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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eyShake 님의 서재입니다.

전쟁 이후의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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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oneyShake
작품등록일 :
2020.06.23 14:41
최근연재일 :
2020.10.22 17:46
연재수 :
10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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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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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
글자수 :
549,913

작성
20.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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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엘리시온 탈환 작전 - 8

DUMMY

“이브, 비행 정도는 괜찮겠지?”


“이동과 같은 기본 기능에 대해서는 제재 확률이 낮아집니다.”


“다행이다. 어디보자......아까 중사가 말해준 가게가 보여?”


“우측으로 내려가십시오.”


마리우스는 가게의 문 앞에 섰다.


“생각보다 크구먼.”


그는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곧바로 B형 배터리가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았다.


“이건 A형, 이것도 A형, 이건 C형......B형은 어디 있는 거지?”


그때 가게 안쪽에서 괴수가 그르렁대는 소리가 났다. 마리우스는 잔뜩 긴장한 채로 소리를 내지 않으려 애썼다.


괴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인간에서 변한 괴수가 분명했다.


“원정대장님......”


알케메네스 였던 것은 뭔가 수상한 게 느껴진 듯 주변을 살펴보았다. 마리우스는 제자리에 꼼짝 앉고 30분 동안이나 서 있었다.


괴수는 분명 마리우스가 보이지 않았지만, 마리우스는 어째서인지 괴수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수는 없어.”


마리우스는 배터리 창고 쪽으로 걸어갔다.


“크와아아아!”


게리온은 마리우스 쪽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그것은 자신의 얼굴을 마리우스의 바로 앞까지 들이밀었다. 마리우스는 자신도 모르게 숨을 참았다.


잠시 뒤 괴수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마리우스는 한숨을 내쉬고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 게리온은 계속해서 무언가 알 수 없는 의미의 울음소리를 냈다.


“시끄럽게시리......그냥 좀 나가 있지.”


한참을 뒤진 끝에, 그는 원했던 물건을 찾아냈다.


“B형은 전부 창고에 처박혀 있었구나. 이브, 이제 돌아가자.”


“조심하십시오. 괴수의 숫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뭐야 이건?”


창고 밖으로 나온 마리우스의 눈앞에 수십 마리의 괴수가 서 있었다. 대부분은 게리온이었고, 몇몇 개체는 날개가 달린 아트록스였다.


“이게 다 뭐야......어떻게 된 거지?”


그 괴수들의 중심에 알케메네스였던 괴수가 있었다.


“설마......저것이 다른 괴수를 부른 건가?”


그 게리온은 마치 원정대장 시절처럼 다른 괴수들을 지휘하는 듯 했다. 그의 울음소리에 괴수들이 마리우스 쪽으로 다가왔다.


“이브, 이거 은신 장치 제대로 작동하는 거 맞지?”


“물론입니다.”


“비행을 해야 하는데, 문이 너무 좁아. 창문을 깨고 나갈 수 있을까?”


“이 가게의 창문은 전부 방탄유리로, 강력한 공격을 가해야지만 파괴할 수 있습니다. 무기를 소환하시겠습니까?”


“안 돼. 또 무기 쓰면 슈트를 못 쓰게 만들 거잖아. 미치겠군. 전속력으로 내달리면 괴수의 손을 피할 수 있을 지도 몰라.”


순간 마리우스의 머릿속에 무언가가 떠올랐다.


‘이거......배터리를 쓰면 되겠는데?’


그는 과거에 학교에서 배웠던 것을 떠올렸다. 마력을 담은 배터리의 양 극을 금속 선으로 이으면, 잠시 뒤 그곳에서 폭발이 난다는 것이다. 그는 가장 화력이 강한 A형을 하나 꺼낸 다음, 플러스 극과 마이너스 극에 선을 연결했다. 곧 선에서 푸른빛이 나기 시작했다.


뭔가 이상한 것을 느낀 괴수들은 마리우스 쪽으로 다가왔다. 마리우스는 재빨리 배터리를 저 멀리 던졌다.


잠시 뒤 굉음과 함께 푸른 불꽃이 사방으로 튀었다. 온 몸에 화상을 입은 괴수들은 깜짝 놀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지금이다!”


마리우스의 슈트가 불을 뿜었다. 그는 은신을 유지한 채로 문을 열고 나섰다.


그때 아트록스 하나가 마리우스의 발을 붙잡았다.


“씨발, 이게 뭐야!”


그 괴수는 마리우스를 볼 수는 없었지만, 자신의 감으로 그를 잡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것은 마리우스를 잡아 땅바닥에 내팽겨쳤다. 그 충격으로 은신이 풀렸다.


“경고, 슈트의 은신 기능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출력을 최대로! 모든 기능을 비행에 집중해!”


아트록스가 마리우스의 목을 물어뜯으려는 순간, 그의 슈트가 전속력으로 하늘을 향해 날았다. 곧바로 그 괴수들은 날개를 펼쳐 마리우스를 쫓았다.


“이브! 은신은?”


“현재 재사용 대기시간 중입니다. 앞으로 10분 후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괴수가 너무 많아......이대로 돌아갈 순 없어.”


마리우스는 커다란 빌딩 하나 안으로 들어갔다. 수많은 괴수들이 그 안으로 들어와 마리우스를 찾았지만, 그는 필사적으로 몸을 숨겼다.


“재사용 대기시간이 끝나 은신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휴우우......”


*****


마리우스가 다시 돌아왔을 때 생존자들은 더 늘어나 있었다.


“이들은 다 누굽니까?”


“아, 돌아왔군. 우리가 발신하는 생존자 모집 신호를 보고 몇몇 사람들이 더 들어왔어. 그 와중에 죽은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지만......아무튼 구할 수 있는 사람이 늘었다는 건 잘된 일이야.”


루카가 말했다.


마리우스는 B형 배터리 세 개를 땅에 내려놓았다. 계승자들은 그것을 신호 발생기에 연결했다. 곧 신호 발생기에서 푸른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포스마린의 얼굴 공중에 뜬 채로 나타났다.


“신호가 닿았다! 그쪽은......마리우스, 그리고 케이다스 중위?”


“원정대장님, 저희는 현재 135명의 생존자를 데리고 있습니다. 계승자와 인간이 섞여 있고.......몇 시간 전까지 근처 무기 공장에 머물었다가, 지금 막 주둔지로 온 참입니다.”

케이다스가 말했다.


“지금 우리는 동쪽 입구를 공격하고 있어. 하지만 괴수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너희 중에 차원 이동이 가능한 원소술사가 있나?”


“죄송하지만 없습니다. 직접 데리러 올 수는 없는 겁니까?”


“노력 중이지만 쉽지가 않아. 다행인 건 여신님께서 이제 어느 정도 기운을 차리셨다는 거야. 그 덕에 부상병들의 회복이 빨라지고 있어.”


“그건 다행이군요. 그러면 저희는 여기서 계속 머물러야 합니까?”


“음......가능하다면 그러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 숫자로는 버틸 수 없을 거야. 혹시 비행이 가능한 계승자는?”


“저희 모두 날 수는 있지만, 아트록스가 더 빠릅니다. 지금도 몇몇 녀석들이 하늘을 정찰하고 있어요. 다만......”


케이다스는 마리우스를 쳐다보았다. 포스마린은 대략 어떤 상황인지 이해한 듯 다른 계승자들을 물러나게 했다.


“마리우스, 슈트를 너무 자주 사용하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래. 가족은 구했나?”


“여동생은 구했습니다만, 어머니는......”


“그렇군. 마리우스, 마지막으로 슈트를 쓸 일을 주겠다. 여기로 날아와 차원문 발생기를 가지고 다시 안으로 들어가. 너에게 인벤토리를 하나 나눠줄 테니, 거기에 담아가면 될 거야. 일단 그 일이 마무리된 후에는 최대한 후방에 머물러 있어라. 또다시 슈트를 못 쓰게 되면 위험해질 수도 있어.”


“알겠습니다.”


마리우스는 통신이 끝난 뒤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 사제들이 시체를 치워둔 덕에 막사 안은 그나마 지낼 만 했다.


“무슨 이야길 했나?”


케이다스가 물었다.


“제가 밖에 나가 차원문 발생기를 가져오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그게 가능해?”


“이 갑옷의 주 기능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거라......다만 이번에 쓰고 나면 당분간 이 갑옷은 집구석에 박아둬야 할 겁니다.”


“굉장하군.”


*****


마리우스는 수많은 아트록스를 피해 엘리시온 바깥으로 날아갔다. 곳곳에서 계승자들이 균열을 없애기 위해 괴수와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외곽 기지에 도달하자, 포스마린은 그에게 소형 인벤토리 하나를 주었다. 그 인벤토리는 주먹만한 크기였으나, 그 안에는 마차보다도 더 큰 크기의 차원문 발생기가 들어갔다.


“정말로 후방에 빼주는 겁니까?”


마리우스가 물었다.


“네가 가만히 있다면 말이지.”


“그렇다면 여동생도 같이 빼주십시오. 어차피 이 상황에서 마력 공급 같은 건 계승자에게 시켜도 되지 않습니까.”


“그건 엄밀히 말하면 불법인데......뭐 지금 그런 거 따질 상황은 아니니, 좋아. 여동생까지 안전하게 한다고 약속하지.”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마리우스의 슈트가 다시 한 번 하늘을 날았다.


*****


마리우스가 주둔지에 거의 다 왔을 때쯤, 그의 아래쪽에서 괴수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그는 급하게 속도를 높여 주둔지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이미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몇몇 기사들이 부서진 방패를 부여잡고 힘겹게 괴수와 싸우고 있었다.


“사제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 왜 괴수가 벌써 여기까지......”


“빌어먹을, 마리우스. 전 원정대장이 괴수가 됐다. 그가 괴수를 이끌고 이곳을 쳐들어왔어!”


케이다스가 가리킨 방향에는 마리우스가 아까 봤던 그 괴수가 있었다. 알케메네스. 한때 아르카다 원정대를 이끌었던 영웅은 이미 흉측한 존재가 되어 있을 뿐이었다.


“차원문 발생기를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이대로면......”


“한명이라도 더 탈출시켜야 해! 영혼석을 먼저 도시 밖으로 보내라.”


마리우스는 차원문 발생기를 사람들 앞에 놓았다. 버튼을 누르자, 생존자들의 눈앞에 거대한 차원문이 생겨났다. 마리우스는 일부러 클라우디아에게 영혼석을 담은 수레를 맡겼다.


“빨리 나가. 여기 있어봤자 위험해질 뿐이다.”


“알았어, 오빠도 빨리 와.”


차원문 너머로 희미하게 무너지지 않은 천계의 모습이 보였다.


“한 번에 한 명씩만 지나가야 한다. 우선 인간들부터 이동한다.”


“중사님, 조심하십시오!”


한 인간이 외쳤다. 루카가 뒤를 돌아보기도 전에, 아트록스 하나가 날아와 그의 심장을 뚫었다.


“크으으윽!”


“어, 어떡해......”


“다들 정신 차리십시오! 계승자는 어차피 다시 부활합니다. 여길 나가는 데만 집중하세요!”


하지만 차원문을 통과하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인간의 물질 정보를 분석해서 이계로 보내는 데에 시간이 10초 정도 걸린 것이다. 차원문 앞에는 먼저 나가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런 개같은 일이......어차피 이게 마지막이야. 이걸 끝으로 이제 슈트는 안 쓸 거라고......!”


마리우스는 슈트에서 에너지 소드를 뽑았다. 그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게리온 하나를 가볍게 베어 넘겼다.


“이브, 원거리 무기 좀 부탁해!”


“현 상황에 최적화된 무기는......M134 미니건 입니다.”


그의 손에 특이하게 생긴 무기가 생겨났다. 마리우스가 방아쇠를 누르자, 그것의 총열은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더니 곧 그 안에서 무수히 많은 탄환이 쏟아졌다. 괴수들은 순식간에 벌집이 되어 쓰러졌다.


그를 본 괴수들은 더욱 흥분하여 달려들기 시작했다. 마리우스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며 자신을 노리는 아트록스를 향해 로켓을 난사했다. 순식간에 하늘은 불꽃놀이를 하듯 빨갛게 불타올랐다.


마리우스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희열을 느꼈다. 그는 지금 살아있다는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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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엘리시온 탈환 작전 - 10 20.09.06 56 2 11쪽
71 엘리시온 탈환 작전 - 9 20.09.04 52 2 11쪽
» 엘리시온 탈환 작전 - 8 20.09.03 58 2 11쪽
69 엘리시온 탈환 작전 - 7 20.09.01 55 2 11쪽
68 엘리시온 탈환 작전 - 6 20.09.01 56 2 11쪽
67 엘리시온 탈환 작전 - 5 20.08.28 61 2 11쪽
66 엘리시온 탈환 작전 - 4 +1 20.08.27 60 3 12쪽
65 엘리시온 탈환 작전 - 3 +1 20.08.26 62 3 12쪽
64 엘리시온 탈환 작전 - 2 20.08.25 57 3 12쪽
63 엘리시온 탈환 작전 - 1 +1 20.08.24 70 3 11쪽
62 귀환 - 13 20.08.21 64 3 11쪽
61 귀환 - 12 20.08.20 52 3 12쪽
60 귀환 - 11 +2 20.08.19 61 3 11쪽
59 귀환 - 10 20.08.18 57 3 11쪽
58 귀환 - 9 20.08.17 57 4 12쪽
57 귀환 - 8 20.08.14 57 3 11쪽
56 귀환 - 7 20.08.14 57 3 12쪽
55 귀환 - 6 20.08.12 59 3 11쪽
54 귀환 - 5 20.08.11 60 3 11쪽
53 귀환 - 4 20.08.10 70 3 12쪽
52 귀환 - 3 +1 20.08.07 65 3 12쪽
51 귀환 - 2 20.08.07 68 3 12쪽
50 귀환 - 1 20.08.05 70 3 12쪽
49 비상 - 2 20.08.04 72 3 12쪽
48 비상 - 1 20.08.02 78 4 12쪽
47 비트의 세계 - 3 20.08.02 74 3 11쪽
46 비트의 세계 - 2 20.07.30 83 3 11쪽
45 비트의 세계 - 1 +1 20.07.29 88 3 12쪽
44 지평선 너머 - 6 20.07.28 9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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