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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망자여, 왕이 되어라!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bok2705
작품등록일 :
2019.04.01 11:28
최근연재일 :
2021.01.04 19:00
연재수 :
210 회
조회수 :
821,527
추천수 :
13,730
글자수 :
1,133,243

작성
20.12.03 18:05
조회
1,816
추천
45
글자
12쪽

193화: 인천 상륙 작전 (3)

*본작은 역사적 고증보다는 상상의 비중이 더 큰 작품입니다.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지난 시대를 배경으로 나올 수 있는 수많은 픽션 중 하나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DUMMY

<망자여, 왕이 되어라!>

193화: 인천 상륙 작전 (3)


[적기 관련해서 특이 사항 발생 시 즉각 보고하겠습니다. 아마 별일 없을··· 저, 저게 뭐야··· 비상! 비상! 적기가 고도를 낮추-]


쾅!


경계병들은 두 번 다시 보고를 올릴 수 없었다. 섬과 해안에 듬성듬성 자리 잡은 해안 방어 시설은 조그만 크기에 맞게 눈 깜짝할 사이에, 그리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조선 해방군 공군은 정찰을 마치기 무섭게 해당 지역 일본군을 상대로 대대적인 폭격을 벌였다.


한반도 해방을 장식할 마지막 작전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편대원 모두 들어라. 정찰 결과 해안에 배치된 적군 숫자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원 요청을 제때 하지 못하게끔 통신 시설을 중심으로 폭격한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해방군 공군은 한반도 상공의 지배자, 하늘의 저승사자답게 무시무시한 위력을 보여주었다. 공군은 기습적인 폭격으로 일본군의 정신을 빼놓는 한편, 통신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여 일본군이 제때 대응할 수 없게끔 했다.


쾅!


[하필 공격해도 이런 곳을··· 야, 통신병. 지금 당장 본부에 연락해서 알리도록 해. 놈들이 해안을 공격하고 있다고. 지원이 필요하다고. 어서!]

[아··· 알겠습니다···!]

[연락했어? 본부에서 뭐래? 지원 병력 보내겠대? 야!]

[연락이 가질 않습니다. 아무래도 통신선에 피해가 간 듯합니다. 바로 수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망할!]


대공포는 성능이 영 시원치 않았고, 아군 항공기는 얼마 남아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경성, 결호선, 낙동강 전선에 뿔뿔이 흩어져 있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었다. 제공권이 없다시피 한 일본군에게는 해방군 공군의 공격도 충분히 부담스럽다고 할 수 있었다. 아니, 많이 부담스럽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일본군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해방군 공군의 폭격과는 비교도 안 되는 최악의 시련과 마주해야 했다.


[전방에 적 군함 출현! 크기로 보아 최소 순양함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외 다수의 함정이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놈들이 항구를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돌긴 했는데··· 그나저나 순양함? 순양함정도 되면 함포사격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포신 어디에 겨누고 있는지 확인해봐. 어때?]

[근처에 연기가 많아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만··· 군함 배치 상태를 봤을 때-]


쾅!


결호선과 낙동강 전선, 부산 탈환 같은 지상 작전에만 집착했던 총독부는 해안 방어 강화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이는 해안 방어 시설에 대한 투자 부재로 이어졌고, 방어 시설이 빈껍데기나 다름없는 곳이 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더불어 함포 사격을 재앙 천재지변 이상의 존재로 만들어주었다.


군함의 표적이 된 방어 시설은 말만 방어 시설이었지, 어느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구조물에 불과했다. 해안에 자리 잡은 방어 시설 대부분은 거대한 포탄을 피할 지하 방공호도, 강력한 화력을 견딜 두꺼운 콘크리트 벽도 갖추지 않고 있었다.


한 마디로 표적이 되면 죽는 수밖에 없었다. 저항은 달걀로 바위를 부수는 것에 버금가는 무의미한 결단이요, 함포 사격을 피하겠답시고 도주하는 것은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려는 것보다 더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그렇게 해안 방어 시설은 무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무너져 내린다는 표현을 쓰기에도 모호했다. 방어 시설은 단순히 무너지는 것을 넘어 과자 부스러기처럼 잘게 잘게 쪼개졌고,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병사들 버티라고 만든 구조물도 그리되는 마당에 병사들이라고 오죽했을까? 자연재해나 다름없는 군함의 포탄 세례와 마주한 일본군은 작고 연약한 존재였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


일본군은 저항 한 번 못해보고 시신조차 온전히 남기지 못한 채 최후를 맞이했다. 특히 상부의 작은 관심은 고사하고 존재 자체가 잊히다시피 했던 섬 지역 군사시설은 폭격과 함포 사격만으로 기능 자체를 상실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실 그간 역사를 살펴봤을 때 섬은 충분히 변수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총독부는 변수를 일절 활용하지 못했다. 아니, 활용하지 않았다.


섬이 무용지물이 되도록 놔둔 총독부의 판단은 해방군에게 큰 호재로 작용했다. 해방군은 지름길을 놔두고 한참을 돌아가거나 작은 섬 하나 공략한다고 몇 주, 몇 달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다.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해안에 쉽게 상륙할 수 있도록 밀물이 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심지어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경성부 권역을 강하게 옥죄었던 일본군의 감시망은 병력 분산의 여파로 상당히 느슨해진 상태였다.


대성은 인천 지역에서 활동하던 특전대원이 보낸 보고서와 시계를 번갈아 보며 밀물 시간대를 확인했다. 그리고 보고서에 명시된 시간이 다가왔을 때쯤 항해 장교를 불렀다.


[얼추 시간 다 된 것 같은데. 조차(潮差) 한 번 확인해 봐. 지금 밀물 맞지? 물도 많이 들어왔고.]

[밀물 맞습니다. 지금 바로 지시 내리시면 됩니다.]

[좋아. 시작하지. 각 부대에 상륙할 준비 하라고 해.]

[알겠습니다.]


대성은 밀물이 들어올 때를 놓치지 않고 상륙 명령을 내렸다.


[총원 상륙 준비!]


인천 앞바다를 가득 메운 상륙정들은 군함의 든든한 호위 아래 해안으로 들어가는 바닷물을 타고 힘차게 달렸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일본군은 해방군의 상륙을 막기 위해 급히 병력을 집결시키고 저항을 벌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별 소용없는 짓이었다. 사방에서 몰려드는 해방군 공군의 폭격과 바다의 지평선을 배경으로 날아오는 거대한 포탄은 고막을 찢는 굉음과 함께 일본군이 자리 잡은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렸다. 일본군은 해방군의 상륙을 저지하기는커녕 자기 목숨도 제대로 보전할 수 없었다.


[자, 해안에 당도하는 즉시 바로 달려나갈 거야. 한 번 해봤으니 이번에도 잘하리라 믿는다. 상륙정에서 내리면 엄폐물부터 바로 찾아라. 알았나?]

[예, 알겠습니다!]

[그다음에는 아군 기갑 차량의 통행로 확보에 주력하도록 하고. 그리고 이번에는 일본군 항공대도 방어에 나설 거야. 그러니 항상 주변에 엄폐물이 있는지 없는지 잘 살펴볼 수 있도록.]

[명심하겠습니다!]

[준비해라. 다 같이 서울까지 가는 거야. 총원 돌격 준비!]


해변에 발을 디딘 장병들을 시작으로 조선 해방군은 본격적인 전투에 돌입했다.


해방군이 판 함정에 완전히 빠진 일본군은 예상대로 해안 방어에 그리 많은 병력을 동원하지 못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일본군은 그나마 있던 병력도 함포 사격과 폭격으로 상당수 잃어야 했다. 해방군 기갑 부대를 견제할 수 있는 중화기도 마찬가지였다.


일본군은 저지선 대신 퇴로부터 마련해야 했다. 해방군이 인천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하는 대신 해안 주둔지에 있는 자기 짐부터 빨리 빼내야 했다.


이조차도 해방군의 허락이 떨어져야만 할 수 있었다. 아니면 천운이 따르거나. 여기서 말하는 천운이란 주둔지가 처음부터 해안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를 의미했다.


***


결국, 살아남기 위해서는 항복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일본군은 의외로 쉽게 항복하려 들지 않았다. 명령의 부당함과 관계없이 상관의 명령이면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 문화, 본 적도 없는 군주 한 명 수호한답시고 목숨까지 내다 버리는 사회 속에서 평생을 살아온 일본군에게 항복은 무척이나 하기 어려운 행동이었다.


[적들이 방파제를 넘어 한두 명씩 뭍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실 겁니까? 탄약도 부족하고 지원이 바로 올 가능성도 희박한데···]

[어쩔 수 없지. 몸으로 막는 수밖에. 모두 무장 챙겨서 밖으로 나오라고 해.]

[예?]

[어차피 도망친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지 않나?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뭔가? 천황 폐하의 영광을 위해 싸우고 천황 폐하를 지키는 것 아닌가?]

[천황 폐하는···]

[황군은 적에게 등을 보이지 않는 법이다. 최후의 한 사람까지 적과 정면으로 맞서서 죽는 거야.]


살아남기를 포기한 일본군은 겉치레에 불과한 대의명분을 내세운 채 한 손에는 군도나 총검, 한 손에는 수류탄을 든 채 무작정 해방군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무참히 죽어 나갔다. 애당초 장갑을 여러 겹 두른 괴물을 소총탄 한두 발, 수류탄 한두 발, 검날 따위로 쓰러트릴 순 없는 법. 개죽음도 이런 개죽음이 없었다.


[천황 폐하 만-]


쾅!


[만세는 지옥에서나 실컷 외쳐라!]


조선 해방군은 일본군의 끝없는 인신 공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세를 이어 나갔다. 고기 조각 신세가 될 걸 알면서도 뛰어드는 일본군의 모습은 참을 수 없이 역겨웠고 혐오스러웠지만, 그것만으로는 해방군의 기세를 꺾을 수 없었다. 해방군은 그것보다 더한 꼴도 견딘 이들이었다.


해방군은 압도적인 화력과 기동력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인천항을 장악했다. 시가지도 마찬가지였다. 일본군은 나름대로 시가지 건물 곳곳에 숨어들어 해방군을 기습해보려고 했으나 맨몸으로 전차 부대를 해치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자기 명줄만 앞당겼을 뿐이었다.


승기를 잡은 조선 해방군은 인천에 있는 모든 관공서를 빠른 속도로 장악하고 통신, 방송 시설까지 접수했다. 해방군은 사전에 준비한 계획에 따라 시내 곳곳에 흩어진 일본군에게 항복을 종용했다.


[지금 이 시각 부로 인천은 우리 조선 해방군이 통제한다. 일본군은 무의미한 저항을 그만두고 즉각 항복하도록 하라.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다. 잘 생각하고 행동하기 바란다.]


시내는 물론이고 주요 시설까지 다 빼앗긴 마당에 저항해봐야 무슨 소용이겠는가? 탈출 행렬에 합류하지 못한 일본군 장병들은 거리 곳곳에서 두 손을 들고나와 초라한 몰골로 해방군 앞에 섰다. 그리고는 힘없이 무기를 내려놓고 포로 명부에 이름을 적었다.


***


조선 해방군은 인천에 임시 사령부를 차린 뒤, 곧바로 다음 작전 준비에 들어갔다. 대성은 공군 부대 지휘관들에게 연락을 보내 결호선 전역에 배치된 항공기를 총동원할 것을 지시했다.


[결호선 이북의 모든 공군 부대에 알린다. 각 부대에 배치된 모든 항공기를 동원, 지금까지 위치가 확인된 모든 일본군 비행장을 공격하도록. 한반도에 남은 일본군 항공대의 뿌리를 완전히 뽑을 때다.]

[알겠습니다. 사령관님. 지금 즉시 작전 실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한반도에 남은 일본군 항공대 잔당은 규모는 얼마 안 되었지만, 상당히 위험한 변수로 취급받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벼랑 끝에 몰린 총독부가 이들을 이용하여 무슨 미친 짓을 벌일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해방군 공군은 인천에 상륙한 지상군이 잠시 전열을 정비하는 사이 각지의 비행장에서 일제히 날개를 폈다. 그리고는 위치를 확보한 비행장으로 날아가 온몸 가득 머금었던 폭탄을 모두 떨어트렸다.


명맥만 간신히 유지하고 있던 일본군 항공대로서는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없었다. 하지만 어떡하겠는가? 적기를 막을 수단이 마땅치 않은 것을.


해방군 공군의 총공격은 일본군 항공대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안겼다. 일본군 항공대는 재기불능의 타격을 입었고 이후 다시는 일어서지 못했다.


어느 지역에 배치되었는지는 상관없었다. 낙동강 전선에 배치되었든, 여의도 비행장에 둥지를 틀었든 폭탄 세례를 받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해방군 공군은 기생충처럼 버티던 일본군 항공대를 지하에 묻어버리고 한반도 상공의 유일한 주인으로 떠올랐다.


이제 지상만 차지하면 끝이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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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화: 인천 상륙 작전 (3) +1 20.12.03 1,817 4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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