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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eyShake 님의 서재입니다.

전쟁 이후의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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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oneyShake
작품등록일 :
2020.06.23 14:41
최근연재일 :
2020.10.22 17:46
연재수 :
10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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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49,913

작성
20.08.2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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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엘리시온 탈환 작전 - 5

DUMMY

“여기서 1km 떨어진 곳에 생존자 6명이 있다. 모두 인간이고,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해 기운이 없지. 그들을 데려갈 수 있겠나?”


케이다스가 말했다.


“가능합니다만, 생존은 장담 못 합니다.”


“자네가 입고 있는 그 갑옷은 더 구할 수 없는 건가?”


“저도 우연히 얻은 거라......잘 모르겠습니다.”


“알았다. 우선은 날 따라와.”


그들이 들어간 건물에는 정말로 생존자들이 모여 있었다.


“자, 일단 이것부터 먹어라.”


케이다스는 자신이 가져온 약간의 물과 음식을 모두 인간들에게 주었다.


“사제님은 안 먹어도 됩니까?”


“난 광합성 마법을 익혔거든. 해만 떠 있으면 일주일 정도는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돼. 너도 하나 먹겠나?”


“그럼 저야 좋죠.”


마리우스는 다진 고기가 들어간 빵을 한 입 베어 물었다. 아까보다 좀 더 살만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 한 남자가 그들 곁에 다가왔다. 무기를 보아하니 광전사였다.


“무기 공장으로 간다고 들었는데요, 거기까지 어떻게 갈 생각입니까?”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그는 엘리시온의 소형 지도를 가져와 마리우스 앞에 펼쳤다.


“중앙 광장을 거쳐서 간다면 빨리 도착할 수는 있지만, 그만큼 공격당할 위험도 높아집니다. 하지만 샛길로 간다면 거리는 2배이지만 최대한 괴수들의 눈을 피할 수 있죠.”


“케이다스님은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나라면 샛길로 갈 거야. 중앙 돌파는 우리라면 몰라도, 인간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아.”


“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혹시 광전사님께서 길 안내를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물론 가능합니다. 해가 지기 전에 빨리 움직이죠.”


*****


골목길로 돌아가는 와중 게리온 하나를 만나기는 했지만, 별 무리 없이 죽인 뒤 계속 나아갔다. 문제는 괴수 외에 다른 방해물이 또 있다는 것이다.


“여길 헤쳐나가야 해.”


케이다스가 말했다. 그들의 눈앞에는 무너진 건물들의 잔해가 놓여 있었다.


“인간이 넘어가기에는 너무 힘들 것 같은데요.”


광전사는 날개를 펴 잔해 위에 올라섰다. 잔해의 높이는 못해도 3m는 넘어 보였다.


“다른 길은?”


“여기뿐입니다. 다시 돌아가거나, 그냥 돌파해야 해요.”


“여기서 돌아갈 수는 없어. 계승자인 우리가 사람을 붙잡고 넘어간다.”


그들은 사람을 각자 한 명씩 붙잡은 뒤 잔해를 넘어갔다.


잔해의 규모는 생각보다 컸다.


두 번째 사람들을 옮기려고 하는데, 위에서 아트록스 세 마리가 습격해 왔다.


“위에 괴수다!”


“하필이면 지금! 마리우스, 어떻게 좀 해줄 수 없어?”


마리우스는 전투 기능을 또 쓰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 그들을 죽게 놔둘 순 없었다.


“이브, 에너지 소드를 가동해라.”


마리우스는 제트팩을 이용해 하늘 높이 튀어 오른 뒤, 아트록스 하나의 머리를 붙잡고 칼을 찔러 넣었다.


슈트의 양 팔에서 곧바로 기관총이 소환됐다. 나머지 아트록스 둘 역시 기관총에 벌집이 되어 땅으로 추락했다.


“경고, 과도한 슈트 이용은 계정 정지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아, 알았어! 이제 안 할 거야.”


마리우스는 급히 무기를 없앴다.


“고맙네. 그 갑옷의 힘은 정말 굉장하군. 괴수 세 마리를 동시에 없애다니......”


“하지만 이제 마력이 한계입니다. 당분간은 싸우면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런가.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이제부턴 최대한 우리가 싸울 테니 걱정 말라고.”


*****


그들은 골목길을 지나쳐 군수공장으로 향했다. 길 옆에는 습격을 당해 부서진 가게들이 보였다. 몇몇 가게 안에는 시체가 된 주인들도 있었다.


“빌어먹을......다 이긴 싸움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람......”


인간들은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그 이교도 녀석들이 문제야. 그들의 대장이 이번 공습을 주도했다고 하잖아.”


“엘리시온에도 생귀니우스 놈들이 많았다고 하던데......”


그때 저 멀리서 괴수들의 울음소리가 났다.


“쉿, 조용히.”


케이다스와 계승자들이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저건......괴수끼리 싸우고 있는 건가?”


꽤 떨어진 곳에서 게리온과 아트록스가 서로 맞붙고 있었다. 케이다스는 건물 벽면에 몸을 숨기고 둘의 혈투를 지켜보았다.


잠시 후 결판이 났다. 아트록스가 승리했다. 그는 게리온의 살점을 뜯어 먹기 시작했다.


“역시 인간이 없으니 자기들끼리 영양분을 섭취하는 건가.”


“케이다스님, 지금 가야할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면 괴수에게 들키지 않고 오른쪽으로 빠질 수 있을 겁니다.”


일행이었던 계승자 궁수가 말했다.


“하지만 들킬 위험이 너무 큽니다. 그럴 바에는 기습공격으로 죽이는 게 나아요.”


광전사가 그녀의 의견에 반박했다.


“근처에 괴수는 더 없는 건가?”


케이다스가 물었다.


“여기서는 안 보이는데......하늘로 올라가면 아트록스에게 걸릴 위험이 있습니다.”


궁수가 말했다.


“빨리 결정해야 해. 식사가 끝나면 주변을 둘러볼 거다.”


마리우스는 슈트에게 적 감지용 레이더를 작동할 것을 지시했다. 분명 이 기능은 예전에 포스마린이 썼던 것이었다.


레이더에는 아트록스 한마리만이 잡히고 있었다. 그러나 적의 감지 범위는 상당히 넓었다. 만약 교차로 쪽으로 걸어 나간다면 놈에게 들킬 확률이 매우 높았다. 마리우스는 케이다스에게 기습 공격을 가할 것을 제안했다.


“어떻게 다른 괴수가 없다고 장담하지?”


“그......이 갑옷의 기능 중에 그걸 판별하는 게 있습니다. 지금 설명하기에는 좀 복잡합니다.”


“지금으로썬 자네 판단이 제일 적절할 것 같군. 아피엘, 이 거리에서 저격할 수 있겠나?”


“가능은 합니다만, 죽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음은 이 친구가 처리해줄 거야.”


궁수는 천천히 자리를 잡은 뒤, 아트록스의 배 부분에 불화살을 쏘았다. 곧바로 그 괴수는 온 몸이 불에 타면서도 계승자들을 향해 날아왔다.


광전사는 재빨리 그들 앞에 나아가 창으로 적의 발톱을 막아섰다. 그 사이 궁수는 독화살을 꺼내어 다시 한 번 놈에게 쏘았다. 괴수는 고통에 몸부림치다가 그대로 쓰러졌다.


“다행이군. 주변에 아무 놈들도 없다니.”


그들은 다시 나아가기 시작했다.


*****


“저쪽이다. 저기 사람들이 보이는군.”


마리우스는 케이다스가 가리키는 방향을 쳐다보았다. 몇 시간 전 헤어졌던 자들이 공장 근처의 방어벽에서 경계를 서고 있었다. 그들을 대표하는 기사가 새로운 생존자들을 반겨 주었다.


“어서 오십시오, 케이다스 중위님. 이제 막 요새화 작업이 완료된 상태입니다.”


“루카 중사. 엘리시온 방위군 출신이군. 이렇게 함께 싸우게 되어 영광이다.”


그들은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공장은 생각보다 매우 넓었다. 곳곳에는 생산 도중에 멈춰져 반만 완성된 무기와, 각종 장비 제작에 쓰이는 마석, 철광석, 마나 농축액 등이 있었다. 심지어 구하기 매우 어렵다는 드래곤의 눈물이 담긴 유리병들도 여럿 있었다.


무엇보다 계승자들은 영혼석이 아직 남아있었다는 것에 매우 감사했다. 그들은 곧바로 영혼석에 영혼을 묶어 자신들을 불멸로 만들었다.


“자, 이거 하나씩 받으시죠.”


루카가 계승자들에게 새로운 무기를 주었다. 궁수에게는 새 활을, 광전사에게는 새 창을 주었다.


“이건......”


“어때요, 잘 맞아요?”


“이건 심판의 창 아닙니까? 가장 뛰어난 전사만이 가질 수 있다던......제가 이런 걸 쓸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광전사는 약간 당황한 듯 창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원래는 그렇죠. 근데 지금은 자격 같은 거 따질 때가 아니잖아요? 지금이 아니면 언제 이런 무기들을 써보겠어요?”


궁수 아피엘은 감격에 겨운 듯 활시위를 당겨보았다.


“소멸의 활이라......살면서 이걸 써볼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그들은 새로운 무기를 당장이라도 시험해보고 싶은 것 같았다. 마리우스는 적당히 그 자리를 빠져나와 인간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딱히 없다는 건 슬픈 일이었지만, 또다시 계정 정지를 당하면 언제 슈트를 쓸 수 있게 될지 몰랐다. 그는 오랜만에 맨몸으로 간이침대에 누웠다. 마리우스는 잠시 눈을 붙이기로 했다.


그가 자는 사이 계승자들 사이에서는 앞으로의 방침에 대해 약간의 논쟁이 오갔다. 새로운 생존자를 찾아 데려온다면 이 진지의 방어력이 더 높아지겠지만, 이는 위험 부담이 따르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또다시 인간인 마리우스에게 일을 떠넘길 수는 없었다.


결국 아피엘과 케이다스 둘만이 가기로 했다. 둘에게는 모두 은신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괴수에게 최대한 들키지 않고 생존자가 있는 곳을 찾을 수 있었다.


*****


“사관학교에서 선택과목으로 은신을 들었을 때는 괜한 짓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신의 한 수 였군.”


“그러게요. 은신이 가능한 사제는 처음 보는걸요.”


“덕분에 아까처럼 몸을 숨길 필요는 없겠어. 다만 생존자를 데리고 올 때는 주의해야 겠지만......”


“여기서 남동쪽으로 2km 떨어진 곳에 생존자 신호가 잡혀요. 신호 추적기가 공장 안에 있어서 참 다행이네요.”


“인간을 데리고 오기에는 좀 먼 거리인데. 봐봐, 지금 우리 위로 괴수가 또 지나갔어.”


정말로 아트록스 몇 마리가 그들 위를 스쳐 지나갔다.


“뭔가 괴수들 사이를 이렇게 지나쳐 다니니까 기분이 좀 묘하네요.”


“그래, 참 낭만적이군. 앞으로는 모든 계승자들이 필수적으로 은신을 배우도록 건의해야겠어.”


“저건 뭐죠?”


아피엘이 길 건너편에 있는 탑 하나를 가리켰다.


“우리가 만든 것 같지는 않은데......저기 뭔가 반짝거리는데?”


“저 불빛......우릴 바라보고 있는 거 같아요. 좀 기분이 나쁜걸요.”


불빛은 점점 강해졌다. 탑은 어느새 단순한 불빛이 아닌, 열 광선이라 봐도 될 만큼 강렬한 빛을 내뿜었다.


“기분 문제가 아니야. 저건 괴수들의 건축물이다!”


케이다스가 재빨리 아피엘을 붙잡고 날개를 펼쳤다. 그들의 뒤로 강력한 광선이 지면에 직격했다. 그들은 건물 뒤편에 숨었다.


“뭐, 뭐예요! 왜 저런 게......”


“몰라, 이제 괴수 놈들도 문명이란 걸 가졌나본데......저것들은 은신한 대상을 감지할 수 있다. 우릴 감지했으니 곧 괴수 놈들이 몰려올거다.”


“그럼 날아서 도망쳐요!”


“안 돼. 하늘을 날면 은신에 쓸 마력이 부족해. 탑만 부수면 괴수들은 우릴 감지할 수 없을 거다. 아피엘, 신무기를 써보고 싶다고 했지?”


“아, 그건 그냥 해본 소리였는데......알았어요, 한 번 해 보죠.”


그녀는 심호흡을 한 뒤 활시위를 천천히 당겼다. 막강한 마력이 담긴 화살이 그녀의 손에 나타났다.


“부디 저한테 최강의 궁수의 자격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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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엘리시온 탈환 작전 - 11 20.09.07 57 2 11쪽
72 엘리시온 탈환 작전 - 10 20.09.06 56 2 11쪽
71 엘리시온 탈환 작전 - 9 20.09.04 53 2 11쪽
70 엘리시온 탈환 작전 - 8 20.09.03 58 2 11쪽
69 엘리시온 탈환 작전 - 7 20.09.01 55 2 11쪽
68 엘리시온 탈환 작전 - 6 20.09.01 56 2 11쪽
» 엘리시온 탈환 작전 - 5 20.08.28 62 2 11쪽
66 엘리시온 탈환 작전 - 4 +1 20.08.27 60 3 12쪽
65 엘리시온 탈환 작전 - 3 +1 20.08.26 62 3 12쪽
64 엘리시온 탈환 작전 - 2 20.08.25 57 3 12쪽
63 엘리시온 탈환 작전 - 1 +1 20.08.24 70 3 11쪽
62 귀환 - 13 20.08.21 64 3 11쪽
61 귀환 - 12 20.08.20 52 3 12쪽
60 귀환 - 11 +2 20.08.19 61 3 11쪽
59 귀환 - 10 20.08.18 57 3 11쪽
58 귀환 - 9 20.08.17 57 4 12쪽
57 귀환 - 8 20.08.14 57 3 11쪽
56 귀환 - 7 20.08.14 58 3 12쪽
55 귀환 - 6 20.08.12 59 3 11쪽
54 귀환 - 5 20.08.11 60 3 11쪽
53 귀환 - 4 20.08.10 70 3 12쪽
52 귀환 - 3 +1 20.08.07 65 3 12쪽
51 귀환 - 2 20.08.07 68 3 12쪽
50 귀환 - 1 20.08.05 70 3 12쪽
49 비상 - 2 20.08.04 72 3 12쪽
48 비상 - 1 20.08.02 78 4 12쪽
47 비트의 세계 - 3 20.08.02 74 3 11쪽
46 비트의 세계 - 2 20.07.30 83 3 11쪽
45 비트의 세계 - 1 +1 20.07.29 88 3 12쪽
44 지평선 너머 - 6 20.07.28 9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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