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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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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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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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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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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54

DUMMY

-54-




똑. 똑.


“뭔가?”


드디어 기다리던 인간들이 왔나 싶은 마음에 평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대답을 했지만, 아쉽게도 호위로 동행했던 모험가가 왔다고 한다.

기대가 크면 클수록 실망이 큰 법.

기다리던 정재찬과 일행이 아니라 레빈 지부장은 크게 낙담했다.


겉멋으로 스페신웨이 모험가 길드 지부장을 맡은 게 아니다.

단번에 정신을 수습하고 어제 정한대로 그들을 대했다.


의뢰비와 별도로 추가 보수를 지급하고, 죽은 동료에 대해선 모험가 길드에서 정해진 위로금이 지급되었다.


“그리고 이건 의뢰주가 주는 위로금이야.”


추가로 내어준 돈주머니를 본 두 모험가는 눈이 휘둥그러졌다.


“이건?”

“의뢰주가 주는 추가 위로금이라니까.”


이번 호위 임무의 의뢰인이 누구던가.

눈앞에 있는 지부장이 아니던가.

이건 간단히 말해서 자신이 주는 위로금이라는 소리다.


다른 임무도 케이스에 따라 다르지만, 특히 호위 임무에선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누군가를 지키는 임무다.

거기에 위험이 없다면 누가 일부러 호위를 고용했겠는가.


호위 임무를 맡았다는 건 위험이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고, 내 몸을 던져서라도 의뢰인을 보호하겠다고 계약한 것이나 다름없다.


서로 위험과 목숨을 담보로 내건 이상 의뢰주가 이렇게 추가 위로금이라고 챙겨주는 일은 극히 드물다.

거기에 자신들의 실력이 부족해서 모험가 길드의 ‘두 개의 태양’을 만든 장본인이라 이런 보상은 기대도 하지 않았다.

다만, 시골에 있는 죽은 동료의 부모님에게 모험가 길드에서 나오는 돈과 그동안 자신들이 모은 돈을 더해서 전달해주려 했었는데.


‘살았다.’

‘안 그래도 이번에 무기를 새로 장만해야 해서 주머니가 위험했는데.’




두 모험가는 동료의 장례를 끝내고 당분간 죽은 동료의 고향에 갔다 온다고 자신들의 예정을 레빈 지부장에게 알리고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하나는 끝났고.’


둘이 방에서 나가자 조금 어색한 머리를 만지며 레빈 지부장은 의자에 몸을 파묻었다.


‘가장 중요한 녀석들은 올 생각도 않고.’


민둥산의 그것처럼 뻥 뚫린 머리는 두피가 반질반질 만져졌다.

아직도 다시 자라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하아. 이거 자라긴 할까?’


스페신웨이에 돌아오자마자 치료소에 들렀었지만, 상처가 없어서 치료할 수가 없고 했다.

머리카락이 다시 날지는 자신들도 모르지만, 상처가 전혀 남지 않게 치료된 걸 봐선 다시 날지도 모르니 기다리라는 소리만 들었다.


‘며칠 안 됐으니 기다려 보자. 기다리는 김에 이 인간군상들도 같이.’


레빈 지부장은 풍성하게 만져지는 주변 머리카락을 훑으며 반강제로 인내심을 기르고 있었다.




@ @ @




정재찬과 차남인은 지난 밤에 처음으로 긴급 보고를 하느라 수면 부족인 상태다.

그런데도 언제나처럼 같은 시간에 일어나 식당으로 내려왔다.


“아직 안 내려왔나?”


숙소 1층에 있는 식당을 둘러봐도 유이한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정재찬은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차남인은 그런 일에 전혀 개의치 않고 비어있는 자리에 앉아서 주문했다.


“2인분이요.”

“네~. 2인분. 오늘은 ‘아이’랑 같이 안 내려오셨어요?”


주문을 받은 숙소의 여주인이 별 의미 없이 물어봤다.

장기 대여 고객이니 조금이라도 친분을 쌓아두려고 아침 인사 대신 한 질문이다.

질문의 의미를 알고 있기에 차남인도 대수롭지 않게 어깨를 으쓱였다.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니까요. 가끔 제멋대로 살잖아요.”

“어머. ‘가끔’이라뇨!”

“하하하.”


여주인이 강조한 ‘가끔’이라는 단어에 차남인은 머쓱해서 그저 웃어 보였다.


그렇다.

유이한의 자유분방한 성격은 여주인도 이미 알고 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만 열정을 보이고.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주변에 화를 내고.

일이 잘 풀리면 자기 자랑을 늘어놓느라 바쁘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5~6살 아이를 보는 것 같다.


이게 여주인이 유이한에 대해서 내린 평가다.

그래서 유이한이 없을 때의 지칭 대명사가 바로 ‘아기’다.


이렇게 이미 유이한을 파악하고 있는 여주인이기에 차남인의 미적지근한 변명은 통하지 않았다.

거기에 평소엔 언제나 나사 하나쯤은 빠져있는 듯한 정재찬이 옆에서 드물게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자 더는 자신이 끼어들면 안 되겠다고 판단하고 주문을 전달하러 주방으로 향했다.




“여전히 눈치가 좋으시네요.”

“응.”


정재찬은 최대한 말을 아끼듯 짧게 대답하고선 유이한의 방이 있는 2층을 쳐다봤다.


‘희미하게나마 이한의 마력 파동은 느껴지는데. 하늘이도 옆에 있는 거로 봐선 그냥 아직도 자는 건가?’


“하긴, 저 정도 눈치가 없었다면 이런 숙박업을 계속하기 힘들겠죠.”

“응.”


차남인은 여전히 무서운 표정으로 2층만 노려보는 정재찬을 보곤 작게 한숨을 쉬었다.


[진정하세요. 다른 사람도 아닌 유이한입니다.]


차남인은 목소리에 마력을 담아 정재찬에게만 전달되도록 했다.

마계 왕립 기사학교에서 기본으로 배우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에게 내용을 들키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귀족자제도 기본 소양처럼 배우고 있다.


[그 유이한이라 더 걱정이야.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르는 폭탄이잖아.]

[그러니까. 걱정할수록 이쪽만 손해라니까요. 어차피 문제가 생기면 그때 가서 해결 방안을 찾는 게 더 건설적이에요.]


차남인은 지난 밤에 유이한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며 지난 일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고, 그 결과 유이한에 대해선 미리 걱정하는 일은 하지 않기로 작정했다.

상식을 떠난, 유치한 생각이 원인이 되어 감정적으로 움직이는 인간의 대처방식에 골머리를 썩인 지난날의 자신을 반성하며 최적의 효율을 찾은 결론이다.


‘오늘따라 물이 맛있네.’


유이한에 대한 생각을 포기하니 새삼스럽게 물도 맛있게 느껴졌다.




@ @ @




누구는 스트레스가 줄어든 만큼 새로운 맛을 느끼며 식사를 즐겼지만, 다른 한 명은 걱정을 떨치지 못했다.

그래서 식사가 끝나고 일단의 신변정리를 마치자마자 유이한의 방으로 쳐-노크해도 반응이 없어서 평소에 받아놓은 여분 키로 열고-들어갔다.


“컹!”


일어나지 않는 주인을 깨울 용기가 없던 하늘이는 드디어 밥을 챙겨줄 존재가 등장하자 진심으로 기뻐서 꼬리를 붕붕 휘두르며 둘을 반겼다.


“웅. 그래. 배고팠지.”


정재찬은 식당에서 일부러 조금 비싸게 사 온 고기를 하늘이의 밥그릇에 넣어줬다.

아무리 테이밍이 된 동물. 아니. 몬스터라고 하지만, 여관 안에서 하늘이와 같이 지내느라 눈치가 보였기에 이런 기회에 조금이라도 여관 주인 내외에게 미안한 감정을 청산하려 돈을 더 얹어 준 것이다.


“컹. 컹.”


이 고기의 자세한 내막 따위는 알고 싶지도 않고, 들어도 이해를 못 하는 하늘이는 밥그릇에 주둥이를 처박았다.

주인이 언제 일어날지 전전긍긍하던 고민이 사라졌기에 아주 맛있는 밥이다.




“하늘이는 됐고.”


그렇게 말하며 뒤를 돌아본 정재찬은 침대 위에서 침낭에 들어가 얼굴만 살짝 내놓은 유이한을 째려봤다.

이렇게 눈에 힘을 줘서 보지 않으면 침낭의 은신 효과 때문에 잘 안 보이기 때문이다.

잔디나 들판 같은 자연이 아님에도 약간의 은신 효과가 작용하고 있다.

그 덕에 유이한의 마력 파동은 옆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벽 너머에 있는 것처럼 멀게 느껴진다.


“이한! 일어나. 아침 식사 시간 끝났어.”


원래라면 이렇게 말하며 살짝 흔들기만 해도 일어나는 성격이다.

하지만, 잠든 지 이제 3시간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고, 지난밤에 오우거 정신교육을 하느라 자신도 정신적으로 상당히 피폐해져 있었기에 유이한은 일어나지 못했다.

아니. 그냥 자는 것만 못한 짓을 저지르고 말았다.


“일어나라니까. 오늘 모험가 길드도 가야 한다고.”


정재찬이 계속 흔들자 유이한의 뇌는 여전히 꿈을 꾸는 렘수면 상태에서 바로 깨어나지 못한 채 신체만 각성이 이뤄졌다.

이른바 렘수면 행동 장애와 흡사한 증상이 발생한 것이다.




유이한은 꿈속에서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성의 테라스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어때? 여기가 바로 나와 당신의 집이야.”


옆에서 찬란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보고 있는 네스에게 미소로 화답하며 자랑하듯 말했다.




[이곳은 나의 성채이며 당신의 안식처.]

“뭐?”


뭐라고 중얼거리는 유이한에게 귀를 가져대려는 정재찬은 강력한 마력의 파동에 직격하고 말았다.


자면서 뿜어내는 유이한의 마력은 순식간에 방안을 채웠다.


[두꺼운 외벽은 위협을 막아내고.]


시전자의 말에 반응하듯 마력은 그대로 형체를 갖췄다.

다만.


“뭐야? 왜 갑자기 얼음벽이!”


깜짝 놀란 차남인은 평소의 창을 움켜잡고 방을 둘러싼 마력의 변화를 주시했다.

두껍게 방을 둘러싼 마력은 그대로 두꺼운 얼음이 되어 방 전체를 감쌌다.


[끊임없이 솟아나는 샘물은 대지를 적시고.]


갑자기 방에 우물이 생겼다.


“이건 설마!”

“뭔가 아세요?”


정재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유이한을 가리켰다.


“일단 막아! 더 말하지 못하게 막아야 해!”


기사는 아무리 부당하더라도 주군의 명령을 따라야 하는 법이다.

그게 누군가의 검이 되기로 한 무력의 상징이 가진 족쇄다.


정확히 무슨 상황인지 파악을 하지 못했어도 차남인은 명령대로 유이한의 입을 틀어막았다.


[영원을 태우는 불꽃은 풍요를 불러오지.]



입에 손을 넣어 틀어막았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했는지 유이한은 아무런 저항 없이 떠들었다.

그 사실에 차남인은 인상을 찌푸렸고, 정재찬은 천장에 떠오른 작은 태양을 보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망했다.”




“도련님! 뭔가요? 이거!”


손을 빼고 대신 베개를 입에 물려놓은 차남인이 현 상황에 대해서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에게 다그치듯 물었다.


“영토 선포를 해버렸어.”

“네?”

“마족이 왜 궐기했다가도 다시 원래 영토로 줄어드는지 알아?”

“그거야. 용사를 필두로 한 인간 측 군대 때문에 아닌가요?”

“아니.”


정재찬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상급 귀족들만 배운 고정된 마계 영토의 비밀-귀족 교육을 받은 마족은 이미 다 알고 있는-을 설명했다.


“초대 마왕님이 해놓은 영토 선포 때문이야.”

“네?”


생전 처음 듣는 소리에 머리가 따라가지 않는 차남인을 위해 정재찬은 차근차근 설명을 시작했다.


이 세계의 영토는 종족별, 또는 국가 같은 집단의 이익과 힘의 밸런스로 정해진다.

그런 사회적인 영향 이외에 다른 방법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자연에 깃든 마나를 이용한 영토 선포이다.


마나란 자연의 살아있는 생물이나 식물뿐만 아니라 대지에도 그 힘이 깃들어있다.

그런 마나에게 ‘여기는 이제 내 땅.’이라고 선포해버리면, 인간이나 마족이나 몬스터 같은 지적 생명체가 만든 사회와는 전혀 상관없이 대지에 깃든 마나는 ‘그렇구나!’ 하면서 그대로 인식해버리는 것이다.


마나가 이 땅의 주인이라고 인식하고, 그 주인이 자신에게 속한 자라고 인식하면, 영토 내의 마나는 사람이 인식하기 힘든 부분부터 전면적인 협조를 아끼지 않는다.


반대로 말한다면, 주인이 아닌 자에겐 한없이 척박한 땅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마계가 영토를 확장하면서 다시 영토 선포를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게 말처럼 쉬우면 이미 루브스 대륙 전토는 마계가 됐지.”

“설마··· 초대 마왕님 말고 전대 마왕님 전부 불가능한?”


끄덕.


정재찬은 유이한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의자에 털썩 주저앉은 차남인은 두 손으로 머리를 뛰어 싸맸다.


“이래서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긴 했는데. 상식을 깨는 것도 정도가 있지! 으아아아!!”

“컹! 컹!”


뭔지 모르지만 차남인이 몸부림치며 소리 지르는 게 재미있어 보여서 하늘이는 자기도 끼어달라며 짖는다.


“당장 문제는 우리야.”


정재찬의 말에 뭔가를 눈치챈 차남인은 침대로 뛰어올라 침낭 채로 흔들며 유이한을 깨웠다.


“잘못했어요. 누나. 아니. 누님.”


중얼거리는 유이한의 말에 차남인만 더 열 받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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