로부터 락이 걸린 자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과거에 대한 사색에 잠겼다.


한때 그녀가 이 생체연구소의 수석연구원이었을 때를.

촉망받는 연구원인 그녀를, 게렉의 추천을 받은 그녀를 당시 소장이던 그레고리가 불렀다.

그때 처음 이 소장실에 발을 들였다.


“자네에게 질문을 하나 하겠네.”


그녀는 가만히 서서 이어질 말을 기다렸다.


“우리가 어떻게 같은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가. 이에 따른 자네의 생각을 듣고 싶군.”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누군가 기쁨이라 부르는 감정이 누군가에게는 슬픔일 수도 있거늘, 우린 모두 기쁨을 기쁨이라 부르고 슬픔을 슬픔이라 부른다. 그 이유가 자네는 대체 뭐라 생각하는가?”


누군가 한번쯤 생각했을 법한 의문.

자신이 보는 세상과 남들이 보는 세상이 과연 같은 세상인 것인가.


“DNA... 때문 아닙니까? 유전자에 새겨진 같은 자료를 토대로 우리는 같은 감정을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죠.”

“호오~ 그것 참 신박한 해답이로군.”


그는 잠시 지금의 마야 원로가 앉아있는 책상에 앉아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렸었다.


“관리자가 인간에게 망각을 내렸음에도 남은 것인가... 선조의 잔향인가, 아니면 잊히지 않고자, 조금이라 자신을 남기고자 하는 생명의 애처로운 발버둥인가. 흠, 이만 가 봐도 좋네.”


이 대화가 그가 은퇴하기 직전 둘이 나눈 마지막 대화였다.

이후 마야는 그의 자리를 이어 리버스의 생체연구소의 소장직과 바벨의 현자 자리를 받게 됐다.


그저 마지막 넋두리 혹은 늙은이의 잡담으로도 볼 수 있는 이 대화는 이상하게도 그녀 가슴속에 이리도 오래 남아있었다.

마치 화인(火印)처럼.

그녀의 목표마저 뒤바꿀 정도로.


─파지지지직!!


“끼에에에에엑!!!!!”

“아프니?”


그녀는 덤덤하게 시험관 안의 괴생명체에게 전기충격을 가하며 고통스러운지를 물었다.


“어째서 아파하는 걸까? 고통을 어째서 고통으로 인식하지? 고통도 결국 자극의 한 갈래일 뿐인데... 어째서 누군가는 이를 쾌락으로 받아들이고, 누군가는 이를 고통으로 받아들이는 걸까?”


고통에 혼절한 시험관 안의 실험체를 보고 마야는 휘하 연구원들에게 이 실험체는 실패작이니 폐기하라 메시지를 보냈다.

곧 연구원들과 처리반이 와 실험체를 끌고 나갔다.


“우리가 고통을 고통으로 인식하기에 고통은 고통인 것인가...? 그저 DNA에 새겨졌기에?”


궤변이다. 어린 아이도, 막 태어난 짐승도 고통을 받으면 울음을 터트린다.

고통이야말로 생물 본연의 가장 근본적이고 공통된 감각이다.


“단 것을 좋아하고 쓴 것을 기피한다. 이를 유전적으로 해석하자면 단 것은 보통 인체에 무해한 것이고, 쓴 것은 독이 든 경우가 많았기에 DNA에 그 위험성이 새겨진 것... 관리자가 인간에게 망각을 내렸지만 대를 거듭하며 쌓여온 자료들.”


마야 원로는 홀로그램에 띄워진 거대한 이중 나선을, 존재의 모든 자료가 담긴, 한없이 인위적이면서도 자연적인 고분자화합물을 살폈다.


DNA야 말로 망각에 대한 저항.

관리자에 대한 필멸자의 저항의 흔적인 것이다.


-정말 그런가?


“이런 자료 덕에 본능이란 이름으로 생은 악착같이 살고자 한다. 죽음을 두려워하며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생명조차 죽기 싫다고, 살고 싶다고 발버둥 친다.”


─탁탁탁.


어느새 그녀는 마치 그레고리가 그랬듯이 책상을 두드렸다.

주목나무로 만든 책상을 두드릴 때면 이렇게 중독성이 강한 소리를 내곤 했다.

그것은 때론 오래된 고승이 두들기는 목탁소리와 같았고, 때론 도마 위로 떨어지는 식칼이 낼 법한 소리 같기도 했다.

다만, 그 도마 위에서 목이 쳐지길 기다리는 것은 평범한 과채 따위가 아닐 것이다.


-탁!탁!탁!탁!


생각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손톱 끝으로 책상을 두드리는 소리가 빨라진다.


“유전자 지도를 통해 내려온 혼의 계보, 인간의 역사 그 자체.”


이것이 있기에 아이는 부모를 닮는다.

이것이 있기에 종의 일반적인 성향을 닮아간다.


“과거 신과 다름없던 인류가, ‘거니는 자’와 나란히 섰다는 ‘기욘 기욘(Gyorn Gyorn)’들이 점차 신성을 잃게 되는 이유는...”


마침내 그녀는 결론에 도달했다.


“일부로 남겨두었구나...! 마치 선물인 양 포장하여 망자들의 발버둥이 세포에 새겨지게 했어...!!”


그녀는 창밖에 뜬 환한 보름달을 바라보며 외쳤다.


“그토록 인간들이 미운가!”


인간을 미워하는 관리자를 바벨의 현자 중 시간의 자리를 맡은 마야는 제 주인으로 인정하지 못했다.

주인의 미움을 받는 노예는 비참해질 뿐이기에.


그렇기에 버려지기 전에 버린다.


-레테는 이미 인간들을 버렸다.


“결코 당신의 뜻대로 되진 않을 겁니다. 나도 내 나름대로 발버둥을 쳐왔기에! 당신이 건 목줄에서 벗어났기에!”


-마야는 이미 인간임을 버렸다.


인세의 마지막 남은 붉은 늑대, 게렉 막시무스.

늑대들은 여타 수인들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 종족이다.


그들의 이명은 저주의 감시자, 그들의 수장인 그의 이명은 달의 감시자.


“게렉 원로, 당신이 선택한 후보자 중 하나인 나는 아마도 당첨인가 봅니다.”


그녀는 자신의 자리에 놓인 편지 한 통을 바라봤다.


「당신을 초대합니다.


부디 저주받은 불사자들의 모임에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시길.」


초대장의 앞면에 적힌 글자는 ‘Day-Walker’


“어린애도 아니고 유치하기는.”


그녀는 오랜만에 실험가운을 벗고 외출을 준비했다.


“아냐, 역시 이건 입어야겠어.”


암암리에 이 가운이 그녀의 본체가 아니냐는 말이 돌 정도로 이 하얀 가운은 그녀의 정체성과 다름없었다.

주인이든 노예든 그 신분을 결정짓는 것은 결국 옷이라는 사실을 그녀는 알았다.


***


“요즘 코르 분위기가 엄청 변한 것 알아요?”

“그래~?”


놀랍도록 화려하고 고혹적인 외향의 소년이 그 입술로 나른하게 자아내는 목소리는 무척이나 퇴폐적이었다.


“뭔가 더 부드러워졌어요. 전에는 눈 때문에 유약하면서도 날카로웠다면 지금은 자애롭다고 해야 하나? 모든 걸 허용해줄 것 같은 분위기?”


저 악의적일 정도로 존재를 유혹하는 눈을 가지고 어찌 저렇게 순진한 낯을 할 수 있는지, 시리우스는 가끔 의문이 들었다.


“후훗, 이게 바로 모성애(母性愛)라는 거야.”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대신 어머니를 만들었다고 하던가.

이 경우에는 부성애(父性愛)가 맞겠지만 시리우스는 굳이 정정해주지 않았다.

최근 풍백을 따라 알을 품는 코르는 어머니 그 자체로 보였기에.


용의 알은 어느 정도 자라면 호수에서 건져내 일족의 왕이 이를 품어주는 시간을 가져야했다.

풍백과 함께 풍우룡의 로드로서 이 의무를 다해야한다 말하는 코르는 알에서 전해져오는 미약한 온기와 떨림에 숨 가쁜 표정을 짓곤 했다.


“알에서 부화하면 내가 이름을 지어줄 거야. 풍백한테 허락도 받았다?”

“잘 됐네요. 아이들하고는 어떻게 지내나요?”

“새로 온 아이가 적응을 잘 못하는 것 같더라. 목소리 톤이 좀 높아서 그런지 애들이 자꾸 놀리더라고.”


이번에 새로운 아이가 하나 왕의 아이로 들어왔는데 이번엔 치타 수인이었다.

처음에는 병아리 수인인줄 알았기에 상당히 놀랐다.


“목소리가 거의 삐약삐약 수준이라 나도 순간 뿜을 뻔했어.”


치타는 고양잇과 맹수 중에선 그 소리가 상당히 가는 편이라고 듣긴 했는데 상상이상이었다.


“그래도 캬루랑 엄청 친해진 것 같아.”


캬루는 이번에 새로운 달리기 친구가 생겼다.

치타의 최고 속도는 시속 80~130km.


순간 속도는 캬루보다 빨랐다, 다만 그 속도를 오래 유지하진 못했다.


“그 아이는 서열이 어떻게 되나요? 그래도 맹수잖아요, 꽤 높을 것 같은데.”

“치타가 맹수...?”

“아닌가요?”


사람들은 치타의 그 속도에 매료되어 치타가 엄청 강한 짐승으로 착각하곤 한다.

얼마 전까진 나도 그랬다.

사랑이에게도 지는 그 아이를 보기 전까지는...


몰리 선생님이 말하기를 사실 치타는 빠르기만 할 뿐 그 힘은 형편없는 편이라고 한다.

물론 아이가 상처받지 않게 내게 귓속말로 정보를 전해줬다.


순식간에 먹잇감을 잡아도 힘이 약해 단번에 숨통을 끊지 못하고 기껏 사냥해도 다른 맹수에게 빼앗기기 일쑤이며 심지어 하이에나한테도 진다는 얘기에 나는 꽤나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치타의 새끼는 생존율이 굉장히 낮은 편이라 부모를 잃은 이 아이가 우리 쪽으로 보내진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요즘 그 수가 너무 적어졌다는 모양이다.


“일단 그 아이 이름은 라테야.”

“여자아이인가요?”

“아니, 남자아이인데 치타 새끼의 등에 난 흰색 털이 벌꿀오소리를 흉내 낸 거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벌꿀오소리처럼 짱 세지라고 그 이름을 따왔다고 들었어.”


치타는 생후 3개월 동안 등에 맨틀(Mantle)이라는 은회색 털이 자라는데 이는 성질이 사나운 벌꿀 오소리를 모방하여 포식자들로부터 몸을 보호하려는 거라고 한다.

물론 치타의 새끼 중 90%가 6개월 만에 죽는다는 걸 보면 효과는 미지수다.


벌꿀오소리의 영어명인 라텔(Latel)을 살짝 변형시켜 지은 이름인데 몰리 선생님이 지었다.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는데 이제 아무렇지 않게 ‘라테는 말이야’를 말할 수 있게 됐다.


어쨌든 이름을 지어준 존재라 그런지 라테는 다른 아이들보다 몰리 선생님과 애착관계가 강하게 형성되어 캬루 아니면 몰리 선생님 옆에 항상 붙어 다닌다.


“그래도 수인이라고 진짜 치타처럼 새끼의 90%가 6개월 만에 죽지는 않는다는 것 같아. 그래도 엄청 약한 편이긴 하지만... 진짜 고양이 같다니까?”

“귀엽겠네요.”


돌보는 아이들을 얘기할 때면 얼굴이 잔뜩 상기되어 말이 많아지는 코르를 보며 시리우스는 흐뭇하게 웃었다.


“아해야, 들어가도 되겠니?”

“아, 가온! 물론 들어오셔도 돼요.”


새로운 아이가 들어왔지만 왕의 아이들의 수는 여전히 일곱을 유지했다.


아이가 하나 새로 들어오고 아이가 하나 나간 것이다.

나간 아이의 이름은 가온, 가장 늦게 들어온 아이는 그렇게 가장 일찍 졸업한 아이가 되었다.


“고맙구나, 여러모로...”


풍백에게 가온과 추억이라도 되새길 겸 단둘이 마시라고 건네준 선도주가 과연 효과가 있었는지 가온의 치매가 거의 완치됐다.

아직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것 같긴 하지만 이 정도면 다 나았다고 봐도 무방했다.


풍백은 그날 처음으로 눈물을 보였고 즐거운 마음에 진탕 취한 채로 나를 안고 잤다.

이에 나는 앞으로 다시는 풍백이 취할 때까지 술을 마시게 두지 않으리라 속으로 다짐했다.


어떻게든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는 나를 시리우스가 사진을 찍고 도망가는 일도 있었는데 다음날 바로 그에 합당한 보복을 가했다.


렌은 어떤 의미에서 가온의 치매가 나은 것에 대해 풍백보다 더욱 기뻐했는데 당장이라도 세계수를 갈아엎을 수 있는 존재가 치매에 걸려 자신을 ‘파파’라고 부르는 것에서 오는 부담이 장난 아니었다고 한다.

엘프들 중 유일하게 꽃봉오리를 박아 넣은 것 같은 그 아름다운 곱슬머리가 조금씩 빠지기 시작한다고 이따금 한탄하고는 했다.


그 모습을 본 시리우스는 옆에서 ‘음음, 역시 왕은 시련과 함께 완성되는가.’라는 뜻 모를 말을 하며 고개를 주억였다.


가온은 풍백처럼 세계수와 계약을 맺게 되었는데 그것도 세계수의 뿌리와 계약을 맺었다.

마치 드워프들의 족장 푸른 달빛의 왕이 그랬듯이.


“곤란한 일이 있으면 이 할애비에게 이야기하렴. 짐이 아해를 위해서라면 능히 가을도 봄으로 만들 것인즉, 바란다면 이 세상의 중심이란 이름마저 내어주마.”

“아하하...”


그 말에 나는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뭔가 어디서 비슷한 얘기를 들은 것도 같은데.’


참고로 우리 누나는 봄을 상징하는 봄의 여신이다.

졸지에 누나가 둘이 되게 생겼다.


“짐은 염치없는 용이 아닌 것이다.”


말하는 게 풍백과 꼭 닮아 있다.


“짐에게서 그녀를 보고 있구나. 그럴 수밖에... 자그마치 1천년을 함께 수련하고 이후로도 쭉 내 곁을 지켜와 준 벗인데.”


풍백을 언급하는 가온의 얼굴은 고마움과 미안함으로 점철되어 있어 무슨 표정인지 감히 헤아릴 수도 없었다.


“저한테 뭘 해줄 필요 없이 그저 풍백 곁에 있어주면 돼요, 최대한 오래요.”


가온은 풍백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만든 것이다.

그만큼 오래 곁에 머물러줘야 계산이 맞는다.


“그래야지... 그래야지! 이번에 부리툰이라고 했던가? 서방에 있는 학당으로 가게 되었다고?”

“부리툰이 아니라 브리튼이요. 그 중에서도 아발론이라는 섬이에요.”

“그러니? 양놈들 말은 발음이 영 껄끄러워... 그곳에 사는 용들을 보면 안부나 전해주거라. 이제 이 땅에 몇 안 남은 용의 고향 중 하나로 보이니 말이다.”


브리튼은 네 종류의 용이 죽은 땅이라고 엘레나가 언젠가 가르쳐준 적이 있다.

색슨족의 수효룡이었던 흰 용.

브리튼인의 수호룡이었던 붉은 용.

트리스탄이 사냥했다는 독룡과 랜슬롯이 호수의 여인을 위해 사냥한 수많은 용들까지...


용이 죽어 그 땅에 스며든 ‘용의 무덤’이야말로 용의 유산이 보관된 ‘용의 고향’이라니, 참으로 서글픈 아이러니다.


“이런, 벌써 시간이 이렇게...! 이 할애비가 시간을 너무 많이 뺏었구나. 이만 가보겠다. 무슨 일이 있으면 부르려무나.”


정신을 차린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가온도 할 일이 많았다.

고독의 숲도 정리해야했고 새롭게 자신의 신도가 된 드워프들의 건도 해결해야 했다.

그렇기에 평소보다 빠른 헤어짐을 가지지...


“무슨 일이 없을 때 부르면 더 좋고. 짐이 돌보는 아이들의 마을에 갈 경우 직접 태워다줄 테니 그때도 부르려무나.”


않았다.

가온은 차마 나를 두고 문턱을 넘어가지 못하겠는지 언제든 필요하면 부르라고 몇 번이고 강조한 뒤에야 떠나갔다.


[새로운 권능: 가온의 후계자(Rank:S+)를 획득합니다.]


마지막 선물을 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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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13장. 나에게는 좋은 사람 5 22.11.28 54 3 19쪽
219 13장. 나에게는 좋은 사람 4 +1 22.11.27 58 4 16쪽
218 13장. 나에게는 좋은 사람 3 22.11.26 50 5 17쪽
217 13장. 나에게는 좋은 사람 2 22.11.25 54 3 14쪽
216 13장. 나에게는 좋은 사람 1 22.11.22 58 2 21쪽
215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5 22.11.21 79 2 16쪽
»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4 22.11.20 50 3 17쪽
213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3 22.11.19 52 2 18쪽
212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2 22.11.18 62 2 16쪽
211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1 22.11.15 62 2 18쪽
210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6 +2 22.11.14 55 4 18쪽
209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5 +1 22.11.13 62 3 13쪽
208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4 22.11.12 60 2 14쪽
207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3 22.11.11 75 3 16쪽
206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2 22.11.08 68 3 19쪽
205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1 22.11.07 62 2 19쪽
204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0 22.11.06 61 3 11쪽
203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9 +1 22.11.05 91 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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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7 +2 22.11.01 93 3 12쪽
200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6 22.10.31 80 4 13쪽
199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5 22.10.30 75 2 15쪽
198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4 22.10.29 76 4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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