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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자 님의 서재입니다.

축구공 궤적을 손으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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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자
작품등록일 :
2024.07.2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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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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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무자비한 중거리 폭격

DUMMY

감독님이 중거리를 명령했던 이유는 핑거풋볼 화면을 통해서도 얼핏 알 수 있었다.

경기장을 상공에서 놓고 보면 선수들의 위치가 훤히 보였는데.

강원 선수들이 어떤 포메이션을 형성하고 있는지도 당연히 보였다.


‘두 줄 수비네.’


11명 중에 무려 10명이 수비 진영에 있었다.

어쩐지, 롱패스를 궤적을 그리려고 해봐도 아까보다 선택지가 적은 것 같더라니.

상대적으로 뒷공간이 적어져서 그랬던 거겠지.


‘파고들기가 어려워졌으니 먼 거리에서 승부를 보시겠다는 건가.’


내가 알기로, 이럴 때 중거리를 남발하면 위험하다.

촘촘한 수비에 의해 슈팅을 차단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어서 역습을 당할 게 뻔하기 때문에 공을 신중히 다뤄줘야 하는데.

유일하게, 이러한 상식을 거스르는 게임이 있었다.


‘핑거풋볼은 현실성보다는 재미에 치중한 게임이었어.’


궤적을 그린다는 것은 그런 의미다.

현실에서는 몇 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할 정도로 특별한 구질을 언제든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

무엇보다도 중거리슛이 가장 대표적인 경우였다.

이렇게, 수비수가 빽빽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도, 그림만 잘 그리면 다 되는 거니까.

다만.

내 비밀을 모르는 강원FC 감독님은 희박한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긴 하겠지.


“27번한테 붙지 마! 물러서서 경로를 막아! 차단해! 멀리서 차단!”


핑거풋볼 화면으로 확인해보니 골대로부터 44m 지점이었다.

패스를 받아서 발 앞에 놓긴 했는데 당장은 슈팅각이 나오지 않았다.

조금만 옆으로 이동하려고 드리블을 두 번 쳤더니 공이 예상보다 더 먼 곳까지 나아갔다.

아무래도 몸에 힘이 들어가서 드리블이 불안정했던 모양이다.

상대 선수가 눈치를 채고 가까이 붙으려고 하길래 황급히 슈팅 자세를 잡았다.


콰각──틱!


그렇게, 다시 한번 아공간에 도착했다.


“휴, 괜히 드리블 쳤다가 뺏길 뻔했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속으로 은근히 뿌듯했다.

방금 전 드리블은 핑거풋볼의 도움을 받지 않은 플레이였기 때문이다.

많이 어설픈 데다가 실수가 있었긴 했지만.

‘진짜 내 실력’으로 드리블을 해봤다는 사실이 짜릿하게 다가왔다.

그로 인해 슈팅 각이 조금 열리기도 했고.


“이건 좀 어렵긴 하네.”


핑거풋볼에는 다양한 스테이지가 있었다.

골문 바로 앞에서 짧은 선만 그리면 되는 1스테이지부터.

기상 악화를 비롯하여 불리한 조건이 잔뜩 추가되어있는 6000대 스테이지까지.

지금처럼 좁은 각을 두고 40m 정도에서 중거리슛을 하는 정도라면.

스테이지로 쳤을 때 1000 이상에 해당할 정도로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왜냐하면, 뻔히 예상되는 각도로 차면서 골키퍼를 속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냥 감아 차면 막힐 거야. 엄청 불규칙해야 돼.”


어려운 작업을 앞두고 있었지만 입가에 미소를 지울 수 없었다.

이 골이 들어가면 경기장이 얼마나 뜨거워질지 함께 그려져서.

그리고 무엇보다, 위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을 엄마 아빠가 얼마나 놀랄지 보여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궤적을 그리고 또 그렸다.



[구현 불가능한 궤적입니다.]

[구현 불가능한 궤적입니다.]

[구현 불가능한 궤적입니다.]

······.



한 여섯 번 그렸나?

드디어, 핑거풋볼의 허락이 떨어졌다.



[구현 가능한 궤적입니다.]



녹색으로 빛나는 궤적이 그 증거였다.

손가락을 떼면 내가 그린 그림은 현실이 되겠지.


“이런 구질을 야구에서 뭐라고 하더라?”


나는 고작 그런 고민을 하고 있었다.

프로들이 목숨을 걸고 뛰는 경기에서.

혼자만, 게임을 즐기는 것처럼.


“아, 맞다. ‘마구’.”



············.













강원FC의 골키퍼, 우상현.

그는 한창 수비라인을 조정하고 있었다.

두 줄 수비라고 하더라도 다 같은 두 줄이 아니기 때문.


“민수! 간격 너무 넓어!”

“오케!”


프로 레벨에서는 작은 간격 하나가 승패를 결정한다.

특히, 상대편에 빈 공간을 잘 공략하는 선수가 있다면 더욱 더 그렇지.


‘27번의 롱패스만 막으면 나머지는 평이해. 역습만 잘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어. 이건 오히려 기회다.’


각도와 간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던 우상현에 눈동자에 27번이 담겼다.


‘어라? 원터치로 처리를 안 하네?’


이례적인 상황이었다.

27번은 교체되어 나온 이후로 계속해서 원터치로 공을 처리했기 때문.

인천이 원터치 플레이를 지향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드리블을 아예 하지 않길래, 나름의 습관이 있는 건가 싶었다.

패스를 보아하니 충분히 그럴만한 실력인 것 같기도 했고.

그렇게 판단했기에 이상하다고 느낀 것이다.


‘정작 드리블을 해야 될 때는 안 하더니, 저기서 혼자 공을 왜 끄는 거지?’


1부 리그 골키퍼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었다.

여러모로 정석에서 많이 벗어난 느낌.

심지어, 드리블 실력은 아쉽다 못해 엉성하기까지 했다.


‘뭐지, 대체?’


그때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슈팅이 나온 것은.


“?!”


저기서 슈팅을 때린다고?

저렇게 멀리서?

수비가 이렇게 많은데?

각이 하나도 없는데도?

내가 골대 우측에 서있는데?

수많은 의문이 범람했다.

하지만, 대답 대신 찾아온 것은 ‘무자비한’ 무회전 슈팅이었다.

누군가 꽉 잡고 흔드는 것처럼 사방으로 흔들리는 축구공.


‘젠장, 무슨 놈의 슈팅이!’


판단할 시간이 부족했다.

계산할 시간도 부족했다.

골키퍼로서 수도 없이 갈고 닦은 순발력과 직감이 필요한 순간!

우상현은 공을 끝까지 보면서 우측으로 다이빙을 해야만 했다.


타앗!


“흐읍!”


분명히 끝까지 공을 놓치지 않았다.

게다가 눈을 깜빡이지도 않았다.

그렇기에, 비현실적인 궤적을 똑바로 볼 수밖에 없었다.

골키퍼 장갑에 닿기 직전에 스르륵, 위로 상승하는 공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단 말이다.

본능적으로 손가락을 뻗쳤으나-.

공은 손가락 끝 부분에 맞고서 우측 상단에 그대로 꽂혀버렸다.


틱─철써억──!


오죽하면 심판도 상황 파악이 늦었을까.

휘슬이 늦게 울리는 바람에 소리가 함성에 파묻혔다.


우우와아아─────!!!!


키퍼는 말을 잇지 못했다.

언제나 골을 먹히면 기분이 좋지 않은 법이었으나.

방금처럼, 시간을 되돌려도 막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어쩔 수 없이 힘이 빠질 수밖에.


‘이렇게 심하게 흔들리는 무회전은 처음이야. 궤도를 예상할 수가 없었어. 손이 아니라 상체 전체로 틀어막으면 가능할까? 그러려면 무회전인지 아닌지 알아야 하는데. 차고 나서 판단하기엔 너무 늦어.’


우중충─


마음을 압도하는 무기력과 자괴감.

동료들이 우상현의 멘탈을 바로 잡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봤지만.

흔들리는 초점을 맞추기에는 정신적인 타격이 너무 컸다.


【아, 우상현 키퍼가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럴만한 득점이었죠?】

【마침 슈팅 장면을 다시 보여 주네요. 세상에, 이렇게 흔들릴 수가 있나요?】

【제가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수백 경기를 해설해 봤습니다만, 장담컨대 제가 봤던 모든 무회전 슈팅 중에 가장 불규칙했네요.】

【강원 측 벤치가 바빠졌어요. 추가 시간 6분이 남아있지만, 두 점 차이를 극복하는 것은 어려워 보입니다.】

【경기장에 ‘원샷 원킬’ 구호가 울려 퍼집니다! 인천의 이진우 선수가 데뷔 경기에서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응원단장 정유미가 카메라에 잡혔다.

그녀는 선두에서 응원가를 주도하고 있었다.

따라 부를 수밖에 없도록, 목에 핏대까지 세우며.


“원샷 원킬 이진우~~! 인천 인천 이진우~~!”


서포터즈로서 이보다 짜릿한 순간이 또 있을까.

응원하고 기대했던 선수가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슈팅 뿐만 아니라 패스마저 보여줌으로써 한번 더 놀라게 하기까지.

정유미는 자신의 안목에 자신감을 느끼며 다시 한번 전율했다.


‘내가 맞았어! 이진우는 인천의 스타 공격수가 될 거야!’


현장 반응이 실시간으로 증명해주고 있었다.

이 무더위에.

경기가 거의 다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이진우가 공을 잡을 때마다 순간 순간 함성이 커지고 있음을 알아챘다.

물론, 강원FC의 ‘김산’이 이진우에게 찰싹 달라붙으면서 아까 같은 퍼포먼스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또, 마지막에 찼던 중거리슛이 수비수 헤딩에 막혀버리긴 했지만.

이진우한테 공이 갈 때마다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는 사실은 여전했다.

그렇기에, 경기가 승리로 끝났음에도 후련함보다 아쉬움이 앞섰던 것이다.


삑! 삑! 삑!


이진우의 슈팅과 패스를 조금 더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는 게 당연했으니까.


우와아아────!


진우가 땀을 뻘뻘 흘리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어려울 만큼 다리에 힘이 풀린 탓이다.

아마추어 친구들이랑 뛰어도 20분 조차 버거워했던 진우가 아니던가.

1부 리그에서 30분 가량 뛰었으니 체력이 바닥날 만도 했다.

그나마, 틈틈이 아공간에서 쉬다 왔기에 엎어지지 않았던 것이지.


“허억, 허억, 허억─.”


다행인 것은 주변 선수들의 친절과 배려였다.

아군 적군 가릴 것 없이 진우에게 들렀다가 갔다는 뜻.

멀리서 대화 내용을 전부 들을 수는 없었지만-.

선수들의 태도나 표정을 보고 있자면 진우가 얼마나 인정받고 있는지 추측할 수 있었다.

‘헐크’ 조강현이 진우를 번쩍 들고 뛰어다녔을 뿐만 아니라, 윤정수 감독이 이진우의 볼을 꼬집고 흔들었다.

팬들이 보기에도 훈훈하고 행복한 마당에, 그 모든 장면을 목격한 부모의 마음은 어떻겠는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우리가 잘못한 것 같아.”

“······왜?”

“저렇게 잘하는데 여태 몰랐잖아.”

“······사실 나도 그 생각 중이었어.”

“사는데 바빠서 애가 재능이 있는 줄도 몰랐다니. 우리는 부모 실격이네.”

“그래도,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그러게 말이다.”

“진우가 저렇게 행복하게 웃었던 게 얼마 만이지?”

“사춘기 지나고 나서는 드물었지.”

“정말 보기 좋다.”

“나도 그래.”


단순한 기특함 이상의 감정.

부모이기에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뒤늦게 개화한 꽃을 보며 죄책감과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다만, 시기가 늦었다고 하여도 흠 없이 아름다웠기에 위안을 삼기도 하였다.

어쩌면 늦은 게 아닐 수도 있다고 위로하면서.


“지금이라도 응원하고 도와주자. 앞으로도 저렇게 웃을 수 있도록.”

“응. 그래야지.”


동네 친구 박민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충격을 받은 것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거짓 없는 현실임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기 때문에.


“다들 뒤집어지게 생겼네.”



············.











다음 날.

이진우의 담당 에이전트 박민영은 본인에게 쏟아지는 연락을 감당하느라 업무를 처리할 수 없었다.

전화, 문자, 메일, 카톡─.

모든 창구를 통해서 ‘이진우’에 대한 문의가 몰려왔기 때문이다.


【이진우 선수 관련해서 미팅을 잡을 수 있을까 여쭤보려고 전화드렸습니다.】

“관심은 감사합니다만, 지금 여기저기서 연락이 너무 많이 오고 있어서요. 이진우 선수가 계약을 맺은 지도 며칠이 채 안 됐거든요? 저희가 나중에 따로 연락을 드려도 될까요?”

【그러면 계약 조건에 대해서 간단하게라도 알 수 없을까요?】

“죄송합니다. 그건 인천이랑 합의한 바가 있어서요.”

【알겠습니다. 여유 되시면 저희랑 자리 한번 꼭 좀 마련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박민영은 전화를 끊고서 한숨을 푹 쉬었다.

곧바로 핸드폰이 울렸지만 연이어 받기에는 너무나 피곤했다.

대신에, 컴퓨터를 통해 어제 자 경기 하이라이트를 다시 한번 재생했다.

정확히는 이진우의 하이라이트를.


【우와아아아───!!】


“설마 설마 했는데 이 정도일 줄이야.”


휴─


박민영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파일을 뒤져서 인천과 이진우의 계약서를 꺼내어 펼쳤다.

빼곡한 글씨 사이에는, 박민영이 특별히 달아놓은 조건이 적혀있었다.

괜히 업계에서 ‘맞춤형’이라고 불리겠는가.



[‘장기 계약’에 관한 논의는 정규 경기 이후, 선수의 활약 여부에 따라서 다시 진행하기로 한다.]



조건을 재확인한 박민영이 소리 없이 웃었다.


“경쟁을 붙여야겠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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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슈팅과 패스에 가려졌던 재능 +9 24.08.28 5,806 132 14쪽
25 '그 선수'의 부모님이 하시는 호프집 +8 24.08.27 5,765 130 14쪽
24 페널티킥을 찰 때 바람이 불면 +5 24.08.26 5,797 137 14쪽
23 정말로 식사가 목적이었을 줄은 +9 24.08.24 5,931 132 14쪽
22 패널티 박스 안에서 할 수 있는 일 +11 24.08.23 6,081 133 14쪽
21 프리킥은 막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6 24.08.21 6,226 130 12쪽
20 내 인기가 이 정도였다고? +6 24.08.20 6,282 132 14쪽
19 귀가 잘 들린다고 말할 수밖에 +4 24.08.19 6,285 144 13쪽
18 나한테 가르쳐 달라고 해봤자 +7 24.08.17 6,428 140 13쪽
17 별 거 아닌데 다들 고장나네? +6 24.08.16 6,501 137 14쪽
16 페인팅 모션을 하나만 익혀도 +9 24.08.14 6,576 1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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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자비한 중거리 폭격 +7 24.08.12 6,715 14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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