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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님의 서재입니다.

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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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최근연재일 :
2014.02.13 18:15
연재수 :
176 회
조회수 :
779,373
추천수 :
10,203
글자수 :
1,738,667

작성
13.12.20 15:20
조회
1,234
추천
31
글자
22쪽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DUMMY

“차, 참으로 공교로운 합류네요. 메이신님.”


“죄송합니다. 이야기를 듣고...바삐 오기는 했지만 시간에 맞지 않을 뻔 했네요.”


“......”


율하는 약간은 반갑게, 그리고 약간은 의심쩍은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서, 원래 자리로 돌아가렴. 응 괜찮으니...전부.]”


앞을 가리고 서며 해안 절벽 넓은 범위를 타고 올라와 도시로 진격하던 바다바퀴들을 흩어 다시 바다로 돌아가게 만드는 그녀. 여전히 반투명한 상태로 빛을 투영시킨 채 바다 저 먼곳을 응시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내 젓던 그녀는 다시 한 번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율하를 마주 바라보았다.


“...설명, 해 주실 수 있으신 겁니까?”


“네? 어떤 것 말씀이시지요?”


“지금의 상황 말입니다. 메이신님께서는 무언가 알고 계신 겁니까?”


율하는 온몸에서 지르는 비명을 애써 무시한 채 오른손에 염봉을 굳게 쥐고는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 잘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메이신을 향해 그의 손아귀만큼이나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저는...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네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적어도 지금의 이 바퀴벌레들을 쫒아낸 것은...”


“아, 이것들은 제 권위 안쪽에 있는 일이랍니다. 율하님께서 바퀴벌레라 말씀하신 그것들은 갯강구로 태평양 일대에 널리 퍼져 살고 있는, 과거 저희 일족의 권속 아래에 있었던 백생들이랍니다.”


“...저게...권속이라고요?”


“네. 저렇게 보여도 바다의 생태에 있어 꼭 필요한 아이들이지요.”


메이신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자신의 발밑을 지나는 바다바퀴, 그녀의 말로 갯강구로 불리는 그 한 마리를 잡아 자신의 손바닥 위에 올리고는 진심으로 귀엽다듯 쓰다듬었다.


“으으음.”


“물론 저도 아직은 이 아이들이 왜 이렇게 거칠고 난폭하게 움직였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니, 지금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소리]로는 이 아이들만은 아닌 것 같네요.”


“그것들만이 아니라고요?”


“네. 한때 저희의 백성이었던 많은 아이들이 괴로워하고, 또 난폭해지고 있어요. 그리고 그 가운데서 이 일대가 가장...크게 울리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요.”


“단지, 그것뿐입니까?”


“네. 혹시 다른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율하는 여전히 미심쩍은 시선으로 메이신을 바라보았다.

그렇지만 그녀는 그가 자신을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 지 율하로부터 고개를 돌려 다시 그 갯강구를 땅에 놓아주고는 무언가 그것들에게 타이르는 말을 하기도 하였다.


그녀일까?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완전히 아니라고 보기에는 수상한 점이 없지는 않았다.

아니, 그것을 넘어서 상당히 많이 있었다.


“...정말 모르시는 겁니까?”


“네. 그러니까 무슨 일 때문인지요.”


율하는 잠깐 생각을 하다가 이내 자신이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범주 안에서 그가 겪었던 이야기, 그리고 그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그녀에게 간략하게 설명했다. 북방의 교룡족들이 움직임, 그리고 그들이 모셨다는 고대의 용 야마타노오로치와 그들의 권속. 그리고 나아가 그들과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 아직은 확실하지 않지만 남쪽의 바다를 공포에 몰아 넣고 있는 [검은입]이라는 고대의 존재에 대해서도 말이다.


“야마타노오로치...확실히 그 [악신]은 저희가 모시는 동해의 용신님과 대립하던 고룡이에요.”


“그가 이 아래에 보인되어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까?”


“그건...저도 확실하게 아는 건 아니에요.”


“확실히 아는 것이 아니라고요?”


“네. 물론 전승상으로는 그렇다고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전승일 뿐 저나 저희 형제자매 가운데 그 누구도 아버님께 그에 관련된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못했으니까요.”


“그렇다고 해도 메이신님께서 모시는 동해의 용신님께 무언가 이야기를 듣지 못하신겁니까?”


“그분이라면 무언가 아실지도 모르지만...제가 여기에 올때까지만 해도 거기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씀이 없으셨어요. 그렇기에 저도 여쭈어 볼 생각도 하지 못했고요.”


“그렇습니까?”


“네. 하지만 야마타노오로치라니, 설마 북방의 교룡족이 노리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그렇다고 판단됩니다.”


율하는 여전히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야기를 전부 들은 메이신 역시 현재의 상황을 인지한 듯 창백하게 당황한 표정을 지어 보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는 그저 북방의 교룡족이 충전된 동해의 지팡이를 들고 지맥을 움직여서 육지에 해를 가하고 또 나아가 과거 그들이 얻지 못했던 해인의 조각을 모아 강한 힘을 손에 넣으려는 것 까지만 생각을 했었지 그 배경에 이미 잊혀진 고대의 용신 야마타노오로치의 부활이 있을 것이라고는 조금도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으니까.


“야마타노...오로치. 용신님은 어째서 그런 가능성을...”


“아직 저도 확실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 땅을 지켜왔던 일본의 요족인 야스미는 그렇게 판단을 내리고 있는 모양입니다.”


“야스미일족이 말이군요.”


“아시겠지만 가능성이 꽤 높은 일입니다. 그래서 안씨 일족 역시 거기에 대비를 하는 쪽으로 방향을 굳혀가고 있습니다. 물론 그 외의 다른 요족들에게도 연락을 취하고 있는 실정으로 조만간 요족대화합이 열릴 예정입니다.”


“요족...대화합이군요.”


“메이신님께서는 모르시던 말씀이십니까.”


“네. 전 처음 들어요. 다만...현재 유일하게 남은 동해용족의 반혼으로서 백성들이 괴로워하고 힘들어 하며...또 이상해지고 있다는 것만 보고 움직인 것 뿐이에요.”


“...그렇군요.”


율하는 여전히 탐탁찮은 표정이었지만 일단은 이해를 하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그녀의 그 말이 사실이라고 하면 그녀에게 어떤 문제나 의심을 품을 요소가 있는 것은 아니리라. 오히려 그녀가 모시고 있고, 그녀를 깨워 움직이게 만들었다는 동해의 용신. 그라면 그녀보다, 이 세상의 다른 누구보다 많은 정보를 지니고 있을 텐데 어째서 아직까지 별 다른 말을 하지 않는 것일까. 그리고 왜 자신의 앞에 직접 모습을 나타내지 못하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고 하면 저는...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그러고 보니 저는 왜 이 아이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난폭하게 모여서 육지로 올라왔는지도 잘 모르고 있었네요.”


율하로부터 그 말을 들은 그녀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무얼 어떻게 생각을 해야 하고,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전혀 판단이 내려지지 않는 모양.

그런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던 율하는 약간 답답한 듯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그래, 그렇다고 하여 해야 할 일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며 무언가가 크게 변하는 것도 아니다. 해야 할 일은 단순하고 또 분명했다.


“막아야죠. 일단은 북방의 교룡족을. 그들이 지금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지는 것을. 그리고 가급적이면 그들의 힘을 조금씩이나마 줄여가야겠죠.”


“그, 그래야겠네요.”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게 문제겠죠. 저는 메이신님께서 그것을 알려주실 줄 알았는데 말이죠.”


“죄, 죄송해요.”


“아닙니다...그나저나 그렇다면 메이신님은 어째서 여기에...? 설마 제가 있는 곳의 위치를 찾아 오신 것은 아닐테고 말입니다.”


“아, 그것이 실은 그런 것도 있어요. 하지만 그 보다는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는 야스미 일족, 네...아까 율하님께서 언급하신 그들 일족을 찾기 위해 온 것도 있답니다.”


“야스미 일족 말입니까?”


“네. 어제는 안씨 일족을 찾아서 도움을 요청했고...그 과정에 그때 만났던 그 아가씨께 여러 도움을 받았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말이지요.”


“그렇군요. 하지만 그들은 어째서죠?”


“어쩌면 전에 말씀드렸던 행방이 밝혀지지 않은 마지막 해인의 조각이 그 일족과 관련이 있을지도 몰라서요.”


“해인의 마지막 조각이라-”


“물론 확실하지는 않아요. 율하님께서 지니신 것과 안씨 일가에서 소유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저희 일족이 마지막에 만들어 흩어 놓은 기운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 것을 보면 변형되었거나 그 둘 보다 강한 봉인이 되어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파악하기로는 마지막 흐름이 그들과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은 확실해요. 물론 그것도 백여년 전의 일이지만요.”


확실하지 않은 듯 자신감 없이 움츠려 드는 그녀.


하지만 율하는 그녀의 그 말이 아예 빗나간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뜩 떠오르는 한 사람.

거대한 바다거북 괴물과 소통하던 어린 소녀.

야스미 일족 내에서도 교감자라 불리던 그 아이의 얼굴을 떠올리며 살짝 걱정을 하게 되는 율하. 그렇다는 것은 혹시-


“율하님께서는 무언가 짐작 가는 거라도 있으신지요.”


“있기는 합니다만...”


율하는 그전에 문뜩 자신의 품에서 괴로워하고 패닉에 빠져 있던 콜린이 조금 전부터 얌전해진것을 확인하고 슬그머니 그 안쪽을 확인한다. 평소에는 수호령의 상태이기에 잠도 자지 않는 그녀가 눈을 감은 채 안주머니에 걸치듯 매달려 정신을 잃고 있었다. 물론 그녀의 영기가 아까 전에 비해 안정된 것을 보면 무사한 모양이기는 했지만-


“무언가 걸리는 것이 또 있으신지요.”


“아까 전에 드린 말씀 가운데 하나입니다만...동해의 용족의 권속 가운데 [검은 입]이라는 녀석도 있었습니까?”


“검은...입?”


율하는 그녀가 자신의 생각보다 더 많은 것들을 알지 못한다는 것에 속으로 고개를 젓고는 자신이 보았고 요족들에게 설명을 들었던 그 존재에 대해 설명을 했다. 하지만-


“들어본 적 있으신지요?”


“확실한 건 저희 동해용족의 권속이 아니라는 거에요.”


“그 외의 것들은 모르십니까? 아무것도?”


“...네. 죄송해요.”


그녀로서도 자신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에 우울하게 고개를 내 젓는다. 그런 그녀를 잠시 바라보던 율하. 그 역시 가볍게 한숨을 내 쉬고는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 지 골치아프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해답이...쉽게 보이지 않는다.

애초에 자신이 이 일을 하게 된 계기가 바로 눈앞의 그녀다.

고대에 멸망한 동해용족의 최후의 생존자이자 그보다 더 고대의 존재인 동해의 용신을 모시는 신격수련자. 그런 만큼 다른 요족이나 보통의 인간, 그 사이의 기록보다 더 많은 핵심정보를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닌 모양이었다.


단지 그녀는 자신에게 이 임무의 시작을 알리고 가장 근원이 되는 도움을 요청하고 표면적인 도움을 주는...그런 역할로 끝이라는 말인가? 물론 그럴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여 그녀가 나쁘다는 것도 쓸모가 없다는 것도 아니지만 율하는 내심 실망스럽다는 기분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런 실망도 잠시-


“할 수 없군요. 하나하나 차분하게 알아가는 수 밖에.”


율하는 그렇게 결정을 내리고 혼란도, 의문도 일단 접은 채 무언가를 결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조금만 더 도움이 되었다면 좋았을 테지만...죄송해요.”


“아닙니다. 그보다는 동해의 용신님께 직접 교신은 힘드시다는 거죠?”


“네. 제가 원할 때가 아닌 그 분께서 원하실 때만 제게 연락이 옵니다.”


“거기에 대해서 어떤 의문도 가져본 적은 없습니까?”


“네? 그게 무슨...”


“아뇨. 일단은 아닙니다.”


율하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해안가에 한 걸음을 더 가깝게 다가섰다.

그녀의 말을 따라 이미 흩어져 멀리 사라진 해안가.

그와 함께 다시 그 공간은 이상해지기 전의 상태로 돌아가 있었다.

뭘까?

동해용족의 권속이라는 그 바다바퀴들은 대체 무엇에 이끌려 도시로 진격해 들어갔던 것일까? 그 뒤에 있는 힘은 무엇일까? 검은 입? 북방의 교룡족? 그것도 아니라면......


“으...음.”


하지만 그 때였다.

율하의 품 안에서 기절하고 있던 콜린이 몸을 움찔거리며 깨어난다.

아직 눈을 뜨기 전에 부르르 하고 한 번 더 강하게 떨리며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그녀.

율하는 그런 그녀의 몸을 손으로 감싸 따듯하게, 물론 자신의 체온은 느끼지 못할 테지만 영기를 살짝 덮어 그녀의 몸을 쓰다듬는다.


“괜찮아?”


“...아. 으응.”


슬쩍 눈을 뜨는 그녀.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아까 전 그녀가 사로잡혀 있던 그 감각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지 멍한, 아니 멍한 것을 넘어 몽롱하고 비현실적인 표정을 지으며 율하를 올려다보았다.


여기는 어디일까?

그리고 자신은?


“으으-”


“콜린, 괜찮아. 여기는 안전해.”


무언가를 떠올렸는지 다시 한 번 양팔로 온몸을 감싼 채 추워하고 괴로워하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그녀. 그와 함께 다시 한 번 그녀를 구성하는 영기가 급격히 흔들린다. 율하가 괜찮다고 하는 말도 제대로 들리지 않는 듯 힘겨워 하고 무서워 하는 그녀.


“잠시만요-”


“네?”


그리고 그것을 잠시 바라보던 메이신이 율하의 옆으로 다가와 그녀의 손 끝에 무언가 일렁거리는 검푸른 기운을 만들고는 율하의 손을 대신하여 콜린의 몸을 가볍게 문지른다.


시이이이-


그와 함께 무언가가 증발되어 날아가는 것 같은 기운.

물리적으로는 어떤 현상도 보이지 않고, 어떤 소리도 나지 않았지만 희미하게, 율하조차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얇게 그녀의 몸을 덮고 있던 막이 녹아 증발된다.


“이...건?”


“흉몽(凶夢)이에요.”


“흉몽?”


“네. 이것은 역시 저희 일족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멸망한 남해의 주술사들이 사용하던 술법과 비슷한 거예요. 하지만 그 일족은 저희 일족과 비슷하게...아니, 저희 일족보다 더욱 더 철저하게 멸망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북방의 힘은 아니라는 겁니까?”


“적어도 제가 알기로 교룡족은 이런 정교한 술법에 약하다고 알고 있어요. 그들은 좀 더 거대하고 근본적인 변화나 파괴의 술을 즐겨 쓰죠. 네. 예를 들면 지각을 움직이거나 화산을 터뜨리거나 하는 그런...”


“그렇군요.”


“혹시 그렇다면 그 검은 입이...”


“아뇨. 그건 거의 불가능해요. 남해는...저희 동해의 용족과도, 또 북방의 교룡족과도 다르거든요. 게다가 그들이 멸족한 것은 다른 누구 한 세력과의 전쟁으로 멸망한 것이 아니라 거기를 둘러싼 주변의 다른 모든 세력들이 함께 내린 [토벌]로 인해 그리 되 것이거든요.”


“그건 또 복잡한 이야기군요. 공적이었던 것입니까?”


“그렇다고 볼 수 있겠네요. 물론 그것 역시 제가 자세하게 아는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그것도 다음에 용신님께서 제게 연락을 하신다면 알아보도록 할게요.”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그 검은 입에 대해서도 말입니다.”


“네.”


“...아.”


“콜린, 이제는 괜찮은 거야?”


“응. 이제는 정말...응. 괜찮아. 그리고...고마워요.”


콜린은 지금까지 자신의 몸을 감싸 조금씩 갉아먹고 있던 기이한 감각들, 쉽게 떨쳐지지 않을 환영에서 완전히 벗어난 듯 양팔을 살짝 들어 보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후 메이신에게도 고맙다고 고개를 꾸벅 숙이는 그녀.


“아니에요. 이렇게라도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일 뿐이에요.”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스위치가 켜졌어.”


“스위치?”


“응. 어제 내가 검은 입이라 불린 그 아귀의 불빛을 보고 저항하지 못했다고 했잖아. 아마 그 때문이었던 것 같아.”


“많이 괴로웠어?”


“...응. 솔직히.”


그녀는 잠깐 머뭇거린 다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히 그 감각이 남아 있는 듯 어둡게 그녀의 얼굴에 서리는 그림자.

지금은 아까 보다 훨씬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그 경험과 감각이 아직 남아 있는 이상 그 환영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어려운 듯 보였다.


끔찍했다.

그 무수한 바퀴벌레의 군세를 보는 순간 그녀는 그 갑각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살아 있을 적 육신을 갉아 먹었던 지네를 떠올렸고, 그 지네의 환영을 보는 순간 실제로는 그 이전에 죽어 거의 몰랐을 [당시의 감각]이 온몸을 지배했고 그 아픔과 고통과 끔찍함 속에 시달려야 했다. 물론 그녀도 율하가 그런 자신을 부르고 잡아주려 했다는 건 알았다. 그의 소리가 들렸고 그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그 순간 그와 자신의 사이에는 절대로 건널 수 없는 한 겹의 막이 쳐져 있는 것 같았고 그의 모든 것이 채 절반도 자신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영원히 그렇게 말라가며 두려움 속에서 죽어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

분명히 환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너무나도 생생하게 가다오는 그 끔찍한 감각 속에서 영원히 그렇게 지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던 그녀. 그리고 그렇다는 이야기는...


“이젠 괜찮은 거 맞지?”


“응. 괜찮아. 그리고...정말 고마워. 응.”


“감사합니다. 메이신님.”


“아, 아니에요. 하지만...과연 그렇군요. 아까 전에는 경우가 없어서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지만 그 [흉몽]이라고 하면...”


메이신은 무언가 떠올렸는지 손바닥을 절벽에 대고는 저 멀리에서 부터 무언가가 다가오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힉?”


“괜찮다고 하지 않았어?”


“아- 응. 하지만 방금 전의 일이라...미안.”


“아냐. 그 보다는 쉬고 있을래?”


“...으응. 아냐.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니까.”


메이신의 손바닥 위에 올라오는 것은 여전히 인근에서 배회를 하고 있는 갯강구 두어 마리. 그녀는 그것들을 자신의 손바닥 위에 올리고는 아까 전 보다 조금 더 자세하게 그것들을 살펴본다.


“역시, 그렇군요.”


“거기에도 콜린에게 씌워진 그 주술이 서려 있습니까?”


“네. 하지만 이건 주술이 아니에요.”


“주술이 아니라고 하심은?”


“제가 알고 있는 한 이 주술은 과거에 멸망한 남해의 일족 주술사들이 사용하던 공포의 주술. 이것을 통해 주변에 살던 무수한 고위 바다의 괴물이나 포식자들을 지배했고, 다른 영역에 무차별적으로 습격을 가해 약탈하고 그것으로 살아가던 소수의 악적이었답니다. 물론 어떤 이유에서인지 인접한 모든 다른 바다의 일족들에게 공격을 당해 멸족했지만 말이에요. 하지만 그들이 사용하는 것은 엄연히 [주술]로서 그 흔적이 강하게 남으며 또한 좀 더 구멍이 있는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 아이들을 통해 본 결과 이것은 단순한 주술이 아니에요.”


“응. 그건 주술이 아냐. 오히려...하나의 특성이야.”


메이신의 그 말에 맞장구를 치며 고개를 끄덕이는 콜린.


“특성?”


“그 수호령 분의 말씀이 옳아요. 어쩌면 제가 알고 있는 그 [주술]이라는 게 이 특성을 토대로 하여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조금 더 분명하게 제가 그것을 분석하려면 더 크고 많은 표본이 필요해요.”


“더 크고 많은 표본? 하지만 그건-”


율하는 그런 건 조금 힘들지 않겠느냐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녀의 그 말은 검은 입의 공포 속에서 누군가를 더 노출시켜야 한다는 것인데 그러기에는 지금 콜린이 보여준 것 처럼 부작용이 너무나도 컸다. 게다가 그렇다고 이런 갯강구들에게 그런 역할을 맞기기에는 이것들은 너무나도 나약해 보였고, 자칫 잘못될 경우에는 아까와 같은 참사가 다시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었다.


“아니, 있어.”


“콜린?”


“기억 안나? 어제 나를 지켜주려다가 대신 다친 거북이. 우리가 오기 이전부터 한참동안이나 야스미 일족의 수호신으로 검은 입에 맞섰던 그...”


“아, 그러고 보니...카메카메?”


“응. 맞아. 카메카메.”


율하 역시 콜린의 그 말에 한 존재를 떠올렸다.

콜린보다 훨씬 이전부터 검은 입의 공포에 맞서왔고 이겨냈고, 야스미 일족과 이 바다를 나름대로 지켰던 그 존재를.


“하지만 미리의 말에 의하면 교감이 끊어졌다고 하지 않았어?”


“응. 맞아. 하지만 괜찮아. 내가...알고 있으니까.”


“콜린이?”


“응. 가급적 휴식을 방해하지는 말아달라고는 했지만...그래도 어쩌면 가능성이 있을 지도 모르니까.”


“네. 다른 것은 몰라도 저...용신님을 모시며 바다에 관련된 여러 술법에는 자신이 있어요.”


콜린이 메이신을 그렇게 바라보자 메이신 역시 조금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도움이 되고 싶다.

도와달라고 해 두고 뒤에서 그저 손을 놓고 있고 싶지는 않았다.

이 모든 것은 어차피 일족의 복수와 관련된 일.

그리고 동해의 용신을 모시는 신령의 수련자로서 그분의 의지를 대신하여 동해의 질서를 지키는 것을 그저 남의 손에만 맡겨 둘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건 동해의 용족이나 교룡족과는 크게 관련이 없을 지도 모르는 데요?”


“남해의 일은 과거 저희 일족이 손을 대었던 일입니다. 관련이 아예 없지는 않겠지요. 그리고 어차피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런 말씀은 아니었습니다.”


“괜찮아요. 그리고 동해의 일족의 마지막 반혼으로서 그들의 [소리]를 들어야 할 의무가 제게는 있으니까요.”


“...알겠습니다. 그럼 콜린- 안내 할 수 있어?”


“직접가게?”


“안되나?”


“저 아래 깊은 바다 속의 동굴인데?”


“...그건 곤란하겠군.”


“그렇지? 그러니까 기다리고 있어. 내가 한 번 불러올 수 있을까 살펴보고 올테니까.”


“위험하지 않겠어?”


“으음...지금은 괜찮다고 생각해. 응.”


콜린은 율하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고 잠시 입술을 삐죽 하고 저 깊은 바다 속을 잠시 내려다보았지만 이내 괜찮을 거라는 표정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어제나 아까 전의 상황과는 달리 더 이상 이 땅은 죽어가고 있지는 않았다. 그 말은 적어도 검은 입이나 그것의 영향을 받는 게 없다는 이야기.


“알겠어. 그럼 다시 한 번 부탁할게. 콜린.”


“응. 맡겨둬.”


그녀는 그렇게 선언을 한 다음에 빙글빙글 허공을 돌다가 깊고 차가운 저 바다의 아래로 다시 한 번 몸을 던졌다.


작가의말

이번 챕터는 여기까지.

다음화에는 벌려놓은 정보들을 토대로 전개하겠죠.

지금까지 꾸준히 읽어주시고 추천을 눌러주시고 댓글을 남겨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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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5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12.20 15:34
    No. 1

    신규유저인데 이제야 정주행 완료했네요.
    저번에 소군이 선물 가져오라고 했으니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하렘을 늘려왔어"하는 것도 재밌을 듯 싶은데요 ㅋㅋ
    그보다 결국 율하는 누구랑 얽혀요?
    명환? 홍우? 환주? 아지단? 아니면 주시자?
    개인적으로 아지단 가죠 쇼타는 좋은 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12.20 22:41
    No. 2

    나태가좋아님//이분! 100% 확률로 위험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무경
    작성일
    13.12.21 09:52
    No. 3
  • 작성자
    Personacon 유리
    작성일
    13.12.21 10:30
    No. 4

    고철님// 끄덕끄덕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티말
    작성일
    13.12.23 01:14
    No. 5

    아지단이 더욱 강해지거나 하겠지요.
    그보다 하렘에 필요한 여러..명을 데려가겠군요.
    그리고 데이트 까지.
    ..가려면 멀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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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Chapter 26 - 신의 기억. +6 14.02.13 1,074 33 21쪽
175 Chapter 26 - 신의 기억. +5 14.01.28 753 31 24쪽
174 Chapter 26 - 신의 기억. +6 14.01.20 634 30 19쪽
173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5 14.01.15 964 26 24쪽
172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5 14.01.11 699 28 25쪽
171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8 14.01.09 896 26 23쪽
170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4 14.01.03 871 25 42쪽
169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4 13.12.28 1,154 33 37쪽
168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4 13.12.24 1,755 34 22쪽
167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7 13.12.23 1,415 31 34쪽
»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20 1,235 31 22쪽
165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17 1,288 28 24쪽
164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6 1,238 33 36쪽
163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4 1,537 36 22쪽
162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6 13.12.12 1,321 36 23쪽
161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3 13.12.10 1,448 31 21쪽
160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09 1,587 44 26쪽
159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05 1,677 34 26쪽
158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7 13.12.03 1,650 51 22쪽
157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30 1,538 35 25쪽
156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9 1,642 34 28쪽
155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8 1,507 36 26쪽
154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7 1,323 44 24쪽
153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6 1,638 46 26쪽
152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8 13.11.25 1,349 52 25쪽
151 Chapter. 22 - 신시에서.. +6 13.11.23 1,906 44 25쪽
150 Chapter. 22 - 신시에서.. +4 13.11.22 1,637 44 24쪽
149 Chapter. 22 - 신시에서.. +7 13.11.21 1,644 42 25쪽
148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20 1,577 42 25쪽
147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9 1,192 44 24쪽
146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8 1,480 48 24쪽
145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16 1,529 42 24쪽
144 EP.3 epilogue - 맑음, 흐름, 비, 그리고 다시 맑음. +5 13.11.15 1,469 48 26쪽
143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14 1,818 58 25쪽
142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1.13 1,817 43 24쪽
141 chapter. 21 - 꿈의 온도 +3 13.11.12 1,917 48 25쪽
140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1.11 1,826 42 26쪽
139 chapter. 21 - 꿈의 온도 +9 13.11.05 1,680 54 18쪽
138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03 2,135 40 19쪽
137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0.31 1,638 42 18쪽
136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0.28 1,838 44 20쪽
13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7 1,634 48 17쪽
134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6 1,883 49 22쪽
133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24 1,171 51 19쪽
132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20 1,353 47 26쪽
131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7 1,575 52 25쪽
130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4 1,380 46 24쪽
129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09 1,991 54 20쪽
128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7 1,267 51 16쪽
127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5 1,311 52 16쪽
126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02 1,928 44 19쪽
12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1 1,841 49 20쪽
124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9 13.09.28 2,485 44 17쪽
123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9 1,509 51 19쪽
122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4 5,796 61 19쪽
121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5 13.08.30 3,434 59 23쪽
120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3 13.08.27 5,625 66 16쪽
119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11 13.08.20 5,832 59 23쪽
118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7 13.08.18 4,342 46 19쪽
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60 64 19쪽
116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5 13.08.08 3,606 63 18쪽
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76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73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83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29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1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18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2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07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24 70 27쪽
106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20 2,744 65 26쪽
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2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1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28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85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36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1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84 72 25쪽
98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59 79 21쪽
97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10 4,459 74 23쪽
96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05 5,142 56 21쪽
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1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895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19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39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48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74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5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44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53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5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09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3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1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28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5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893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64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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