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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F인데 최강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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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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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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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2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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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글자
12쪽

#48

DUMMY

-48-




‘딜드 녀석 잘 하고 있겠지?’


평소에 마계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아 불만을 품고 있는 차남인을 유이한이 어떤 화풀이를 하려고 할지 모르니 감시하라고 여관에 두고 온 정재찬은 완전히 해방된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싱글거리며 앞장선 정재찬이 살짝 못 미더운 레빈 지부장은 잔뜩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역시 지부장님이십니다. 소문의 영웅을 섭외하시다니. 대단하세요.”

“저 여유 넘치는 모습. 나 따라오길 잘 한 거 같아.”


레빈 지부장이 호위로 데리고 온 모험가가 긴장을 풀려고 열심히 떠들어 대고 있다.


의뢰인이자 자신들이 속한 모험가 길드의 지부장을 호위하는 일이다.

거기에 동행하는 자는 이 근방에서 소문이 자자한 그 자비의 영웅이다.

거기에 정재찬의 여유 넘치는 모습은 이 모험가들의 긴장을 완전히 없애버리고 말았다.


‘위험할 요소가 전혀 없다.’


‘목적지가 아무리 그 고블린이 점령한 폐광산이라도.’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결과다.


“괜히 영웅이 아니시잖아. 그 찬란한 A등급 모험가 카드.”

“크~ 내 평생에 A등급 모험가와 같이 의뢰를 맡다니.”


이들로선 정재찬이나 레빈 지부장은 쳐다보기도 힘든 구름 위의 존재다.

그럴 것이 지부장 또한 과거 잘나가던 모험가 출신이다.

젊은 나이에 무려 C등급까지 오른 실력자이며 인망도 두터웠다.

승승장구하며 스페신웨이 역사상 최연소 B등급 모험가를 바라보던 이 양반이 어느 날 갑자기 모험가를 은퇴하고 지부장이 되어서 나타났을 땐 그를 아는 모든 모험가가 축제를 벌였다고 하는 건 스페신웨이 모험가 길드에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길드의 상징과 같은 전설적인 존재를 호위하는데 무려 동행하는 동료가 소문 자자한 A등급 영웅이라 불리는 자다.

이제 겨우 C등급을 넘은 이들이 보기엔 연예인이나 다름없는 존재들이니 흥분을 하지 않는 게 이상하다는 건 이들을 직접 데리고 온 레빈 지부장도 잘 알고 있던 사실이다.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정신 사나워서야. 다른 팀이 다들 나가서 어쩔 수 없다고는 해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호위는 언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지. 으이그.’


레빈 지부장은 다음부터 이들에게 호위 의뢰를 맡기는 건 다른 사람이 없을 때, 최후의 최후에, 마지막에 어~쩔 수 없는 최종 수단이라고 마음속으로 단단히 새겼다.

한마디로 찍혔다.

스페신웨이 모험가 길드의 상징이자 길드 최고 권력자에게.


“에이. 그렇게 치켜세우지 말라니까. 언제나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면 언젠가 다들 A등급에 오를 수 있을 거야.”


레빈 지부장은 출발 전에 정재찬에게 이 폐광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실하게 설명했다.

그런데도 계속 싱글거리면서 이 호위로 데리고 온 모험가들의 장단에 어울려주고 있다.


자신만만하게 선두를 맡겨달라고 해서 선뜻 허락한 과거 자신의 판단을 후회하는 레빈 지부장에게 정재찬은 천진난만하게 웃어 보였다.

횃불에 일부 살짝 그늘진 그 모습은 마치 죽음을 즐기는 사신처럼 보였다.

오싹한 기분을 최대한 숨기며 레빈 지부장은 길을 재촉했다.


“어서들 가자고.”




@ @ @




입구에서 어느 정도 들어오자 첫 번째 갈림길이 나왔다.


“어. 어? 아!”


갈림길에서 고민하던 정재찬은 건틀렛을 한쪽 벗더니 단검을 꺼내 손가락 끝을 살짝 찔렀다.

대체 이 영웅이 뭘 하려는 건지 뒤에서 지켜보는 넷의 표정은 진지하기 그지없다.


톡.


정재찬의 손가락 끝에 맺혔다가 떨어진 핏방울이 땅에 떨어졌다.


“이쪽.”


그 모양을 확인한 정재찬이 방향을 잡았다.

그리곤 아직 피가 흐르는 손을 한번 털고는 다시 건틀렛을 찼다.

그 모습을 보며 호위 중 한 명이 등에 멘 가방에서 약초를 꺼내려 하는 걸 정재찬이 말렸다.


“안 그래도 돼.”

“하지만.”

“이거 나름대로 회복 아이템이거든.”


[활력의 건틀렛

방어력 : 17

내구도 : 21


10분에 한 번씩 착용자의 소모된 체력을 소량 회복시켜준다.

이 회복량은 원래 체력을 넘지 못하며, 질병이나 기타 이유로 인해 떨어진 체력은 회복하지 못한다.

본 장비에 반 이상의 손상이 가해지면 체력 회복 마법은 영원히 사라진다.]


레디알 던전에서 얻은 활력의 건틀렛.

차남인이 가지고 있는 스파크 스피어와 같이 나와 치열한(?) 경쟁 끝에 정재찬이 소유하게 된 아티팩트다.


착용자의 소모된 ‘체력’을 소량 회복시켜주는 고마운 아티팩트다.

회복시켜주는 건 체력이지 절대 상처가 아니다.

그런데도 정재찬이 일부러 상처를 낸 이유는 손끝에서 전해져오는 따끔거리는 감각 때문이다.


‘아~ 역시 이게 가장 진정돼. 하늘이 털을 쓰다듬는 것도 좋지만 이 감각이 진짜로 살아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거든.’


마계의 후작인 인포스 가문을 이어갈 차대 가주인 카셀 인포스.

그가 살아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감각이 바로 이 고통이다.

괜히 유이한이 변태라고 부르는 게 아니다.




@ @ @




두 번째 갈림길에 다가갔을 때 정재찬은 저 멀리에서 땅을 찍는 희미한 소리를 잡아냈다.

아무리 인간으로 변장을 하고 있지만, 속 알맹이는 마족이다.

인간의 평균을 웃도는 마족의 신체 능력이 잡아낸 작은 소리다.

아쉽게도 레인저 능력을 지닌 자가 없어서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 뒤 따라 오는 일행을 향해 손을 들어 멈추는 것과 동시에 입에 검지를 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위험을 미리 탐지하지는 못했어도 이런 위급상황을 수도 없이 넘어온 자들이다.

바로 행동을 멈추고 주변을 살피며 신중하게 귀를 기울인다.

레빈 지부장도 현역시절에 애용하던 검을 꺼내 들었다.


캉. 캉. 캉.


[키에에.]

[키엑!]


거리는 멀지만, 신경을 거스르는 이 듣기 싫은 소리에 정재찬은 상대가 고블린이라는 걸 확신했다.

다만 가끔 들려오는 땅을 내리찍는 소리-정확히는 금속이 내는 파열음-가 상대가 얼마나 있는지 구분을 하기 힘들게 했다.

인간보다 조금 신체 능력이 뛰어날 뿐이니 당연하다.

거기에 변장 중이라 원래의 능력을 전부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한몫했다.


‘땅은 왜 파는 거지? 설마 광맥이 아직 살아있나?’


저쪽에 들키지 않으려 횃불을 바닥에 두고는 최대한 조용히 다가갔다.


뭘 하는지 14마리의 고블린은 한쪽에서 벽과 땅을 파고 있고, 그 바로 옆에선 파진 곳을 메꾸고 있다.


‘뭘 하는진 몰라도 이런 통로에선 내가 유리하지.’


정재찬이 뛰쳐나가는 모습을 보고만 있던 레빈 지부장과 호위들은 잠시 눈으로 신호를 주고받더니 정재찬의 뒤를 따랐다.




@ @ @




두목인 오우거의 명령에 따라 열심히 일하고 있던 고블린은 갑자기 뛰어오는 인간들의 모습에 놀라긴 했다.

하지만, 예전처럼 인간의 대규모 공격이 있을 거라고 미리 오우거가 말해 뒀고, 그 작업을 하고 있었기에 침착하게 각자 무기를 꺼내 인간에게 응수했다.


가장 앞에 뛰어오는 인간이 무언가 소리치자 두꺼운 얼음이 만들어지며 앞이 막혔다.


“키키엑!”

“키엑!”


마력이 모자랐는지 통로를 다 막지는 못하고 한쪽이 비어있는 걸 한 고블린이 발견하고 소리쳤다.

뒤에 알리러 간 1마리를 뺀 나머지 13마리의 고블린 중 3마리가 그 안으로 뛰어들었다.

일부는 내려놨던 곡괭이를 다시 들고 얼음벽을 내리쳤고, 일부는 주변에서 날카롭게 생긴 돌을 찾아 들었다.

저 틈에서 튀어나오면 언제든지 던질 수 있게 준비를 한 채로.


“키엑!!”

“켁!!”

“크크엑!”


선행했던 2마리의 비명과 마지막 도망가라는 소리.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남아있는 고블린들이 작업반장을 바라보자 작업반장은 오우거 두목의 명령을 기억해내고 철수했다.




@ @ @




“키에에엑!!”

““키에!””


다다다.


“응? 어? 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는 고블린을 향해 정재찬은 어이없어서 소리쳤다.


“우와. 역시 대단하세요.”

“단번에 이 세 마리의 고블린을 토벌한 거로도 모자라 다 도망치게 하다니.”


뒤따라온 호위 모험가 둘이 정재찬을 칭송하자 어이없이 도망가는 고블린의 행동에 대한 의문은 잠시 옆으로 치워뒀다.


‘일단은 지금을 즐기는 게 먼저다.’


“하하하. 뭘. 별거 아니야. 너희들도 열심히 노력하면 다 할 수 있어.”

“···”


현역 때만큼은 아니지만,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던 레빈 지부장만이 지금 상황을 이상하다고 여기고 있다.


‘뭔가 이상해. 지난 토벌에서도 고블린이 어느 정도 규율이 잡힌 것 같은 행동을 했다는 보고는 있었어도 이렇게 상대와의 역량을 파악하고 도주한다는 보고는 없었는데.’


이곳의 고블린은 자신들보다 훨씬 지능이 뛰어난 오우거가 지배를 하고 있기에 일반적인 고블린보다 상대하기 힘들 다는 걸 익히 알고 있기에 레빈 지부장의 의문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뒤에서 정재찬의 횃불을 챙겨온 모험가가 합류하고는 고블린이 땅을 파헤친 곳을 살펴보기로 했다.


“뭔가 함정을 만들려고 한 걸까요?”

“아마도.”


한 호위의 말에 정재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발판을 묻기 위해 판 바닥.

그곳에서 벽까지 이어지는 긴 홈.

뭔가를 장치할 만큼 충분히 판 벽.


“여긴 뭘 한 거지?”


정재찬은 딱 봐도 새로 묻은 티가 너무 나는 벽을 더듬으며 조심해 파냈다.


휘익!


“헙!”


털썩.


정재찬이 만진 옆에서 칼날이 튀어나왔다.

그 칼날의 사선에 있던 레빈 지부장이 은퇴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 속도로 바닥에 주저앉으며 피하지 않았다면 지금 땅바닥에 떨어진 건 머리카락이 아니라 머리 그 자체였을 거다.


“괜찮으세요?”

“아. 네. 이거 아무래도 놈들이 함정을 잘못 만든 것 같은데요.”

“네?”


엉덩이를 털며 일어난 레빈 지부장은 지금 죽을 뻔한 위험을 겪은 사람이라고는 보기 힘들 정도로 냉정하게 함정을 분석했다.


“거기 정재찬 모험가님이 만진 곳은 광산 안쪽이죠. 제가 있던 곳은 그 뒤인 입구 쪽이고요.”

“아~.”

“거기에 지금 파헤친 모습으로 미뤄보면 스위치는 앞에 있는데 함정은 명백히 뒷사람을 노리고 있어요.”


그렇다.

레빈 지부장의 말대로 함정은 모두 작동시킨 자를 노리는 게 아니라 그 뒤를 노리고 있다.

이는 일반적인 함정의 기준으로 보면 잘못되었다.

모험가 파티는 4, 5인으로 구성된다.

발판과 칼날이 튀어나온 위치 사이에 파티 전원이 서 있을 수 있는 거리다.

물론 선행하는 자와는 조금 거리를 벌리긴 하지만, 그걸 고려해도 후미에 닿을까 말까 한 상당한 거리다.


“아무리 오우거가 똑똑해도 밑에서 일하는 고블린이 이 모양이니. 쯧.”


정재찬은 혀를 차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레빈 지부장도 두피가 직접 만져질 정도로 짧아진 자신의 머리를 매만지며 고블린의 한계를 비웃었다.


이는 잘못 만든 함정이 아니다.

입구에 가까운 함정은 전부 후방을 노리도록 유이한이 지시한 사항이다.

오히려 유이한의 지시사항을 확실하게 구현한 고블린을 칭찬해야 할 정도다.


유이한은 정재찬과 차남인이 자신처럼 영주와 지부장의 행실에 화를 내고 의뢰를 거부할 거로 생각했다.

그렇게 된다면 한 명의 강자에게 의지하려던 영주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어쩔 수 없이 대규모 인원이 다시 파견될 거라고 예상했다.


많은 인원이 한 번에 쳐들어온다면 입구에 가까운 초반 부엔 선행하는 자가 있더라도 그 뒤엔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다.

그 상태에서 지금의 함정에 걸렸다고 생각한다면.

토벌대는 바로 혼란에 빠질 것이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잠복했던 고블린이 기습을 걸었다가 바로 후퇴한다.


이게 유이한이 세운 이 폐광산을 지키기 위한 필승전략의 시작이다.

아직 계획 준비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에 기습을 하기 위한 고블린이 대기할 장소나 비밀 통로는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였지만.




@ @ @





모험가 길드에 도착한 유이한은 그동안 친분을 쌓은 길드 직원에게 정재찬이 어디 있는지 묻고는 바로 길드에서 뛰쳐나왔다.


‘아!!! 이 미친 변태 아조씨! 무슨 꿀단지를 광산에 숨겨 놨다고 벌써 출발을 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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