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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호빵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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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민트호빵
작품등록일 :
2019.04.01 10:16
최근연재일 :
2019.09.03 16:0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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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07,892

작성
19.05.1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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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글자
12쪽

#41

DUMMY

-41-




스페신웨이의 어느 외진 골목에서 정재찬은 주변을 살피며 가끔 보이는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하고 있다.


“하아~ㅁ.”

“커어~ㅇ.”

“둘이서 쌍으로 잘 한다.”


차남인이 옆에서 쌍으로 하품을 하는 유이한과 하늘이에게 한마디 쏘아붙였지만, 대꾸도 하지 않고 그냥 멍하니 탐문 수사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원래라면 옆에서 도와준다는 핑계로 호위를 해야 할 차남인까지 이렇게 뒤에서 가만히 지켜보는 이유는 자칭 ‘수사관’의 명령이다.




“뭔가 뒤가 구려. 그러니까 너흰 아직 나서지 말고 있어.”


정재찬이 첫 현장에 도착하고서 신신당부한 말이다.


‘얼마나 집안이 싫으면 저런 핑계를 대서 조금이라도 집에 늦게 가고 싶은 걸까? 저 집 누나들에 비하면 우리 누나는 천사였던 걸지도 몰라. 나중에 돌아가면 잘해줘야겠다.’

‘도련님 새끼야! 핑계를 대려면 좀 제대로 하자. 집에 가기 싫다는 게 너무 뻔히 보이잖아!’

‘간식.’


정재찬의 말을 들은 둘과 한 마리의 솔직한 감상이었다.




본인의 강력한(?) 희망으로 이렇게 하품만 하면서 뒤에서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게 된 실정이다.


“나 그냥 길드에서 정보나 수집하고 있으면 안 될까?”

“나중에 연락할 수단이 없잖아.”

“그건 또 그렇네. 일단 숙소를 잡아야 뭐가 되겠어.”

“응.”


숙소를 혼자 독단으로 잡을 수도 없고, 가장 문제는 하늘이를 데리고 들어갈 수 있는 여관이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이미 모험가 길드에서 테이밍 몬스터로 등록을 했다. 등록은 했지만.


[이 몬스터는 테이밍 몬스터라 안전해요.]


이런 푯말을 들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늘이를 처음 보는 사람은 -그게 전투와 상관없는 일반인이라면 더더욱-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몬스터니까, 거기에 다른 늑대계열 몬스터보다도 조금 더 덩치가 크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현상을 가속 시키는 게 아직도 유이한의 아공간 창고에 남아있는 사람 팔 모양 과자 때문이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어서 지금은 하늘이에게 간식을 자중시키고 있다.

숙소를 잡을 때까지만.




처음부터 이런 사태를 알고 있기에 유이한도 초기작부터 시작해서 개량에 개량을 더해 완성품이라고 부르는 마지막 과자까지 총 10개의 과자만을 만들고 더는 만들지 않는다.


‘강화도 열 번까지니까 과자도 열 번까지만 도전해야지.’


내심 이런 생각으로 만들어놓은 ‘오해의 원흉’이 반쯤 씹어먹은 과자를 제외하고도 아직 3개나 더 남아있다.


그중 마지막 하나가 최고의 완성작이다.


뚝뚝 떨어지는 피 대신 쓴 케첩에 토마토를 죽처럼 끓여서 더 첨가하고, 밀가루만으로는 피부 질감을 재현하기 어려워서 감자 전분과 쌀가루를 섞고, 손톱은···


결과, 먹어보기 전까진 이게 과자인지 진짜 사람 팔인지 구별하기 힘들게 만들어졌다.

물론 8, 9번도 훌륭한(?) 완성도를 보이지만, 완성작인 10번에는 조금 못 미친다.




제과도 이제는 별로 재미없고, 딱히 할 일 없이 이산화탄소만 만들어내는 기계인 유이한은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차남인에게 하늘이를 맡기고 잠시 자리를 비웠다.

저 멀리 보이는 가장 높은 건물-성-으로 블링크라는 이름의 순간이동을 감행한 것이다.


‘응. 이 정도 높이가 돼야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네.’


유이한이 두어 번의 도약한 곳은 스페신웨이에서 가장 높은 건물.

신전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여신상의 어깨에 올라와 있다.


그 옛날, 몬스터의 침입을 허용했을 당시엔 요새의 중심부로 활약했던 성이었다.

애드로 왕국의 구국 영웅이자 멜바 왕국 초대 왕인 베델 멜바와 함께 싸웠던, 스페신웨이의 초대 영주.

그는 전투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게 여신의 가호라고 여기고, 여신의 위대함을 기리고자 이 나라에서 가장 거대한 여신상을 만들어 성을 통째로 신전에 기부하고 자신의 저택은 그 밑에 짓도록 했다.


이런 의미를 지닌 대형 여신상에는 ‘전시’에 망루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비밀 공간이 존재한다.

‘전시’에 쓰기 위한 곳이라 평소에는 단단히 봉인되어있다.

이곳을 드나들 수 있는 자로선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나누기에 이보다 좋은 장소는 없다.


[네가 본, 그 자칭 영웅은 어떻지?]

{일단 내가 전해준 ‘소문’만큼은 할 수 있는 자처럼 보였어.}

[그래? 언제는 소문의 80%는 거짓이니 믿지 말라더니. 네 말이 틀리기도 하네? 풉.]

{야~ 웃지 마. 그래도 내가 이렇게 애쓰는 덕에 네가 조금이라도 편하잖아.}

[어. 알아. 그래도 이 도시에서 나한테 이렇게 편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몇 명 없다고.]

{그놈의 말! 말! 편하게 안 해도 좋으니까 나 좀 그만 괴롭혀라.}

[크크큭.]




거대여신상의 머리에서 새어 나오는 소리에 유이한이 귀를 기울였다.

일단 호쾌하게 웃어젖히는 사람은 상당한 지위에 있는 인물 같다.


‘자칭 영웅이라. 우리 변태 마법사는 아니겠지? 여태 진심으로 누굴 위해서 뭔가를 한 위인이 아니라서, 영웅이라고 자칭한 적이··· 있네.’




이곳으로 향하던 도중에 들린 마을에서 있었던 일이다.

강도단의 아지트를 털러 간다길래 할 일 없던 유이한이 하늘이랑 산책할 겸 따라갔던 적이 있다.

생각도 못 할 기습이었지만, 마을에 첩자가 있었는지 상대는 튼튼한 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강도단에서 ‘네가 그 빌어먹을 영웅이냐!’ 이게 시초였다.


“영웅? 나?”


정재찬이 머쓱한 건 충분히 이해한다.

마족인데 인간족이 영웅이란다.

그것도 마족의 영웅이 아니라 인간족의 영웅.

그때 같이 있던 아이에게 용기를 주려고 그랬는지, 아니면 그냥 폼 잡고 싶어서 그랬는지.


“그래! 내가 영웅 정재찬이다!”


유이한이 알기엔 정재찬이 자기 입으로 영웅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은 게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 모습이 웃긴 유이한은 당사자를 더 띄워주려고 잠깐 날뛰었다.


워터 마법으로 만든 고압 물줄기가 엉성한 석벽을 가로로 두 동강 내버렸다.-다시 말하지만, 워터 마법은 생활 마법이다.-

그러면서 같이 있던 아이에게 ‘우리 영웅님은 더 대단한 마법도 쓸 수 있으셔.’라고 기대감을 무럭무럭 자라나게 해줬다.

눈망울을 빛내며 바라보는 아이 덕분인지 정재찬은 평소보다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싸웠었다.




설마 그때 한 번 가지고 변태 아저씨를 지칭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 유이한은 안에서 들려오는 대화는 신경 끊고 주변을 쭉 둘러보며 지도 스킬에 적용될 때까지 기다렸다.




@ @ @




하늘이를 데리고 있어서 힘겹게 숙소를 잡고 일주일이 지났다.


그간 정재찬은 아이들이 납치됐다는 가정을 일일이 방문하며 고블린으로 추정되는 괴한의 목격장소를 돌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

호위기사인 차남인은 그 뒤를 졸졸 쫓아다녔다.


유이한도 가만히 놀고 있지만은 않고 모험가 길드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입수했다.




먼저 콜린에서 아주 힘들게 구해 줬다는 대형 지도.

여기까지 오면서 몇몇 큰 마을에서 구한 주변 지도.

여기선 상인을 상대로 하는 상점에서 돈만 주면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


‘역시 콜린도 그렇게 큰 도시가 아니었어. 여기처럼 손쉽게 구해야 상인도 많아질 거 아냐.’


이런 감상을 품은 유이한은 그날 바로 지도 스킬에 멜바 왕국 전도를 등록했다.


다음으로는 난데없는 독서 삼매경이다.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다던 상인이 어떤 역사책에서 라이드림 왕국을 본 것 같다고 한 게 시발점이다.

이 말에 유이한은 책을 판매하는 가게-이 세계에 아직 서점은 없다.-에서 역사서만 죽어라 파고 있다.


이곳과 한국의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지 않는다는 건 이미 증명되었고, 유이한도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렇기에 생각할 수 있는 사실은 하나뿐이다.


‘설마 내가 쓴 차원 이동 두루마리가 과거로 보내졌던 거라고?’


자기 생각을 믿을 수 없는 유이한은 오늘도 열심히 책을 뒤졌다.




@ @ @




저녁은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여관에서 모여서 먹는다.

여관 주인과 특별히 협상해서 가끔 유이한이 요리를 할 수 있게 주방을 빌려주기로 했다.


누구는 요리하러 돌아와야 하고. 누구‘들’은 그런 밥을 먹으러 와야 하니 자연스럽게 저녁은 모여서 먹게 되었다.


“오늘은 뭔가 건졌어?”

“아니. 그쪽은?”


되묻는 유이한에게 정재찬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괴한이 무슨 짓을 한 건지 이 도시에서 그냥 납치한 아이랑 증발한 것 같아.”


자세한 목적지나 이유는 유이한이 말하지 않는 이상 캐묻지 않기로 다짐한 정재찬은 자신이 맡은 의뢰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정재찬의 예상으로는 고블린 같은 몬스터가 이 도시에 침입했다면, 침입 통로 근처에서 일을 벌였을 거라고 한다.


“몬스터가 마을을 어슬렁거리면 눈에 확 띄니까.”

“응. 그렇지.”

“그래서 납치를 목격했다는 주변이나 아이가 자주 가는 길을 주변으로 찾는데.”

“밖으로 통하는 통로가 없다?”


유이한이 예상하고 물은 말에 정재찬은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서 가만히 짬뽕 국물에 말은 밥 한 톨까지 후루룩 다 마신(?) 차남인이 설명을 덧붙였다.


“주변에 하수도로 통하는 길은 하나 있었지만, 오늘 확인해보니 거기서도 밖으로 나가는 길은 단단히 막혀있었어.”


이제 밥을 다 먹었으니 나도 정보 교환에 임하겠다는 신호다.


“그럼 마법 아니야?”


유이한의 의견에 차남인은 인상을 팍 쓰며 째려봤다.

농담하지 말라는 뜻이다.


“아니. 그때 지부장이 그랬잖아. 오우거가 뒤에 있다고. 오우거 중에는 마법사도 있다고.”


농담을 농담이 아니라고 필사적으로 이유를 덧붙이면, 순간이나마 사람이 추하게 보인다는 사실을 유이한은 몸소 실천해 보였다.




“그거 말인데. 뭔가 이상하지 않아?”

“뭐가?”


차남인 또한 말로는 안 해도 유이한과 같은 생각이라 조용히 정재찬을 바라본다.


“이거 의뢰가 원래 [고블린 부락 탐색]이야.”

“근데?”

“아이들을 납치한 게 목격정보만으로 고블린이라고 단정하기도 조금 모호해. 12~4세 정도의 체구를 가진 어떤 자가 애들을 포대에 욱여넣는다고 했잖아.”

“응. 응.”

“피부도 녹색이고.”

“응. 딱 고블린이네.”


유이한은 나름 훌륭한 리액션이었다고 속으로 자축했다.

그런 유이한을 바라보는 정재찬이 검지를 들어 올렸다.


“여기서 한가지. 그 장면을 목격한 사람들은 어째서 몬스터가 도시에 침입했는데도 멀쩡히 살아있지?”

“응?”

“여태 보아온 일반 시민이나, 내가 -흡수한 기억으로- 알고 있는 일반인은 이럴 때 병사나 경찰을 부르거든? 그걸 여태 살아남은 몬스터가 내버려 뒀을까?”


유이한은 그제야 이해를 했다.


“어? 그렇네. 이렇게 여러 건의 사건을 일으키고도 살아남았다는 건 이런 무력행사에서도 살아남았다는 소리니까.”


매번 같이 다니는 차남인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라 지금 먹은 짬뽕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딴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정재찬은 검지에 이어 중지도 들어 올렸다.


“오우거는 누가 확인했지?”

“응? 어? 잠깐.”


유이한의 반응에 정재찬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이거 고블린 부락 탐색이 아니라 토벌이어야 하는 거 아니야?”


정재찬 일행이 여태 모은 정보로 추론한 사실에 의하면, 납치범은 고블린이나 그에 준하는 몬스터다.

그리고 이미 그들을 추적해서 본거지까지 찾아냈고, 적의 수장으로 오우거까지 확인한 후다.

목격자는 아마 더 있었겠지만, 모두 살해당했거나 같이 납치당했을 것이다.

그리고.


“모험가 길드에서 의도적으로 정보를 은폐하고 있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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