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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니르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의 신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아함(阿含)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8
최근연재일 :
2022.11.29 22:00
연재수 :
221 회
조회수 :
43,421
추천수 :
1,474
글자수 :
1,693,659

작성
22.11.14 22:00
조회
55
추천
4
글자
18쪽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6

DUMMY

얼마나 헐겁게 달아뒀으면 애가 손도 대지 않았는데 의수가 떨어질까.

저걸 고정시킨 게 누군지 알면 단단히 한 소리를 해주겠다고 다짐하며 나는 사랑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괜찮아, 괜찮을 거야. 선생님 친구 중에 대단한 의사 선생님이 있거든? 선천적인 장애도 고칠 줄 아니까 선생님이랑 같이 가면...”


어떻게든 그 애를 안심시켜주려는 찰나-


─촤아악!


의수가 떨어진 잘린 팔의 단면에서 무언가 뿜어져 나왔다.

처음에는 피인 줄 알고 기겁했으나, 막상 튀어나온 것은 피보다 더 기괴한 것이었다.


“촉수?”


─퍼억!


“크윽!!”


예상치 못한 상황에 나는 휘둘러지는 촉수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처참히 복도를 굴렀다.


‘그동안 쉬었다고... 좀 무뎌진 건가?’


어째선지 영역이 발동하지 않았다.


─푹! 푸푸푹!


촉수는 무척 많았고 또 빨랐다.

나를 날려버리고도 부족했는지 쉼 없이 공격이 이어진다.

나는 빠르게 뒤로 피해냈고 내가 있던 자리에 촉수가 날아와 꽂혔다.


<Aa... 레te. Lethe... Betrayer!!! Ki인l다! 죽인다!!!>


“융합...되어 가고 있어?!”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와 목소리가 점차 섞여 들어간다.

일단 사랑이와 섞인 저것이 무엇인지 아는 게 먼저라는 생각에 그것의 상태창을 확인했다.


[상ㅌ@ㅐχθηπ]


1. 이름(Name) : 사ΞĦ

2. 성별(Sex) : ζΨ

3. 종족(Speχ) : ޺؜

4. 기원(ЮкЫ㎗) : ЗгЯ

5. 권Ψ(ŦæIJÐĦ) : Æfflœ, æð, Ψнвфж

6. #@@#!^(*!ÐĦ

ЫЬзгХæ

ŒĸŦð

...

!


하지만 상태창이 점점 깨지기 시작하다 이내 아무것도 읽을 수 없게 됐다.

이런 경우는 관리자를 만났을 때를 제외하고 처음이었다.


“하나는 알겠네... 절대 우리 쪽 녀석은 아니라는 거.”


육감을 비롯한 내 모든 감각이 저것이 우리 차원의 존재가 아니라고 소리쳤다.


“그래, 네가 바로 이방인이란 녀석이냐?”


언젠가 키르케의 예언서에서 본 적 있다.

이방인들이 찾아온다고...


세이드를 시도했던 그 날에도 보았다.

내게 경배를 보내던 그들을...?


순간 의구심이 스쳤지만, 지금은 사랑이가 먼저다.


“걔는 내가 돌보는 아이거든. 좀 꺼져주셔야겠어!”


나는 불꽃을 조작해 사랑이를 침식한 촉수만을 불태웠다.


<Kiackkkkkkkkkkk! 레The 왜 너만! 왜 yoU만!!! FoR서를! 용ㅅIVE ME!>


지금의 내 불꽃은 예전과는 화력의 차원이 달랐다.

불을 뿌리느라 제 위력도 못 내던 그때와 달리.


<신성마법-각성(覺醒), 푸른 불꽃 소용돌이(靑火)>


풍백의 후계자란 권능을 얻으며 바람을 자유로이 다룰 수 있었으니까.

이젠 굳이 용이 되지 않아도 물질계의 모든 것을 태우는 푸른 불꽃의 영역에 바로 도달할 수 있었다.


─콰아아아아!!


사랑이의 예쁜 날개를 검게 물들인 검은 점액질의 것들이 불타 떨어졌다.

나는 촉수와 완전히 분리된 라!#@를 안아들었다.


<Ki에에eEkK엑K!!!!>


─치이이익!


촉수는 타들어가며 정말 참기 어려운 역한 냄새를 풍겼다.


“아직도 안 죽은 거냐...?”


정말 끈질긴 생명력이다.

온몸이 푸른 불꽃이 휩싸인 채로 그것은 한참동안 온몸을 뒤틀며 꿈틀댔다.

타들어가는 속도와 재생되는 속도가 거의 같았다.


“그런데 상태가 왜 이러지? 생각보다 너무 쉬운데... 뭘 잘못 주어먹기라도 한 건가? 아니면 내가 그만큼 강해졌던가...”


느껴지던 위압감에 비해 녀석은 너무 빨리 무력화됐다.


─뎅~ 뎅~ 뎅~


그때 종이 울렸다.

12시 정각을 알리는 종소리가.


종소리가 한 번 울릴 때마다 촉수 조각들의 재생이 늦어졌다.

소금이 뿌려진 민달팽이처럼 조금씩 녹아 없어졌다.


─뎅~!


마침내 열두 번째 종이 울리고, 촉수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렇게... 악몽 같던 13일의 금요일이 끝난 것이다.


“이건... 조직에 도움을 요청해야하나?”


나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 큰 사건.

이런 게 대량으로 들어온다면 행성이 버티지 못할 거다.


“코르, 괜찮은 겁니까!!”


그때 한 발 늦게 시리우스가 도착했다.

이 사건에 대해 물을 수 있는 유일한 이가.


“너무 늦잖아, 시리우스.”

“죄송합니다. 결계가 쳐져있는지 들어올 수가 없더군요. 순간적으로 코르와 연결이 끊어져 코르가 죽어버린 줄 알았습니다.”


그제야 시리우스의 손이 걱정이나 두려움 따위로 인해 떨리고 있는 게 보였다.


“괜찮아. 아무 문제없었어.”


너무 놀라서 안 그래도 하얀 얼굴이 더욱 희게 질린 시리우스를 나는 다독여주었다.

내 안전을 확인한 시리우스는 떨림이 점차 진정되어갔다.


“그나저나 사랑이 상태 좀 봐줘. 방금 막 우리차원이 아닌 것 같은 촉수괴물이 사랑이를 집어삼켰었거든?”

“외신...! 그들이 대체 어떻게? 분명 관리자가 금기의 땅에 모든 입구를 봉인시켰을 텐데?!”


역시 시리우스는 무언가 알고 있다.


“설명해줘.”

“아무래도... 관리자가 영면에 들게 했던 주범, 이방인들이 온 것 같습니다.”


나는 우선 ‘라비’를 담요로 감싸 침대에 눕히고 시리우스가 대화를 나누었다.


“관리자를 영면에 들게 한 주범이라니, 무슨 뜻이야?”

“지금 그녀는 온전한 상태가 아닙니다. 만물의 어머니로 이 우주를 창조할 때의 절반, 절반의 힘만을 가지고 있죠. 그것만으로도 이런 행성 하나 관리하는 것 정도는 쉽지만 외신은... 아, 외신은 이방인을 저희가 임의로 부르는 말 중 하나입니다.”


시리우스는 이후 쉽게 믿기 힘든 이야기들을 꺼냈다.


우선 신들은 다른 행성에서 온 존재가 맞았다.

다만 그때에는 신과 인간의 구별이 없었다고 한다.

인간이 지구의 주인이듯, 신들은 그들 행성의 주인이던 것이다.


그리스 신화의 신들은 행성 올림포스의 주인, 북유럽 신화의 신들은 행성 아스가르드의 주인, 이런 식으로 말이다.


창조에 힘을 너무 많이 써버린 걸까?

아니면 다른 어떤 이유가 있었던 걸까?


관리자의 창조물들은 초기에 만들어질수록 큰 힘은, 나중에 창조된 이들일수록 제한된 힘을 갖게 됐다.


가장 초기에 창조한 건 실험체에 가까운 퍼스트 모델, 이제는 원종이라고 불리는 이들...

각 종의 기원이 되는 이들이다.

다음으로 만든 건, 영생과 불사불사들이 허락된 올림포스나 베다의 신들.

아스가르드는 이보다 좀 더 늦게 창조되어 노화가 찾아오는 듯 보다 열화됐고 마지막으로 창조된 게 바로 인간이라 했다.


초기에 만든 이들일수록 강한 힘을 갖게 되었고

에서인지 그녀가 나중에 창조한 존재들일수록 약한 힘을 가지고 있었고 초기에 만든 올림포스나 베다의 신들 같은 경우는 영생과 불로불사와 같은 큰 힘을, 이보다 좀 더 늦게 만들어진 아스가르드 쪽은 노화가 찾아오는 등 좀 더 제한된 힘을 가지게 되었고 마지막으로 창조된 게 바로 인간이라고 했다.


하지만 보다 적은 힘을 가졌다고 하여 불완전하단 건 결코 아니었다.

뒤로 갈수록 창조물들은 관리자가 목적한 것에 더욱 가까워졌다.


올림포스의 신들은 오만하여 관리자의 예언조차 따르지 않다가 스스로 예언이 이루어지는 주체가 됐고, 아스가르드의 신들은 신탁에 잘 따르는 듯했으나 약속된 멸망 앞에선 마찬가지로 직접 재앙의 발단을 만들어냈다.


관리자는 인간을 사랑했다.

가장 미약하지만, 두 개의 힘을 품을 수 있는 인간을...


“그녀는 인간을 보호했습니다. 그때의 지구는 지금보다 푸르른 마치 인큐베이터에 가까운 형태였죠. 하늘 위에 또 하나의 바다가 떠있어 우주방사능이나 자외선 등으로부터 인간들은 보호되었습니다.”

“신께서 이르시되 물 가운데에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뉘라 하시고 신께서 궁창을 만드사 궁창 아래의 물과 궁창 위의 물로 나뉘게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창세기 1장 6절에서 7절의 말...


창세기의 인간은 900살을 살았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원래 설계된 인간 본래의 수명이었을지도 모른다.


“예. 그것이 성서에 등장하는 궁창 위의 물입니다. 관리자는 그곳에 있었죠. 아니, 그 물이야말로 관리자 자신이었습니다.”


직접 지구로 거처를 옮겨 그들을 돌보기까지 하다니, 대 인간에게만이 허락된 두 개의 힘이 대체 뭐란 말인가.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인간은 관리자의 통제를 벗어났습니다. 그녀의 본신이라 할 수 있는 망각의 강을 두 갈래로 나누어버리기까지 했죠.”


너무 많은 것이 주어질수록 존재는 결국 오만해지는 것인가.

아무리 문명이 강을 다스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지만 대체 무슨 이유로...


“너무 이상해... 아무 이유도 없이 그랬단 말이야?”

“거기에는 많은 추측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인간들이 가진 것이 너무 적었기에 그랬다고 생각해요. 최초의 인간, 낙원에서 쫓겨난 그들을 제외한 인간들은 터무니 없을 정도로 약했으니까요. 그래도 현생 인류보단 강했습니다. 편의상 고대인이나 선대 인류라고 나눠 부르죠.”


뭔가 점점 스케일이 커진다.


“관리자는 그래서 잠이 든 거야? 몸이 두 갈래로 찢어져서?”

“아뇨? 그 이후로도 수천에서 수만 년 동안 지구를 잘 다스렸는데요? 다만, 인류를 절멸시킨 대홍수. 그것을 벌로써 인간에게 내렸지요. 아니, 궁창 위의 물 그 자체였던 관리자가 달의 뒷면으로 거처를 옮기며 자연히 하늘 위의 바다가 땅으로 쏟아져 내렸다고 할까요?”


마침내 대홍수의 비밀이 밝혀졌다.


“그리고 저희 신들을 불러들여 인간을 다스리게 했습니다. 그때부터 신과 인간이 나뉘었다고 알고 있죠.”

“잠깐만... 너 이 이야기 잘 모른다며!”


분명 정령의 기원에 대해 이야기할 때 시리우스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자신도 들은 이야기에 불과하다면서.


“잘 모르는 이야기가 맞습니다. 다만 전 아스가르드의 왕자, 그것도 오딘의 후계자였기에 잊혀진 기록을 들여다볼 기회가 생겼지요.”

“이상한데...”


내가 시리우스를 빤히 쳐다보자 시리우스는 내 눈을 바라보고 얼굴을 붉혔다.

결국 먼저 시선을 돌린 건 내 쪽이었다.

지금은 그런 것보다 사랑이가 더 중요했다.


“그리고 아마 코르가 속한 조직, 리버스가 관리자를 반으로 나눈 그들의 후손일 겁니다.”

“에엑?!”

“저도 처음에는 긴가민가했었는데 그들의 기원이 바벨탑이라 들었으니 확실합니다. 그들은 관리자에게 ‘지혜’를 청했었죠. 그래서 탑을 받았고요. 아, 관리자가 직접 기름부은 지혜의 왕보다는 이전에 일어난 일입니다.”


일반적으로 악마는... 신에게 대비되는 존재다.

바벨의 악마, 그들이야말로 대홍수의 발단이었던 것이다.


설마 조직의 기원을 이렇게 듣게 될 거라고는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관리자를 섬기잖아!”

“그건... 저도 잘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속죄의 의미가 아닐까요?”


모르겠다.


“아까까지만 해도 그 촉수 괴물에 대한 이야기의 주제였던 것 같은데... 대체 어쩌다가 이야기가 여기까지 흘러가게 된 건지....”

“코르가 전생을 불러낼 수 있다면 편할 텐데 말이에요. 로키가 딱 대홍수가 일어나기 직전에 태어났었거든요.”

“안 되는 건 굳이 말하지 마. 머리만 아프니까... 그냥 이방인에 대한 이야기나 좀 더 해줘.”


아쉬움 마음에 나는 ‘잡을 수 없는 건 놓아버리는 것. 잡을 수 없는 건 놓아버리는 것.’ 하고 풍백이 전해준 말을 계속해서 되뇌었다.


“외신들은 저주 그 자체이기에 저희들의 천적과 다름없습니다. 외신에게 죽으면 진짜 죽어버리거든요. 존재 그 자체를 멸하는 힘이죠. 윤회의 고리로 돌아가지도 못해요.”

“나... 설마 방금 죽을 뻔 한 거야?!”

“그들은 누군가를 저주하는 마음에 담겨 이 땅에 현현하곤 합니다. 힘이 절반으로 나뉜 관리자는 인간과 섞인 그들의 존재를 잘 눈치채지 못했죠. 하지만 그들이 자신들의 차원과 이곳을 연결하는 문을 열었을 땐 그녀도 더 이상 참지 않았습니다.”

“그게 바로 금기의 땅이구나!”


첫 번째 운석이 떨어진 그곳.


“그때는 금기의 땅이 아니었습니다. 신성의 땅이라고 불렸죠.”


하와이가 있었던 곳.

하와이에선 금기를 카푸(Kapu) 혹은 타푸(Tapu)라고 부르는데 여기엔 신성이란 뜻도 있다.

지금 하와이는 운석이 떨어져 섬 전체가 사라졌다.


“지금은 보다시피... 봉인이 풀린 것 같네요.”


그게 마치, 이제 고작 2년을 향해 달려가는 다시 시작된 신화시대가 곧 종언을 맞아한다는 것 같아 무서웠다.


‘만일 관리자가 다시 잠에 든다면? 세상에 퍼진 마나가 다시 사라진다면? 인류는 과연 다시 예전과 같이 돌아갈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우리들은? 마나 없이 삶을 영위하는 것이 가능할까?“


관리자가 잠에 든다고 당장 모든 마나가 사라지지는 않을 거다.

이전에도 그랬으니까.


기원전 1000년, 솔로몬 왕의 탄생과 함께 사라지기 시작한 신의 숨결은 500년에 걸쳐서 서서히 사라지다 신화시대의 종막과 함께 완전히 사그라져 이내 사람의 아들이 태어난 날, 이 세계의 서력기원이 달라진 날을 기점으로 세간의 인식에서 완전히 종적을 감추었다.


“아아, 싫다. 예전에는 100년 살면 많이 산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자연스럽게 영생을 떠올리는 내가 있어.”


머리가 아파진 나는 마지막으로 사랑이의 상태창을 확인했다.


[상태창]


1. 이름(Name) : 사랑이

2. 성별(Sex) : 여성

3. 종족(Species) : 수인(오리)

4. 기원(Origin) :

5. 권능(Warrant) : 13일의 금요일(Friday the 13th)(Rank:S-)

6. 특성(Trait) : 사자무리의 토끼(Rank:A), 저주받은 자(Rank:A-), 러버 덕(Rank:B)

7. 소유 :

8. 계약 :

9. 기술 : 애교(C), 도주(E)


“부정 특성에 이은 부정 권능이냐...”


여기 있는 이들이 사랑이를 잘 지켜줄 수 있을까?

내일이면 나도 이곳을 떠나야하기에 마음이 조급했다.


‘역시 좀 더 남아있는 게...’


하지만 이내 굳게 마음먹었다.

내가 주체가 되어야지, 아이가 주체가 되어버리면 계속 휘둘릴 수밖에 없다고 몰리 선생님이 그랬으니까.


“그런데 사자무리의 토끼? 이건 뭐지? 사랑이한테 이런 게 있었던가?”


[개인 특성: 사자무리의 토끼(Rank:A)]


「맹수 사이에 있는 한 마리의 가녀린 피식자입니다.

비상식량일까요?


조심하세요. 사자무리에 토끼가 숨어있다면 맹수보다 더욱 위험한 존재라는 걸지도 모르니까요.


-위화감을 지운다.」


[종족 특성: 러버 덕(Lover Duck)(Rank:B)]

「당신은 사랑스러운 새끼 오리입니다.

당신은 누군가의 질투 속에 있습니다.

당신은... 누구죠?


1. 귀여운 공격성(Cute Aggression): 깨물어주고 싶습니다. 폭력 속에서도 당신은 안전합니다. (Rank:C 이상 적용)

2. 귀여운 게 벼슬: 적의를 사지 않습니다. 호감도가 쉽게 쌓입니다. (Rank:B 이상 적용)」


“잘 되겠지. 잘 될 거야...”


사랑이의 손을 잡고 그녀를 위해 짧게 기도하는 나를 시리우스가 다독여줬다.


‘그런데... 사랑이한테 왼손이 있었던가?’


다음 날 아침, 사랑이는 그 날 있었던 일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기에 이는 나와 시리우스만의 비밀이 되었다.


복도가 망가진 것은 아이들이 자주 뛰다가 망가뜨리곤 했기에 굳이 변명하지 않아도 알아서 누군가 고쳐냈다.


“오늘이 선생님 마지막 날이야. 오늘 이후 선생님은 가봐야 해. 그럼 마지막으로 출석을 불러볼까?”


마지막 출석.

아이들에겐 몰라도 내게는 마지막이다.


“사랑아?”

“네~”


오리 수인, 사랑이.

천사처럼 사랑스러운 그 애가 밝은 미소로 대답했다.


“마르코?”

“네. 그런데 선생님, 녹용은 다 드셨나요?”

“미안, 아직...”

“꼭 다 드셔야 해요!”


뿔갈이로 인해 떨어진 자신의 뿔을 내게 준 사슴 수인 마르코가 출석에 답했다.


“아틸라?”

“여기 있다.”


유일하게 이중에서 수인이 아닌 존재, 아마조네스 소년 아틸라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이별에도 유일하게 울지 않는 아이였다.


“캬루.”

“선생님! 있다가 저랑 달리기 시합해요!”

“그래, 마지막 날이니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자.”

“아싸!”


가장 말썽꾸러기인 캬루가 답했다.


캬루는 혼자 두면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르기에 항상 한 명 이상이 붙어 있어야하는 아이였다.

그렇다고 나 이외에 다른 선생님을 대동하기엔 아이들을 돌보는 선생님은 나를 제외하고 몰리 선생님밖에 없었으며 그는 캬루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기에 캬루는 내 전담이나 다름없었다.


그래서인지 캬루는 나를 정말 좋아했다.

자기보다 힘도 세고 달리기도 빠른 사람은 처음 본다면서.


“달래.”

“선생님, 진짜 가시나요? 안 가면 안 돼요?”

“미안해...”


아직도 아이들이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해서 달라이라고 불리는 라마 수인 달래가 쓸쓸하게 답했다.


“망고.”

“네. 선생님! 오늘 마지막 날이니까 솜사탕 100개 먹을 거예요!”

“100개는 너무 많지 않을까?”

“그럼 1000개!”

“더 늘었잖아...”


아틸라의 짝궁이자 뭐든 물에 씻어먹는 습성이 있는 망고가 애교를 부리며 답했다.


“가온.”

“네, 네! 선생님! 가온이 와쪄요!”


풍백과 나이가 엇비슷할 가온이 혀 짧은 소리를 냈다.


“이상 일곱 명 다 있구나.”





7










.


“그런데 이 알록달록한 깃털은 뭐지? 우리 애들 중에 새는 없었는데?”


-<<차라리 앵무새를 잡아먹고 말지...!>>


작가의말

누군가 크라니의 존재를 기억하시는 분 계시나요?


11장 13화에서 일곱 명의 아이들을 차례대로 말할 때, 독자분들 중 누군가 한 명이 빠진 것 같다고 언급하며 설정오류라 지적하실까 무섭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하고... 


하지만 결국 눈치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네요.

굳이 댓글을 달지 않으신 걸 수도 있지만 허무합니다.


인기없는 소설의 비애란... 퉷!


참고로 마지막의 저 발언이 등장하는 건 4장 11화.

지금은 ‘분실(紛失)’이 그 자리를 차지했지만 코르의 첫 번째 기원이었던 ‘기원(祈願)’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설명되는 화가 되었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글을 미리 많이 써둔 것의 장점은 퇴고하면서 이런 긴 복선을 설정해둘 수 있다는 것 같아요.


이 글은 복선 생각하다 독자분들 못 잡고 망해버렸지만!

어쨌든 11장은 여기서 끝이고 외전은 없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73 공구르기
    작성일
    22.11.14 22:35
    No. 1

    그 한참 전의 한마디가 지금 실행된 건가요... ㅎㄷㄷ 그리고 몇 편 전의 기원도...... 그러면 라비랑 크라니가 사라진 건가요. 와 공포물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8 아함(阿含)
    작성일
    22.11.14 22:37
    No. 2

    사라진 건 사실 사랑이가 아닌 라비... 읍읍!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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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5 22.11.21 79 2 16쪽
214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4 22.11.20 50 3 17쪽
213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3 22.11.19 52 2 18쪽
212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2 22.11.18 62 2 16쪽
211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1 22.11.15 62 2 18쪽
»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6 +2 22.11.14 56 4 18쪽
209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5 +1 22.11.13 62 3 13쪽
208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4 22.11.12 60 2 14쪽
207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3 22.11.11 75 3 16쪽
206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2 22.11.08 68 3 19쪽
205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1 22.11.07 63 2 19쪽
204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0 22.11.06 61 3 11쪽
203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9 +1 22.11.05 91 3 17쪽
202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8 22.11.04 68 2 9쪽
201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7 +2 22.11.01 94 3 12쪽
200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6 22.10.31 81 4 13쪽
199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5 22.10.30 75 2 15쪽
198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4 22.10.29 77 4 18쪽
197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3 22.10.28 77 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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