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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님의 서재입니다.

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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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최근연재일 :
2014.02.13 18:15
연재수 :
17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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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9,372
추천수 :
10,203
글자수 :
1,738,667

작성
13.07.25 15:29
조회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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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글자
24쪽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DUMMY

“여기가...율하의 집?”


“늘 느끼는 거지만 오빠 방은 너무 휑해.”


찰칵 하며 불을 켜고 그리 크다 할 수 없는 방 안으로 들어서는 세 사람과 유령 하나.

아침에 소군군주와 수아도 와서 보고 놀랄 정도로 황량한 방을 보고 역시나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이나와 익숙하다는 듯 한숨을 내 쉬는 요우.


“다들 알다시피 난 가난하거든.”


“아니, 잘 모르는데?”


“......”


“에헤헤. 농담이야. 오빠.”


“알고는 있지만. 끄응. 그나저나 요우 넌 집에가서 옷 좀 갈아입고 오지?”


“으음. 역시 그러는 게 좋겠지?”


여전히 현관에 서서 비에 흠뻑 젖은 도복을 내려다보며 고개를 기울이는 그녀. 하지만 그 직후 그녀는 무언가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은 듯 입술을 삐죽 내밀고 율하를 가늘게 노려본다.


“응? 뭔가 내가 이상한 거 말했어?”


“아냐. 됐어. 그냥 오빠가 바보일 뿐이겠지.”


하며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율하의 집을 나서는 요우.

율하는 그런 그녀만큼은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기울이고 옆의 이나를 바라본다. 하지만 역시 요우와 같은 심경인지 조금은 한심하다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는 그녀.


“내, 내가 뭘 잘못한 거야?”


“아니, 잘못한 건 없어. 그냥 율하가 바보일 뿐이지.”


“응. 율하는 바보야. 후후후.”


“끄응...”


“어쨌거나 들어가도 되지?”


“아아.”


율하는 약간 긴장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요우의 경우는 그래도 상당히 자주 찾았기 때문에 익숙했지만 아침의 소군도 그렇고, 지금의 이나도 그렇고 다른 여인들을 방에 들이는 것은 그리 익숙하지 않아씨에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는 율하.


“그래도 깔끔하네.”


“깔끔하지 않을 건덕지가 없는 거지.”


“그것도 그렇지만.”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와 율하가 내 오는 방석에 앉아 주변을 둘러 보는 그녀.


“이곳이 율하의 방.”


아까 전 들어오면서 했던 말을 다시 한 번 중얼거리는 그녀.


“......”


“......”


잠시 이나와 율하, 그리고 콜린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밖에서는, 그리고 학교에서는 서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던 두 사람이었으나 지금은 어째서인지 좀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후두두둑-

차창을 두들기는 거센 빗줄기.

별 다른 가구 없이 침대와 책상, 옷장만이 있을 뿐인 좁은 방의 한켠에 앉아 묘한 분위기 속에서 두 남녀는 그저 서로를 마주 보고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조금 있으면 그 아이 오겠지?”


“요우? 아마도?”


“그 아이는 율하에게 있어서...어떤 사람이야?”


“어떤 사람이냐니?”


“오빠라고 불렀지만 친 오빠는 아닌 것 같은데.”


“맞아. 친 가족은 아냐. 하지만 내가 처음 한양에 올라왔을 때 많이 도와준 동생이야.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가 전에 이나가 본 적이 있는 명환 아저씨.”


“그, 서대문구 자치군의 대장이라는 분? 어제 율하 다음으로 뉴스에 많이 나왔던?”


“그 아저씨도 뉴스에 나왔어?”


“응. 물론 그 아저씨 뿐 아니라 은평구 자치군 대장하고 종로구 자치군 대장 아저씨들도 나왔지만...아무튼 그렇구나.”


이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잠깐 요우를 주제로 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


“똑똑-”


“네.”


“오빠 나야. 들어가다 돼?”


“평소에는 잘도 벌컥벌컥 문 열고 들어오더니 왠일이야?”


문을 두들기는 것은 다름 아닌 요우.

그녀는 율하의 허락에 살짝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다.

아까 전 빗물에 흠뻑 젖은 도복의 차림 대신에 훨씬 가볍고 편해 보이는 오렌지 빛 나시셔츠와 짧은 청바지를 입고 모습을 드러내는 그녀. 아직 다 완전히 마르지 않은 듯 아지 물기가 촉촉하게 남아 있는 머리칼로 입술을 삐죽 내민 채 안으로 들어와 두 사람의 사이에 끼다시피 하여 앉는 그녀.


“피- 그거야 그 때는 오빠 혼자 있으니까 그렇지.”


“나 혼자 있을 때는 괜찮은 거냐?”


“응.”


“하아...”


“후후. 사이가 좋아 보이네.”


“그리고 오늘은...”


“오늘은?”


“아냐. 아무것도. 그런데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아아...그게 말이지.”


율하는 요우에게도, 그리고 다시 듣고 싶다고 이야기 한 이나에게도 다시 한 번 아까 전의 이야기를 한다. 자신은 고리라는 이름을 지닌 한궁내 정보단체의 요원이며 소군군주는 그 고리의 대장이자 자신의 상관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어제의 일을 비롯하여 오늘의 모습은 일종의 선전전략의 일종이라고 말이다. 물론 그 뒤에 이나가 간파 해낸 그의 마음이 일부 흔들렸던 일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았지만 최대한 담담하게, 최대한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율하.


“오빠. 그런데 한 가지 물어도 돼?”


“뭔데?”


“그거...우리 한테 말해도 되는 거야? 비밀 아니었어? 그저께까지만 해도 숨기려고 했던 게 그거였던 것 같은데 말이야.”


“음. 아주 가까운 몇 명한테는 귀띔해도 된다고 군주님께 허락은 받았어. 물론 이나도, 요우도 비밀은 지켜주었으면 하지만.”


“그걸 허락해 줘?”


“심복이거든. 나름.”


“흐응.”


두 사람, 특히 요우는 미덥잖다는 시선으로 눈을 가늘게 뜨고 율하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제야 그녀의 눈에 띄는 율하의 가슴에 달려 있는 훈장.


“이건?”


“훈장. 삼성훈장이라고 하더라고. 그리고 저기 임명장도 있어.”


“임명장?”


“음. 아무래도 내가 구한 소군군주가 황족이라 말이지. 8품참관이라는 명예직도 얻었고, 이 훈장도 받았어. 오늘 아침에 말이지.”


“그렇구나.”


“훈장? 관직? 그럼 오빠가...”


“명예직일 뿐이지만.”


이해를 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이나와 아직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는 듯 혼란스러워 하는 요우. 훈장, 관직, 그리고 한궁의 정보조직에서 일을 한다는 율하와 황족. 대체 이건 무슨 일일까?


“그럼 언제부터였는지도 혹시 말을 해 줄 수 있어?”


“언제부터냐니?”


“율하도 처음부터 고리라는 곳의 요원이었던 건 아닐 거 아냐. 적어도 내가 처음 율하를 보았을 때는 전혀 그런 느낌이 없었으니까.”


“아. 그건 그래. 사실 내가 고리에 들어간 건 그리 오래 되지 않았어.”


“어느 정도 인데?”


“날짜로 따지면 채 10일이 되지 않았나? 아...10일은 넘었구나. 내가 처음 고리에 소개되고 정식으로 요원이 된 거시 7월 10일이었으니까. 물론 그 전에도 여러 가지로 연결점이 있기는 했지만 응. 그래.”


“7월 10일이면...”


“그 때라면...”


“맞아. 이나나 요우는 서로에 대해 모르겠지만 이나도 좋지 않을 때였고, 요우 너도 광증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의 일이야.”


“......”


“......”


“그러고 보니 나도 그렇구나. 음- 그래도 한달이나 보름은 지나지 않았나 싶었는데 그거 밖에 안 지났다니.”


“난 알고 있었지만.”


“끄응.”


“율하는 하여간 바보리니까.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헛웃음을 흘리는 율하와 그런 율하에게 핀잔을 날리는 콜린과는 달리 두 여인은 무언가 심각하게 생각하는 눈치로 입을 꾹 다물었다.


“...하긴, 뭐 그리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럼 그제 오빠가 나한테 보여준 그 이상한 힘이나, 군주를 구했다는 힘도 고리에서 얻은 거야?”


“아니, 그건 아냐.”


“그럼?”


“그건 내가 여러가지로 일을 해서 얻게된 힘.”


율하는 그렇게 말하며 두 여인의 앞에 그나마 멀쩡한 왼손을 들어 올려 그 위에 마도의 힘을 씌워 보인다. 반투명하게 빛나는 기이한 힘이 거기에 감돈다. 이것은 시각적인 착각도 아닌 분명히 실존하는 힘. 하지만...


“이게...오빠의....”


“확실히 도력과는 달라.”


언듯 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자세하게 보는 것은 처음인 두 사람.


“맞아. 이건 마도력. 아마 두 사람은 잘은 모르지만...이걸 다룰 수 있는 사람은 현재 공식적으로는 우리 나라에 나 하나 뿐이야.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고 알고 있어.”


“그건 위험한 거 아냐?”


“위험하지. 사실 지금 나는 아주 많이 위험하고 위태로운 상황에 있는 게 사실이야.”


“......”


“......”


“그리고 아마도 지금이 내가 내 주변의 다른 사람에게 그걸 말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 거야. 응- 그렇지? 콜린?”


“응. 지금은 기척이 거의 없어. 비 때문인 것도 있지만...대부분은 군주를 따라 간 것 같아.”


“오빠? 지금 누구에게? 그러고 보니 아까도.”


“응? 아아. 콜린이라고...내 수호령이자 귀신 있어.”


“우우- 그렇게 대 놓고 귀신이라니!! 하긴, 사실이기는 하지만.”


별로 내키지 않는다는 듯 항의하며 입술을 삐죽 내밀고 온 몸에 약간 붉은 기운을 띄우는 콜린.


“에? 에-? 그, 그, 그거...설마...정말...”


눈을 껌뻑이며 율하의 말에 농담이지? 하는 표정으로 굳어 버리는 요우. 그런그녀를 보며 슬그머니 곤란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율하. 그에 요우는 이번에는 이나를 바라본다.


“어, 언니는...”


“응. 나도 최근에 보이게 되었어. 하지만 요우는 지금 안 보인다는 건 확실히 이런 쪽으로 기운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겠지.”


“으으으으...”


“참고로 나는 반인반요. 그래서 정령의 힘을 조금 다룰 줄 알고 그 덕에 영적인 감각이 아주 약간은 트인 상태. 그래서 지금 율하가 콜린이라 부르는 수호령을 볼 수 있고 대화도 할 수 있어.”


“거, 거짓말.”


요우는 슬금슬금 뒤로 물러난다.

물론 그래봐야 좁은 방의 벽이 그녀를 가로막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무서워하는 그녀.


“무서워 할 건 없어. 콜린은 내 수호령이니까.”


“그치만...귀신이잖아.”


“뭐, 죽은 사람의 혼령이라는 건 변하지 않지만...”


“그럼 지금까지 계속...”


“아아. 그래도 대부분은 나한테 붙어 다니니까 큰 상관이 없지만.”


“으으으...”


“나, 저 아이 마음에 안 들려고 해.”


“아하하.”


“피, 아무리 내가 유령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저렇게 까지 거부감을 보이면 좀 그렇단 말이지?”


요우가 콜린의 존재를 무서워하는 것 처럼 그녀 역시 요우를 그다지 탐탁지 않아 하는 표정으로 입술을 삐죽 내민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콜린.”


“알아. 안다고. 뭐- 할 수 없나?”


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내 쉬고 평소 자신이 율하의 힘을 빌리지 않고 물질적인 행동을 하고 싶을 때 불러내는 두 개의 마도인형 - 소나한의 상을 불러 내는 그녀.


“삐그덕-”


“힛? 뭐, 뭐야- 저, 저거.”


“콜린이 움직이는 거야. 그녀 역시 혼령이자 수호령이기는 하지만 마도의 힘을 조금 쓸 수 있거든. 게다가 나한테 힘을 받기도 하고.”


“으, 으으.”


“그리고 무엇보다도 콜린 덕에 내가 살아날 수 있었던 일이 많았으니까 그런 태도는 그녀에 대한 실례라고 요우.”


“그, 그치만 오빠.”


“요우.”


“무서운걸. 나...그런 거에 약하다고.”


“하아- 어쩔 수 없나?”


율하는 몸을 일으켜 요우에게 다가간다.


“자.”


“오빠.”


“손 잡아.”


“하지만...”


“괜찮아. 내가 있으니까.”


부드럽게 말하며 요우를 향해 자신의 왼손을 내미는 율하.

요우는 여전히 반쯤은 무서워하며 그런 율하의 손을 한참을 바라본다.

그런 그녀를 더는 재촉하지 않고 그저 그렇게 손을 내민 채 기다리는 율하.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응.”


희미하고 힘없는 목소리와 함께 율하의 손을 잡는 요우.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을 조금 뒤쪽에서 바라보는 이나와 콜린.


“조금은 진정이 되었어?”


“아주 조금은.”


“하아, 정말인지. 평소에는 그렇게 활기차고 강하던 애가 이게 무슨 모습이야.”


“그치만 귀신이잖아. 그건 아무리 내가 강해도...”


“덕범할아버지라면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셨을 걸?”


“에?”


“그리고 덕범할아버지와 늘 다니는 성환 할아버지 역시 이쪽 계열이란 말이지. 하지만 덕범 할아버지는 성환할아버지가 불러내는 혼령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혼령들을 두렵게 만드셨지.”


“그건...”


“덕범 할아버지가 특별한 힘을 지녔기 때문은 아닐 거야. 그 때 그분께서 내게 분명히 그분께서 지닌 힘은 인간의 힘이며 누구라도 단련하면 다다를 수 있는 힘이라 하셨어.”


“인간의 힘.”


“응. 도력도 아니고 다른 종족이 지닌 특별한 힘도 아닌 인간의 힘. 인간이 지닌 의지의힘과 물리력만으로도 충분히 세상의 모든 것으로 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다 하셨어.”


“오빠한테?”


“아아. 나한테.”


“그런데 오빠는?”


“대들었어.”


“대들었다고?”


“응. 내게 필요한 건 단지 힘 뿐이 아닌 세상을 보는 눈이라고. 그래서...영적인 힘과 마도의 힘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어.”


“그래서 할아버지가 내게...”


“아마 그럴 거야.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다른 역할을 포기한다는 건 아니지만.”


“다른 역할?”


“그래. 너도 그렇고 이나도 그렇고, 내 주변에 내가 지켜야 할 사람들이 위험에 처할 때는 항상 그 옆에 내가 있을 거야.”


“지난 번 처럼?”


“아니, 지난 번 보다 훨씬 더 잘.”


율하는 그렇게 말하며 요우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


“아니면 이런 나는 미덥지 않을까?”


“그런 건 아니다 뭐. 피이-”


“자아, 그럼 기운차리라고. 요우. 너도 계속 불안해하는 건 알지만...아직 시간은 많아.”


“응. 알겠어.”


율하는 굳이 그녀에게 왜 빗속에서 그렇게 수련이랍시고 혼자 불안에 떨고 있었는지를 묻지 않았다. 그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불안감을 지우기 위한 행동일 테니 말이다. 그래, 자신이 잡생각을 지우기 위해 쉴 새 없이 일거리를 찾아다니고 거부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자기 위안의 행동이라는 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콜린?”


“응?‘


“오늘...영계에 들어간다고? 이나의 도움을 받아서?”


“일단은 그럴 계획이었는데 글쎄?”


“그거...다른 사람들이 방해하면 위험한 거지?”


“이나는 아니어도 율하는 위험해 질 가능성이 높아.”


“그런...”


“그렇기에 요우, 이번에는 네가 나를 조금 도와주었으면 해.”


“내가 오빠를?”


“응.”


“어떻게? 그리고 대체 뭘 하려는 거야? 영계? 그건...”


“맞아. 콜린이 속해 있는 혼령들의 세계. 이 세상에 연결되어 있는 작은 소영계가 있고 그 안에서 이 세상의 혼령을 관리하는 소 관리자가 있다고 하는데 그를 만나서 몇 가지를 묻고 또 배워 올 게 있어서.”


“그, 그건...으으.”


“걱정 하지 마. 요우에게 같이 가자고 하는 건 아니니까. 다만 내가 다시 돌아올 때 까지 요우가 나를 지켜주었으면 좋겠어.”


“내가 오빠를 지켜줘?”


“응. 요우라면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그리고 난 요우를 믿으니까.”


“나를 믿는다...고?”


“아아. 그래서 내가 고심 끝에 두 사람에게 나름대로 내가 지닌 비밀을 이야기 한 거라고.”


“오빠의 비밀.”


“그렇다고 이상한 상상한 하지 말고.”


“안해. 피- 그래서 내가 뭘 어떻게 하면 되는데?”


“간단해. 내가 다시 돌아올 때 까지 내 방에 다른 아무도 들이지 말고 내 몸을 건들지 않으면 돼. 그리고 콜린, 또 무얼 조심해야 하지?”


“적어도 지금은 그 정도. 그리고 가능하면 빛이 적은 편이 좋아. 그리고 잡귀나 사귀가 접근할 가능성도 있으니 그것도 차단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흐응. 글쎄?”


콜린은 소나한들을 움직여 율하의 방에 있는 붉은 빛의 물건들을 조금씩 방이 한쪽으로 모으며 고개를 기울인다.


“잡귀나 사귀라...하긴 그건 좀 위험한가?”


“전에 최가네에서 보았던 것 정도만 나타나도 의식이 영계에 잡혀 있는 율하에게는 위험해. 아니, 그 상황이 되면 율하 뿐이 아니라 여기 있는 전부가 위험할 수도 있어. 하지만 그래도 율하에게는 전에 홍우 아저씨에게 받은 영물들이 있으니까.”


“그리고 그거라면 나도 있으니 어느 정도 방비가 된다. 중요한 건...문을 열 수 있는가의 여부이지.”


“아지단.”


“저건...”


“에? 또 뭔가 나왔어?”


“아아. 아지단이라고...저건 내가 가지고 다니는 마도서의 정령.”


“혼령에 정령...율하는 참 여러 가지 의미로 양파같네.”


“아하하. 분명히 그럴 수도. 하지만 이나...너도 정말 괜찮겠어? 괜히 무리하는 거 아냐?”


“무리...글쎄. 이게 어느 정도로 힘든 일인지는 모르니까. 하지만 그래도 지금와서 포기하고 싶지는 않아. 그리고 지금 율하가 위험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게 그나마 해법이라고 생각한 거 아냐?”


“적어도 콜린의 의견으로는 그래.”


“그렇다면 하겠어. 왜냐하면...율하의 일이니까.”


“으으, 나, 나도. 안한다고는 안했다 뭐. 무섭지만.”


두 여인은 율하의 그 말에 약간 시간을 두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둘을 번갈아 바라보며 마음을 굳히는 율하.


“좋아. 그럼...콜린. 부탁해.”


“응. 맡겨 둬.”



그 뒤로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의식에 대한 준비를 하고 거듭되는 주의사항을 교환하는 것만으로도 한 시간, 두 시간이 더 흘러 제법 늦은 밤이 되어 버린다.


“이제 시작한다.”


“응. 하지만 늦지 않을까?”


“좀 늦어도 괜찮다고 생각해. 어차피...이제 곧 방학이니까.”


“응. 나도.”


“그래. 그럼.”


율하는 자리에 누워 눈을 감는다.

그리고 콜린은 율하로 부터 약간의 마도력을 빌려 자신의 몸에 담은 다음 그대로 이나의 몸을 투과하듯 스치는 것으로 그녀의 몸 안으로 들어간다.


“응- 으응.”


“이나? 콜린?”


“지금은 콜린. 헤에- 이게 정말로 거부하지 않는 살아 있는 인간의 몸...응. 이런 감각 오랜만이네.”


“......”


“후후, 알아. 쓸데 없는 생각하는 거 아냐. 그리고 그럴 이유도 없고.”


“그런 생각 안 했어.”


“응. 그래...그리고 그녀의 몸은...어차피 지금은 내게 의미도 없고.”


“콜린?”


“아무튼 그래. 그러면...시작할게. 아지단 아저씨.”


“보좌하지.”


“......”


율하는 다시 눈을 감는다.

사실 눈을 떠도 별로 상관이 없기는 했지만 어쩐지 기분이 이상했기에 별로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마도 지금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은 이나의 육체일 터. 하지만 그 안에 지금 들어 있는 혼령은 그녀가 아닌 콜린이라고 하니 조금 섬뜩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빙의-


흔히 괴담의 소재로 자주 언급되고 하는 그것이 지금 자신의 앞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게 어쩐지 별로 실감이 나지 않았다. 하긴, 그런 것을 생각해 보면 자신이 콜린을 보는 것도, 또 마도력이라는 이상한 힘을 사용하는 것도, 괴물들의 존재도 다 같은 것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런 감각일까?”


“콜린?”


“응. 지금 익숙해지는 중이야. 하지만...역시 요족의 몸이라 그런지 사람하고는 좀 다른 느낌이네. 5분만 기다려 줘.”


“알겠어.”


“그럼...아- 이제 좀 되겠네. 흡-”


정신이 멀어진다.

아니, 정신뿐이 아니라 자신의 몸도 함께 어딘가로 빨려가는 것 같은 감각이 느껴진다.

그에 율하는 눈을 뜨려 했지만 눈이 떠지지 않았다.

아니, 눈뿐이 아니라 오감이 감각이 전부 마비되고 사라진 감각. 하지만 그럼에도 그가 주변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영감이라는 또 다른 감각 덕분.


새로운 것이 보인다.

새로운 것이 들린다.

새로운 것이 느껴진다.


지금까지 자신이 머물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흑색과 백색의 나선 터널로 빨려들어가는 자기 자신. 이것이 영계의 통로일까? 지난 번 정령계로 들어갈 때는 반쯤 기절한 채로 끌려갔기에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


툭-

어딘가 부드러운 곳에 자기 자신이 던져지는 것 같은 감각.

도착한 것일까?

이곳이 콜린이 말한 소영계라는 것일까?

전에 보았던 바람의 정령계와는 전혀 다른, 아주 생소한 느낌.

율하는 어쩐지 굉장히 두렵다는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흑색과 백색, 그리고 제대로 된 형체가 존재하지 않는 세계.

그 안에서 자신이 얼마나 이질적인 존재인지를 깨달은 것이다.

그러나 그런 율하가 몸을 완전히 일으키기도 전에 옆에서 들려오는 또 하나의 목소리.


“율하?”


“콜린?”


“무사히 도착했네?”


“너, 너는...”


“에헤헤. 이상해?”


콜린 더글라스.

율하의 수호령인 그녀가 그가 알고 있던 세계에서와는 달리 보통의 인간의 크기와 모습을 갖춘 채 율하의 앞에서 허리를 숙이고 손을 내밀고 있었다.


긴 머리칼을 흩날리며 율하를 향해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

이것이 살아 있을 적의 콜린 더글라스?


“너- 그 모습은.”


“으음. 이게 이 세계에서의 나의 모습.”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율하를 일으켜 세운다.

툭툭 몸을 털고 일어나 자기 자신의 모습을 내려다 보는 율하.

다행인지 아니면 불행인지 이 세계에서의 모습 또한 가상세계에서의 율하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 아무리 영계라고는 해도 한번 설정된 자신의 모습이 그대로 연결되는 것을 보면 이 세계 또한 가상의 세계라는 것일 터.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현실세계의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었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은 이곳 또한 가상세계일 것이다. 율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조금은 마음을 놓고 그녀를 바라본다.


“그럼 이곳이 영계?”


“응. 내가 속해 있는 세계. 혼령의 세계지만 어떻게 보면 통로라고도 할 수 있는 세계라고 들었어.”


“통로?”


“응. 그 의미는 잘 모르지만.”


“하지만 어쨌거나 그런 것 치고는 주변에 다른 혼령들은 보이지 않네?”


“응? 으음. 그건 아마도 나 때문.”


“콜린의 때문이라고?”


“응. 율하는 내 영성이 얼마나 되는지 알지?”


“콜린의 영성이라면 분명 지난번에...”


“나도 그 수치가 얼마나 정확한지는 모르지만 15가 그리 낮지는 않은 모양이야. 전에 율하가 내 영성이 10이라고 해 주었을 때는 이 정도가 아니었지만 지금은...다른 혼령들이 나를 두려워할 정도거든.”


“다른 혼령들이 콜린을 두려워한다고?”


“그렇다고 해. 물론 아직 전에 보았던 신격을 지닌 급의 영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지간한 사령이나 잡귀들은 전혀 접근 할 수 없어.”


“그건 내가 바깥에서 콜린 외에 다른 귀신들을 거의 보지 못하는 것도...”


“아마도 그럴 거야. 응, 거의 틀림 없이.”


콜린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무언가 신기한 듯 율하의 손을 매만지는 그녀.


“그렇구나.”


“응. 그리고 여기에서 만지는 율하는 바깥에서 만지는 것 하고 또 달라. 응. 그래.”


시선을 맞추며 무언가 아련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는 그녀.


“이런 느낌이구나. 마주본다는 건.”


“신기해?”


“응. 처음이니까 이렇게 대등하고 율하와 마주볼 수 있는 건. 하지만 이것도 완전한 건 아니니까.”


아련한 표정이 순간 슬프게 변한다.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보며 역시 조금은 가슴이 울리는 율하.

그렇기에 두 사람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다르다.

느낌이 다르다.

현실 세계에서도, 가상세계에서도, 바람의 정령계에서도 계속 보았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

그것은 이곳이 그녀가 속해 있는 세계여서 그런 것일까?

이곳에서 그녀의 파장이 가장 강하기 때문일까?

그래서 더 [실감]이 나는 것일까?


“어, 어쨌거나 가자. 보다 깊숙한 곳에 있는 영왕의 호위가 아니면 여기에서는 나나 율하에게 해를 끼칠만한 건 거의 없어.”


“그런데도 위험해?”


“응. 특히 영왕은...지금의 내 영성으로도 감당이 되지 않을 정도로 높은 자야. 적어도 내가 알기에는 전에 본 대정령보다 더 높다고 생각이 될 정도.”


“......”


“그래서 그가 율하를 보고 어떤 말을 할 지, 어떤 태도를 취할지 몰라. 그리고 그 결과도....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약속 할 수 있어.”


“어떤 약속.”


“만약 영왕이 율하에게 굉장히 적대적이라도 해도 단 한 번 정도는 율하를 대신해서 지켜줄 수는 있을 것 같아. 그러니까 그 틈에 도망가면 될 거야.”


“콜린 너-”


“에헤헤. 괜찮아. 그렇다고 해서 내가 소멸되는 것도 아니니까. 그리고 그 정도의 자신감이 없이는 이런 짓을 벌이지도 않고.”


“......”


“그러면 안내할게. 작은 영계의 주인...영왕이 있는 곳으로.”


그렇게 콜린은 단색의 오솔길을 따라 율하의 손을 잡고 깊은 안쪽으로 걸어 들어간다.


작가의말

지난 화에서 율하가 요우에게 질문을 던진건 율하가 겪은 죽음은 율하의 인식에 의하면 게임 상의 죽음이며 실질적인 죽음이 아니기 때문이라 여기기 때문이죠. 그 죽음에 이르는 순간의 고통은 실감나지만 그 이후는 실제의 죽음이 아니기에 자신은 그것에 대해 모른다고 생각하는 거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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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Chapter. 25 - 잃어버린 섬 +4 13.12.24 1,755 34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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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17 1,288 28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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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4 1,537 36 22쪽
162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6 13.12.12 1,321 36 23쪽
161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3 13.12.10 1,448 31 21쪽
160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09 1,587 44 26쪽
159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05 1,677 34 26쪽
158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7 13.12.03 1,650 51 22쪽
157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30 1,538 35 25쪽
156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9 1,642 34 28쪽
155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8 1,507 36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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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Chapter. 22 - 신시에서.. +6 13.11.23 1,906 44 25쪽
150 Chapter. 22 - 신시에서.. +4 13.11.22 1,637 44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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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9 1,192 44 24쪽
146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8 1,480 48 24쪽
145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16 1,529 42 24쪽
144 EP.3 epilogue - 맑음, 흐름, 비, 그리고 다시 맑음. +5 13.11.15 1,469 48 26쪽
143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14 1,818 58 25쪽
142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1.13 1,817 43 24쪽
141 chapter. 21 - 꿈의 온도 +3 13.11.12 1,917 48 25쪽
140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1.11 1,826 42 26쪽
139 chapter. 21 - 꿈의 온도 +9 13.11.05 1,680 54 18쪽
138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03 2,135 40 19쪽
137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0.31 1,638 42 18쪽
136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0.28 1,838 44 20쪽
13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7 1,634 48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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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24 1,171 51 19쪽
132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20 1,353 47 26쪽
131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7 1,575 52 25쪽
130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4 1,380 46 24쪽
129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09 1,991 54 20쪽
128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7 1,267 51 16쪽
127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5 1,311 52 16쪽
126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02 1,928 44 19쪽
12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1 1,841 49 20쪽
124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9 13.09.28 2,485 44 17쪽
123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9 1,509 51 19쪽
122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4 5,796 61 19쪽
121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5 13.08.30 3,434 59 23쪽
120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3 13.08.27 5,625 66 16쪽
119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11 13.08.20 5,832 59 23쪽
118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7 13.08.18 4,342 46 19쪽
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60 64 19쪽
116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5 13.08.08 3,606 63 18쪽
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76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73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83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29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1 78 25쪽
»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18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2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07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24 70 27쪽
106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20 2,744 65 26쪽
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2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1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28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85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36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1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84 72 25쪽
98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59 79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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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05 5,142 56 21쪽
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1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895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19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39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48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74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5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44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53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5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09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3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1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28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5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893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64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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