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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님의 서재입니다.

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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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최근연재일 :
2014.02.13 18:15
연재수 :
17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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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3
글자수 :
1,738,667

작성
13.11.1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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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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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글자
25쪽

chapter. 21 - 꿈의 온도

DUMMY

찌지지지직-


공간의 경계면끼리 만나 서로를 밀어내려고 하면서 생기는 기이한 소리가 주변에 퍼져나간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특유의 영적인 성격을 지닌 채 멀리 퍼져나가는 마찰음. 율하도, 레문트도 각자가 펼쳐낸 각자의 장막을 좀 더 강하게 펼쳐낸다. 하지만 그들의 싸움이 그렇게 지리하게 이어지지만은 않을 터.


“하아-압!”


“끼-이이.”


장막의 밀도를 조절하며 서로의 간격을 원하는 대로 만들려는 둘. 사신의 손에 들린 특유의 거대한 대낫이 율하가 왼쪽으로 펼쳐내는 노란 경계면을 짓누르며 자신의 영역을 확대해가자 율하는 반대로 염봉에 회전을 주어 오른쪽을 가격했고, 그 뒤쪽을 콜린이 가격하며 사신의 영역을 줄여나가려 했다.


“[나한패]”


물론 그렇다고 하여 방비를 소홀하게 하는 건 아니었다.

이제는 실체를 지니기에 물리적인 힘을 지니기 시작한 사신의 칼날을 막아서는 콜린의 나한들. 지금까지는 그저 무기력하게 밀리고 잘리고 상하는 모습만을 보였던 그녀의 나한들이었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는 듯 제법 사신의 칼날들을 잘 막아서면서 율하의 영역을 지켜가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지는 태양.

지금쯤이면 아마 많은 사람들, 일반인들은 아니겠지만 최소한 도력이나 그에 상응하는 힘을 지니는 사람들이라면 이 꼭대기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광경을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크읏.”


그렇게 잠깐 딴 생각을 한 게 실수 였는가? 아니면 영역설정을 조금 잘못했는가. 순간 멍한 틈을 노려 자신을 향해 덮쳐오는 검붉은 기운에 무기력하게 한 대를 얻어맞고 뒤로 크게 물러나는 율하. 치명상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애써서 넓혀둔 그의 영역이 그 한 번의 실수로 인해 사라졌고, 그건 그리 좋은 이야기가 아님은 분명했다.


“괜찮아?”


“당연.”


물러선 율하의 옆으로 함께 물러서는 콜린.

그런 그녀를 향해 고개를 한번 끄덕인 율하는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방심...은 아니지만 약간 집중력이 흐트러진 것은 사실. 솔직한 이야기로 그 역시 상당히 많이 지쳐 있기는 했다. 가이젠 주르 때의 피로와 상처는 영왕의 도움으로 어떻게든 회복을 하기는 했지만 그 뒤에 이어진 인수대호, 그리고 싱과의 싸움 역시 그를 상당히 지치게 한 것이 사실이다.


“후우...”


마도력은 아직 있다.

충분...까지는 아니라도 우는 소리를 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눈앞이 가끔씩 흐릿하고 머릿속이 이따금씩 꼬이며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피로한 것이 사실이었다.


“...피곤하면 잠깐 내가 상대할까?”


“그래봐야 5분이잖아.”


“그래도.”


“괜찮아. 지금은 그 5분이 중요하지 않으니까.”


율하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다시 한 번 자세를 잡았다.


그렇지만 딱히 좋은 방법이 떠오른 건 아니다.

아까 전 약간의 승기를 잡았을 때 좀 더 과감하게 안쪽으로 파고드는 것이 좋았을까?

이대로라면 버티는 것 밖에는 자신이 할 게 없을 것이다.


“......”


율하는 생각했다.

대체 싱은 무엇을 믿고 자신에게 저 존재를 상대할 것을 맡겼을까?

그녀가 처음 나타났을 때 분명 그녀는 무언가 다른 계획이 있었을 것이다. 저 사신을 죽이고 자신들의 자유를 되찾을 방법을 떠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왜 그녀는 자신에게 그걸 전하지 않았을까? 왜 그저 자신의 실력과 상태를 점검하고 믿는다는 한 마디만을 남긴 채 희생하여 산화했을까? 시간이 없어서? 적어도 힌트 한마디 정도는 귀띔할 시간이 없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여전히 자신을 바라보며 공세를 늦추지 않는 사신. 하지만 그는 어째서인지 굉장히 초조해 보였다. 그건 아침이라 그럴까? 그게 아니면 실체화를 이룸에 따라 자신을 보고 다른 지원군이 몰려들 것을 걱정하는 걸까? 아니 잠깐...실체화?


“으음?”


순간 율하의 머리를 스치는 의문 하나가 있었다.


눈앞에서 거대하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 사신 레문트.

저것은 대체 어떤 [존재]일까?

영왕이 말을 했듯이 저건 아직, 아니 근원적으로 [신(神)]은 아니다. 적어도 저건 시스템에 접촉할 수 있는 어떠한 능력도 없으며 더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시야도 없었으니 말이다.


일단 확실한 건 저건 영적인 에너지를 자신의 구성요소로 하고 마도주술, 그게 뭔지는 모르지만 사령술을 구조식으로 하여 존재하는 엄연한 영적인 존재라는 것. 그렇다면 저것은 일단 [귀(鬼)]나 [령(靈)]이라고 보아도 좋을까? 만약 그렇다고 하면 이해가 갔다.


율하는 그 순간 어째서 싱이 자신에게 어떤 조언도 남기지 않고 그대로 가버렸는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 상황을 어떻게 이겨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그려 볼 수 있었다. 그래, 일단 저 사신의 형살을 빌고 있는 존재 역시 영적인 존재다. 영적인 존재로서 영적인 에너지를 사람의 육신, 유기물 처럼 구성요소로 하여 이 세상의 한 부분으로 있는 엄연한 존재이다.


게다가 이미 율하는 영적인 에너지라고 해서, 주술로 이루어진 존재라고 하여 그게 영원불멸로 남아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세상 모든 것이 그러하듯 존재에는 그에 따른 대가가 필요한 법이다.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양식이, 그 외의 상당한 다른 것들이 필요하듯 영적인 존재 역시 그런 것이 필요했다. 이전에는 귀신, 혼령들은 아무런 대가 없이 세상에 존재하는 [남겨진 찌꺼기]정도로 생각했으나 지금의 경지에 이른 율하는 알 수 있었다. 혼령 역시 이 세상에 엄연히 존재하는 것들로 그들을 존재하게 하는 동력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콜린 역시 마찬가지다. 그녀는 자신에게 귀속된 수호령이지만 동시에 그 전부터 이 세상에 존재했던 혼령이다. 귀신은 뭘까? 영혼이란 뭘까? 실제세계에서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세계에서는 영과 혼은 구분이 되는 것들이었다. 령이 일반적으로 그릇을 잃어버린 존재의 잔여사념이 뭐라 말을 할 수 없는 [영적인 결정(結晶)]을 통해 세상에 남아 있는 것이라고 하면 혼은 그 보다 더 높은 상위의 무언가라 할 수 있는 근원. 세상에 존재하는 단순한 물질(Object)와 존재(Existence)를 가늠하는 가장 1차적인 구분기준이 바로 혼의 유무라고 할 수 있었으니 령과 혼은 아예 그 개념이 다른 것이라 보는 편이 더 옳을 것이다. 물론 그 근원은 그도 알지 못한다. 왜 혼이라는 게 따로 있는지, 그게 무엇인지는 영감의 기술이 lv7에 이른 율하라고 해도 감을 잡지 못했다. 단지, 그건 영과는 달리 이 세상 그 자체와 동격, 혹은 그 보다 더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는 [근원요소]라는 것 정도만 가늠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콜린은 어떠할까?

사신에 부려져 자신의 주변을 휘감아 비명을 지르는 악령들은 어떠할까?

가이젠 주르나, 인수대호, 싱등은 어떠할까?

그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저 사신은...어떤 존재일까?


“영왕은 저 사신을 거짓된 사령이라고 했지?”


“전부가 저것을 일컬어 [거짓된]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는 건 기억하고 있어. 사신이건, 사령이건. 응.”


“그렇다면 저건 결국 [령]이라는 이야기겠지?”


“율하?”


“요는 간단한 거야. 저 상태로 더 이상 뭔가를 먹지 못하면 저것도 죽겠지.”


그래, 그럴 것이다.

혼은 모르겠지만 령(靈)의 상태는 결국 구성요소가 다를 뿐이지 보통의 신(身)과 같은 위격. 서로 영역이 달라서 간섭이 힘들 뿐이지. 저것 역시 엄연히 이 세상에 존재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지고 있고, 격렬하게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빨리 흐려지며, 새로운 양식을 보급 받지 못하는 이상 생명이 죽듯 저것 역시 쓰러지고 소멸될 것이다.


“그럼?”


“달라질 건 없어.”


조금 주춤하며 생각하는 사이에 위와 오른쪽 왼쪽, 세면에서 자신을 덮쳐오는 레문트의 사령들. 일전 최가에서 보았던 것과 비슷한 흉흉함으로 자신이 구축한 노란 영역을 압박하며 비명을 지르는 그 검은 것들을 향해 율하는 단호하게 염봉을 휘두른다. 염봉의 궤적에 걸리자마자 사라진다.


“나한패!”


그리고 또 다른 쪽은 콜린이 불러 낸 철제나한이 영역을 지켰고, 처음 그들이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염봉을 창으로, 나한을 방패로 하여 차근차근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 가는 율하와 콜린. 시간은 계속 그렇게 흘러간다. 큰 나아감은 없었지만 동시에 크게 물러나는 일 없이 상황을 유지하는 율하와 콜린.


“키- 카- 아아.”


레문트는 상당히 화가 난 듯 큰 입을 벌리고 그 안에서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흉악한 악령들을 쏟아내며 봉우리 일대를 점령해가기 시작한다.


“큿-”


“이건...강해.”


“알고 있어. 하지만...우리도 준비를 하고 있었잖아?”


“괜찮은가? 오늘만 이 술법이 세 번이다. 그건 주인에게 있어 상당한 무리가 될 거라 생각한다.”


“그건 그래. 하지만 부족한 건 마도력이 아니니까.”


“그럼 지금 할 생각인가?”


“그건 아냐. 무리를 할 이유도 없고.”


율하는 절체절명으로 보이는 상황 속에서도 비교적 여유로웠다.

물론 위험하면 할수록 여유로운 척을 하고 허세를 부리는 것은 그의 버릇이기는 했지만 이건 여유로운 척이 아니었다. 그래...분명 처음에 비해서 레문트의 공격이 거세진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만큼 그의 여유가 사라지고 또한 존재가 조금씩 옅어져 가는 것이 그에게는 느껴졌다. 만약 그가 정상이었다면 일찍이 움직여야 했을 다른 세 수문장은 지금까지 그 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고 움직이지 않은 채 사기가 자신을 지배하려 하는 것만 막고 있을 것이며 레문트는 정말 최소한의 상태, 말하자면 최악의 상태로 부활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가?”


“하지만 방어는 해야겠지?”


염봉이 전해주는 대로 다시 한 번 자세를 취하는 율하.

공격이 아닌 방어의 자세는 그럭저럭 몸에 무리가 덜하다고 해야 할까? 물론 지금은 그런 것과는 무관하게 온몸의 근육은 이미 비명을 있는 대로 질러대고 있기는 했다. 그런 육체를 마도력을 통해 통증을 억눌러서 어떻게든 버티고 있었지만 이 일이 끝나면 다시 한 번 병원이건 접골원이건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봉을 휘두르는 율하.


[염봉 상(常) 제오세) - 추풍(秋風)]


꽤나 빠른 회전과 함께 노란 기운을 머금은 바람이 일어나 더 거세게, 더 끈적거리게 덮쳐오는 사령들을 몰아서 흩어버리는 염봉. 부족한 힘은 콜린의 도움을 받으며 그렇게 어떻게든 버티고 또 버티는 율하.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고갈되는 것은 사신이다. 자신 또한 이렇게 계속 맞서다 보면 고갈은 되겠지만 그 위험도는 레문트보다 덜하다. 아, 그건 아니려나? 어차피 자신 역시 버티지 못하면 죽게 될 테니 지금 당장의 고갈에 대한 리스크는 레문트와 같기는 했다. 하지만 그래도 자신은 버티면 되는 것이고, 레문트는 이런 자신을 뚫고 그를 존재하게 만드는 새로운 양식을 당장이라도 구하지 못한다면 저건 소멸되고 말 것이다. 지금 이렇게 그가 무리를 하는 것 또한 그런 이유. 게다가 아직 자신은 가이젠과 인수대호를 쓰러뜨린 [파사의 가시군주]라는 술법이 있었으니 무서울 것이 없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버티고 또 버티기만 하는 율하.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이미 해는 중천을 넘어 서산 언저리에 걸리기 시작했고, 레문트도 율하도 거의 탈진의 일보직전이 되어 처음과 같은 흉험한 광경 대신에 나사 한두 개가 빠진 것 같은 광경이 그려지고 있었다.


“으윽-”


“......”


이제는 많이 희미해진 레문트의 형상.

율하의 생각대로 더 이상 그에게 지급되는 어떠한 양식도, 영적인 에너지도 없는데 비해 쏟아 부은 것은 터무니없이 많았으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건 율하 역시 마찬가지였다. 단지 버티는 것에만 집중하며 효율적으로 힘을 관리했음에도 불구하고...지금 그는 거의 본능에만 의지해서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힘들다.

포기하고만 싶었다.

사실 자신에게는 한 번의 기회가 더 있지 않은가?

그 기회를 통하면 지금보다 좀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포기할까? 그래서 다시 한 번 도전을 해 볼까?

그렇게 점점 흐려가는 의식과 약해져가는 의지.


“정신 차려!!”


“크읏.”


하지만 그 때마다 그를 지탱해주는 목소리가 있었다.

가물거리기는 하지만 분명히 보이고 들리는 자신의 수호령.

그녀의 차가운 감촉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자 율하는 다시금 정신이 들었다.

그래,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생각했던 것 보다 레문트의 저항이 거세기는 했지만 자신 역시 여기에서 포기를 한다면 앞서 했던 모든 고생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그건...짜증난다.


“저쪽이야.”


“아아.”


“힘들면 잠깐 나를 의탁해. 적어도 눈과 손은 되어 줄 수 있으니까.”


자신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평소보다 더 강하게 나오는 콜린.

고마웠다. 정말 그녀에게 있어서는 많은 것들이 고마웠다.


“그럼...잠깐 내 손이 되어줄 수 있어?”


“맡겨둬.”


율하는 눈을 감았다.

어차피 가물거리고 뚜렷하지 않은 시각보다는 지금은 모든 감각을 영감에 집중하는 편이 편했다. 거의 무너지기 직전인지 흔들거리는 레문트의 구조. 당연하다. 실제 했던 영적인 존재라기보다는 홀스마이뉴의 주술과 사령술로 재구성된 일종의 인공령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 것이 지금까지 버틴 것만으로도 저 이름을 빌었던 사신의 원래 존재와 위상, 그리고 힘이 어땠을 지, 그리고 그런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만들고 버린 원주민들의 힘이 어떤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건 그것. 이건 이것이다.


“......”


“율하?”


“콜린은...싱처럼 아직 염봉에 깃드는 건 무리지?”


“응. 미안.”


“그렇게 말하면 내가 더 미안하지. 하지만 괜찮아.”


율하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힘겹게 염봉을 들어올린다. 제법 많은 상흔을 입은 듯 보이는 신물의 레플레카. 뭐, 이건 다시 재구성을 하면 다시 새것처럼 될 테지만 지금은 그럴 여력은 없었다.


“...우웅.”


“받쳐줘.”


“아. 응.”


콜린은 율하를 도와 그가 든 염봉을 지지한다.

그리고는 천천히 사신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 율하.

보인다. 사신의 구조가. 그것을 구성하는 핵이.

영적인 힘, 사기, 에너지가 다 날아가고 이제 남은 것은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주술의 핵. 이제 저것을 자신이 부수기만 하면...


“꺄앗!”


“응?”


하지만 그 때였다.

어디에서 나타난 건지 도무지 감지하지 못한 율하의 머리 위에 드리우는 커다란 그림자. 뭘까? 이미 레문트 하나에만 극도로 집중하고 있던 율하에게는 전혀 잡히지 않던 사각의 무언가. 그리고...


“커-헝!!”


“[나, 나한패]”


가까운 곳에서 울리는 낮은 포효와 그를 가로막으며 율하를 덮쳐 감싸는 콜린의 나한패. 하지만 그런 그녀의 시도에도 무색하게 그대로 율하를 덮친 거대한 그림자는 나한패, 나한과 함께 율하를 짓누르며 땅으로 그대로 쳐박았다.


“크핫!”


보였다.

아니, 느껴졌다.

익숙한 건 아니지만 두세 번 정도 느껴본 감각.

이건 틀림없이...


“인간. 지금 너를 그대로 두었다가는 우리에게 있어 큰 재앙이 될 것 같군.”


두려움 절반, 증오 절반, 그리고 그 전부를 아우르는 사명감의 색이 비치는 이 영적은 틀림없이 흑랑. 아마 다른 괴물들이 전부 인수대호의 소멸 이후 도망갔음에도 불구하고 남아서 틈을 노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처음에는 그와 레문트의 대결을 보고 피해야 할까도 생각을 했지만 끝까지 자신과 자신의 마음을 죽인 채 기회를 엿보고 있던 그것. 율하는 그 생각을 하며 얼굴을 크게 일그러뜨렸다.


“망...할.”


눈치채지 못했다.

다른 변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저 레문트와 자신 둘 중에 먼저 지치는 자가 패자가 될 것이고 그 때까지 살아남은 자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이건...


“유, 율하를 놔줘!!”


콜린이 옆에서 같이 저항을 하지만 통하지 않는다.

다른 모든 마음을 죽인 채 단지 그가 사냥감으로 여기는 율하에 대한 살의 하나만으로 버티고 있을 뿐인 흑랑을 향해 콜린이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마도변혼도, 빙의도 다른 무엇도 흑랑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이대로 끝인가? 뭐...나쁘지는 않다. 어차피 한 번의 기회가 더 있기도 하고 그 때가 되면 이미 이런 미래를 알게 될 테니 대비도 할 수 있을 것이고 말이다. 하지만...


“치, 치사한 것.”


“안다. 그러나 우리 일족의 미래를 위해서는...너를 죽이는 게 옳다.”


기껏 인수대호를 해치워 그 지배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더니 이런 식으로 뒤통수를 치는 건가? 하긴 어차피 상대는 괴물이다. 자신이 빌고 있는 인간과는 다른 종의 생물이다. 그런 자를 단지 공동의 적을 두었다고 하여 방심하고 방치하고 있던 건 자신의 실수. 그러나 그래도 치사한 건 치사한 거다.


“치사하다고. 정말.”


“큿?”


상대에게 들리지 않을 작은 소리로 마도주문을 읊어 외는 율하.

그에 그의 앞에는 단단하지는 않지만 날카로운 한 줄기의 꼬챙이가 생성되어 배 아래에서 부터 흑랑을 찔러 꿸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아아...”


부러진다.

그 꼬챙이는 집중력이 극도로 흩어진 율하의 상태를 보여주듯 흑랑의 가죽을 온전히 꿰뚫지 못하고 그 끝부분만을 조금 안쪽으로 찔러 누른 채 그대로 부러졌고 율하의 몸에는 다시 한 번 큰 충격이 가해진다. 끝인가? 정말로...


“미안하지만 그건 안 될 것 같군.”


“?!?”


가벼워진다.

결코 반갑지는 않지만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조금은 밝아지는 주변의 세상.


“...환주...님?”


“용케도 살아있군요. 그 시간이면 이미 끝날 줄 알았는데 말이죠.”


이죽거리며 자신의 신경을 긁는 것을 보면 분명 환주가 맞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가 대체 어떻게?


“이제 살았어. 율하.”


“어?”


“본 군주의 명을 어기고...멋대로 군 것 치고는 멋이 없는 결과로구나.”


“...군주님.”


“군주님의 명을 받들어라. 고리의 정예들이여.”


“하!”


그와 함께 속속들이 들려오는 다른 소리들.

느껴진다.

약간의 여유를 가졌기 때문인지 그의 주변에는 또 다른 존재의 영적들이 무수히 얽혀 잡히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 있는 것은 틀림없는 그의 주군. 소군.


이제는 틀렸을 거라 생각했는데...대체 어떻게...


“어, 어떻게 된 겁니까?”


“하루 종일 여기에서 이런 꼴을 보이고 있으면 모르고 싶어도 모를 수 없지 않나? 정말 갈거면 곱고 조용히 갈 것이지...시끄럽게 그러니 모른 척을 할 수도 없고 말이야.”


“환주.”


“네. 네. 저는 조용히 하죠. 그 보다는...”


율하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무언가 느껴졌다.

차갑고 기계적인 기운의 흐름. 하지만 그건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살아 움직이고 있으며 또한 영적인 흐름을 지닌 무언가. 하지만 그래도 그건 마치 기계처럼 차가웠으며...한 둘로 끝나지 않았다.


“기계?”


“기계?”


“아아. 내 말하지 않았나? 고리 역시 대비를 하고 있었다고. 정말...혼자만 성급하고 미련해서는...군주님께서는 이런 수하로 정말 괜찮으신 걸까?”


“환주!”


“아, 알겠다고. 전부 대기!”


“충!”


환주의 지시를 따라서 주변에서 목소리가 한데 섞여 울려 퍼진다.

조금은 돌아온 시야를 통해 보이는 그 모습. 그래, 그건 콜린이 중얼거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기계와 유사했다. 하지만 그건 기계가 아니다.


“도력호환강화복이다.”


“도력호화강화복...”


“최근 한궁의 발명품이지.”


외골격, 흔히 강화장갑이라 부르는 것 처럼 한사람 한사람의 몸을 감싸는 두터운 기계갑주 여기저기에서 도력의 흔적이 느껴진다. 설마 그 말은 도력기를 외골격 로봇에 접합한 일종의 강화복을 만들었다는 말인가?


그런 율하의 휘둥그레 놀란 눈을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는 환주. 하지만 이내 그는 그에게서 시선을 거두고는 그 자리에 유일하게 살아 있는 적인 흑랑을 향해 전 대원이 끌어올린 도력을 집중시키기 시작한다.


“큿...”


“괜찮은가?”


“...죄송합니다. 군주님.”


“본 군주가 실망을 한 건 알고 있나?”


그 거대한 파동에 몸을 떠는 율하.

그런 율하의 곁으로 다가와 자신의 옷을 덮어주고 감싸는 소군.

흐릿하기는 하지만 그녀의 무표정한 얼굴이 보였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느냐?”


소군군주는 도력호환강화복을 보고도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냐는 투로 율하를 바라보았다. 그에 잠깐 생각을 해 보는 율하. 분명 저기에서 느껴지는 에너지는 강했다. 하지만 저건 어디까지나 [물질]에 좀 더 특화된 에너지. 아마 저게 있었다고 해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만들지는 못했을 것이다.


“...죄송합니다.”


“허면 그대는 우리 고리의 정예전투원들이 하지 못한 것을 혼자 했다는 이야기구나.”


“역할이 달랐을 뿐입니다. 그리고...아직은 끝이 아니고 말이지요.”


“무슨 뜻이지?”


“콜린.”


“응. 알고 있어.”


율하의 부름에 약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은빛으로 빛나는 그녀는 대지에 물리적인 힘을 가해 일정한 선을 그었다.


“그건, 무엇이지?”


“아직은 이 선 안쪽으로 들어가시면 곤란합니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모든 것이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거든요.”


“그런가?”


“....흥.”


“아, 환주님은 예외입니다. 환주님은 능히 혼자서 [저것]에 대항할 힘을 지니고 계시고 있으니까요.”


“뭐라?”


“아닙니까?”


“아니, 그건 사실이지. 하지만...말은 들었어도 처음 보는 군. [주술]로 되살려진 사신이라니.”


“사신? 그런 게 저기에 있다는 말인가?”


소군은 환주와 율하가 나누는 대화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눈치였다.


“그렇습니다. 물론 영감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저 희미한 덩어리로 보일테지만 말입니다.”


“그 말은 본 군주에게 능력이 없다는 것인가?”


“대신 제게 있지 않습니까? 환주님께도...”


“......”


율하의 그 대답에 살짝 눈썹을 찡그리는 그녀. 하지만 그녀는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 쉴 뿐이었다.


“그대는 정말로 어쩔 수 없구나.”


“죄, 죄송합니다아...”


“음? 무엇이더냐?”


“......”


“율하? 이율하?!”


갑자기 눈을 감고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는 율하를 보고 놀라 몸을 흔드는 그녀. 그렇지만 환주는 그런 율하를 잠시 바라보고는 그저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가망이 없습니다. 주군.”


“설마? 그 말은?”


“네. 이대로 한 3일 간은 깨어나지 못할 것 같네요. 아무 푹 잠들었습니다.”


“......”


“아니면 군주님께서는 다른 결과를 바라셨던 겁니까?”


“그대는...본 군주가 여전히 우습게 보이는 모양이구나. 되었다. 그 보다는 뒤처리가 가능한가?”


“물론입니다. 어차피 그의 활약으로 다른 모든 변수가 사라졌으니까요.”


환주는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다른 고리의 정예와는 달리 다른 어떤 강화복도 걸치지 않은 그의 모습.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몸에서는 상당히 차가운 기운이, 어떻게 보면 강화복에 부착된 도력기의 기운보다 더욱 차가운 기운이 새어나와 일정한 공간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럼 뒤를 맡기겠다.”


“네. 군주님.”


그렇게 말을 하고는 호랑이의 상태로 변해 율하를 자신의 등에 태우고 뒤로 물러나는 소군. 환주는 그런 그녀와 율하를 한 번 바라보고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뭐, 스승님께서 말한 것 보다는 좀 더 커진 건가?”


대충은 들었지만 이런 것이라고는 미쳐 듣지 못했다.

어쩌면 그들끼리도 연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

환주는 자신의 스승인 만상회의 회주를 떠올리고는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단지 인수대호가 불길한 사령술을 통해 부활했다는 것만을 들었을 뿐 그 원인이 [만들어진 사신]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 그건 아마 스승도 듣지 못한 이야기리라. 그게 작은 삐걱거림일지, 아니면 단순히 말할 필요가 없는 사소한 것인지 지금의 그로서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원래 존재했던 신, 자신을 신이라 여기는 자, 신이 되고 싶은자, 그 한 가운데 있다는 게 얼마나 곤욕인지는 알게 되었겠지.”


환주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흑랑은 다른 부하들에게 맡기고는 콜린이 그어 둔 선을 넘어 아직 채 완전히 넘어져 소멸하지 않은 레문트를 바라본다.


“괴롭지? 이만 끝내줄게.”


가벼운 미소와 함께.


작가의말

이번 챕터 종료. 

에필로그 찍고 바로 외전 들어갑니다. 


그 다음에는 바로 만상회와 한궁!!


바쁘군요.

하지만 댓글과 추천을 남겨주시면 참으로 감사하겠어요.


ps. 에에,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율하가 우유부단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확신을 못하는 것 뿐이죠. 단지 되는대로 살기 보다는 좀 더 신중하고 소극적이며 한 번을 더 생각하는....이 우유부단과 비슷하기는 하네요. 


하지만 한번 결정하면 하기는 하잖아요? 그러니까 아마 엄한 결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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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4 1,543 36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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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3 13.12.10 1,453 31 21쪽
160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09 1,593 44 26쪽
159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05 1,684 34 26쪽
158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7 13.12.03 1,654 51 22쪽
157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30 1,544 35 25쪽
156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9 1,648 34 28쪽
155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8 1,514 36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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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6 1,644 46 26쪽
152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8 13.11.25 1,354 52 25쪽
151 Chapter. 22 - 신시에서.. +6 13.11.23 1,911 44 25쪽
150 Chapter. 22 - 신시에서.. +4 13.11.22 1,640 44 24쪽
149 Chapter. 22 - 신시에서.. +7 13.11.21 1,648 42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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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9 1,196 44 24쪽
146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8 1,486 48 24쪽
145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16 1,534 42 24쪽
144 EP.3 epilogue - 맑음, 흐름, 비, 그리고 다시 맑음. +5 13.11.15 1,473 48 26쪽
»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14 1,825 58 25쪽
142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1.13 1,824 43 24쪽
141 chapter. 21 - 꿈의 온도 +3 13.11.12 1,923 48 25쪽
140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1.11 1,831 42 26쪽
139 chapter. 21 - 꿈의 온도 +9 13.11.05 1,688 54 18쪽
138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03 2,143 40 19쪽
137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0.31 1,643 42 18쪽
136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0.28 1,845 44 20쪽
13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7 1,638 48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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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24 1,177 5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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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4 1,387 46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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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7 1,274 5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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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1 1,848 49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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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9 1,513 5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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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5 13.08.30 3,440 59 23쪽
120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3 13.08.27 5,631 6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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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66 64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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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82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80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91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35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6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24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6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12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31 70 27쪽
106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20 2,752 65 26쪽
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8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6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35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92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41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6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91 72 25쪽
98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64 79 21쪽
97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10 4,464 74 23쪽
96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05 5,147 56 21쪽
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7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903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25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44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52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79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9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49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58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8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19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8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6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33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9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900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70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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