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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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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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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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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5.06 16:05
조회
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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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글자
12쪽

#34

DUMMY

-34-




원환원의 신체가 힘없이 바닥에 떨어지자 여전히 창잡이 차남인을 들고 있는 웨이던의 뒤에 갑자기 작은 공간이 열리면서 불덩이가 덮쳤다.


펑!


“깨캥! 이건?”


크지 않은 폭발이지만, 기습이다.

갑자기 뒤통수를 망치로 내려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냈다.

다만, 상대는 A등급으로 급성장한 몬스터다.

그것도 한 던전을 맡고있는 보스 몬스터.

상대가 너무 강해서 망치로 쳐봤자 큰 타격을 입지 않았지만, 시선을 돌리기엔 충분하다.


웨이던은 공격이 날아든 뒤로 급하게 고개를 돌리자 유이한과 눈이 마주쳤다.


‘어? 이거 봐라?’


“크르릉! 네 이놈! 네겐 전사의 긍지라곤 손톱 때만큼도 없구나!”

“아씨! 뭐래. 그리고 나 전사 아닌데?”


유이한은 누명 쓴 것도 억울한데 아까부터 전사가 어쩌고 폼만 잡는 댕댕이도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가장 불만인 건 강화를 해줬는데도 빨리빨리 처리 못 하고 아직 세 명이나 살아있다는 점이다.

그중 지금 눈이 마주치자 알 수 없는 미소를 띠고 있는 마법사는 뭔가 무섭다.

저건 생리적으로 아웃이다. 아니. 아웃이었다.


‘일단 저 마법사는 살려야겠다. 지금 쓴 마법이 분명 공간과 공간을 이어주고, 동시에 화염 계 폭발 마법을 썼어. 저 정도 실력이라면, 네스-결혼은 아직이지만, 자칭 아내-에게 순간이동 할 수 있는 마법이 있을지도 몰라.’


유이한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 땅에 박힌 검을 빼 들었다.

자기 손을 더럽히기 싫어서 일부러 단순해 보이는 늑대 놈을 강화까지 하면서 상황을 만들어줬다.

그런데도 시간을 너무 끌고, 재미도 없고, 이제는 살려야 할 인물도 생겼다.


“넌 이제 쓸모가 없네. 어쩌냐?”


유이한이 손가락을 까딱이며 덤비라고 도발을 했다.

한번 발을 굴러 뛴다면 단번에 닿을 거리지만, 굳이 그러지 않았다.


‘귀찮아. 쟤를 오라고 하면 되는데 내가 왜 가?’




웨이던은 어금니에서 뿌득 소리가 나도록 화를 내면서도 애써 유이한의 도발을 무시했다.

본능적인 감각이 저 생물은 위험하다는 걸 강하게 경고하고 있어서다.


‘한순간이었지만, 한기를 느끼게 했던 그 눈빛.’


한가지 이 똥개는 크나큰 착각을 하고 있다.

유이한이 째려봐서 한기를 느낀 게 아니다.

손을 뻗어 잡기 쉽게 하려고 생활 마법인 아이스를 써서 주위를 냉각시키려 했다.

어느 정도 얼려야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게 움직임을 순간 방해할 정도로 얼리는지 몰라서 실패했다.

결과적으론 마법 자체는 너무 약하게 사용하는 바람에 실패지만, 의도 자체는 훌륭하게 통한 우연의 결과다.

애초에 이런 잔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충분히 실력으로 잡아챌 수 있었다.

그저 확실하게 하려고 마법으로 서포트를 하려 했을 뿐이다.

그 화려한 실패 덕에 웨이던은, 유이한이 시선만으로 상대를 얼어붙게 할 수도 있는 상대라는 착각의 늪에 빠지게 된 것이다.


이 사실을 알 리 없는 유이한은 불러도 오지 않는 똥개에게 분노를 누적 중이다.


‘야생 들개라도 먹이를 주는 상대가 부르면 온다! 근데 이건 두 명이나 먹어놓고-죽여놓고- 불러도 안 와?’




웨이던은 먼저 손에 들려있는 창술가 차남인을 죽이려고 원환원의 피가 아직 묻어있는 왼손에 힘을 주었다.


‘젠장! 도련님이 준비하던 건 그게 끝인 것 같은데.’


어쩔 수 없이 차남인. 아니. 딜드는 위장 신분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스스슥.


“드디어 힘을 해방하는 건가! 늦었어!”


모습이 변하는 창술가의 복부를 뚫으려 날카로운 손톱을 세운 웨이던의 공격은 그 의도를 완수하지 못한 채 허공을 가로질렀다.


퍽!


“크윽! 뭐냐 네놈은!”


몸을 비틀며 찌르려는 손을 발로 걷어찬 상대는 여태 보았던 피부색과는 전혀 다른 보라색 피부에 양쪽 귀 위로는 뿔이 나 있다.




@ @ @




웨이던과 마찬가지로 힐러도 동료의 변한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더군다나 자기의 어깨에 올라온 마법사의 손을 보고는 그대로 경직된 채 천천히 고개를 들어 얼굴을 보며 시선이 멈췄다.


“뿌, 뿔.”

“응. 쟤랑 난 마족이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마족!”


카셀이 애초에 모습을 밝힌 의도는 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지만, 상대에게 전혀 전달되지 않았다.




힐러는 꼼짝을 할 수 없었다.


마족이 무엇이던가.

이 세상의 파멸을 위해 살육만을 위해 살아간다고 하는 마왕의 수하들.

그간 역사에서 수많은 용사와 함께 세계가 합심해서 물리쳐온 마(魔)를 섬기는 종족이다.

그 수명은 족히 인간의 몇 배에 해당하고, 가장 약한 개체가 B등급 모험가의 수준이라고 알려진 무시무시한 종족이다.


그런 마족의 손에 붙들려 있는 힐러 한우연은 자신도 진심을 들어낼 때가 왔다는 걸 직감했다.


“이런. 씨브럴!”


원래 한우연은 한국 10위의 모험가인 원환원을 감시하기 위해 파견된 마법사다.

임무의 목적은 두말할 필요 없이 원환원의 브레이크 역할이다.


지나친 쓰레기 인성으로 인해 세상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원환원이 도를 넘으면 손쉽게 매장할 수 있도록 파견되었다.

가장 잠입효율을 높이기 위해 몇 가지 힐러 스킬을 익히고 힐러로서 파티에 잠입한, 이른바 암살자 역할이다.


하지만, 목표인 원환원은 이미 저 워 울프의 손에 죽어버렸고, 이제는 자신의 목숨이 마족의 손에 떨어지게 생겼다.

각오를 마친 한우연은 인포스 후작가의 후계자인 카셀의 손을 뿌리치며 거리를 벌렸다.


“나 또한 마도의 연구에 몸을 담은 자! 백색 마탑의 일원으로서 마족에게 순순히 내 목숨을 내놓지는 않겠다.”

“응? 이봐. 우연아. 나야. 재찬이라고. 정재찬. 우리 동료잖아.”

“아니. 인간의 탈을 뒤집어쓴 마족을 나는 동료라고 인정한 적이 없다!”


3파전의 시작이다!




@ @ @




푸크세 던전의 보스. 워 울프. 웨이던.


백색 마탑의 암살자. 한우연.


마계의 조사단. 단장. 카셀 인포스와 그의 호위기사 딜드 그라네.


그리고 구경꾼. 유이한.

정확히는 마법사의 능력을 탐내서 보호하려 했기에 마족의 협력자 포지션이어야 했지만, 돌아가는 꼬락서니가 재미있어 보여서 구경하기로 작정했다.




머릿수가 많은 마계 조사단은 각자 하나씩 상대를 잡고 경계를 하고 있다.

정체를 드러낸 딜드와 대치하고 있는 웨이던도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상황에 눈앞의 마족이라는 자와 대치만 하고 있다.


그들과 조금 떨어진 장소에선 카셀이 한우연을 설득하려 열심히 입을 털고 있다.


“우리는 너희가 생각하는 것처럼 만능이 아니야. 지금까지 해왔던 모습도 우연히 죽은 모험가의 모습을 빌려왔을 뿐이라고.”

“그걸 인간의 탈을 뒤집어썼다고 하는 거다. 이 악마!”

“아니. 뒤집어쓴 게 아니라 도구로 분장한 거야. 그리고 악마라니! 너무한 거 아냐?”


마계에서 악마는 사악한 범죄를 저지른 마족을 지칭하는 단어. 악한 마족이다.

물론, 인간 정재찬의 기억이 있는 카셀은 통상적으로 인간들이 쓰는 악마라는 의미를 알고 있지만, 지금은 이 말귀 못 알아듣는 동료를 설득하려 약간 흥분한 상태.

무심코 본래 자신이 알고 있는 의미를 생각하고 말았다.




‘이 마족은 아직 악마까진 아닌 건가? 아니지. 반응을 봐선 악마 이상?!’


마탑은 마나라는 힘을 연구하며 마법에 관해 파고드는 이른바 연구자의 모임이다.

좋게 말해서 연구자지, 솔직히 연구에 미친 괴짜들의 집합소다.

그런데도 세상에 인정을 받는 건 마탑 소속 마법사의 순수한 실력 때문이다.

마나의 현상을 연구하면서 마법사로서의 실력이 오르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이 마탑에서 한국 10위의 모험가를 여차하면 죽이기 위해 보낸 한우연 또한 내부에서 실력과 재능을 인정받은 마법사이자 연구자다.

평소 문헌으로만 접하던 마족이 보이는 별난 반응에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다.


세간에 알려진 정보에 따르면 마족 중에서 상위 귀족의, 엄청난 힘을 가진 마족을 악마라고 부른다고 되어있다.

그런데 그 이상이라는 건 대귀족. 혹은 그 이상의 존재.


마계의 정점.

마족의 군주.


마왕.


‘!!!’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한우연은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느껴지는 힘은 그렇게 크지 않지만, 마족 상위 0.1%의 존재다.

B등급의 한우연도 평소에 힘을 갈무리하고 지내는데, 이 존재가 못할 리가 없다.


유일한 타개책으로는 유이한이 이 마왕을 상대하는 게 가장 확률이 높다.

하지만, 아무리 강한 유이한이라도 문헌의 용사와 같은, 감히 인간의 몸으로 우러러보지도 못할 정도의 힘을 가지지 않은 이상 마왕을 상대로는 어림도 없다.


한우연이 보기엔 유이한의 실력은 잘 쳐줘야 용사의 동료 A다.


절박한 상황에 다잉메시지를 어떻게 남겨야 존재 자체가 인류의 위기인 마왕의 정체를 알릴 수 있을지, 칭송받아 마땅한 인류애를 발휘하며 한우연은 지혜를 쥐어 짜낸다.




이제 끝났다고 포기한 한우연의 기세는 삽시간에 사그라들었다.

그걸 보고 카셀은 자신의 말이 너무 심했다고 생각하고 그 또한 급하게 뇌를 혹사한다.


‘말이 너무 심했나 봐. 어떡하지? 평소에도 한 번 삐지면 오래가는 녀석인데. 아! 이놈의 대가리는! 아무리 흥분했다고 해도, 갑자기 마족의 기준으로 생각하면 어떡해!’




어버버 거리는 자신의 주군을 보며 딜드는 단번에 상황을 파악했다.


‘저 도련님이 또 사고를 쳤구나!’


자신이 어떻게든 일을 수습하기 위해서 앞을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위협인 워 울프를 최대한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머릿속에서 돌렸다.


‘좋았어! 이거면 할 수 있어!’


딜드는 스파크 스피어를 잡은 오른손을 살짝 뒤로 빼냈다가 힘차게 질러냈다.

웨이던의 발치를 향해서.


쿠아앙!


창으로 바닥을 찌르는 소리가 아닌, 다른 폭음이 보스방 실내를 울린다.


안에 있는 모든 시선을 모은 소리의 근원지는 바닥이 파괴되며 먼지를 일으켰다.

웨이던은 팔을 휘두르는 동작 한 번으로 시야를 가린 먼지를 날려 버린다.


“크르릉. 마족. 잔재주가 볼품이 없구나. 응?”


창은 그대로 바닥에 꽂혀있지만, 정작 주인이 사라졌다.

웨이던은 전신에 기감을 돌리며 상대를 찾으려 고개를 돌렸다.


딜드는 이런 상황에서 의례 질러야 할 기합 한번 지르지 않은 채 뛰어오른 공중에서 떨어지며 웨이던의 정수리에 노란색의 오러가 맺힌 단검을 찔러넣었다.


털썩.


단말마의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푸크세 던전의 공략은 막을 내린다.




“야. 야! 야!! 이걸로 끝이라니. 아니지.”


쓸데없이 구경만 하고 있던 유이한이 뒷북을 치며 나섰다.


“뭐냐.”


딜드가 경계심을 가득 품은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자, 유이한은 질세라 있는 표정을 다 구기며 서로의 콧김이 닿는 거리까지 얼굴을 들이밀었다.

딜드는 내심 이 인간이 이대로 가만히 있어 주길 바랐지만, 한없이 불가능에 수렴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별로 아쉽지는 않다.

단지, 저쪽 도련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진 가만히 있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었지만, 이미 물 건너간 상황이다.


“너 대체 정체가 뭐야? 2단계 오러를 쓰다니. 상당한 실력자잖아.”


여기서 발을 움직이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은 딜드는 발은 움직이지 않은 채 유이한의 얼굴에서 벗어나려 허리를 빳빳이 세웠다.


“훗. 당연하다. 난 딜드 그라네. 저기 계신 인포스 후작 가의 후계자이신 카셀 인포스님의 호위기사다.”




“뭐! 마왕이 아니야?”


대답은 유이한에게 했지만, 반응은 저쪽에서 다 죽어가던 한우연이 놀라서 소리를 쳤다.


“응? 갑자기 왜 내가 마왕님이 되는 건데?!”


카셀도 한우연의 망상에 놀라서 소리 지르는 건 마찬가지다.


“악마 아니라며! 후작이면 악마 맞구만! 어디서 사기를 쳐!”

“아니! 우리 마계에서 악마라는 건 극악무도한 범죄자를 지칭하는 단어라고.”

“뭐라는 거야! 마치 마족이 착한 마족도 있다는 소리처럼!”


한우연의 말에 카셀은 검지로 자기를 가리켰다.


“어. 앞에 있잖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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