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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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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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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07,892

작성
19.05.2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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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글자
12쪽

#47

DUMMY

-47-




어떻게 이 짜증 나는 상황을 잘 넘길 수 있을지 고민하던 유이한은 일단 생각나는 대로 핑계를 대기 시작했다.


“그 지부장이랑 영주 열 받지 않아?”


뭘 하더라도 상대와의 동질감을 끌어내면 일은 편하게 진행되는 법이다.

하지만, 차남인은 흔들림 없이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그대로 노려보고 있다.


“그렇잖아. 결국은 자기들 밥벌이를 유지하려고 이쪽을 이용할 생각만 하고.”


차남인은 충신이다.

자신이 모시는 상사가 이용당한다고 하는 말에는 눈가가 살짝 찡그려졌다.


“아무 죄도 없는 주민을 납치하고. 강제로 이주시키고. 너무하지 않아?”


역시나 기사.

죄 없는 백성을 거들먹거리니 입술을 깨물며 표정이 더 험악해졌다.

그 원망이 자신에게 향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유이한은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내가 그 녀석들한테 한방 크게 먹여주려고.”

“그래서?”

“어?”

“그래서 이번엔 누굴 죽이려는 꿍꿍이냐?”


유이한은 뭔가 자기 생각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겠다는 걸 눈치챘다.

차남인은 이젠 살기까지 뿜어내며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


“내가 아무리 전력을 낸다고 해도 네 발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건 잘 알고 있다.”


그렇게 말한 차남인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이제는 완전히 익숙해져 애용하는 무기인 스파크 스피어가 아니라 허리춤에 차고 있는 장검에 손을 대고 자세를 잡았다.




정재찬과 차남인은 어젯밤 영주인 디커스 페신과 모험가 길드 지부장인 레빈 패커스와 기존의 의뢰를 파기하고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

광산 재생 계획을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건 유이한 때문에 일이 틀어질지도 모른다고 판단한 디커스 영주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광산을 점령한 오우거를 포함한 고블린을 내쫓아준다면 향후 10년간 재생된 광산에서 거둬들이는 세금의 10%를 준다고 제안했다.


폐광산에서 채집되던 광석은 철이다.

특수 광석이 아니라 단가는 그렇게 비싸지는 않다.

오히려 흔한 금속이다.

실생활에서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서도 두루 쓰고 있다.

이렇게 사용처가 많고 공급이 충분하다 보니 단가가 요동을 치지도 않고 안정되어 있다.

이런 안정적인 시장에서 고갈 걱정 없이 일정하게 수요를 만족하게 할 수 있을 만큼 공급할 수 있다면?

훌륭한 안정적인 수입원의 탄생이다.


세금의 10%이긴 하지만, 광산 하나에서 나오는 세금이다.

절대 적지 않은 양이 될 것이다.

이걸 10년이나 10%씩 때어준다면 이들을 부자로 만들어주고도 남을 금액이 된다.


하지만, 정재찬은 이걸 거부했다.

대신 공동으로 이 광산 재상 계획을 진행하되 성공한다면 그 연금술 알려달라고 한 것이다.

원천 기술을 보상으로 이 계획에 전면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소리다.

그 제안에 디커스 영주는 강력한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


정재찬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정체를 살짝 밝혔다.


지금 자신들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는 길이고, 이곳에서 아주 먼 동쪽에 있는 작은 나라의 지방 귀족이라고 소개했다.

마계를 작은 나라라고 한 것만 빼면 거짓은 없다.


그러면서 자기 영지에도 광산이 하나 있는데 그 광산이 언제 마를지 모르니 기술을 원한다고 디커스 영주를 설득했다.




정재찬이 힘들게 설득해서 얻은 기술 획득의 기회다.

유이한의 유치한 원한으로 일을 그르칠 수 없다.

그래서 차남인은 여기서 유이한과 대치하기로 마음먹었다.


“네 말대로 그 영주의 방식은 맘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네가 장난 반으로 우리의 앞길을 막게 내버려 둘 수는 없다.”


평소의 스파크 스피어를 들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여태 유이한에게 창 이외의 무기를 쓰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거기에 검은 기사인 딜드 그라네의 주력 무기 중 하나다.

현재의 딜드는 창을 들고 있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고 자부하고 있다.

아무리 상대가 그 강함의 끝을 가늠하기 힘든 유이한이라고 해도 난생처음 보는 검술을 상대로 쉽게 대처하지는 못할 것이다.


“결투다! 여기서 내가 이긴다면 우리···”

“아이스.”


유이한이 장기 대여한 여관방에 등신대의 얼음 상이 순식간에 생겨났다.


“마족이니까 잠깐 얼린다고 죽지는 않겠지?”


얼음에 갇힌 기사 딜드 그라네는 경악에 빠져 간신히 눈만 조금 움직였다.

그걸 긍정으로 받아들인 유이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침대에서 +10 강화된 나뭇잎 침낭을 꺼내 그 안으로 들어가 숙면을 했다.




@ @ @




저녁나절이 돼서야 일어난 유이한의 방에는 여전히 꽁꽁 얼어있는 얼음 상이 있다.


“예상외로 오래는 가는데··· 넌 뭐하냐?”

“킹. 킹.”


그 얼음 상에 혀를 붙인 채 울상을 짓는 하늘이.

주인의 허락도 없이 얼어붙은 주인의 친구를 핥으려다가 혀가 떨어지지 않는 상태다.

하늘이는 까딱 잘못하면 그 광산의 고블린과 오우거처럼 무시무시한 국자의 세례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온몸을 떨었다.


“이야~ 이거 잘도 붙었네. 너도 얼음이 먹고 싶었어?”

“킹. 킹.”

“그래. 그래.”


혀가 붙은 부분을 살펴본 유이한은 처벌을 생각했던 하늘이의 예상과는 다르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더니 파이어 마법을 손가락 끝에 아주 작게 만들어내서 얼음에 붙어버린 혓바닥 주변을 살짝 녹였다.


“컹. 컹.”

“다음부턴 이런 거(?) 막 먹지 말고 달라고 해. 알았지?”

“컹. 컹.”


무슨 소린진 모르겠지만, 일단 맞지 않으려 열심히 애교를 떠는 하늘이를 상대로 유이한은 되지도 않는 소리를 지껄였다.

하늘이가 아무리 유니크 몬스터라고 해도 애초에 얼음 달라고 말을 할 수가 없는데 어떻게 달라는 것인가.


덤으로, 이런 거 취급당한 기사 딜드 그라네는 마력으로 체온을 유지하는 데도 한계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걸 알 리 없는 유이한은 차남인에게 저녁 먹고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하곤 방에서 나갔다.


‘젠장! 무슨 놈의 생활 마법으로 만든 얼음이 내 힘으로 깨지도 못해! 이 괴물 같은 놈!’




밥을 다 먹고 돌아온 유이한은 얼음을 녹여줬다.


“에취! 일단 내일 이야기하자.”

“그래. 귀찮게 육체의 대화 말고 말로서 이야기하자고.”


차남인은 덜덜 떨면서 방을 나갔다.




다음 날 아침부터 유이한은 차남인과 마주 보며 앉았다.

몇 시간이나 얼음에 감금되었던 덕분에 차남인은 얼굴이 전체적으로 홍조를 띠며 코를 훌쩍였다.


“마족도 감기에 걸리는구나.”

“당연하다. 그나마 나 정도 되니까 감기로 끝나지 다른 마족이었으면 그대로 얼어 죽었을 거다.”

“그래. 잘나셨어. 그래서 그 잘난 분이 상대와의 역량 차이를 아는데도 갑자기 비장한 분위기로 결투라는 카드까지 꺼내 들었냐?”

“윽. 콜록. 콜록.”


감기 때문인지 한참 기침을 하는 차남인에게서 유이한은 의자를 살짝 뒤로 뺐다.




“실은 우리 마계에는 몇 년 전부터 자원 고갈에 대한 염려가 심심치 않게 대두된 적이 있다.”


기침을 멈춘 차남인이 설명을 시작했다.

마계의 미래를 걱정하는 정세.

이번 광산 재생 계획에서 처음 제시받은 제안.

마지막에 타협한 계획까지 전부 이야기했다.


“어··· 잠깐.”

“잠깐이고 나발이고. 이게 전부다. 이제 네 계획을 털어놓지?”


유이한은 잠시 뇌를 망치로 두들겨 맞은 느낌이다.

자신도 그 광산 재생 계획의 원천 기술을 탐내고 있어서 광산까지 찾아가 오우거를 교육하는 그 귀찮은(?) 짓을 벌이고 온 것이다.


“아니. 재찬이는 원래 집에 가기 싫어서 이번 의뢰를 맡은 거 아니었어?”

“하아··· 처음에는, 아마. 그랬었겠지.”


부정하지 못하는 유이한의 말에 차남인은 살짝 목소리가 기어들어 갔다.


“그래도! 도련님은 마계의 귀족으로서 우리 마족의 미래를 위해 의무를 다하기로 하신 거야.”

“아니. 왜? 왜! 갑자기 인제 와서 귀족다운 짓을 벌이는데?”


유이한의 반응에서 차남인은 일이 상당히 귀찮아질 거라는 예감을 받았다.

안 그래도 감기 때문에 머리는 아프고 식은땀이 나서 죽을 맛이다.

제발 봐줬으면 좋겠다.


“그냥 기술만 빼내고 갈 길 가면 되잖아. 나도 이 도시에선 더는 얻을 정보도 없어서 다른 데로 갈까 생각 중인데.”

“하아··· 그래? 처음 듣는 소린데?”

“당연하지. 처음 하는 말이니까.”

“···”


평소라면 한소리 했겠지만, 차남인은 몸이 안 좋으니 그냥 쳐다만 봤다.




어쩔 수 없이 유이한은 사실대로 털어놨다.

활과 관련된 부분은 말했다간 자신의 어빌리티인 강화까지 설명해야 하는 크나큰 귀찮음 때문에 그 부분은 쏙 빼고 말이다.


“하아··· 이젠 하다 하다 오우거까지 길들이냐.”

“요리는 위대하거든. 그 위대한 요리를 만드는 도구니 당연히 위대해야지.”


무슨 개소리를 지껄이는지 도저히 상대할 여력이 남지 않은 차남인은 무시하고 지금 들은 정보를 머릿속으로 정리했다.


‘지금 광산의 오우거와 고블린은 이 망할 놈의 수하로 들어갔고, 그들은 광산 깊은 곳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각 통로에 각종 함정을 설치 중이라는 거잖아. 거기에 두어 차례 모험가의 침공을 막은 다음엔 패퇴하는 척하며 옮긴 거처로 피했다가 광산 재생 기술을 가진 연금술사가 오면 기습으로 그들만 생포하고 나머지는 전부 몰살이라. 이거 위험한데.’


그냥 오우거와 고블린이라면 문제없다.

하지만, 유이한이 누구던가.

알 수 없는 방법으로 푸크세 던전의 보스인 워 울프를 강화해서 원환원을 죽인 인물이다.

그런 그의 수하로 들어간 오우거와 고블린이 일반적일 리가 없다.

여기까지 생각인 미친 차남인은 어서 정재찬에게 이 정보를 알려야 한다고 결정을 내렸다.


지금 정재찬은 모험가 길드 지부장과 함께 광산으로 떠날 준비를 거의 끝마쳤던지. 아니면 출발했을 시간이다.


‘빨리 도련님에게 알려야.’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자 머리가 핑 돌며 아직도 자리에 앉아있었다.


“하아··· 왜 이러지?”

“야. 무리하지 말고 일단 방에서 쉬어.”


차남인은 잠시 기억이 끊겨서 모르겠지만, 유이한은 전부 지켜 보고 있었다.

일어나던 차남인이 갑자기 자리에 털썩 앉더니 탁자에 엎드렸다가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전부.


“안돼. 도련님께 알려야 해.”

“무리하지 말라니까. 그러고 보니 재찬이는 어디 갔어? 어제부터 코빼기도 안 보이네.”

“광산 탈환하려, 모험···”


털썩.


“야!”


차남인은 그대로 탁자에 엎어져 가쁜 숨을 내쉬었다.




유이한은 일단 나뭇잎 침낭을 꺼내 차남인을 집어넣고 침대에 누였다.


[+10 나뭇잎 침낭

-나뭇잎 무늬로 만들어진 침낭.

-항시 쾌적한 체온을 유지.

-들판이나 숲에서 사용하면 은신 효과.

-숙면하게 해줌. 모든 피로 제거.]


+10 강화된 나뭇잎 침낭의 기능 중에 항시 쾌적한 체온을 유지해주는 기능을 믿어서이다.


힐도 써봤지만, 이런 질병에는 전혀 효과가 없는지 상태가 나아지지 않아서 어쩔 수 없는 최후의 선택이었다.

아공간 창고엔 한국에서 가져온 각종 상비약이 있긴 하지만, 뭘 먹이려 해도 이 인간이 일어나야 먹일 수 있는데, 전혀 일어나질 않는다.

물을 먹이려 해도 제대로 삼키지 못해 쿨럭이며 다 뱉어낸다.


“나머진 자력으로 회복을 기다리는 수밖에. 넌 이거 가지고 있다가 일어나면 이 녀석 먹으라고 해. 알았지?”

“컹!”


툭.


하늘이가 짖는 바람에 머리에 올려둔 감기약 상자가 바닥에 떨어졌다.

하늘이는 본능적으로 이 약이 중요하단 걸 알았기에 눈을 좌우로 굴리며 어떻게 해야 처벌이 가볍게 끝날지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에휴. 움직이지 마. 이대로 있어.”


하늘이의 걱정과는 다르게 유이한은 약을 주워서 하늘이의 머리에 다시 올려주고 방을 나섰다.


‘저 녀석이 말하려던 게 모험가 길드에서 광산을 탈환할 멤버를 모으고 있는단 소리겠지?’


이번엔 정재찬과 협의하려 유이한은 모험가 길드로 향했다.




@ @ @




유이한이 모험가 길드로 향하고 있을 때 정재찬은 이미 폐광산 안에 들어와 있었다.

그의 뒤에는 모험가 길드 지부장인 레빈과 그를 호위하기 위한 세 명의 모험가가 함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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