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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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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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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892

작성
19.05.1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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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글자
12쪽

#42

DUMMY

-42-




“역시 고위 공무원이 타락하는 건 저기나 여기나 마찬가지인가.”


정재찬의 결론에 생뚱맞은 감상을 내놓는 유이한에게 마계의 후작 계승자와 그의 기사는 일부러 반응하지 않았다.


둘이 반응을 안 해주자 유이한은 살짝 삐졌다.

자신도 힘들게 각종 필체로 적힌 문자와의 전쟁을 치르고, 먼저 돌아와 저녁까지 차려 줬다는 사실까지 떠오르니 왠지 모르게 억울해서 만사가 귀찮아졌다.

빨리 뒷정리하고 방에 가서 쉬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어쩔 건데? 상대는 모험가 길드잖아.”

“확정된 건 아니야. 확실한 건 상대가 고블린뿐만 아니라 인간도 있다는 사실이지.”

“아. 그래? 그럼 일단 늦었으니 빨리 정리하고 방으로 돌아가자.”

“아, 아니.”


정재찬이 뭔가 더 말하고 싶은 눈치지만, 유이한은 그릇을 정리해서 주방으로 들고 갔다.


“힝. 난 좀 더 수다 떨고 싶은데.”

“그런 건 집에서 가족들이랑 하세요. 이한이도 오늘 하루 힘들었을 테니. 쉬어야죠. 저도 물론이고.”

“마지막이 본심이지?”


정재찬의 훅 들어오는 팩트에 차남인은 마른기침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사흘 뒤.

여관방에서 정재찬은 유이한에게 부탁을 했다.


“이한아. 그간 네가 모험가 길드에서 여럿, 안면을 튼 사람들 있지?”

“응. 주변 정세에 꽤 밝은 녀석들이 있지. 중심가에서 북으로 난 골목길에서 4번째 집 수프가 그렇게 맛있다고 해서 먹어 봤는데,”


혼자 탈선한 유이한을 정재찬이 막아섰다.


“아니. 그런 건 됐고.”

“어? 어. 응. 근데 왜?”

“지난번에 내가 맡은 의뢰. 모험가 길드가 연루된 거 같다고 했잖아.”

“그랬지.”

“그래서 말인데. 네가 모험가 길드 안에서 뭔가 이상한 사람이 없는지 조사해주지 않을래?”

“응?”


정재찬은 방바닥을 뒹굴고 있는 하늘이랑 노는 차남인을 불러 자세한 설명을 대신시켰다.


“아~ 그게 어떻게 된 거냐 하면.”


차남인은 일을 떠넘기고 자신만만한 표정을 하는 정재찬을 귀찮아하면서 축 처지는 목소리로 설명을 시작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탐문 수사라고 하는 하늘이 산책을 하고, 아! 알았어요. 칫. 귀찮은 일만 나 시키면서. 어디까지 했지? 어. 하늘이 산책···이 아니라. 탐문 수사. 도중에 주민들이 하는 말을 들었거든. 이틀에 한 번꼴로 납치 사건이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조용해졌다는 거야. 그래서 내가. 아! 아프다고요. 도련님은 그냥 지나치려고 했었잖아요. 알았어요. 우!리!가! 됐죠? 그 주민한테 물어봤어. 무슨 소리냐고. 한 달쯤 전에 한 아이가 사라졌데. 그리곤 다음날 그 가족이 전부 사라졌고. 그걸 시작으로 이 도시에 고블린이 벌이는 연쇄 납치 사건이 시작됐다는 거야. 이상하지? 우리가 받은 의뢰 자료에 의하면 우리가 도착하기 일주일 전부터 시작된 사건인데. 계속된 주민의 말에 의하면 도시 내에서 일어나는 연쇄 납치 사건은 이틀에 한 번씩은 일어난다는 거야.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 사건이 열흘 전에 갑자기 뚝 멈췄다는 거지.”

“열흘··· 전? 우리가 이 도시에 도착한 날이잖아.”

“응. 그래서 도련님은 드디어 모험가 길드에 흑막이 숨어있다고 결론을 내리시고 너한테 도움을 요청하는 거야. 됐죠?”


그렇게 말한 차남인은 자신이 모시는 도련님이 대답도 하기 전에 조용히 이쪽을 보고 있는 하늘이에게 돌아가서 마구잡이로 쓰다듬어 주기 시작했다.

누구에겐 스트레스 발산이지만, 누구는 기분이 좋아서 혀를 내밀고 헥헥거렸다.


‘아조씨. 대체 오늘 뭔 짓을 했길래 저 인간이 이렇게 성질내는 거야?’


유이한의 이런 눈빛을 이해하지 못한 정재찬은 자신만만한 태도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따라 뭐가 이렇게 잘나셨는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된 거야. 도와줄 수 있어? 대신 네가 찾는 자료는 우리가 대신 찾아줄게.”

“응. 자료는 찾을 필요 없지만, 도와줄게.”

“무슨 소리야?”

“오늘부로 이 도시에 있는 역사 관련 서적은 전~부 뒤졌다는 소리야.”

“그, 그래?”

“어. 원래 스킬북이 아닌 책이 그렇게 많지도 않은 데다가 그중에서 역사에 관한 책은 더 적어서. 어차피 나도 내일부터는 모험가 길드로 갈 생각이었으니까. 가서 겸사겸사 여기저기 물어보고 다니지 뭐.”

“응. 부탁해. 그럼 우린 내일부터 뭘 하지?”


정재찬이 하늘이와 놀고 있는 차남인에게 물었다.


“평소처럼 거리 돌아다니기요. 그거 말고는 딱히 방법이 없잖아요.”


‘진짜 뭐 했는데 얘 반응이 이래?’


괜히 유이한만 차남인의 성질에 주눅이 들었다.


딱히 오늘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니다.

단지 차남인. 딜드는 오늘 주민의 이야기에서 예전에 마계에서 있었던 연쇄 살인 사건을 떠올렸을 뿐이다.




때는 바야흐로 딜드 그라네가 마계 왕립기사학교를 마치고 인포스 후작가에서 정식으로 기사로 임명된 해였다.


그해에는 유난히 비가 오는 날이 많았었다.

자연적으로 밤에도 비가 오는 날이 많았고, 그런 비가 오는 밤이면 어김없이 왕도의 인적 드문 골목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목표는 혼자 다니는 남성.


비 오는 밤이면 일어나는 살인사건에 왕도에는 새로운 악마가 나타났다고 비상이 걸렸었다.

주민의 불안은 극도로 심해졌고, 이내 사건 해결을 위해 각 영지에서 병력이 왕도에 집결하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사건은 멈추지도 않고, 범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였다.


더욱이 비 오는 날에는 바깥출입을 자제하라는 왕국 권고에도 술 처먹고 돌아다니는 남자들이 문제였다.

역시 술이 문제다.


결국에는 참지 못한 마왕 폐하께서 직접 나서는 일까지 벌어졌다.


모든 신하의 눈을 피해 비 오는 늦은 밤.

인적 드문 골목을 지나는데.

마주 오던 여성이 종종걸음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범인은 절대 여성을 해하지는 않지만, 주변 분위기가 그렇다 보니 무서워서 빨리 지나가려는 걸로 생각한 마왕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그 여성이 마왕과 마주치기 몇 걸음 전에 빗물에 미끄러져 넘어졌다.

보통 마족 남성이라면 이럴 때 다가가서 손을 잡아 일으켜 주는 게 정상이다.

아무 생각 없이 다가가 손을 내미는 마왕에게 여성이 소매에서 꺼낸 칼을 찔렀다.


개인의 능력치가 하늘이 아득해질 만큼 높은 용사와 맞짱뜨는 마왕이다.

성검도 아닌 그냥 단검에 찔린다고 죽을 리가 없다.

아프기야 하지만.


결국, 범인은 현장에서 마계 최고 권력자의 손에 붙잡혔다.


마왕의 이런 몸을 던진 수사(?) 덕분에 밝혀진 범인의 정체는 왕도 치안 유지국 소속 치안대원.


그동안 범인이 수사망을 유유하게 빠져나가면서 범행을 저지를 수 있던 것도 왕도의 모든 사람이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수사 계획을 하나부터 열까지 범인이 모두 알고 있었다.

아무도 모르게 마왕 혼자 단독 수사를 하지 않았으면 절대로 잡힐 수가 없던 일이었다.


그동안 목숨을 잃은 사망자만 127명.

범인의 범행 동기 또한 가관이었다.

100년이 넘도록 신탁이 내려오지 않아 전쟁이 일어나지 않음을 한탄해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이 자의 사상과 희생자 수.

더욱이 마왕의 옥체에 해를 가한 사실이 더해져 악마로 판결 나고 사형당했다.


이를 계기로 당시 치안대에 속해있던 지휘관은 부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책임을 지고 모두 해임되었다.

그 지휘관에는 딜드의 마계 왕립기사학교 동기도 포함되어있었다.


왕도 치안 유지국에 발령받았다고 기뻐하던 친구의 얼굴을 기억하는 딜드는 이 사건을 잊지 못한 채 기억하고 있다.


참고로 그 친구는 지금 고향으로 돌아가 밭을 일구며 가끔 나타나는 강도를 토벌하는 농부(?)로 잘살고 있다.




차남인은 모험가 길드 내부에서 이 연쇄 납치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자 좌천된 자신의 친구가 생각나서 기분이 언짢은 것이다.

이를 알 리 없는 유이한은 이 변태 아저씨한테 드디어 질렸거나, 아니면 집에 가기 싫어서 또 이상한 핑계를 대는 바람에 화가 났다고 지레짐작할 뿐이다.




@ @ @




유이한은 약속대로 모험가 길드에서 자신의 정보 수집을 하면서 동시에 길드 직원에 대한 개별 조사도 함께했다.


그 첫 번째로.


유이한은 모험가 길드 한편에 있는 주점으로 향했다.


“마스터. 시원한 거로 한 잔 주세요.”

“어~. 오랜만에야. 찾던 자료는 찾았어?”

“아뇨. 전혀 진척이 없네요.”

“아하하하. 인생 그런 법이지.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뿅 하고 나올 거야.”

“하하하.”


유이한은 마스터라고 불리는 주점 주인과 짧은 시간에 상당한 친분을 쌓았다.

모험가 길드의 특성상 주점에선 식사도 같이 판매한다.

유이한은 이점을 파고들었다.


그가 누구인가. 신급에 올라있는 요리 스킬의 소유자다.


정작 자신은 잘 모르지만, 콜린의 유명한 요리사를 전부 무릎 꿇게 만든 장본인이다.

레디알 던전과 푸크세 던전에서 판매하는 요리에 대해서 모험가의 입소문을 접한 콜린의 유명한 요리사가 호위를 고용해 일부러 유이한을 찾아가 비싼 돈을 내면서 먹고는 눈물을 흘리며 요리 수련을 위해 가게를 접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하지만.


소문의 주인공은 콜린에 돌아오자마자 도시 행정부를 박살 내는 일대 개혁 사건을 일으킨 시발점이 되었다.

요리 소문 따위는 바로 묻혀버렸다.

결국, 자기 소문을 자기 손으로 소멸시켰기에 그런 일이 있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그렇지만, 자신이 요리에 일가견이 있다는 사실만은 잘 알고 있다.


유이한은 매일 주점을 들리면서 마스터에게 이런저런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하던 어느 날.

주문이 너무 밀린 주방일을 잠깐 도와주게 되었다.

유이한이 만든 음식은 호평이었고, 그 덕에 마스터와 친분을 쌓게 되었다.

덤으로 유이한의 음식을 맛본 모험가들과도 친하게 되었다.

모험가 길드에 들어서고부터 찾고 있는 인물이 그중 한 명이다.


“요즘 버나드 보셨어요?”


유이한은 이 마을 모험가 중에 제법 많은 정보를 꿰고 있다고 소문이 자자한 친구를 언급했다.


“아니. 며칠 전에 어느 상단 호위로 다른 마을에 갔다 온다고 했는데. 아직 안 왔나 봐.”

“그래요?”


한숨을 쉬며 어깨가 축 처지는 유이한에게 마스터는 잔에 물기가 맺힐 정도로 시원한 음료를 내밀었다.


“대신이라긴 뭐해도 나한테 물어봐. 나도 상당하다고? 하하하.”


자신의 기운을 차리게 해주려는 마스터의 의도를 알기 때문에 유이한은 잔에 담긴 음료를 단번에 입에 털어 넣었다.


“푸하~ 마스터의 정보력이야 저도 알죠. 아흑! 머리야.”


살얼음이 끼어있던 음료를 단숨에 마셨으니 머리가 아픈 건 당연한 업보다.

뇌가 울리는 고통에 몸부림치는 유이한을 유쾌하게 바라보던 마스터는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사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법이지.”


유이한의 이런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은 마스터의 담담한 감상이다.




@ @ @




진정된 유이한은 마스터에게 이 모험가 길드에서 가장 오래된 직원을 소개해달라고 했다.

마스터는 주저하지 않고 부지부장에게 유이한을 데리고 가줬다.


이 도시에 온 지 얼마 되지 않고, 의뢰를 전혀 하지 않았기에 모험가 카드를 모험가 길드 안에서 한 번도 꺼낸 적도 없고, 요리 말고는 딱히 자신의 실력을 보인 적도 없는 유이한은 그저 일개 모험가일 뿐이다.

이런 유이한이 뜬금없이 부지부장을 만나기에는 힘들다고 생각한 마스터의 배려다.


“영감. 잠깐 괜찮아?”

“뭐냐?”


마스터의 거리낌 없는 태도에 살짝 인상을 쓰는 부지부장은 외견에서 느껴지는 연륜이 장난 아니다.

60대는 훌쩍 넘은 얼굴과 세월의 풍파를 고스란히 맞은 머리.


“이쪽이 저번에 말한 요리 잘하는 모험가. 잠깐 물어볼 게 있다고 해서.”

“안녕하세요.”


마스터의 옆에서 유이한은 연륜이 느껴지는 머리에 대한 예의를 갖췄다.


‘이렇게 보니 두피도 늙는구나.’


머리 주변을 에워싸듯 자란 머리카락 때문에 자동으로 시선을 모으는 정수리는 두피 건강을 알기 쉽게 털이 하나도 없었다.


“너 어딜 보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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