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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F인데 최강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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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45,017
추천수 :
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6.04 16:21
조회
2,103
추천
35
글자
11쪽

#55

DUMMY

-55-




3시간 조금 넘게 자고선 강제로 일어난 유이한은 여전히 멍한 상태로 허공을 보고 있다.


“아···여기가 천국인가?”


분명 조금 전까진 누나한테 두들겨 맞는 꿈을 꾸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대항할 수 없는 폭력에서 벗어난 건 물론이고 신비한 광경에 둘러싸여 있다.


천장에는 작은 태양이 떠 있고.

우물에는 맑은 물이 아무리 떠내도 넘치지 않을 만큼 가득 차 있고.

사방은 두꺼운 얼음으로 둘러싸여 있다.


얼핏 보면 사방에서 반사하는 햇빛과 잔잔한 물 내음이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헛소리하지 말고! 콜록!”


의외로 약발이 훌륭한 감기약과 건강식(?) 덕분에 거의 다 나아가던 차남인의 감기는 얼음에 둘러싸이고 다시 슬금슬금 기세를 회복하려 하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감기에 걸린 원인인 얼음에 갇혔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지금 상황이 무의식중에 감기를 키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조금씩 열이 올라 숨이 흐트러트리는 차남인이 헛소리하는 유이한의 멱살을 잡았다.

평소라면 멱살을 잡기도 전에 살기를 뿌려댔을 텐데 지금은 아무 저항 없이 멍하니 허공을 보고 있을 뿐이다.


“하아. 이거 안 되겠네.”


차남인이 무방비 상태의 유이한에게 정전기 창이라고 놀리는 스파크 스피어를 갖다 댔다.


“잠깐! 지금 뭐 하는 거야?”

“뭐긴요. 이러는 거죠.”


무방비 상태의 상대를 공격하려는 줄 알았던 정재찬의 걱정을 날려 버리듯 차남인은 스파크 스피어로 모은 전류를 유이한에게 흘렸다.


파직.


“아!”


순식간에 완벽히 정신을 차린 유이한은 자신에게 위협을 가한 상대를 째려봤다.


“아! 아!”

“어쩌라고. 소리 지르지 마. 머리가 울린다고.”

“그거야말로 어쩌라고! 나도 아프다고! 너 같은 변태야 그런 무기가 어울리지만, 난 노말! 일반인이라고! ···어?”


득달같이 따지다가 주변 풍경이 시야에 들어온 유이한은 방을 쓱 둘러보고 다시 차남인에게 따졌다.


“여기 어디야? 너 설마··· 실적 한 번 냈다고 날 마계로 납치한 거냐?”

“누굴 납치해! 넌 내가 마계에 돌아가면 입국 금지 0순위라고!”

“헤에~ 일개 기사한테 그럴 권한이 있었냐?”

“뭐?! 일개 기사? 너 지금 말 다 했냐?”

“자! 그만. 거기까지만 하자.”


정재찬이 둘 사이에 끼어들어 둘을 떨어트려 놨다.

이런 식으로 둘이 싸우다가 마지막 패배자는 자신의 기사라는 걸 알고 있기에 대충 이쯤에서 멈췄다.

두 당사자도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기에 이런 신경질을 마음껏 부릴 수 있다.




“그나저나 여기가 마계가 아니면 이건 뭐야?”


유이한이 생전 처음 보는 풍경에 관해서 묻자 차남인은 열 때문에 약간의 홍조를 띤 상태로 의미심장한 미소를 작게 지으며 나섰다.


“내가 설명해주지.”

“아니 됐어. 너 같은 변태한테 물은 거 아냐.”

“뭐?! 변! 이게!”


뭔가 위험해 보이는 얼굴을 하는 인간에게 들어서 별로 좋을 게 없다고 판단한 유이한은 정재찬에게 고개를 돌렸다.


“하아~ 어쩔 수 없지.”


이후 간단한 이론과 함께 이어진 설명에 유이한은 눈만 껌뻑이다가 이내 자신이 벌인 일에 대해 듣고선 침낭으로 파고들었다.


“으아아아아아!!”

“왜 그래? 아직 태양이랑 이 우물도 남았어.”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지만, 속으론 재미있어서 입 주위 근육을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는 정재찬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무슨 이야기에 나오는 창세 신화도 아니고 멋졌어. 끊임없이 솟아나는 샘물은 대지를 적시고. 그리고 또 뭐였지? 영원을 태우는 불꽃은 풍요를 불러오지. 였나?”

“역시 대단하십니다. 한 글자도 틀리지 않으셨어요. ‘한’ 글자도.”


힘으론 상대가 안 되니 이렇게라도 옆에서 거드는 차남인의 추가 타에 유이한은 침낭으로 귀를 막고 소리를 질렀다.

빈정거리는 것도 그렇지만, 이상하게 달아오른 얼굴을 한 채 바라보는 것도 위험해 보여서 침낭을 뒤집어쓰듯이 한 채 발버둥 치는 것이다.


아마 지금 방에 혼자 있었고, 침낭을 쓰지 않고 다른 사람들처럼 이불이었으면 오늘 밤에는 뽀송뽀송해서 숙면했을지도 모르지만, 아쉽게도 침낭이다. 아쉽다.




두 마족은 공격을 잠시 멈추고, 발광하게 내버려 둬서 진정할 시간을 주어 정상으로 돌아오길 기다렸다.


“그래서 이거 어떻게 없애?”

“응? 그거야 네가 영토 선포를 해제해야지.”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는 거냐는 표정으로 정재찬이 바라보자 유이한은 눈만 껌뻑였다.


“어떻게 하는 건데?”

“그거야 모르지. 아까 말했듯이 우리 마족 중엔 유일하게 초대 마왕님이 쓰신 마법이라니까.”

“그래도 방법은 알 거 아냐.”


도리도리.


가볍게 좌우로 고개를 흔드는 모습에 유이한은 점점 입꼬리가 올라갔다.


‘어쭈. 그렇게 숨기 시겠다? 그렇게 중요한 마법이라면 익힐 수 있는 스킬북은 없다고 쳐도. 뭔가 연구라도 해놓은 자료라도 있을 거 아냐. 내가 고통에 몸부림치는 거에 재미 들려서 이러는 거야? 미안한데 오늘은 더 부끄러워할 감정이 안 남았어. 다 써버렸다고.’


“하하하. 장난하지 말고.”

“아니 정말이야. 마계에서도 나 같은 상급 귀족 교육을 받은 자만 알고 있는 역사라니까. 왜 역사가 됐겠어?”


마족 중에 귀족 교육을 받았다면 대부분 아는 공공연한 비밀을 뭔가 대단한 것처럼 말하는 정재찬의 말에 유이한은 입꼬리가 올라간 상태로 굳어졌다.

여태 자기를 놀리려는 장난인 줄 알았다.


“아니. 잠깐. 그게 말이 돼? 내가 자다가 잠꼬대로···으아아아.”


자기가 했다고 하는 대사를 떠올리자 또 얼굴이 화끈거리며 어딘가 이 분노를 표출하고 싶어졌다.


“거참 바쁜 녀석이네. 인제 그만 발광해라.”


말투는 무뚝뚝했지만, 얼굴은 약간 불그스름한 채로 싱글벙글하고 있는 차남인을 째려봤다.


‘이 녀석은 오늘 왜 이렇게 달아올라 있는 거야? 재수 없게.’


“괜찮아. 누구나 그런 흑역사 한두 개쯤은 추억으로 가지고 살잖아.”


신변의 위협을 느껴 조금이라도 차남인이 있는 곳에서 떨어지려 살짝 옆으로 자리를 움직였다.

정재찬은 조금이지만, 자기 쪽으로 다가온 유이한을 보며 자신에게 의지하려는 동생처럼 느껴져서 어깨를 두드리며 다독여줬다.


“어린 날의 치부라고 생각해. 뭐였지? 중2병? 그런 거 있잖아.”

“아. 미안. 나 중학교 땐 일진 빵셔틀이라서. 그 당시엔 그렇게 여유로운 흑역사 만들 여력이 없었어.”

“아. 그, 그래? 힘들었겠네.”


갑자기 정색하는 유이한의 발언에 충격을 받은 정재찬은 말을 얼버무렸다.




유이한은 영토 선포를 해제하려 여러 가지 방법을 썼다.

주변에 마력을 흘리며 ‘영토 선포 해제.’라고 외치거나, 전력을 다해 벽을 때려봤다.

결과는 모두 실패다.

자신의 마력과 이 땅의 마력이 합쳐진 얼음벽은 아무리 유이한의 전력이라고 해도 가볍게 충격을 흩트렸다.


“야. 일단 이거 문이나 어떻게 해봐. 대체 어느 나라 성이 성벽에 문도 안 달아 놓냐?”


차남인이 살짝 꼰 다리를 흔들었다.

얼굴의 홍조는 저게 변태라서 인지 아니면 이마에 맺히는 땀 때문인지 구분이 힘들다.


“아!! 나도 몰라! 여태 영토 선포 해제도 안 되는 데 문은 어떻게 만들어! 뭐! 열려라. 참깨! 이러면 이 문 있는 데가 열릴 거 같냐?”


쩌쩌적.


“열렸네.”

“응. 열렸네.”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표정에 미소가 돌아온

차남인과 조금 안 좋은 안색의 정재찬이 담담하게 소감을 말하며 천천히 문으로 다가갔다.


정확하게는 주위를 감싸고 있던 얼음 중 문이 있는 부분의 얼음만 깨지면서 무너지듯 사라지더니 깔끔하게 문이 드러난 것이지만.


“뭔데? 왜 이제 반응하는 건데?”


여태들인 노력이 헛수고처럼 느껴진 유이한의 절규는 무시하고 차남인이 문을 열었다.




오전에 유이한을 깨우러 들어와서 지금은 투명한 얼음벽 너머 창문을 통해서 해가 지는 풍경이 연출되고 있는 시간이다.


하루를 꼼짝없이 갇혀있었다.

끼니야 유이한의 아공간 창고에 넘쳐나는 식량 재고로 처리했다.

하지만, 대장이나 방광에서 일어나는 생리적 활동까진 어떻게 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셋 다 여러 가지 의미로 하반신이 위험 수위를 향하고 있었다.


차남인이 가장 문에 일찍 도착한 이유다.

다시 고개를 드는 감기 기운까지 겹쳐서 셋 중에 가장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


그런데.


“이제야 나오다니. 대체 안에서 뭘 하고 있었던 건가?”


방안에 떠 있는 작은 태양에서 나오는 빛이 훌륭하게 반사되는 머리를 가진 레빈 지부장이 문 앞에서 인상을 찌그러트린 채 기다리고 있었다.

모험가 길드에 속한 다른 모험가가 봤다면 일단은 자신의 행적을 돌아보며 과오를 뉘우치는 장면이 연출되었겠지만.


“비켜 이 대머리야!”


당장 댐이 터지기 직전인 세 명의 앞에선 그저 걸리적거리는 방해물일 뿐이다.




@ @ @




급한 볼일을 마친 세 명의 모험가와 레빈 지부장은 유이한의 방안에 모였다.


“자네들이 이 방에 갇혀있었단 건 아까 반응을 봐서 믿어주겠지만.”


레빈 지부장은 서로 딴청 피우는 셋을 시선으로 훑었다.


“대체 이것 들은 뭔가?”


천장에 떠 있는 지지 않는 태양이나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청량감을 주는 우물, 문 이외는 사방을 감싸고 있는 얼음벽.


툭 툭.


‘이 마법에 대해서 가장 많이 알고 있잖아.’


유이한은 어떻게 해보라고 팔꿈치로 정재찬을 찔렀다.


‘가라. 기사 딜드 그라네. 우리 인포스 가문의 앞을 막는 저 위협을 해결해라.’


정재찬은 이럴 때야말로 자신의 기사를 의지하려 발로 툭툭 차고 있다.

그 기사는, 멍하니 이쪽을 바라보며 가끔 입이 찢어지라고 하품을 하는 하늘이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도 개가 되고 싶다. 그러면 숨만 쉬어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바라보는 대상이 멍하게 있다고 같이 멍한 상태가 된 차남인은 다음에 환생하면 개가 되게 해달라고 마신님에게 빌었다.


쿵!


“자네들! 내 말 듣고 있나?”


서로 책임을 미루는 공무원을 보는 것 같아서 화가 머리끝까지 난 레빈 지부장이 테이블을 내리치며 소리를 지르자 유이한이 벌떡 일어났다.


“헙!”


‘왜 갑자기 이런 살기를.’


레빈은 유이한의 눈빛에서 흘러넘치는 살기에 숨을 들이마신 채 온몸이 경직됐다.

살기도 살기지만, 그 엄청난 오우거를 단숨에 제압하고 일격에 토벌한 유이한의 실력이 떠올랐기에 공포는 배가 되었다.

그 무시무시한 힘이 자신의 목숨을 벌레보다 못한 상태로 짓뭉개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 테이블.”

“네?”


자기가 갑자기 존댓말을 하는 것도 깨닫지 못하고 유이한이 가리킨 테이블로 시선을 옮겼다.

주먹을 내리친 테이블은 부서져서 떨어지기 직전이었다.


“변상은 네가 해라.”

“무, 물론입죠.”


살기를 거둔 유이한이 다시 침대에 걸터앉자 레빈 지부장은 진정하려고 격하게 숨을 들이쉬었다.


‘역시 미친놈이야. 이게 정말로 돈으로 움직인다고?’


자신이 모시고 있는 영주에 대한 불신이 +1이 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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