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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eyShake 님의 서재입니다.

전쟁 이후의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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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oneyShake
작품등록일 :
2020.06.23 14:41
최근연재일 :
2020.10.22 17:46
연재수 :
10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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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3
추천수 :
388
글자수 :
549,913

작성
20.08.02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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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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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비트의 세계 - 3

DUMMY

아카리 일행이 내린 곳은 기계들로 가득 찬 곳이었다.


“이것들은 다 뭐지?”


“글쎄......아마 쓰레기장을 관리하는 기계가 아닐까.”


잭슨이 그녀의 물음에 답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기계들은 웅웅거리며 작동하고 있었다. 그들은 무수한 수의 기계를 거쳐 위로 올라가는 계단을 발견했다.


“여기로 가보자.”


계단은 생각보다 많았다. 그들은 1시간 넘게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언제까지 가야 되는 거야?”


잭슨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저기, 저쪽에 나가는 문이 있는 것 같아.”


아카리는 꼭대기에 올라간 뒤 출구라고 쓰여진 문을 열었다.


“여긴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우리가 확인해 볼게.”


잭슨과 헨델이 후레쉬를 켰다. 주변에는 여러 개의 박스가 놓여 있었다. 그것들은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 같았다.


잭슨은 저 멀리 창고에서 나가는 문을 발견했다.


문을 연 순간, 그들은 할 말을 잃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광장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들의 옷차림은 모두 제각각이었다. 그때 옆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환영합니다. 세컨드 월드에는 무한한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이곳에서 모험과 전쟁, 사랑을 즐겨보세요.”


여자는 촉수를 꺼내려 했지만, 어째서인지 나오지 않았다. 목소리가 나오는 곳에 사람은 없었다. 그 대신 검은 사각형의 상자에서 목소리가 나올 뿐이었다.


“세컨드 월드에 접속한 동안 여러분의 정신과 육체는 안전하게 보호됩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고 모험을 즐겨주십시오.”


여자는 그 검은 상자가 일종의 무전기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추측했다. 말하고 있는 것은 저 너머의 인간이고, 이 상자는 단지 그의 말을 대신 전할 뿐이다.


그때 저 위에서 헨델의 몸 위로 푸른빛이 비춰졌다. 잠시 후 그의 몸은 천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잭슨......? 나 몸이 이상한 것 같은데......”


아카리는 잭슨 역시 사라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저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뭐야......대체 왜 이런 일이......”


두 병사의 몸은 곧 완전히 사라졌다.


아카리는 본능적으로 창고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그녀는 여기저기에 부딪혀가며 어둠을 헤쳐 나갔다. 그녀는 손으로 더듬어가며 계단으로 향하는 입구를 찾았다.


“저쪽이다, 버그를 제거해라.”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곧바로 그녀를 향해 총알이 날아왔다. 그녀는 아슬아슬하게 총알을 피해 계단 밑으로 내달렸다.


계단을 거의 다 내려왔을 때쯤, 그녀는 자신이 다시 촉수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카리는 기계들로 가득 찬 방 중 하나에 숨었다.


발소리가 들렸다. 자신의 눈앞에 적 병사가 다가온 순간, 아카리는 촉수를 개방해 병사의 몸을 찢었다. 그 병사는 비명 한 번 지르지 않고 그대로 소멸했다. 심지어 피조차 흘리지 않았다.


“뭐, 뭐야 이게......”


“저쪽이다! 잡아!”


앞쪽에는 병사 세 명이 있었다. 그녀는 재빠르게 천장 위로 붙어 총을 피한 다음, 촉수를 최대치까지 뻗어 적들의 머리를 뚫었다.


“생각보다 별 것 아니구만.”


그렇게 말하고 뒤를 돌아본 순간, 그녀는 자신이 죽였던 병사가 다시 살아난 것을 보았다.


이번에는 병사 쪽이 빨랐다. 그는 촉수에 꿰뚫리기 전에 아카리의 심장에 총알을 박아넣었다.


“크으으윽!”


아카리는 남은 힘을 모두 사용해 그 병사를 내던진 뒤, 곧바로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까지 갔다. 그런 다음 그녀는 다시 자신이 있었던 그 쓰레기장으로 돌아갔다.


쓰레기장으로 돌아온 아카리는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녀는 어떻게든 회복 마법을 쓰려고 했지만, 어째서인지 상처는 회복되지 않았다. 그녀는 불완전한 계승자로 각성한 이후로 이 정도의 고통을 느껴본 건 처음이었다.


등 뒤에서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목표를 확인했다.”


“알겠다. 바로 제거하도록.”


그녀는 뒤를 돌아 병사를 보았다. 그는 둥그런 투구를 쓰고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았고, 손에는 헨델과 잭슨이 가졌던 것과 비슷한 형태의 무기를 들고 있었다.


“질문이 있어. 왜 날 죽이는 거지?”


“......”


“알려주기 싫다는 건가.”


“죽인다니, 당치도 않습니다.”


병사는 방아쇠를 당겼다. 아카리는 고통보다도 화가 났다. 그녀는 마지막까지 자신이 왜 죽어야하는지 알지 못했다.


*****


마리우스는 눈을 뜨자마자 곧바로 슈트의 후레쉬를 켰다.


“우디스......!”


우디스는 물론이고, 자신과 함께 1층을 수색했던 팀원들이 모두 쓰러져있었다. 다행히도 그들 모두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


마리우스는 칼을 빼들고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그 여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으......여기가 어디야.”


우디스는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났다.


“아, 우디스님. 아무래도 다들 납치를 당한 모양입니다.”


“납치라고? 이런 제기랄. 적은 어디 있지?”


“그게......아무래도 죽은 것 같습니다.”


“......자네가 죽였나?”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근처에서 위협적인 마력 반응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마리우스는 지하 전체를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유령이나 정령, 그 외의 지성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 건물은 말 그대로 폐허일 뿐이었다.


다시 대원들에게 돌아오니 그들 중 상당수는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마리우스, 우릴 떠나간 게 아니었어요?”


함께 1층 수색을 맡았던 쿠노이치가 말했다.


“어라, 그쪽이 분명 절 찔렀는데.”


기사가 말했다.


“그러고 보니 사제님은 어디 간 거죠?”


암살자가 대원들의 수를 계속 반복해서 세며 말했다.


“아무래도......그 사제가 배신자였던 것 같습니다.”


마리우스의 말에 다들 충격을 먹은 듯 했다.


“자, 자.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말이지. 아무튼 여기서 서식하는 악마가 계승자로 변장해 우리랑 같이 이 안에 들어왔고, 우릴 다 잡아먹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그게 사실 아닌가? 그렇다면 계속 작전을 이어가야지.”


우디스는 다시 한 번 대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학교 안은 여전히 을씨년스러웠으나, 더 이상 대원들을 위협할 만한 무언가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들은 곳곳을 돌아다니며 모든 마석을 모았다. 마석 외에 액체 형태의 마나 역시 꽤 많았다. 다행히도 그 마나 액체들은 부식되지 않아 바로 쓸 수 있었다.


몇 시간동안 안에 있으니 이제 건물 안도 그리 무섭지 않았다. 대원들은 별다른 작전을 짜지 않고도 건물 안을 돌아다녔다.


“그나저나 이 지하공간은 대체 언제 생긴 걸까.”


마리우스의 옆에서 마석을 모으던 우디스가 말했다.


“글쎄요, 아마도 수만 년 전에 지진 같은 게 일어난 게 아닐까요.”


순간 마리우스의 머릿속에 거대한 쓰레기장이 떠올랐다. 그곳에는 여러 세계로부터 버림받은 도시나 인간, 신수와 같은 것들이 끝없이 쌓여갔으며, 그곳에 떨어진 사람들은 자신이 무슨 일을 겪은 지도 모른 채 죽어갔다.


그리고 거기서 탈출하려고 했던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유독 심하게 반항했던 사냥감을 먼저 먹기로 했고, 늘 그랬듯이 사냥감을 둘러싸고 있던 갑옷까지 통째로 먹으려 했다. 그러나 마리우스가 입고 있던 갑옷은 그냥 갑옷이 아니었다. 슈트의 자동 방어기능에 의해 여자는 쓰레기장으로 전이되고 말았다.


그곳에서 그녀는 싸움을 계속하며 동료를 만났고, 고생 끝에 지상으로 올라가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으으윽!”마리우스는 비틀거리더니 그 자리에 쓰러졌다.


“왜 그래, 괜찮아?”


우디스가 다가와 그를 부축했다.


“아무래도......제 슈트가 그녀를 죽인 것 같습니다.”


마리우스는 여자가 죽는 순간 그녀의 기억 일부가 자신에게 흘러간 것을 알았지만, 차마 그것까지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다행이네.”


탐험이 끝나고, 그들은 마을회관에서 가져온 모든 것을 모았다.


“이 정도면 충분해.”우디스가 말했다. 공격대는 공중함선을 수리할 수 있는 기술자 2명을 불렀다.


“두 명에게 모든 걸 맡길 수는 없어. 마을 사람들을 더 불러 모아야 해.”


그의 지시에 따라, 일할 수 있는 모든 생존자가 모였다. 그 수는 약 100여명에 달했다. 사람들은 이제 힘을 하나로 합쳐 함선을 수리하기 시작했다. 마석들과 마나 용액은 모두 모아 기체 연료로 만들어 통 안에 담았다.


우디스와 마리우스는 함선 내부를 둘러보고 있었다. 저 구석 쪽에서는 기술자가 엔진을 수리하고 있었다.


“어때, 일은 잘 되고 있나?”


“아......일단 비행은 문제없을 것 같은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뭔데?”


“보호막 발생기가 완전히 고장 났습니다. 만약 집중 포격을 받는다면 오래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1회용으로 만족해야 한다는 건가.”


마을 사람들이 모두 도운 덕에 수리는 3일 만에 끝났다.


“이제 어쩌실 겁니까? 위를 뚫고 나온다면 건물이 꽤 많이 부서질 텐데......”


마리우스가 물었다.


“함포를 사용해보자. 지하에 공간이 있다면, 생각보다 땅에 두께는 얇을 거야.”


조종사 역할을 맡은 계승자가 함선의 시동 레버를 당겼다. 함선은 고동소리를 내며 몸에서 빛을 내뿜었다.


“여기서 좀 더 떨어진 곳으로 움직이자.”


그들은 파편을 피할 수 있도록 최대한 멀리 움직였다. 그런 다음 계승자들은 함포의 조정간을 잡았다.


“좌현 포대, 발사 준비!”


우디스가 외쳤다. 계승자들은 포구를 하늘 높이 올렸다. 이제 공격대는 과거의 감각을 거의 다 되찾은 듯 했다.


“쏴라!”


함포가 강렬한 굉음과 함께 불을 뿜었다. 천장이 무너지며 흙과 벽돌이 떨어졌다. 꽤 멀리 떨어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함선 곳곳에 돌이 떨어졌다. 몇몇은 파편에 맞은 듯 했다.


“정신 차려! 부상자들은 함선 내에서 치료하고, 대기조는 빈자리를 메워라!”


몇몇 계승자들은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함선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 한 번 발사해라!”


두 번의 일격을 맞은 천장은 이제 완전히 무너졌다. 마을 위의 건물들 몇 채가 지하 공간 밑으로 떨어졌다.


“성공입니다! 천장이 무너졌습니다!”


조종사가 외쳤다.


“구멍의 크기는 얼마나 되지?”


“배 한 척이 나가기에는 충분합니다.”


“좋아, 여기서 나간다. 전부 꽉 잡아라!”


함선은 굉음을 내며 마을 위로 떠올랐다. 마을 주민들은 멀리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은 함선을 괴수에 의해 파괴된 농장 중 하나에 올려놓은 뒤, 마지막으로 출정식을 가졌다.


계승자들은 모든 무장을 마친 뒤 함선 위에 탔다. 마을 사람들은 함선 주위의 몰려들어 그들을 축하해줬다.


“출격이다!”


조종사는 레버를 힘껏 당겼다. 함선은 이제 지하를 넘어 저 위로 떠올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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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엘리시온 탈환 작전 - 10 20.09.06 57 2 11쪽
71 엘리시온 탈환 작전 - 9 20.09.04 53 2 11쪽
70 엘리시온 탈환 작전 - 8 20.09.03 58 2 11쪽
69 엘리시온 탈환 작전 - 7 20.09.01 56 2 11쪽
68 엘리시온 탈환 작전 - 6 20.09.01 57 2 11쪽
67 엘리시온 탈환 작전 - 5 20.08.28 62 2 11쪽
66 엘리시온 탈환 작전 - 4 +1 20.08.27 60 3 12쪽
65 엘리시온 탈환 작전 - 3 +1 20.08.26 62 3 12쪽
64 엘리시온 탈환 작전 - 2 20.08.25 57 3 12쪽
63 엘리시온 탈환 작전 - 1 +1 20.08.24 70 3 11쪽
62 귀환 - 13 20.08.21 64 3 11쪽
61 귀환 - 12 20.08.20 53 3 12쪽
60 귀환 - 11 +2 20.08.19 61 3 11쪽
59 귀환 - 10 20.08.18 58 3 11쪽
58 귀환 - 9 20.08.17 57 4 12쪽
57 귀환 - 8 20.08.14 57 3 11쪽
56 귀환 - 7 20.08.14 58 3 12쪽
55 귀환 - 6 20.08.12 60 3 11쪽
54 귀환 - 5 20.08.11 60 3 11쪽
53 귀환 - 4 20.08.10 70 3 12쪽
52 귀환 - 3 +1 20.08.07 65 3 12쪽
51 귀환 - 2 20.08.07 69 3 12쪽
50 귀환 - 1 20.08.05 70 3 12쪽
49 비상 - 2 20.08.04 73 3 12쪽
48 비상 - 1 20.08.02 79 4 12쪽
» 비트의 세계 - 3 20.08.02 75 3 11쪽
46 비트의 세계 - 2 20.07.30 83 3 11쪽
45 비트의 세계 - 1 +1 20.07.29 88 3 12쪽
44 지평선 너머 - 6 20.07.28 9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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