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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eyShake 님의 서재입니다.

전쟁 이후의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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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oneyShake
작품등록일 :
2020.06.23 14:41
최근연재일 :
2020.10.22 17:46
연재수 :
10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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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6
추천수 :
388
글자수 :
549,913

작성
20.09.0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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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엘리시온 탈환 작전 - 7

DUMMY

마리우스는 클라우디아와 함께 북쪽 주둔지로 향했다. 마리우스는 커다란 영혼석이 담긴 수레를 밀고 있었다.


“그 사람들, 오래 버틸 수 있을까......”


클라우디아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괜찮을 거야. 이런 일 자주 겪는 분들이니까.”


“그나저나 그 갑옷은 어디서 구한 거야? 듣자하니 그걸로 괴수 몇 마리를 죽였다고......그 갑옷이 있으면 계승자보다 더 강해진다는 게 사실이야?”


“사실은 예전에 생귀니움 신전에 납치되었을 때 훔친 거야. 확실히 웬만한 계승자보다 강해지는 것 같기는 하지만, 오래 쓸 수는 없어.”


그때 저 멀리서 마력포의 발사음이 들렸다.


“자, 다들 빨리 움직이자. 시선이 저쪽에 쏠렸을 때가 기회야.”


루카가 사람들에게 더 빨리 걸으라고 재촉했다.


*****


“놈들이 옵니다.”


경계를 서던 계승자가 말했다. 수많은 괴수들은 공장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걸 눈치 챈 지 약 1시간 만에 병력을 모았다. 그 숫자는 수백 마리가 넘어 보였다.


“모든 대포를 가동해라. 최소한 30분은 버텨야 그들이 무사할 수 있다.”


케이다스가 외쳤다.


수백 마리의 괴수들이 공장을 향해 달려왔다.


“발사!”


마력포에서 나온 빛이 괴수들을 불태웠다. 순식간에 공장 주변은 괴수의 시체로 가득찼다.


“위에서 온다!”


아트록스들이 공장 주위를 빙빙 날아다니며 약한 부분을 찾았다. 아피엘은 재빨리 화살 여러 발을 소환해 괴수들을 사냥했다.


그녀가 다시 화살을 장전하고 있는데, 아트록스 하나가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꺄아아아악!”


“아피엘!”


한 기사가 날개를 펼쳐 하늘 위로 날아갔다. 아트록스는 이리저리 방향을 틀며 하늘을 날았기 때문에 그녀에게 제대로 포획 그물이 닿지 않았다.


“멈춰!”


기사가 가까스로 칼로 아트록스의 날개를 잘라냈다. 적은 땅으로 추락하는 순간까지 아피엘을 손에서 놓지 않으려 했다. 기사는 가까스로 그녀를 잡아낸 뒤, 재빨리 공장 안으로 들어왔다.


“빌어먹을! 중위님, 적이 너무 많습니다.”


무전기 너머로 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피엘, 도르칸을 저격해라. 놈들이 우리 마력포를 공격하고 있다!”


그녀는 밖에 나가 바람의 화살로 도르칸을 조준했다. 그녀의 존재를 눈치 챈 몇몇 도르칸들이 건물 잔해에 몸을 숨겼다.


“숨는다고 피할 수 없을 걸.”


바람의 화살은 적의 숨결을 추적해 날아갔다. 도르칸이 숨어서 산성 덩어리를 준비하고 있는 사이, 화살은 그들의 목덜미에 명중했다.


“잘했다, 이제 도르칸의 공격이 더뎌졌어.”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닙니다, 중위님! 아까보다 아트록스가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2번 포대 쪽의 계승자가 지원 포격을 요청했다.


“2번, 3번 포대가 파괴됐습니다. 게리온들이 그쪽으로 들이닥치고 있습니다!”


기술자가 말했다. 아피엘은 몰려드는 게리온에게 불화살을 쏜 뒤, 방어선 안쪽으로 들어왔다.


“적들이 너무 많아. 날아다니는 것들만 100마리는 넘어 보여.”


“방어선이 붕괴된 방향에 포격을 집중해라. 모여 있는 만큼 태워버리기에는 딱 좋겠어.”


케이다스의 지시에 공장 주위의 마력포가 일제히 2번 포대 쪽을 조준했다. 신나게 공장을 향해 달려오던 괴수들은 죄다 푸른 섬광에 온 몸이 불타버렸다.


*****


“작동중인 마력포는 총 8개, 이제 슬슬 한계입니다.”


기술자가 말했다. 그녀는 어떻게든 마력포를 살리려 애쓰고 있었지만, 물밀듯이 밀려오는 괴수를 막을 수는 없었다.


“전투가 불가능한 인원들은 아피엘을 따라 여기서 나가라. 나머지는 여기서 마지막까지 적을 맞아 싸운다.”


케이다스가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영혼석이 이동 중입니다. 제대로 지면에 뿌리를 내리지 않으면 당분간은 부활이 불가능할 겁니다.”


전투 인원 중 유일한 원소술사 계승자가 말했다.


“어쩔 수 없어. 인간들이 제 때 군부대에 도착하길 바라는 수밖에.”


그의 지시에 따라 부상을 입은 모든 계승자들은 후퇴했다.


“남은 병력은 공장 내에 있는 문을 최대한 많이 틀어막아라. 놈들이 들어올 수 있는 구멍을 줄여야 해.”


계승자들은 공장 내의 기계들과 각종 집기들을 가져다가 문을 막았다. 바깥에서는 괴수들이 다가오는 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케이다스 옆에는 한 암살자가 단검을 손에 꼭 쥔 채 서 있었다.


“네스 상병, 올해로 계승자가 된 지 얼마나 됐지?”


“5년 됐습니다.”


“그러면 죽어본 적은 있나?”“......없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마라. 우리가 가진 최고의 강점이 바로 죽어도 다시 부활한다는 거니까.”


“그래도 죽는 기분은 별로 안 좋지 않습니까?”


“좀 심하게 다쳐보면 알 거야.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걸.”


케이다스는 괴수들을 유인하기 위해 문 하나를 일부러 살짝 열어두었다. 게리온 한 마리가 그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암살자 네스가 장검으로 괴수의 배를 찔렀지만, 그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네스의 얼굴을 할퀴었다. 그의 코와 눈에서 피가 줄줄 흘렀다.


“으, 으으으윽......”


네스는 고통스러워하며 전투용 장검을 버린 뒤, 허리춤에서 단검 하나를 꺼내 자신의 목에 갖다 댔다.


“정신 차려! 아직 싸울 수 있다!”


케이다스가 치유의 빛으로 출혈을 멎게 만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얼굴 곳곳에서는 심각한 통증이 느껴졌다.


“저기 전투 중인 기사를 도와라. 웬만한 부상은 치료할 수 있어.”


네스는 기사를 몰아붙이고 있던 게리온의 등 뒤에 올라탔다. 그는 아까보다 좀 더 능숙하게 괴수의 등에 장검을 꽂아 넣었다.


“거기 꼬마들, 비켜!”


원소술사가 화염 창을 들고 와 문 앞의 괴수들에게 광선을 쏘았다. 뜨거운 열기가 계승자들까지 태워버리는 것 같았다. 그 원소술사의 얼굴 역시 후폭풍으로 인해 벌겋게 타올랐다.


“이런, 중화기병 놈들은 이걸 어떻게 매일 쓰는 거야?”


그는 화상을 입어 흉측해진 몰골로 투덜댔다.


“그러니까 중갑을 입는 거지. 그래도 잘했어.”


케이다스가 그의 얼굴에 소독 마법을 썼다. 그 원소술사는 고통스러운 듯 얼굴을 심하게 찡그렸다.


“놈들은 얼마나 많이 있습니까?”


그가 소독약이 잔뜩 묻은 얼굴로 물었다.


“끝도 없어. 우린 모두 5분 내로 다 죽을 걸.”


그 말에 답하기로 하듯 괴수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


“영혼석이 반짝이고 있습니다.”


마리우스가 말했다.


“누군가 부활을 원하고 있군. 다행이도 다 온 것 같은데......”


루카가 주둔지의 입구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아무도 없나?”


생존자 일행은 군 부대 안으로 발을 들였다.


“윽, 이것 좀 봐......”


한 노인이 코를 찡그렸다. 그가 가리킨 방향에는 시체 더미가 쌓여 있었다.


“여기서 전투가 벌어진 것 같아, 오빠.”


클라우디아가 말했다.


“그러게. 여긴 방어용 포탑도 전부 파괴되어 있어. 여기로 온 게 잘한 걸까......”


“너무 걱정하지 마라. 군부대에는 원래 공장보다도 더 많은 물자가 있어. 적당히 손질만 하면 여기서 버티는 건 더 쉬울 거야.”


*****


“이, 이건......”


클라우디아는 몹시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렸다.


막사 안에서는 한바탕 대규모 전투가 벌어진 듯 했다. 곳곳이 피로 물들었고, 시체 썩는 냄새가 준동했다.


“이 정도는 예상했잖아. 일단 불부터 키자고.”


“루카 중사님, 발전기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런......”


몇몇 사람들은 괜히 여기로 온 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다. 어차피 이곳도 언젠가는 괴수의 눈에 띌 것이고, 그럴 바에는 공장에서 계속 버티는 게 더 낫지 않냐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 정말로 중요한 건......이 통신기야.”


루카가 통제실의 한쪽 벽면에 처박혀 있던 대형 통신기를 끄집어냈다.


“이게 있으면 외부에 우리의 존재를 알릴 수 있지. 괴수 놈들은 아직 마력파를 방해하는 능력은 없으니, 일단 에너지만 끌어올 수 있으면 바로 작동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이 부대 안에는 충분한 배터리가 없습니다.”


한 인간이 말했다.


“밖에 나가서 가져와야 해. 여기서 좀 떨어진 곳에 배터리를 전문적으로 파는 상점이 있어. 일단 난 간다. 계승자 중에서 부상이 나은 사람 있나?”


“죄송합니다. 아직 팔이 다 붙지 않아서......”


“저도......”


“흐으음, 혼자서라도 가긴 해야겠지만, 너무 위험한데.”


“제가 같이 가겠습니다.”


마리우스가 앞으로 나섰다.


“싸우지 않고 단순히 배터리만 가져오는 거라면, 이 갑옷을 쓸 수 있을 겁니다.”


“오빠, 그건 너무 위험해.”


“이보다 더한 일도 겪었어. 금방 갖다올 수 있을 거야.”


“너의 용기는 이미 계승자의 수준을 넘었군. 장담하는데, 이 모든 일이 끝나면 가장 먼저 계승자가 될 거야. 자, 가자고.”


“만약 괴수를 만나면 어쩌실 겁니까?”


“그야 맞서 싸워야겠지. 난 은신 같은 건 못 하니까.”


“그러면 중사님은 여기 계십시오.”


“마리우스, 용기가 지나치면 좋지 않아.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야.”


“이 갑옷에는 은신 기능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싸울 수 없죠. 만에 하나 괴수와 마주치게 된다면 혼자서는 절대로 이길 수 없습니다.”


마리우스는 영혼석을 쳐다보았다. 그것은 아까보다 더 강렬하게 빛을 내뿜고 있었다.


“곧 영혼석에서 공장에서 죽은 계승자들을 대거 부활시킬 겁니다. 영혼석의 마력을 최대한 아끼려면, 싸움을 최대한 피하고 목숨을 부지해야 합니다.”


“......니 말이 맞는 것 같군. 난 여기 남아서 치료 도구를 찾겠다.”


루카는 종이에 간단한 그림을 그려 보여주었다.


“북서쪽으로 약 세 블록 정도 가면 배터리와 마석을 전문적으로 파는 상점이 있어. 문에 물고기 그림이 그려져 있을 거야. 우리에게 필요한 건 B형 배터리야. A형이나 C형은 코드가 맞지 않아. B형 배터리 3개를 챙겨와. 더 가져와도 되지만 좀 무거울 수도 있거든.”


“알겠습니다.”


*****


마리우스는 간단히 식사를 한 뒤, 떠날 채비를 마쳤다. 여동생이 어느새 그의 옆에 다가왔다.


“공장에 남아있던 계승자들 대부분이 부활했어. 케이다스 중위님도.”


“다행이군. 이제 나만 할 일을 하면 되는 건가.”


“그 갑옷 특이하게 생겼네. 이 세상 물건이 아닌 것 같아. 어디서 만든 건지 알 수 있을까?”


“글쎄......궁금해?”


이제까지 슈트가 어디서 났는지 물어보는 경우는 있어도, 그걸 물어보는 경우는 없었다. 클라우디아는 어딘가 이질적인 질문을 하고 있었다. 슈트에 관심을 갖는다는 건......


“궁금하네. 근데 지금은 그런 거 신경 쓸 상황이 아니니까......아무튼 조심해서 다녀와.”


마리우스는 그녀를 뒤로 하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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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엘리시온 탈환 작전 - 10 20.09.06 56 2 11쪽
71 엘리시온 탈환 작전 - 9 20.09.04 53 2 11쪽
70 엘리시온 탈환 작전 - 8 20.09.03 58 2 11쪽
» 엘리시온 탈환 작전 - 7 20.09.01 56 2 11쪽
68 엘리시온 탈환 작전 - 6 20.09.01 57 2 11쪽
67 엘리시온 탈환 작전 - 5 20.08.28 62 2 11쪽
66 엘리시온 탈환 작전 - 4 +1 20.08.27 60 3 12쪽
65 엘리시온 탈환 작전 - 3 +1 20.08.26 62 3 12쪽
64 엘리시온 탈환 작전 - 2 20.08.25 57 3 12쪽
63 엘리시온 탈환 작전 - 1 +1 20.08.24 70 3 11쪽
62 귀환 - 13 20.08.21 64 3 11쪽
61 귀환 - 12 20.08.20 52 3 12쪽
60 귀환 - 11 +2 20.08.19 61 3 11쪽
59 귀환 - 10 20.08.18 58 3 11쪽
58 귀환 - 9 20.08.17 57 4 12쪽
57 귀환 - 8 20.08.14 57 3 11쪽
56 귀환 - 7 20.08.14 58 3 12쪽
55 귀환 - 6 20.08.12 59 3 11쪽
54 귀환 - 5 20.08.11 60 3 11쪽
53 귀환 - 4 20.08.10 70 3 12쪽
52 귀환 - 3 +1 20.08.07 65 3 12쪽
51 귀환 - 2 20.08.07 68 3 12쪽
50 귀환 - 1 20.08.05 70 3 12쪽
49 비상 - 2 20.08.04 72 3 12쪽
48 비상 - 1 20.08.02 79 4 12쪽
47 비트의 세계 - 3 20.08.02 74 3 11쪽
46 비트의 세계 - 2 20.07.30 83 3 11쪽
45 비트의 세계 - 1 +1 20.07.29 88 3 12쪽
44 지평선 너머 - 6 20.07.28 9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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