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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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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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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892

작성
19.05.2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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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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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글자
12쪽

#50

DUMMY

-50-




쿵. 쿵. 쿵.


“케헤헥!!”


누가 봐도 고블린은 아니다.


“오우거!”


레빈 지부장이 중얼거렸다.

그 말에 놀라는 호위들.

그야 당연하다.

빈틈없이 준비한다고 해도 자신들이 감당하기 힘든 상대다.

그런데 지금은 체력도 장비도 물자도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가장 의지할 대상인 정재찬 역시 너덜너덜한 상태.

누가 봐도 일생일대의 위기인 것이다.


“키에엑!”


덤으로 오우거 뒤에는 조금 전 도망갔던 고블린이 모여들고 있다.


“빨리 튀어!”


정재찬의 말에 일행은 모두 들어왔던 길을 거슬러 뛰려 몸을 돌렸다.


핑!


“큭!”


안 그래도 짧아진 머리카락 때문에 신경을 쓰고 있던 레빈 지부장이 신음을 흘리며 바닥을 굴렀다.


“활? !”


화살을 쏜 대상을 찾으려 뒤를 돌아본 정재찬은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보고 말았다.


‘저 활은 성전사의 숏 보우?’


[성전사의 숏 보우

공격력 : 12

사거리 : 20M

내구도 : 16


성스러운 힘을 다루는 성전사의 제식 무기.

손이 닿지 않는 나무 위의 사과를 딸 때 주로 쓰임.

기본적으로 성전사의 손만 많이 타기에 쓰일 일이 거의 없음.

중고 아닌 새것 같은 중고.

거실에 장식하면 성스러운 분위기를 낼지도 모른다.

누군가 이 활로 사냥을 나간다고 하면 장례식 준비를 하도록 하자.

높은 확률로 시체로 돌아올 테니.]


이게 정재찬이 알고 있는 성전사의 숏 보우의 설명이다.

외견만 고급스러운 쓰레기.


스쳤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레빈 지부장이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바닥을 구를 정도의 위력을 낼 리가 없다.

한때 저 활을 가지고 한참을 동료들과 서로 미루며 티격태격하던 활이다.

잘못 볼 리가 없다.


‘설마 우리가 봤던 활은 정말 쓰레기였고, 저게 진짜인 건가?’


유이한의 강화라는 어빌리티에 대해 전혀 모르는 정재찬이다.

저 활이 자신들이 서로 떠밀던 그 활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그렇게 무기의 정체 때문에 고민에 빠져있자 오우거는 안 그래도 못생긴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웃더니 활에 다음 화살을 메겼다.


“젠장! 아이스···”


핑!


마법이 발동되기도 전에 오우거가 쏜 화살이 정재찬의 얼굴 옆을 지나갔다.


“윽.”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지나갔는데도 불구하고 이명이 울리고, 화끈거리는 통증이 얼굴을 덮쳤다.

손으로 얼굴을 만져봤지만, 피는 묻어 나오지 않는 거로 봐서 상처를 입은 건 아니다.

단지 화살이 지나가는 풍압이 만들어낸 결과다.


‘이게 숏 보우에서 날아온 화살의 위력이라고?’


장궁 이상의 활을 써서, 전문적인 병과 훈련을 꾸준히 받아온 병사라면 이런 위력을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 오우거의 손에 들린 건 장궁도 아닌 숏 보우다.

아무리 명궁수가 쏜다 해도 이런 힘을 내는 건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


‘응? 상식적?’


상식을 파괴하는 누군가의 웃는 얼굴이 정재찬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지만, 고개를 흔들며 잡생각을 치웠다.

지금은 눈앞에 있는 오우거가 우선이다.




@ @ @




무너지는 토사 속에서 아이스 마법으로 주변에 얼음 돔을 만들어 먼지도 별로 뒤집어쓰지 않은 유이한이 자신의 과거를 살짝 후회하고 있었다.


“아. 아~. 이래서 털이 검은 동물은 거두지 말라고 했었던 건가.”


한가지 태클을 걸자면 오우거의 몸에는 검은 털이 한 올도 없다.


조금 전부터 더 이상의 흔들림이 없는 거로 봐서 무너질 만큼은 다 무너졌다고 판단한 유이한은 지도 스킬에 의존해 들어왔던 입구의 방향을 찾았다.


‘짜잔! 하면서 나오면 기겁을 하겠지? 처벌은 어떻게 할까?’


이후에 대해 중대한 고민을 하며 유이한은 얼음 돔에서 입구로 지나가기 충분한 크기의 터널을 만들어 터벅터벅 걸어나갔다.




“키에엑?!”


무너진 토사를 얼음이 뚫고 나오더니 무시무시한 국자를 휘두르는 공포의 군주가 나타났다.

처음에는 전투에 차출되지 않아서 좋아하며 거주지와 터널의 안전을 점검하던 고블린은 엉덩방아를 찧으며 괴성을 질렀다.


재수도 없지 이 무시무시한 존재가 살아있는 데다가 가장 처음 밖으로 나오자마자 마주쳤다.

100% 아니. 200% 죽는다고 생각한 고블린은 바닥에 넘어진 채 꼼짝을 하지 못했다.


“이거라도 써먹을까?”


유이한은 공포에 떨고 있는 고블린에게 다가가려다가 멈칫했다.

넘어진 고블린의 가랑이 사이에서 흥건한 액체가 사방으로 퍼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좋았어! 너로 결정했다. 나중에 네가 저지른 과오를 깨닫고 수치심에 몸부림치며 이불킥을 날려라.”


벌벌 떠는 고블린의 머리에 손을 댄 유이한이 마음속으로 외쳤다.


‘강화!’


“키에엑!”

“쳇! 실패냐.”

“아, 아뇨. 그게 아니라. 갑자기 힘이 생기는 바람에 놀라서.”

“응? 아싸!”


저 의미 없어 보이는 괴성도 고블린 언어라고 했던 오우거의 말을 기억해내고 도박하는 심정으로 강화를 했다.

이미 독자적인 언어를 쓸 만큼의 지능을 가지고 있으니 강화를 통해 그 지능을 높인다.

어쩌면 사람 말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기인한 행동인데, 우연히 걸려들었다.


“자! 네게 묻겠다. 오우거 이 자식 어디 갔냐?”


유이한의 질문에 고블린은 자세를 다시 잡으려다가 흥건해진 바닥을 보며 잠시 표정이 변했다.

슬쩍 옆으로 자리를 옮기며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렸다.


‘응. 일단 자기가 싼 건 알고 있으니 본래 목적인 수치심 작전은 성공.’


자신의 계획이 성공해서 의기양양하게 바라보는 유이한에게 고블린이 대답했다.


“공포의 군주께서 찾으라고 말씀하셨던 인간을 토벌하러 출진했습니다.”

“그래? 그 전에··· 공포의 군주는 뭐냐?”


원래 목표였던 정재찬을 찾았다는 소리보다 더 신경 쓰이는 말에 유이한은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아··· 그, 그게.”

“얼른 말해라. 알잖아. 나 참을성이 별로 많지 않다는 거.”


고블린은 눈을 이리저리 돌리더니 유이한의 기분을 살피며 천천히 공포의 군주라는 별칭이 생긴 이유를 설명했다.




@ @ @




오우거가 쏘는 화살에 호위 모험가는 모두 전투 불능에 빠졌다.


고통의 늪에서 빠져나온 레빈 지부장은 머리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날아오는 화살을 쳐내다가 검이 부러졌다.

그 충격에 어깨도 망가져 버렸고, 이를 악물고 고통 속에서 정신만 겨우 붙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 정재찬이 멀쩡하게 있을 수 있던 이유는 오로지 오우거의 변덕 때문이다.


이 중 가장 강해 보이는 상대가 힘이 빠져서 별다른 저항을 하지도 못하고 있다.


‘이때가 아니면 언제 이런 강자를 가지고 놀겠어? 안 그래도 요즘 공포의 군주 때문에 스트레스가 장난 아닌데. 여기서 풀어야지.’


오우거는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한 아이스 필드 위로 아주 낮게 화살을 쐈다.

화살은 [+10 성전사의 숏 보우]의 692라는 공격력의 조각으로 정재찬이 만들어낸 아이스 필드를 갉아먹으며 길을 만들어냈다.

그 길을 따라 천천히 정재찬에게 다가가며 어떻게 요리해야 자신이 유이한에게 받은 굴욕을 풀 수 있을지 오우거는 고심을 했다.


“너 때문은 아니지만, 그래도 같은 인간이니.”

“무슨 소, 큭!”


오우거는 한 손으로 정재찬의 목을 움켜쥐고 들어 올렸다.

이대로 목이 졸렸다간 위험하다고 판단한 정재찬이 발을 버둥거렸지만 오우거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이 몬스터가!”


허벅지에 큰 구멍이 뚫려 바닥에 주저앉아있던 호위 모험가가 자신의 검을 오우거를 향해 던졌다.

여기서 정재찬이 죽는다면 모두가 죽는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의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푹!


검은 재빨리 손을 놀린 덕분에 오우거에겐 닿지도 않았다.

대신 그 손에 들려있는 정재찬의 등에 맞았으나, 갑옷을 뚫지는 못하고 약간의 핏방울을 허공에 흩뿌리며 바닥에 떨어졌다.

검에 의한 참상은 대부분 막았지만, 그 충격은 고스란히 받았기에 정재찬의 입에선 신음이 흘러나왔다.


“큭!”

“이런. 어디에다가 던지는 거냐? 아~ 동료의 고통을 덜어주려는 속셈이었냐? 이런. 그 뜨거운 동료애를 몰라봐서 미안해지네!”


퍽!


오우거는 바닥에 떨어진 검을 발로 찼다.

검은 다시 주인을 향해 날아갔고, 피할 기력도 없는 모험가는 자신의 검에 관통당해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큭! 젠장. 젠장!”


뒤에서 들려오는 둔탁한 소리와 다른 모험가의 절규에서 상황을 유추한 정재찬은 아껴둔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기로 작정했다.

원래는 다른 일행이 전부 기절하면 변장을 풀려고 했지만, 이미 반신불수에 이어 사망자가 나왔다.

더 아끼다간 전멸할지도 모른다는 판단에 뒷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푹!


“???”

“!!!”


갑자기 자기 눈앞으로 튀어나온 얇은 얼음 창에 의문을 품은 정재찬.

인질 겸 장난감을 들고 있던 오른쪽 어깨가 불에 타는 것 같은 고통과 함께 튀어나온 뾰족한 얼음에 경악하는 오우거.

손에서 힘이 빠져 인질을 놓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뒤를 돌아보자 그곳엔 있어선 안 되는 존재가 양손을 허리에 올린 채 비릿한 미소를 짓고 서 있었다.


“여~ 아까는 잘도 해줬겠다.”

“어, 어떻게.”

“정답은 저승에서 염라대왕한테 물어봐!”


유이한은 단숨에 거리를 좁히며 오우거에게 달려들었다.


정신교육이라는 구타로 새겨진 공포.

광산이 무너질지도 모르는 위험을 무릅쓰고 실행한 생매장을 뚫고 나왔다는 사실에 경악.

이 두 가지 감정이 올가미처럼 오우거를 옭아맸다.


반항은커녕 꼼짝도 하지 못하고 손에 붙들린 오우거를 유이한은 그대로 벽을 향해 던졌다.


쿵!


“크헉!”


이미 유이한의 등장만으로 얼어있던 고블린은 자신들의 든든한 두목이 당하는 모습을 보고는 그대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는 넘어지는 바람에 동족의 발에 치여 죽는 고블린도 다수 발생했다.


“쳇.”


‘저거 다 마석인데. 아깝네.’


마석을 회수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유이한은 터널 벽에 붙어서 사지를 부들부들 떨고 있는 오우거에게 다가갔다.


“이거 가관이네. 고작 한번 집어던졌다고 눈을 까뒤집고 기절하냐?”


이미 한번 뒤통수를 맞았기에 절대 살려둘 마음이 없던 유이한은 다가오면서 꺼냈던 검을 다시 아공간 창고에 집어넣었다.

이대로 죽인다면 자신이 들인 수고에 비해 너무 편한 죽음이라고 생각해서다.


“야.”


손바닥으로 오우거의 뺨을 찰싹찰싹 때리는 모습을 본 레빈 지부장은 정재찬과 그 동료인 차남인이 유이한에 대해서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응책을 궁리했던 이유를 이제 이해했다.


‘이거 완전 괴물이잖아.’




@ @ @




수많은 모험가를 파견하고도 실패했던 지난 원정에서 레빈 지부장은 오우거를 B~C등급 정도로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

장소가 광산이라는 특수성과 고블린을 지휘한다는 점을 들어서 상당히 높게 평가한 것이다.

그것도 좀 전에 오우거가 쏘아낸 화살의 위력을 보며 한참 잘못 판단했다고 생각하고 있던 참이다.


아무리 힘이 많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다섯 명의 모험가를 가지고 놀던 상대다.

그중 한 명은 영웅이라고 불리는 A등급 모험가.


레빈 지부장은 여전히 피가 흐르는 자신의 머리를 만지곤 느껴지는 고통에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최소 A등급 몬스터를 단숨에 내던진 저자야말로. 그래. 애드로 왕국에서 나타났다고 하는 용사의 동료가 될 자격이 있는 자일지도 몰라.’


스페신웨이 모험가 길드 내에서 요리사나 역사학자 또는 탐험가 정도로 불리는 모험가의 소문은 레빈 지부장도 이미 알고 있다.

그자가 영웅 정재찬의 동료라는 사실도.

하지만, 아무도 그의 이름을 아는 자는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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