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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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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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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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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892

작성
19.06.05 16:06
조회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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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글자
12쪽

#56

DUMMY

-56-




‘어째 이 세계에 있는 인간은 정상인 비율이 한국보다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 같단 말이지.’


숨을 헐떡이는 레빈 지부장을 보며 유이한은 마음속에서 변태 도장을 찍어줬다.

이걸로 이 방엔 자신을 제외하곤 전부 변태뿐이라고 결정지었다.


다른 사람이 봤다면 유이한 또한 훌륭한 변태지만, 아쉽게도 여기엔 독심술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벌떡이던 가슴을 진정시킨 레빈 지부장은 대답을 듣지 못한 질문을 다시 했다.

유이한에게 묻기엔 무서워서 대놓고 정재찬을 바라보며 말이다.


“대체 이 방은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조사 임무를 맡은 뒤로 이런 귀찮은 일은, 눈치 주면 싫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차남인이 알아서 해결했는데 지금은···


‘나도 하늘이처럼 혓바닥을 내밀고 헥헥 거리면서 숨 쉬면 재미있을까?’


완전히 바보 모드로 들어가 있었다.

원인인 유이한은 고개를 돌려서 얼음벽 너머에 있는 창문 밖을 보고 있었다.

이젠 어둑어둑해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도 말이다.

어쩔 수 없이 정재찬은 두 손으로 마른세수를 하며 각오를 다졌다.


‘뭐라고 둘러대지?’


아무리 각오를 다진다고 해도 현실은 변하지 않는 법이다.




@ @ @




정재찬의 뇌세포를 학대한 결과물을 들은 레빈 지부장은 의심의 눈초리를 지우지 못한 채 셋을 바라봤다.


자기를 보든 말든 하나는 여전히 절찬리에 멍때리고 있고.

현 사태의 원인이라고 들은 이야기의 중심인물은 여전히 고개를 돌리고 있다.

열심히 떠든 화자는 뭔가 이뤄냈다는 듯 성취감을 만끽하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새로운 마법 연습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는 상황이지만.’


다시 말하지만, 레빈 패커스라는 인물이 모험가 길드 지부장이라는 직함에 오른 건 주사위 굴려서 얻은 게 아니다.

자신의 실력과 노력으로 길드 지부장이라는 자리를 성취한 자다.

지금부터 이 셋과 원만한 협상을 하기 위해선 다소 거짓말이라도 눈을 감아주는 융통성을 발휘할 줄 아는 자다.


“그래. 그 새로운 마법이라는 게 완성되면 나중에 알려 줄 수 있나?”

“네. 물론이죠.”


‘뭐야? 무슨 속셈이냐? 순순히 속아주는 건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않겠다는 건가?’


정재찬은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는 즉석에서 만들어내서 구멍 많은 설정을 믿어 넘기는 레빈 지부장에 대한 경계 레벨을 올렸다.


원래는 옆에서 멍때리는 차남인이 듣다못해 제정신을 차리고 끼어들 수 있도록 여지를 남기려 일부러 뻔히 보이는 구멍이 있는 설정을 만들어 변명했다.

덤으로 유이한 혼자 빠져나가는 꼴을 볼 순 없어서, 이 방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 중심으로 만들어 놨다.

이 얼마나 훌륭한 동료애인가.

혼자 편한 모습을 구경하기엔 배가 아프다는 이유로 물고 늘어지는 물귀신 같은 마음가짐엔 끈끈한 전우애마저 느껴진다.


조금 전까지도 의심하다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레빈 지부장의 모습에서 정재찬은 상대가 어떤 논리로 움직이는지 행동원칙을 읽어냈다.

평화로운 한국사회에서 살아온 유이한이라면 몰라도 암투가 넘쳐나는 진짜배기 귀족 사회에서 살아온 정재찬이다.

경계와 대책을 세우는 건 기본 중의 기본 소양이다.-하지만, 그렇게 발버둥을 친다 해도 누나를 필두로 한 집안의 여성진엔 언제나 무참히 박살 났지만.-


산전수전을 다 겪은 레빈 지부장이라고는 하지만, 이쪽은 언제나 목숨을 내놓은 채 외줄 타기를 해왔다.-밖에서는 물론이고 집안에서도.-

혀끝에서 치러온 전쟁에 대한 경험치가 다르다.


‘그 광산에서 이한이의 전투를 보고 이 계획에 끌어들이기로 태도를 바꾼 거겠지.’


서로 이익에 의한 동행이라고는 해도 전선을 같이 넘어왔다.

사고패턴이나 이유 정도를 유추하는 건 정재찬에겐 손쉬운 일이다.-정상인 한정. 유이한 같은 미친놈은 제외.-


‘과연 너희가 유이한을 감당할 수 있을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신경을 거슬렸다고 미쳐 날뛰는 이 재앙과 다름없는 미친놈을?’


이미 어젯밤에 마계에 보고를 마쳤다.

마계는 국가 차원에서 유이한에 대응하기로 잠정결정을 내렸다.

마족의 우두머리인 마왕이 내린 결정이니 필시 그렇게 될 것이다.


다른 사항도 아닌 용사와 관련 깊은 일이다.

마족으로서 용사라는 안건은 나라의 안위가 달린 중대 사항이다.

유이한에 대해선 마계 최고의 실력자들이 배치될 것이다.


‘일개 도시의 영주와 모험가 길드 지부장. 둘이서 열심히 해보든지.’




@ @ @




유이한이 계속 딴청을 피우는 사이에 정재찬과 레빈 지부장의 대화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광산을 점령 중인 고블린의 가장 큰 걸림돌인 조직력은 그들을 이끌던 오우거를 토벌했으니 해결됐다고 둘은 판단했다.


‘어··· 미안한데. 다시 살려놨어.’


미안한 마음에 유이한은 더욱 창문을 뚫어지라 쳐다봤다.

그래 봤자 보이는 건 얼음에 비친 방안의 풍경이다.


‘거기에 강화를 한 번 한 고블린도 있었네.’


“고블린도 그 정도의 숫자를 줄여놨으니 이젠 다른 모험가 파티를 파견해도 문제없겠죠.”

“그렇네. 이미 세 개의 파티에 접선을 시작했네. 조만간에 광산으로 출발할 거야.”

“역시 깔끔한 일 처리입니다.”

“하하하.”


귀로만 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유이한은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뭐지? 이 기분이 더러운 감각은?’


옆에서 하는 대화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유이한은 조심스럽게 기감을 끌어올려 주변을 탐색했다.




@ @ @




“그래서 말인데. 혹시 괜찮다면 이번 모험가 파티를 이끌어주지 않겠나?”

“제가요?”

“그렇네. 자넨 이미 광산을 정복한 거나 다름없는 탐색을 마쳤으니까. 그들을 이끌어준다면 그만큼 생존에 도움이 될걸세.”


사람 좋은 표정을 하며 정재찬에게 제안하는 레빈 지부장의 속내는 조금 달랐다.


‘아쉽지만, 우리가 갔던 부분은 옛날 광산 지도에 의하면 1/10도 될까 말까 한 정도야. 이번에 파견할 모험가 파티는 우리 도시에서도 이제 별로 남지 않은 베테랑들이야. 이들을 잃을 순 없거든. 그러니 자네가 좀 수고하라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재찬을 이용하려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


이는 정재찬 또한 충분히 예상한 범위 안이다.

이미 대량의 군사를 밀어 넣었고, 그것도 모자라 수많은 모험가의 목숨을 사지로 밀어 넣은 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것만으로도 이 도시에는 병력 부족과 모험가의 머릿수 부족이라는 현재 상황 정도는 유추해낼 수 있다.

거기에 이번에 전도유망한(?) 모험가 파티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


‘아마 이번엔 이 도시의 모험가 파티에서 실력자들만 뽑아냈겠지. 지부장이 직접 내는 의뢰에서 더 이상의 사망자를 냈다간 체면이 말이 아닐 테니까. 단지 문제는 고블린의 숫자랑 이 녀석인데.’


끊임없이 몰려들던 고블린의 숫자는 가히 압권이었다.

그 많은 숫자의 고블린이 척박한 광산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의문이다.

그 해답 여하에 따라서 광산에는 대략 어느 정도의 고블린이 남았는지 알 수 있으니까.

이미 차남인에게 유이한이 광산을 점령한 고블린을 휘하에 들였다는 사실을 들었다.

그렇기에 그 모든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는 옆에서 딴짓하고 있는 유이한이다.


‘오우거는 언제든 다시 살려놓을 수 있어. 죽이고 이쪽에 잠시 보여준 다음에 바로 아공간 창고에 넣었으니까.’


유이한은 예전에 정권곰 흰둥이를 죽여서 아공간 창고에 넣은 뒤 던전을 나와 살리려는 계획을 입에 올린 바 있었다.

그때는 모두의 만류로 무산되었었다.

당시는 그야말로 악마라는 명칭이 어울리는 원환원도 살아있을 때였다.

그 원환원조차 유이한의 발상에는 혀를 내둘렀을 정도의 악랄함이었다.


이번엔 아무도 말릴 수 있는 인간이 없다.

당연히 틈만 있으면 되살릴 거라고 정재찬은 확신했다.


‘아니. 애초에 광산에 있는 고블린과 오우거를 휘하에 넣은 이상 이 녀석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지 않은 이상 광산 재생 계획은 절대 성공하지 못해.’


그렇다.

고블린이 몇백이 있든, 오우거가 살았든 죽었든, 유이한이 방해하려 마음먹으면 계획의 실패는 이미 결정된 사항이다.




@ @ @




‘뭐지? 이것들은?’


한참 원인을 찾던 유이한은 꺼림칙한 느낌의 근원을 정재찬과 레빈 지부장에게서 찾아냈다.


‘어딘지 끈적하면서도 닿으면 피부가 아리는 기분 나쁜 감각이 왜 이 둘한테서?’


둘은 여전히 사람 좋은 표정을 지으며 대화를 하고 있다.

전혀 이런 분위기를 내뿜을 상태로는 보이지 않는다.


‘겉으로는 말이지. 이거 설마 이들이 뭔가 계략을 꾸미고 있는 걸 내가 느낄 수 있게 된 거 아냐?’


정답이다.

더 확실하게 말하자면, 영토 선포를 했기 때문이다.

그 영토에서 영토의 주인이 싫어할 만한 계획을 꾸미기에 마나가 반응을 해서 경고를 하는 것이다.

영토 선포에 이런 기능이 있는지 까진 정재찬도 모르는 사실이었다.

영토의 소유자가 아닌 이상 이런 사실을 알려선 좋을 게 없으므로 역대 마왕들이 이 사실을 숨겨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슨 계략을 꾸미고 있는 거지? 표정이나 대화를 들어선 전혀 감도 안 잡히는데?’


겉으로 드러난 대화는 모험가 파티를 부탁하고 그 제의를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니 당연하다.

이들이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 내고 준비를 철저히 한다고 한들, 이미 진행 중인 유이한의 계획엔 전혀 지장이 없다는 걸 알기에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다.

그렇기에 지금의 유이한은 둘의 대화에서 어떤 꿍꿍이가 오고 가는지를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견제와 음모가 기승을 부리고, 옆에선 궁금하지만 물어볼 수 없는 처지라 혼자 끙끙거리면 고민하고 있을 때.


간식은 안 주는지 입을 헤 벌리고 있는 하늘이와 그런 하늘이를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관찰하는 차남인만이 가장 속 편하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 협의는 무난하게 진행되었다.




@ @ @




며칠의 시간을 들여 준비를 마친 폐광산 탐사대는 소문 자자한 영웅 정재찬을 선두로 광산을 향했다.

그 일행에는 당연하게도 사람만 한 덩치를 자랑하는 늑대형 몬스터 하늘이와 그 주인인 유이한도 속해있다.

정재찬의 호위기사인 차남인은 말할 것도 없다.




광산에 들어와서 첫 갈림길이 나타났다.


“지난번엔 여기서 어디로 갔어?”


이미 길을 알고 있는지만, 상대는 유이한이 모르는 신기한 마법을 여전히 여러 가지 익히고 있는 정재찬이다.

길을 찾는 마법도 알고 있을지 모른다.


유이한도 처음엔 이 광산을 샅샅이 뒤졌기 때문에 지금의 지도 스킬엔 완성된 지도가 등록되어 있다.

정재찬이 보여줄 기술이 어쩌면 뛰어다니지 않고도 길을 아는 방법을 제시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질문을 했다.


“응? 잠깐만.”


정재찬은 완전히 수리 불가능이 된 활력의 건들렛 대신 새로 구매한 가죽장갑을 벗더니 손가락 끝을 단검으로 찔렀다.

그러자 피가 모여들더니 이내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땅으로 떨어졌다.


톡.


핏방울이 많이 튄 쪽을 가리켰다.


“이쪽.”

“잠깐!”

“왜?”


유이한은 너무나도 당당히 나아가려던 정재찬을 붙잡았다.


“왜는 무슨 왜야. 지난번에도 이렇게 갔어?”

“어. 무슨 문제 있어?”

“문제 많아!”


오우거와 혈전을 벌인 지난번 전투도 엉뚱한 곳에서 벌이고 있었다.

애초에 제대로 길을 갔을 리가 없다는 변수를 상정하지 않고 막연히 뭔가 대단한 기술을 가졌을 거라고 멋대로 기대한 유이한의 잘못이다.


작가의말

내일은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순국선열을 추모하는 현충일입니다.

공휴일이라 일이 바빠서 연재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틈틈이 노력해보겠습니다. (확답 불가능.)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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