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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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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345,019
추천수 :
4,846
글자수 :
607,892

작성
19.04.26 16:05
조회
3,667
추천
54
글자
12쪽

#28

DUMMY

-28-




레디알 던전은 나한텐 최악이다.

1층부터 끝까지 전선에서 싸워야 한다.

기사니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문제는 뒤에서 놀고 있는 녀석들 때문이다.


2층까지는 나와 전사 인형 둘만으로 충분하다.

3층부터는 후열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그때까지 처놀고 있는 꼴을 보자니 배알이 꼴린다.

특히 저 자식. 유이한!

2층에 내려오고 나선 뒤에서 계속 처 웃고 있다.


너무 짜증 나서 한마디 했더니 언제나처럼 다들 언어라는 이름의 폭력을 행사한다.

역시, 말로는 드래곤도 죽이는 인성들이다.

아무것도 안 하고 놀고 있는 주제에.




요정 모험가는 기본적으로 아공간 창고를 가지고 있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저 녀석은 대체 어느 정도의 아공간 창고를 가졌는지는 모르겠다.

식사 때가 되면 별별 재료를 다 꺼내서 차남인의 기억에 있는 음식들을 만들어 낸다.


혼자 고생했다면서 갑자기 컵라면을 주길래 내가 거지도 아니고, 당당하게 돈을 내겠다고 했더니 시식이니까 먹으라고 한다.


‘설마 이거 저쪽 세상 신제품인가?’


어쩐지 기억 없는 표지다.




저쪽 세상 인간들은 왜 이런 혼종을 만들어 내는지 의문이다.

양념 통닭 맛··· 그냥 컵라면이랑 따로 먹으면 더 맛있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의문은 잠시 옆으로 치웠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어쨌든 맛은 있을 것 같으니까.


간단한 생활 마법으로 분류되는 파이어의 불꽃이 푸른색인 건 요정 모험가의 특성인지 모르겠지만, 순식간에 냄비의 물이 끓어올랐다.

역시나 화력은 끝내준다.

단순히 그 물을 붓고 기다렸다가 먹는 컵라면은 기억을 -내 기억은 아니지만- 울리는 맛이다.


맛은 있는데 고작 이거 먹고 기뻐서 눈물이 고이는 내가 갑자기 불쌍해졌다.


‘내가 고작 이런 거 먹고 눈물을 보이려고 힘들게 기사가 되고, 먼 타향에서 이 고생을 하는 건가?’


내가 열심히 컵라면을 비우는 동안 유이한도 같은 걸 하나 꺼내먹는다.

라면 스프 특유의 향에 달콤한 짭조름한 양념 통닭의 아련한 향이 섞여 던전에 맛있는 냄새가 진동한다.

다 먹었는데도 더 먹고 싶다.

딱히 이 라면 아니라 다른 라면이 먹고 싶다.




“야. 혼자 먹으니까 맛있냐?”


이 쓰레기 리더의 시비를 시작으로 일행이 하나둘 한마디씩 한다.

그때를 노렸는지 유이한이 컵라면을 들고 나왔다.


“1골드.”


일행은 비싸다고 투덜거리면서 나한테 눈치를 주기 시작한다.


“아. 뭐! 어쩌라고!”


먹으면 냄새가 풍기는 건 당연한 건데 어쩌라고!

그렇게 꼬우면 너희가 앞에서 싸우던지.




@ @ @




‘실패다.’


유이한은 마음속의 노트에 그렇게 적었다.

신제품이라서 별생각 없이 팔레트째로 사버렸다.

재고가 얼마나 남아있는지 가늠도 안 된다.


‘이런 미묘한 맛이라니.’


어딘가 불닭 라면의 맛도 조금 나면서 양념치킨의 단맛이 올라온다.

미묘하다.


이런 감상은 유이한 혼자만의 생각인지 다들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잘 먹고 있다.

아마 야외에서 먹는 컵라면 보정이 들어가서 잘 먹는 거로 생각하고 오늘 저녁에 파격 세일을 해서 재고를 줄이기로 했다.




한참 전투를 하는 모험가라 컵라면으로는 끼니를 때울 수 없는지 보존식을 추가로 먹느라 시간이 걸렸다.

원환원의 파티가 밥을 먹는 동안 유이한은 잠시 둘러본다는 핑계로 주변을 돌면서 지도 스킬로 머릿속에 지도를 채워나갔다.


‘저놈들이랑 같이 다니면 편하긴 한데, 헤매지도 않고 바로 다음 층으로 가니까.’


유이한은 조금 빠르게 뛰어서 지도를 채웠다.

중간에 걸리는 고블린은 무시하고 뛴 결과 대략 2층의 반 정도는 채운 것 같다.




일행에 합류한 다음 던전 공략을 진행하다 보니 조금 애매한 시간에 3층으로 가는 계단이 있는 안전지대에 도착했다.

유이한은 조금 더 돌아다니며 지도를 채우고 싶었지만, 일행은 꼼짝하려 하지 않았기에 저녁 영업을 시작했다.

어차피 지도 채우는 건 게임에서처럼 지도를 밝혀놓고 싶은 마음에서였고, 저녁 영업은 아공간 창고에 쌓인 재고를 털기 위해서다.


일단 말이 안 나오게 원환원 파티엔 하나씩 컵라면을 돌렸다.


“갑자기 왜 주는 거야?”

“응. 넌 그냥 깍두기.”


줘도 불만인 창잡이에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그냥 먹으라고 손에 쥐여줬다.

원래대로라면 창잡이는 안 주는 게 맞지만, 여기서 안 줬다가 불만을 표하면 재고 소진에 악영향이 나올지도 몰라서 그냥 줬다.


뭔지는 몰라도 준다기에 받은 원환원 일행은 내버려 두고 안전지대로 조금씩 들어오는 다른 모험가에게 본격적인 장사를 시작했다.


“이번에 한국에서 새로 나온 컵라면 팔아요. 두 개에 1골드.”


유이한을 보고 이것 때문에 컵라면을 준 거냐며 불만을 표하는 원환원 일행이지만, 물을 끓여 냄비를 건네줬다.

역시 사람은 입에 먹을 게 들어가면 조용해지는 법이다.




@ @ @




3층에서는 어떤 기발한 정신 나간 녀석들이 있을지 기대하며 내려간 유이한은 현재 진행형으로 실망 중이다.


추가로 나온 고블린은 창사다.

불만 대장 창잡이와 겹치는 클래스인 데다 이 녀석이 전열과 후열의 궁수 사이에서 긴 리치를 이용해 이쪽을 공격하는 건 물론이고, 궁수가 활을 쏘려고 하면 창끝으로 옆구리를 찌른다.

이 옆구리 찔린 궁수는, 어머 놀라워라. 화살이 모두 앞으로 날아가는 기적이(?) 일어났다.

전투의 양상이 점차 이쪽 전사와 창잡이에게 위협을 주기 시작했다.


유이한을 제외한 전원이 전투에 돌입했다.

활잡이와 마법사는 우선 고블린 궁수를 노린다.

원환원은 전사가 앞을 막고 있는 동안, 주특기인 라이트닝 애로우로 창사를 노린다.

회피가 불가능한 애로우 계열 마법 특성상 중간에서 전체를 아우르는 창사에게 타격을 주고, 부과 효과인 순간 마비가 걸리니 전세는 순식간에 이쪽이 유리하게 변했다.


‘이제야 이놈들 연계를 조금 볼 수 있네.’


그 와중에도 힐러는 할 일 없이 유이한 옆에서 아침에 튀겨놓은 팝콘을 와그작거리며 먹고 있다.

아무래도 이놈은 저 파티 일행이 아닌 것 같다.


“뭐? 왜?”

“아니. 잘 먹는다 싶어서.”

“남이사! 내가 내 돈 내고 산 거야.”


‘누가 몰라서 그래? 뭐라고 했어? 그걸 돈 받고 판 게 나다. 이놈아!’




시간이 지나자 직관하던 힐러도 전선에 뛰어들었다.

정확하게는 유이한 옆에서 가끔 힐을 날리기 시작했다.

신급에 오른 마나 마스터리를 익힌 유이한은 힐러가 스킬을 쓸 때마다 미약한 마나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오~ 이거 잘 하면 옆에서 스킬을 복사할 수도 있겠는데?’


“아! 왜? 왜 자꾸 쳐다보는데. 넌 네가 해 먹어.”

“안 뺏어 먹어!”


‘더러워서 난 다른 과자 먹을 거다!’


아공간 창고에서 꺼낸 상자에는 귀엽게 생긴 상어가 험상궂은 표정을 지으려 노력하고 있고 그 옆에는 햄버거가 그려져 있다.


“응? 그건 무슨 짝퉁이야?”

“몰라. 내가 한국에 없는 새에 나와서 사놨지.”


상자엔 질소 가득 봉지가 4개 들어있다.

유이한은 뚫어지라 쳐다보고 있는 힐러에게 선심 쓰듯 하나 건네주고 하나 뜯었다.


‘모양은 다른 거대 해상 포유류 과자랑 같은데. 새우버거 맛이라. 차라리 원본에 더 어울리는 맛 아닌가?’


지구에 현존하는 최대 크기의 고래 먹이가 크릴새우다.


‘이것도 미묘. 어째 어제부터 꺼낸 신제품이 다 이러냐?’


힐러는 눈을 번쩍 뜨며 처먹다가 불만 대장 창잡이에게 한 소리 듣고 부랴부랴 힐을 시전했다.




하루가 지나고, 유이한과 일당들은 4층으로 내려갔다.


“여기가 보스방이 있는 4층이라 이거지?”

“그래. 근데 보스방은···”

“야!”


마법사가 뭔가 알려주려고 하는 데 불만 대장이 끼어들었다.


“여태 우리만 전투를 보여줬으니 이번엔 너도 좀 보여주는 게 어때?”


원환원은 창잡이 뒤에서 유이한의 눈치만 보고 있다.

아마 뒤에서 원환원이 창잡이에게 불만을 토로하라고 부추긴 것 같다.


‘쪼잔한 자식. 아쉬우면 지가 나설 것이지. 그럴 용기는 없어서 남한테 시키다니.’


그랬다간 문답 무용으로 자신의 뚝배기에 충격이 가해질 거란 사실 정도는 원환원도 습득했다.


원환원에게 나중에 한 대 적립해놓고 다른 멤버에게 눈을 돌렸다.

활잡이를 비롯한 다른 일행은 고개를 끄덕이며 창잡이의 의견에 무언의 동의를 하고 있다.

마법사만은 유이한을 바라보며 기대에 가득 찬 눈빛을 빛내고 있다.


‘이 자식! 부담스러워.’


주변의 분위기에 어쩔 수 없이 유이한은 승낙을 하고 앞으로 걸어나갔다.




4층에선 추가로 방패를 든 고블린 전사가 나왔다.


‘한 마리 또 늘었어. 아. 귀찮네.’


유이한은 9마리의 고블린을 향해 천천히 걸어나갔다.


“어? 이봐! 무기는?”


뒤에서 창잡이가 빈손으로 적진에 향하는 유이한을 걱정하듯 말했지만, 정작 본인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계속 걸어나갔다.

소드 마스터의 격을 끌어올린 유이한이 무리 앞에 다가갈 때까지 고블린은 부들부들 떠느라 손도 까딱하지 못하고 있다.


“야. 여기 두목이 누구냐?”

“키, 키익.”


이번에 새로 참가한 방패 전사가 반 발짝 앞으로 나섰다.

단지 조금 앞으로 나섰을 뿐인데도, 고블린 전사는 바닥에 떨어지는 양이 눈에 띌 정도로 땀을 생산해냈다.

누가 보면 저러다가 수분 부족으로 쓰러지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이상하리 많지 땀을 흘린다.


“꿇어라. 내 산하로 들어오면 당장 목숨만은 살려주마.”

“키킥.”


고블린은 동공에 지진이 나며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는데 뒤에 있던 궁수의 손에서 어설프게 당겼던 시위가 놓였다.


툭.


날아간 화살은 아무런 피해를 주지도 못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다만, 그 위치가 공교롭게도 유이한과 전사의 사이였을 뿐이다.


““키킥킥!””


8마리의 고블린은 전부 궁수를 노려보고, 궁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뭔가 변명을 하려고 했다.


‘역시 궁수가 고문관이었어.’


어느새 유이한의 손에 티탄합금 소드가 들려있고, 고블린의 몸에 붉은 실선이 생기더니 이내 신체가 미끄러져 내리듯 무너졌다.




@ @ @




원환원과 일행은 유이한이 가만히 있는데 고블린이 갑자기 죽는 거로 보였다.


‘역시 스승의 말은 언제나 옳아.’


유이한은 일행을 돌아보며 검술 스승-고블린이지만-의 조언을 되새겼다.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보여서 뭉개버리세요. 그러면 알아서 기게 될 겁니다.]


일부러 유이한은 이번 일격에 전력을 다했다.

346에 이르는 힘과 173의 순발력, 신급에 이른 검술과 그를 보조하는 소드 마스터리.

전력을 다한 검의 궤적을 따라 얇고, 가늘고, 길게 뽑아낸 오러가 순간적으로 뻗어 나갔다 사라졌다.


스승이 해준 조언의 결과는 유이한의 눈에 보이는 대로다.

일행은 가지각색으로 놀라고 있는데 여전히 마법사만 보내는 눈빛이 부담스럽다. 아니. 무섭다.


‘저 변태는 왜 내 방어 본능을 끌어내는데?’


일부러 마법사를 피해 다시 고개를 돌려 바닥에 떨어진 마석을 주우려다가 한 가지 좋은 방법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토벌 증명 부위는 알아서 챙겨가. 대신 마석만 모아서 줘. 뭐해? 어서 움직여.”


굳어있는 녀석 중 역시 불만 대장이 나섰다.


“우리는 노예가 되지 않는다!”

“그럼. 말고.”


일일이 마석을 캐기 귀찮은 유이한은 파이어 마법으로 만든 불덩이를 고블린 시체에다 던졌다.

조금씩 재로변해 사라지던 고블린의 시체는 불길이 닿는 순간 전신이 푸른 불에 휩싸이더니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에? 에?! 마석까지 태워버렸어?’


작가의말

컵라면과 과자는 개인적인 소감일 뿐입니다.

주말 연재는 아마(?)도 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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