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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망자여, 왕이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bok2705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8
최근연재일 :
2021.01.04 19:00
연재수 :
2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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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33,243

작성
19.04.2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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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글자
12쪽

17화: 구출작전 (3)

*본작은 역사적 고증보다는 상상의 비중이 더 큰 작품입니다.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지난 시대를 배경으로 나올 수 있는 수많은 픽션 중 하나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DUMMY

<망자여, 왕이 되어라!>

17화: 구출작전 (3)


대성은 민위군 대장의 머리에서 총구를 치우지 않았다. 그는 민위군 대장의 입에서 나오는 말에 주목했다.


[근처에 있는 조선인 마을에 뒤집어씌우면 되지 않겠어?]


[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천리군 중대장이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민위군 대장이 누런 이를 드러내며 기분 나쁘게 웃음 지었다.


[히히히, 대천리군 중대장님이 왜 이렇게 당황하셨을까? 말까지 다 더듬으시고.]


[무, 묻는 말에나 대답해···! 대체 뭘 뒤집어씌운다는 거야?]


[조선낫이라고 들어봤나?]


[뭐? 조, 조선낫···?]


[조선놈들이 쓰는 낫 말이야. 설마 낫이 뭔지 모르진 않겠지, 아닌가···?]


[빌어먹을 조선이든 낫이든 알게 뭐야?]


천리군 중대장이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애당초 조선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 다루듯 하는 사람이 일개 조선산 날붙이를 신경 쓸 리 없었다.


천리군 중대장은 코앞에 있는 대도(大刀)만 바라보았다.


[쓸데없는 소리 말고 요점만 말해. 낫이 여기서 왜 나오는데?]


[왜 나오냐고? 사람 베는 데 쓸 수 있으니까.]


[뭐라고···?]


[조선놈들 쓰는 낫이 사람 베는 데 아주 제격이거든. 모가지도 싹둑 날릴 수 있고, 골통도 쉽게 박살 낼 수 있고. 내 대도로 죽이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지.]


민위군 대장이 칼자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한 마디로 네놈을 대도로 베나, 조선낫으로 베나 별 차이가 없다는 뜻이야.]


[후··· 후회할 짓 하지마. 분명히 말하는데 나는 천리군 총사령 직속이야.]


[그래서 어쩌라고? 후회할 게 뭐가 있어? 죗값은 조선낫 가진 조선놈들이 치를 텐데. 까짓거 마을 한두 개 지도에서 지우지 뭐. 어려운 일도 아니잖아?]


민위군 병사들은 당장에라도 대도를 뽑아들 기세로 발걸음을 조금씩 앞으로 옮기고 있었다.


대성 역시 민위군 대장의 머리를 앞에 두고 방아쇠에 손가락을 얹었다.


그때였다.


-탁!-


코등이와 칼집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민위군 대장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는 잔뜩 긴장한 천리군 병사들을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이놈들 얼굴 좀 보게. 누가 보면 저승사자라도 마주친 줄 알겠어! 하하하! 모두 칼 집어넣고, 총 내려라.]


[예···? 하지만··· 조금 전에-]


[내리라면 내려. 이런 데서 살다 보면 이마에 바람구멍 날 수도 있는 거지. 안 그래?]


민위군 대장이 천리군 중대장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갑작스러운 화해의 손길에 천리군 중대장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민위군 대장을 바라보았다.


[지금 무슨···?]


[네놈들 모가지 따면 귀찮아지기만 할 뿐이야. 그러니까 서로 좋게좋게 넘어가자고.]


[어, 어쩔 생각인데?]


[어차피 조선놈 팔아먹으려고 온 거 아니야? 어디서 털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원하는 게 뭐야?]


[절반 넘겨.]


[뭐?]


천리군 중대장이 눈살을 찌푸렸다.


[네가 잡아온 조선인 말이야. 민위군 병사 두 명 죽인 거 그냥 눈감아 줄 테니까, 나한테 절반 넘기라고.]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냐?]


[그럼 어떡할 건데? 집에 모가지 없이 돌아갈래?]


[······]


[어차피 너나 나나 같은 한족(漢族) 아니냐. 그냥 서로 챙길 거 챙기고 좋게 헤어져야지. 동족상잔의 비극은 벌이지 말자고.]


대도를 찬 민위군 병사들은 여전히 천리군 병사들 코앞에 있었다. 연사도 안 되는 소총을 거북이 등껍질마냥 등에 바짝 메고 있는 천리군이 가진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아 보였다.


[아직도 결정 못 했나? 내 부하들이 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


[빌어먹을··· 가··· 값은 똑바로 치러라.]


[하하하, 이제야 말이 통하는구먼! 그럼 갑시다. 하던 얘기 마저 끝내야지.]


민위군 대장은 언제 그랬냐는 듯, 같은 ‘한족’ 출신 적군의 어깨를 토닥이며 발걸음을 옮겼다.


대성 역시 마적들의 움직임에 맞추어 자리를 조금씩 옮겼다.


[어이, 중대장.]


[또 뭔데?]


[그나저나 내 부하 쏜 놈은 어디 있어?]


민위군 대장이 말했다. 물론 천리군 중대장이 그걸 알 리 없었다.


곧 대성이 방아쇠를 당겼다.


‘여기 있다.’


-타~앙!-


[대장님이 쓰러졌다!]


대성은 민위군 대장의 머리에 바람구멍이 나는 걸 확인하자마자 머리를 숙였다.


[기습이다, 기습!!!]


그와 동시에 한족들은 동족상잔의 비극을 벌이기 시작했다.


[한 놈도 남기지 말고 쓸어버려!!!]

[다 잘게 잘게 조각내버려!]


녹슨 대도는 저녁 바람을 타고 천리군 병사의 몸을 내려쳤고,


[뒤로 물러나! 거리 벌리라고!!!]

[빌어먹을 머리를 맞추라고!!!]


눈먼 총알은 붉은 하늘을 타고 민위군 병사의 몸을 꿰뚫었다.


서쪽으로 저무는 태양 밑에서 고요한 저녁을 맞이하던 마적들의 벌판은 그렇게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


-타앙!-


대성은 아무렇게나 날아다니는 총알과 아무 데서나 울리는 총성을 위장막 삼아 타겟들을 하나씩 제거해나갔다.


주된 타겟은 근접전과 머릿수에서 우위를 점했던 민위군이었다.


대성은 기세 좋게 달려들던 민위군 병사들에게 총알을 먹이며 장기말로 선택한 천리군이 반격할 시간을 벌어주었다.


[여기 어딘가에 천리군 잡놈이 숨어있다! 모두 물러나!]


-타앙!-


[총부터 꺼내! 빌어먹을 총부터 꺼내라고!]


-타앙!-


[안으로 들어가! 천리군 놈들이 넘어오지 못하게 해!]


민위군 병사들은 대도를 내팽개치고 땅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언덕을 기어 올라갔다.


[계속 쫓아가라! 민위군 놈들이 시장에 들어가게 하면 안 돼!]

[쏘면서 이동해! 천리군이 안에 들어오게 하지 마!]


민위군과 천리군은 교전 초반에 벌였던 개싸움을 거두고 동료의 시체를 바리케이드 삼아 전선을 형성했다.


그렇게 양 세력이 서로 목숨을 걸고 결전을 벌일 동안, 대성은 전황을 어떻게든 바꿔보려는 양 세력의 돌격대장을 처치해가며 조금씩 시장 쪽으로 이동했다.


‘깃발이 세 개였는데··· 시장을 통제하는 세력은 따로 있는 건가?’


교전이 소강상태에 다다른 틈을 타, 대성은 시장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상황을 살폈다.


시장 상인들은 시장 상인대로 깃발이 꽂혀 있는 곳에 총을 겨눈 채, 시장으로 들어오려는 민위군 병사들과 격한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야! 지금 뭐하자는 거야! 총 안 치워?]


[교전이 확실히 끝나기 전까지는 안돼!]


[너희 미쳤어? 네놈들 보호자가 누군지 알고 그러는 거야?]


[그건 교전이 끝난 다음에 알 수 있겠지!]


[저런 배은망덕한 자식들이! 말 다 했어! 그냥 처형하면 될 걸 살려줬더니만··· 지금 민위군을 배신하겠다는 거야?]


[들어오고 싶으면 하나만 확실히 해! 천리군 죄다 죽이던가, 아니면 둘이 적당히 합의하던가! 그전까지는 절대 들여보내지 않을 줄 알아!]


그렇게 천리군과 민위군, 시장 상인 사이에는 마주치지 않을 것 같은 평행선이 만들어졌다.


다만 언제까지나 관망할 수만은 없었다.


‘당분간 저 상태로 있겠지만, 그렇다고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거야. 만에 하나 놈들이 합의하기라도 하면···’


대성은 인신매매 시장에 팔려온 사람들의 상태를 대강 확인한 다음, 동료들이 대기하고 있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교전에 정식으로 개입할 준비를 해야겠군.’


대성은 대치 중인 양 세력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팔과 다리를 열심히 움직였다.


‘일단 민위군 대장은 확실히 죽었고, 천리군 대장은 어떻게 되었지?’


[중대장님, 중대장님. 다친 곳은 괜찮으십니까···?]


[이 머저리 같은 자식아, 너는 팔뚝에, 으윽···!]


‘이런 젠장···!’


한편의 포복 다큐멘터리를 찍던 대성은 땅바닥에 바짝 붙은 자세 그대로 움직임을 멈추었다.


‘용케 살아남았군···’


천리군 잔당이 근처에 숨어있음을 알아차린 대성은 속으로 ‘나는 달팽이다’를 되뇌며 최대한 느리게 기었다. 곧 고통을 호소하는 중대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여기 살점 날아간 게 괜찮아 보이냐···!]


[죄··· 죄송합니다···]


[빌어먹을··· 그나저나, 진짜 어떻게 된 거야··· 정말 우리 중에 한 명이 쐈어···?]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사건이 터졌을 때 보초를 서던 녀석들도 진작에 다 죽어버려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라도 주고받은 건지···]


[젠장··· 이게 무슨 꼴이람··· 망할 조선놈 하나 때문에··· 그 자식이 훔쳐간 금괴도 회수 못 하고, 여기서 머리통 날아가게 생겼으니···]


[중대장님, 이렇게 하면 어떻겠습니까? 어차피 돌아가도 목숨을 보전하기 힘들 텐데, 민위군 남은 녀석들하고 적당히 합의해서 여기 자리 잡도록 하죠.]


[헛소리 지껄이지 마···! 우리가 누구인지 잊었어···?]


[어차피 탄약도 얼마 없지 않습니까? 만에 하나 민의군 놈들이 시장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절대 안 돼···!]


[아니, 조금 전에는 민위군 말에 순순히 꿇었으면서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이내 중대장은 부하와 언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마적들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벌이느라 정신 놓은 사이, 대성은 청년들을 향해 미리 약속했던 신호를 보냈다. 그는 곧 고담, 인영과 합류할 수 있었다.


“철인이는?”


“하영이 혼자 둘 순 없어서 같이 있으라고 했어. 마적이 넘어올지도 모르니까. 정 안되면 말 타고 이동하라고 했고. 신호만 보내면 바로 올 거야.”


고담이 말했다.


“잘했어.”


“그나저나 아까 보니까 자기들끼리 쳐 죽이고 난리 난 거 같던데, 맞지?”


“맞아. 지금 세 개의 세력이 대치 중이야. 일단 현재는 인신매매 상인들이 가장 우위에 있는 상태고. 탄약을 갖고 있거든.”


“그 백색, 노란색 깃발 들고 설치는 자식들은?”


“그놈들은 조만간 탄약이 떨어질 거야.”


“그럼 그 자식들 탄약 바닥날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거 아니야? 알아서 무릎 꿇을 거 같은데?”


고담이 말했다. 그러자 대성이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자기들끼리 교전을 멈추고 사이좋게 힘을 합칠 거야. 상인들도 둘이 합의 보면 들여보내 준다고 말했고.”


“천벌 받을 놈들끼리 가지가지 하는구먼. 어떻게 할 생각이야?”


“지금부터 교착 상태를 무너뜨리고 결판을 지어야지.”


“우린 뭘 하면 되는데?”


“너희는 화력 지원을 해줘. 천리군이나 민위군이나 교착 상태가 무너지면 분명 시장으로 들어오려 할 거야. 그놈들을 처리하면 돼.”


“알았어. 맡겨만 줘.”


“그럼 출발하자.”


민위군 병사들은 시장 상인들과 여전히 고성을 주고받으며 싸우고 있었다. 대성 일행이 이동하는 도중에도 천리군과 총격을 몇 번 더 주고받은 민위군은 굉장히 절박해 보였다.


[마지막으로 기회 준다!!! 주접 그만 떨고 당장 총 내려!!! 안 그러면 아주 다 도륙을 배러릴 줄 알아!!!]


[우린 아까 분명히 말했어!!! 천리군을 결딴내던가, 아니면 같이 들어오던가! 어떤 식으로든 결판을 내!]


[너희 진짜 골통 구멍 나고 싶어, 어! 능지처참당하고 싶냐고!]


[무슨 입만 열면 골통 타령이야! 네놈들만 마적이냐? 우리도 마적이야! 그렇게 들어오고 싶으면 직접 들어와 봐! 들어와 보라고!]


대성은 시장 상인과 언쟁을 주고받는 민의군 병사의 머리를 조준했다.


곧 화가 머리끝까지 뻗친 병사가 소리쳤다.


[다른 건 몰라도 네놈 머리는 내가 무조건 박살 낸다!!!]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의말

문장 수정했습니다. 


[]는 마적들이 하는 말로 외국어(중국어)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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