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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니르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의 신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아함(阿含)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8
최근연재일 :
2022.11.29 22: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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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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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2

DUMMY

아무리 생각해봐도 청명이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 만한 성격이 아니었기에 누군가 청명에게 적의를 보내는 이 상황이 나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일단 상태창 먼저 확인할까?’


최근 몇 번 고장이 나긴 했지만 처음 보는 상대에 대한 정보를 얻기엔 이만한 게 없다.


[상태창]


1. 이름(Name) : 헬리오스 세르반(Apollo)

2. 성별(Sex) : 남성

3. 종족(Species) : 신(올림포스)

4. 기원(Origin) : 태양(Sola)

5. 권능(Warrant) : 태양마차(Phaeton)(Rank:SSS), 의술의 신(Asklepios)(Rank:SS+)

6. 특성(Trait) : 피 주머니(Rank:A-), 2대 카인(Rank:S)

7. 소유 : 숙명의 검 카인(Rank:SS+)

8. 계약 : 작열하는 태양의 저주(종속-주)

9. 기술 : 마법(혈마법-피 흘리는 동생의 저주)(A+), 사냥(사막의 잠복자)(A), 검술(최초의 살인)(B+)... 등


그렇게 상태창을 확인하고 나서야 나는 상황을 이해했다.


‘무림과 계약을 맺기로 되어있던 태양신이 쟨가?’


천마가 내게 큰 욕심을 보이지 않던 이유가 저기에 있었다.


“태양신이네. 혈교에서 온 건가? 무림과의 계약은 청명으로 인해 무산됐다 들었는데.”

“데이 워커의 수장이 저 자였군. 나의 조직, 아퀼라와 최근 자주 마찰을 빚고 있어 어느 간 큰 인간이 수장인가 했더니 애초에 인간조차 아니었나.”


루마니아와 이탈리아 모두 발칸 반도에 위치하여 영역이 겹치니 자주 부딪치는 모양이다.


“기술 등급도 나쁘지 않은데? 혈마법은 피를 매개로 하는 마법인가? 다음세대의 피는 제물로서도 극상일 테니 상대하기 까다로워 보여.”


검술도 수준급에다 활로 유명한 신이라 그런지 사냥도 제법이다.


‘특히 저 무기는... 대체 뭐지?’


시리우스보다 한 단계 낮고, 유피의 천둥검보다는 한 단계가 높다.

충분히 신물로 분류될 법 한데 그렇다고 신물 계약이 된 것도 아니다.


“호~ 벗의 눈에는 그런 것까지 보이는가.”


유피는 그 존재에 호승심이 끓는지, 아니면 자신의 조직에 대항한 건방진 녀석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싶은지 온몸으로 흥미를 표했지만, 정작 그처럼 피를 매개로 한 술법을 주로 쓰는 미나는 꽤나 지루해보였다.


“미나, 재미없어?”


그러고 보니 오랜만에 만난 미나는 조금 이상했다.

첫 만남에서 나를 껴안고 ‘살아있어, 살아있다고!’를 외치며 울먹이지 않나, 답지 않게 성숙한 태도를 보여주지 않나, 시리우스가 옷을 갈아입는 사이 그를 조심하라며 그는 양의 탈을 쓴 늑대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뭔가 무서운 꿈이라도 꾼 건가...?’


미나의 이런 평상시답지 않은 모습이 영 못마땅했는지 유피는 자신의 우월한 신장을 이용하여 미나의 머리 위에 팔을 얹고 턱을 괴었다.


“야! 족발 치워라. 빨리 안 치워?! 이게 미쳤나, 내가 팔걸인 줄 알아?”

“흠, 됐다. 평상시의 그대로군.”


그제야 미나는 평상시의 그 틱틱대고 사나운 성깔로 돌아왔다.


“그대가 판테온을 나가 밀라노의 거처로 돌아간 뒤, 몇 달간 앓아누웠다고 들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힘들면 얘기해라.”

“됐거든! 됐으니까...”


지금 나를 동정하냐고 화를 내도 이상하지 않은데 미나가 눈물을 글썽이자 오히려 당황한 것은 유피였다.


“우, 울지 마라. 버, 벗이여. 도와주게. 이럴 때는 어찌해야하는가!”


나는 목에서 달의 목걸이를 벗어 미나에게 건네주며 달랬다.

반년 간 아이들을 돌보며 느낀 건데 서러워서 우는 아이든, 아파서 우는 아이든 손에 뭔가 쥐어주면 일단 눈물을 그치더라.


“이거 가질래? 어때? 예쁘지? 뚝 하자. 이거 줄게.”

“흐아아앙!!”


근데 어째선지 미나는 더욱 격하게 울음을 터트렸다.

달의 목걸이를 소중하게 품에 안은 채로 엉엉 울었다.

그리고 억지로 내게 그 목걸이를 다시 걸어주며 말했다.


“코르, 약속해 줘. 이거 절대 풀면 안 돼? 약속이야?”

“뭔지는 몰라도 알았으니까 울지 마.”


그렇게 한참을 미나를 달래주는데(누군가를 굉장히 익숙하게 달래는 그 모습에 유피가 나지막이 감탄을 표했다.) 데미안이 들어왔다.


“힘들군.”


자신의 두 스승의 결혼식에 어떻게든 연을 맺고자 하는 이들에게 계속 시달린 데미안이 곧 죽을 것 같은 표정으로 우리가 있는 곳으로 피신 온 것이다.


“데미안!! 오랜만이야! 보내준 술은 잘 마셨어.”

“...미나 형은 왜 또 그 꼴인가?”


미나는 울다 지쳐 잠들었다.


참고로 내 육아 기술의 랭크는 B+.

B랭크부턴 ‘대표자’라 불리며 한 나라를 대표하기에 손색이 없는 솜씨이니, 심적으로 지친 이를 달래는 데에 있어 여기 모인 이들 중 나보다 뛰어난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몰라. 피곤했나봐.”

“그런가? 여기 전에 부탁했던 거다.”


데미안은 내게 전에 부탁했던 선도주를 한 병 더 내어주었다.

이건 풍백과 가온이 단 둘이서 마실 수 있게 해줄 생각이다.


<<이걸 마시면 가온의 기억이 조금 돌아올지도 모른다.>>


“와~ 고마워, 데미안!!”

“애초에 스승의 몫이었던 술이다. 선물도 그렇고 이번에 찾아와줘서 고맙다고 전해달라더군.”


우리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유피의 모습에 나는 서둘러 선도주를 뒤로 숨겼다.

그는 술을 모으는 취미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건 풍백과 가온을 위한 몫이다.

아무리 유피라고 해도 양보해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유피는...


“데미안 너... 다섯 마디 이상 말 할 수 있었던 거냐?!”


항상 술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다만 말을 짧게 하던 데미안이 말을 길게 한 것에 놀라워하고 있었다.


“흠, 그러고 보면 몇 번 말을 길게 하긴 했었지.”


결혼식이 끝나고도 연회는 한참동안 이어졌다.

그 기세로 보아하니 거의 며칠 동안 계속될 듯 보인다.


중간에 청명도 우리를 보러왔는데 정작 이 결혼식의 주역인 장자와 천마는 끝까지 오지 않았다.


“아무리 경쟁 조직으로 갔다지만 너무하네. 그렇게 바쁜가? 이쪽으로 찾아오지도 못할 정도로 말이야.”


중간에 잠에서 깬 미나는 아까 부린 추태가 생각났는지 여기 있지도 않은 장자와 천마를 향해 짜증을 냈다.

어차피 미나가 그러는 게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무시하고, 청명과 데미안을 위해 준비한 선물을 건넸다.


“여기 1번을 꾹 누르면 나한테 연락이 오니까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말해. 꼭이다?”

“이만 가지. 더 있어봐야 좋을 건 없을 것 같다.”


데미안과 청명에게 편지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이 놀랍고도 위대한 선진문물의 간단한 사용법을 설명해주고 있는데 유피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돌연 이만 돌아가자고 말했다.


“벌써요?”

“유피 형이여, 조금만 더 있다 가는 게 어떻겠나?”


데미안과 청명이 유피를 붙잡는다.

아이가 친구를 떠날 때, 친구가 아닌 친구의 부모님을 붙잡듯 본능적으로 결정권이 내가 아닌 유피에게 있다는 것을 깨달은 모양이다.


“지금 리버스는 불안해하고 있는 중이다. 처음으로 다음세대의 신이 다른 조직으로 빠져나갔으니 오죽할까. 여기 더 남아있다간 그들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지금이 몸을 빼기 가장 적절한 순간이다.”

“설마 원로들이 그런 바보 같은 짓을...”

“그래, 바벨의 현자라고까지 불리는 원로는 그렇지 않겠지. 하지만 그들이 아니어도 조직에는 항상 바보가 있는 법이다. 어느 곳이든 그렇지.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 아랫것들 중에 돌발행동을 하지 않는 이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군.”


유피의 적나라한 설명에 청명과 데미안은 그제야 우리를 놓아줬다.

그렇게 무림을 벗어날 채비를 하는데 저 멀리서 전음이 들려왔다.


-와줘서 고맙다, 사제. 다음에는 먼저 찾아가겠다.

-와줘서 고마웠어요. 반지가 무척 마음에 드는 거여요. 하지만 친분을 과시하는 건 아무래도 뒤로 미뤄야 할 것 같네요.


천마와 장자는 우리를 향해 작게 고개를 숙였다.

전음이 아니었다면 눈치 채지 못 할 만큼 살짝.


“피식-”


유피가 피식, 하고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누가 사제야! 누가!”


미나는 어느새 평상시의 모습으로 돌아와 자기가 사형이 아니라면 결코 사형제지간을 받아들일 수 없다 고래고래 떠들었다.

유피는 평상시로 돌아온 것은 반갑지만 역시 그런 미나가 창피한지 강제로 입을 막으며 아까와 지금을 반반 섞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데미안, 청명, 다음에 보자!”

“네. 다음에 보는 거셔요!”


우리는 리버스에서 보내온 비행기에 올라탔다.

기장은 우리가 타자마자 아직 앉지도 않았는데 더는 여기 머무르기 싫다는 듯이 빠르게 출발해버렸다.


“그래서 벗이여. 대모를 만나게 되었다고?”

“응. 너도 소식 들었나보네?”

“지금 시기면... 삼하인인가? 사바나도 참, 이런 거 엄청 챙긴다니까.”

“종의 끝자락에 선 이들은 필사적이기 마련이지.”


내 대모 되시는 분의 풀 네임은 사바나 위치엔드(Witch-End).

그 성처럼 그녀는 지구 최후의 마녀 중 하나였다.


여기까지 생각이 닿자 갑자기 대모가, 아직 얼굴도 보지 못한 그녀가 무척 친밀하게 느껴졌다.


‘풍백이 생각나서 그런가?’


종의 끝자락에서 발버둥치는 그 모습은 분명 풍백과 무척 닮아있으리라.


“부럽다. 나도 가보고 싶었는데.”


다음세대로서 당연히 학교에 가본 적이 없는 미나는 아카데미에 무언가 환상이 있어보였다.


“너희도 같이 다니면 좋을 텐데.”

“아쉽게도 입학신청이 마감됐더라. 그리고 우리는 당분간 바쁠 예정이라.”

“왜?”


사실 그때 나는 알고 있지 않았을까?

그들이 나와 함께 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면서도 물어본 것이 아니었을까?

제발 아니기를 바라면서...


“전쟁이 시작됐다.”

“유피!”


미나가 유피를 부르며 팔꿈치로 그를 찔렀다.

마치 나에게만큼은 알리고 싶지 않았다는 듯이.


“나와 미나가 선봉에 설 거다. 대부분 내가 앞장서 싸우고 미나가 뒤에서 치료를 맡겠지.”

“나... 나는 그런 얘기 들어본 적도 없어! 휴전상태였잖아! 배가 아직 건조되지도 않았을- 아...”


광원 씨가 내게 이런 이야기를 해준 게 벌써 몇 달 전이다.

그때도 건조가 거의 끝났다고 말했다.


어쩌면 나는... 휴전을 핑계로 회피하고 있던 걸지도 모른다.


“쉬이- 코르 진정하세요.”

“시리우스, 넌 알고 있었지...”

“그저 상황을 읽었을 뿐입니다. 코르에게 감추려고 했던 게 아니에요.”


나의 이런 정보의 부재엔 정말 이상한 부분이 많았다.

전쟁이 목전에 왔는데 내게 어떤 정보도 오지 않다니.


까먹은 것일까?

당장 몇 달 전만 해도 광원 씨는 내게 배의 건조가 완료되었다며 곧 전쟁이 시작된다 말했으나 지금은 어떠한 소식도 전해주지 않았다.


일이 바쁜 것일까?

이보다 중요한 일이 어디 있다고!


여기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건... 누군가 의도적으로 내게 정보를 은폐했다는 것.

그것 외엔 생각되어지는 게 없었다.


전쟁이 코앞... 아니, 이미 시작됐음에도 가장 큰 전력이라 할 수 있는 신이 어떤 정보도 받지 못한다는 건 유피의 말마따나 리버스가 바보라도 된 게 아닌 이상 말이 안 된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높은 확률로 나의 아버지이리라.

리버스 서울 지부의 지부장이자 카피바라 수인인 김광원은 나를 보좌하기에 앞서 아버지의 직속 부하였으니까.


‘이제와 아버지를 원망하는 것은 아니야. 아닌...가?’


아버지가 전쟁을 일으킨 것도 아니다.

그저 자식을 보호하려고만 했을 뿐이다.

나에겐 그를 원망할 자격 따윈 없었다.


-아아, 산다는 건 이다지도 복잡하여 상황에 따라, 기분에 따라, 입장에 따라 바라는 것이 달라지고 그 선택마저 달라진다.


“그럼 나도 참전하겠어.”

“그러지 마라, 벗이여.”


당장이라도 입학을 취소하고 함께 전장에 서려했지만 유피는 이를 단호하게 거절했다.


“왜 미나는 되고 나는 안 되는데!”

“그는 각오가 되어있고 벗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각오가 되어있지 않은 자가 설 만큼 전장이 만만해 보이나? 이는 우리가 원해서 참여한 전쟁이다. 벗이 얼마나 강하든 상관없이 각오가 되어있지 않은 자가 전쟁에 서면 죽는다. 그것이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말이다!”


전쟁은 끔찍하다.

생명의 가치가 곤두박질친다.

이기든 지든 끔찍하다.

이겨도 끔찍한 기억이 정신을 좀먹어 갈 것이고 지면 모든 것을 잃는다.

사는 것 자체가 지옥이 된다.


-전쟁에 승자는 없어서, 모두가 무언가를 잃어서, 희생을 대가로 더 큰 것을 얻은 이에게 우린 승리자란 감투를 씌워준다.


“그런 표정 짓지 마...”


미나가 내 등을 토닥여주었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은 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전쟁은 과거 여자 하나 때문에 이루어진 트로이 전쟁과는 다르다. 더 큰 이익을 얻기 위해 싸우는 근대의 전쟁과도 다르다. 돌연변이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싸우고, 인간은 그들의 고기를 얻기 위해 싸운다. 자신의 권리라고 믿었던 것을 되찾기 위해 싸운다.”

“그럼 너희는? 너희는 무엇 때문에 싸우는데?”

“존재의 증명.”


그리 말하는 유피의 얼굴에는 단호함이 서려있었다.

더 이상 그를 말릴 수 없으리란 것을 느꼈다.


“나는 벗처럼 불을 나눠주지도, 미나처럼 다른 이를 치료하지도 못하지. 오직 힘으로 자신을 증명하는 방법밖에 나는 모른다.”


명실상부 판테온에서 가장 강한 남자가 하는 말이었다.

그의 선언에는 일말의 자부심마저 담겨있었지만 그 말은 들은 나를 한없이 슬프게 만들었다.

존재의 가치는 그런 걸로 증명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걸로 증명되지도, 증명되어서도 안 된다.

눈앞이 흐려진다.

감정은 내 뜻대로 막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후두둑.


이를 자각했을 땐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진 뒤였다.

어떤 표정 변화 없이 오직 눈물만이 떨어지는 이 상황이 나는 너무나 이상하게 느껴졌다.


“내 친구 둘이 모두 울보였을 줄이야... 고맙다.”


유피는 이런 나를 보고 이를 드러내며 환히 웃었는데 그게 꼭 자신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을 들은 사람처럼 보였다.


정작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나, 나는...”


나는 나의 친구들이 인간에게 마음을 열길 바랬지만 이런 방식은 아니었다.

나의 친구는 인간에게 마음을 열지 않더라도 강자로서 의무를 다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된다.”


나는 겁쟁이다.


인간을 사랑함에도 전쟁이 두려웠다.


‘내가... 인간을 사랑한다고?’


아니, 인간을 사랑하기에 전쟁이 두려웠다.


‘그저 가엾게 여기는 게 아니라?’


가치가 사라지는 전쟁이 두려웠다.


‘내가 그들을 가련히 여긴다고...? 마치 짐승처럼?’


인간과 돌연변이의 경계가 허물어진다.


-아아, 나는 가련함을 사랑하여, 인간의 욕심에서 태어나 그들 없이는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짐승을 사랑했다.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한 이상, 불의 신을 대상으로 신앙을 보내온 이상 나는 그들을 구해주지도, 놓아버릴 수도 없었다.


-아아, 가련함을 사랑하는 나는, 인간의 그 가련함마저 사랑하여 끝내 인간과 짐승의 차이를 두지 못했다.


할 수 있는 건 그저 곁에서 함께 견디는 것뿐.

그게 구원도 심판도 하지 못하는 신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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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13장. 나에게는 좋은 사람 5 22.11.28 54 3 19쪽
219 13장. 나에게는 좋은 사람 4 +1 22.11.27 58 4 16쪽
218 13장. 나에게는 좋은 사람 3 22.11.26 50 5 17쪽
217 13장. 나에게는 좋은 사람 2 22.11.25 54 3 14쪽
216 13장. 나에게는 좋은 사람 1 22.11.22 58 2 21쪽
215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5 22.11.21 79 2 16쪽
214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4 22.11.20 49 3 17쪽
213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3 22.11.19 52 2 18쪽
»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2 22.11.18 62 2 16쪽
211 12장. 스승의 은혜는(The teacher's favor) 1 22.11.15 62 2 18쪽
210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6 +2 22.11.14 55 4 18쪽
209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5 +1 22.11.13 62 3 13쪽
208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4 22.11.12 60 2 14쪽
207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3 22.11.11 75 3 16쪽
206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2 22.11.08 68 3 19쪽
205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1 22.11.07 62 2 19쪽
204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10 22.11.06 61 3 11쪽
203 11장. 신은 어린아이와 같아서 9 +1 22.11.05 91 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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