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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님의 서재입니다.

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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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최근연재일 :
2014.02.13 18:15
연재수 :
17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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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738,667

작성
13.11.2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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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글자
26쪽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DUMMY

그다지 내키지 않는 마음만큼이나 무겁게 느껴지는 발걸음.


“수아군주님.”


“으응?”


“숙하군주님은 대체 어떤 분이십니까?”


“언니? 으윽...”


율하가 재차 숙하에 대해 물어보자 인상을 찡그리며 몸을 부르르 떠는 그녀.

확실히 그것을 보면 그녀가 얼마나 손윗누이인 숙하 군주를 꺼리는 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그 이전에 그녀의 반응이 황실의 다른 식구들, 그러니까 소군이나 태자, 그제 보았던 석금이라는 이름의 근위대장까지 포함했을 때 가장 극적이고 활발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기는 하지만 어쨌건 그녀도, 또 태자도 꺼림칙하게 여기는 듯한 숙하 군주라는 사람은 대체...


“무서우신 분이십니까?”


“무섭냐고? 물론 어떤 의미로는 그렇지. 하지만...뭐...직접 한 번 보면 알게다.”


그렇게 말을 하고 별 다른 이야기 없이 3층, 숙하군주가 머물고 있다는 방으로 올라가는 두 사람. 그 방 앞에서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 방문을 두들기는 수아.


“...숙하언니, 자리에 있어?”


“......”


하지만 방 안에서는 어떠한 반응도 되돌아오지 않았다.

자리에 없는 걸까? 하지만 방금 전 태자의 말에 의하면 그녀가 방에 없을 일은 없다는 듯 보였는데...


“군주님?”


“할 수 없지. 아직 자고 있나보네.”


끼익 소리를 내는 문을 살그머니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수아.

안쪽은 컴컴했다. 소군군주도 그렇고 황실의 여인들은 어둠을 좋아하는 것일까? 물론 수아군주의 방에 잠시 들렀을 때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으니 함부로 판단을 내릴 수는 없는 것일 테지만 적어도 이 방은 어쩌면 소군군주의 방보다도 더욱 어둡고 퀴퀴하게 느껴졌다.


“윽...”


그 퀴퀴한 냄새는 율하만 느낀 것이 아닌 것인지 수아 역시 방안으로 들어서며 코를 틀어막고는 인상을 팍 찡그렸다. 그리고는 누가 어디에 있는지 뻔히 안다는 듯 성큼성큼 걸어가서 일단 침상 위에서 규칙적으로 흔들리는 이불을 확 걷어 붙였다.


“언니!!”


“...음.”


율하는 한 발 떨어진 채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애초에 이곳은 여인의 방. 게다가 군주의 방이다.

자신이 소군군주의 방에서 나름대로 자유롭게 지내고 있다고는 해도 여기에서도 그럴 수 없으며 그게 실례가 된다는 상식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부스럭 거리는 소리와 함께 가만히 침상 위에서 빼꼼 상체를 일이키는 여인.

멍한 표정으로 주변을 살짝 둘러보는 그녀.

그리고 이내 율하와 눈이 마주치고는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유, 율하! 나가있어!”


“아, 예. 알겠습니다.”


율하는 수아의 그 당혹스러운 비명을 듣기도 전에 몸을 돌려 부리나케 그 방을 빠져나온다.

그래, 다른 것은 다 좋았다.

분명 태자 아래의 둘째황녀로서 수아보다 더 나이가 많을 테도 불구하고 그녀보다 한참이나, 아니 어쩌면 자신이 알고 있는 동생 요우보다도 더 어려보이는 외모라던가, 언뜻 보았던 방의 내부가 다른 방들과는 달리 여러 위험해 보이는 실험도구들로 가득 차 있다던가 하는 건 다 좋았다. 하지만 대체 어째서...


“알몸으로...”


율하는 살짝 스쳐보았던 그녀의 윤곽을 떠올리고 고개를 저었다.

물론 어떻게 보면 처음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지난 날, 그리 멀지 않은 과거 처음 소군군주를 모시면서 그녀의 친구들과 함께 했던 그 때 비슷한 것을 보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때는 그래도 엄연히 속옷의 차림이었다고 하면 지금은...


“하아.”


물론 욕정이 인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다.

다만 놀랐을 뿐이며 걱정이 되었을 뿐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황궁의 황녀. 그것도 태자 바로 아래의 둘째 황녀였으니 말이다.

게다가 수아군주가 그토록 꺼려하고 무서워했던 것을 생각해 보면 자신에게 어떤 불똥이 떨어질 지 아무도 모르는 일. 율하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 쉬었다.

그렇게 그가 홀로 방의 밖에 서서 안의 상황이 정리되기를 얼마나 기다렸을까?


“되었다. 이제 들어오도록 하여라.”


“아. 예.”


약간은 긴장되는 목소리로 답을 하며 다시 한 번 방 안으로 들어서는 율하.

수아군주가 커튼을 걷고 불을 켰기 때문인지 훨씬 밝아 보이는 방의 안쪽. 그리고 그 방의 내부는 아까 언뜻 보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독특하게 꾸며 있었다. 각종 실험기구부터 용도를 알 수 없는 장치와 수집된 표본 등 보통의 군주들, 아니 사람들이라면 꺼림칙하게 여길 법한 것들로 방안을 꾸며 놓은 그녀.


그리고 율하는 한 걸음 더 가까이 침상으로, 수아의 옆으로 다가와 서서 여전히 그곳에 앉아 멀뚱멀뚱 자신들을 바라보는 소녀.


“인사드리도록 하거라. 이 분께서 한궁의 계승 서열 2위에 올라계시는 숙하군주님이느니라.”


“망극하옵니다. 숙하군주님. 소신은 이율하라고 합니다.”


“......”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지 못할 무표정한 얼굴로 한참 동안 율하와 수아를 번갈아 볼 뿐인 그녀.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수아의...이거?”


“틀려 언니.”


그녀는 처음으로 한 마디를 내 뱉는다.

자신의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들어올리며 고개를 기웃하는 숙하. 그에 대해 수아는 침착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자 유감이라는 듯 눈썹을 아래로 내리며 고개를 흔드는 숙하. 대체 이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유감.”


“하지만 어쩌면 소군이의...”


“소군이의?”


“응. 아, 물론 [어쩌면]이지만.”


“저어, 수아 군주님...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만.”


“어머, 그런 아니라는 거니?”


“네?”


“우리 소군이의 감정을 가지고 논...”


“...지금은 그 이야기 이전에 태자 저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 더 옳지 않을까 합니다.”


“칫, 재미 없기는.”


“유감.”


율하의 침착하지만 정론에 가까운 그 말에 재미없다는 듯 입술을 삐죽 내미는 수아와 그에 맞장구를 치듯 고개를 끄덕이는 숙하. 대체 율하는 이 황녀들이 뭘 생각하는 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게다가 이렇게 쿵짝이 잘 맞으면서 대체 수아는 왜...그녀를 찾아오는 것을 꺼렸던 것일까?


“수아.”


“어? 언니?”


“실험...3일 동안 빠졌어.”


“어? 어어. 그, 그러니까.”


“수아 없으면 안 돼. 지금 실험. 자료 부족.”


“그, 그러니까 그게 말이지. 아하하.”


자신을 지이 하니 바라보는 숙하의 시선에 찔끔 하며 뒤로 빠지는 수아.


“오늘 잘 왔어. 마침 기재구도 어제 새로 들어왔어. 그러니까...피 부터 뽑자.”


천진하게, 그리고 느릿하게 손을 내미는 숙하.

역시나 작고 약해 보였다.

정말 같은 자매가 맞을까 싶을 정도로 어려보이는 소녀의 모습으로 그 작은 손을 내미는 그녀. 하지만 수아는 그녀의 그 손을 피해 율하의 뒤로 몸을 숨긴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고는 유감이라는 듯, 조금은 슬픈 듯한 시선을 지어 보이는 숙하.


“왜?”


“그, 그치만 언니의 실험. 너무 아프단 말야.”


“아파? 그래봐야 피를 뽑는 것뿐인데?”


수아의 그 말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기울이는 그녀. 그리고는 숙하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아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펄럭거리는 큰 옷을 휘날리며 비틀거리는 그녀의 모습. 그리고 그녀는 근처의 테이블 서랍을 열어 밀폐된 팩을 찢고 그 안에서 새 주사기를 꺼내어 보인다.


“끽-?”


“저어, 군주님?”


“왜?”


“지금은 아래 식당 홀에서 태자님께서 기다리고 계신데 나중에 하시면 안 되겠습니까?”


“태자전하께서?”


“예.”


“......”


율하의 그 말에 대해 좋다 싫다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대신 그저 지이 하니 율하의 뒤에 숨은 수아를 바라볼 뿐인 그녀. 말 없는 두 여인, 두 자매의 대치. 그 사이에 낀 율하는 다시 한 번 한숨을 삼켰다.


“나중에 기회가 있을 겁니다.”


“그치만 오지 않는 걸. 수아. 내 방에.”


“수아 군주님.”


“그, 그치만 싫단 말이야. 누나는 주사바늘도 잘 못 꽂는다고. 게다가 그 뒤에 알게 모르게 이어진 추가적인 실험들은...으으으.”


“하지만 수아가 없으면...내 실험은 완성되지 않는 걸.”


“다, 다른 샘플들을 쓰면 되잖아.”


“누구. 수아가 쓰는 기이한 변이 능력은 수아한테 밖에 없는 걸.”


“...으으.”


“수아 군주님.”


“알았어. 알았다고. 정말로...”


일단 궁금한 것도 많고 상황도 정리 되지 않았지만 율하는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을 태자의 명으로 두고 수아를 설득시킨다. 물론 그건 설득이라고 하기 보다는 그저 그녀의 이름을 약간 실망스럽다는 목소리로 부르는 것 밖에는 없기는 했지만 의외로 한숨과 함께 거기의 응한 그녀.


“너, 쓸모 있구나.”


“언니, 오라버니의 말에 의하면 그 사람 곧 사감관에 오를 사람이래.”


“사감관? 정말?”


수아의 그 말에 여태까지는 별 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율하를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숙하.


“응. 그리고 그 사람 마도사야.”


“...들은 적 있어. 만상회에서 주시한다고 했던...그게 이 아이?”


게다가 이어지는 마도사라는 말에 강한 흥미를 보이는 그녀.

그녀는 자신의 손을 율하에게 내민다.

그에 대해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조금 망설이다가 그녀의 손을 잡는 율하.

차가웠다. 아니, 단지 차갑기 이전에 이 온기는...


“숙하군주님?”


“읽기 어려워.”


율하의 손을 잡은 그녀는 처음으로 인상을 찡그리며 격한 감정표현을 드러내었다.

읽을 수가 없다고? 그러고 보니 율하는 잘 느껴지지 않았지만 자신의 온몸에 두르고 있는 영적장막을 두들기는 외부의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다는 느낌을 떠올렸다. 설마 이건 숙하군주의 기운?


“숙하군주님?”


“응. 너 흥미로워.”


“그치? 그치 언니? 나보다도 더 신기한 사람이라니까.”


마치 자신이 거절된 것 같이 분한, 그렇지만 이내 다시 도전의욕에 불타는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율하를 강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숙하와 그 옆에서 그녀를 부추기는 수아. 대체 이게 자신보다 5~6살 이상 많은 [어른]들인지 뭔지...율하는 내심 소군이 이들보다 더 어른스러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 뭐가 어찌되었건 여기에서 더 시간을 끌어봐야 좋을 것이 없을 것이다.


“나중에 가능하면 수아군주님과 [함께] 방문하여 군주님께 도움이 될 수 있는 지를 살피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일단은...식당에 내려가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응. 너 되게 좋은 사람.”


그렇게 말을 하고는 율하의 허리를 갑자기 푹 하니 한 번 껴안았다가 멀어지는 그녀. 그녀는 옷걸이에 걸려 있는 자신의 큼직한 가운 같은 것을 걸치고는 준비가 다 끝났다는 듯 양팔을 벌렸다.


“유, 율하 너.”


“하시기로 한 것에 대한 책임을 피하면 안 되는 일이겠지요? 수아 군주님. 군주님으로서의 모범을 보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그치만 언니라고. 상대도 군주라고.”


“그것을 바라보는 저는 아직 제국의 신민입니다만.”


“으으...흥.”


“어쨌건 내려가시죠. 숙하군주님께서는 준비가 다 끝나신 겁니까?”


“응. 이거면 돼.”


“...알겠습니다.”


“손. 잡아도 돼?”


“잡으시는 동안 몰래 [침투]하시지만 않는다면요.”


“...좋지만 빡빡하네.”


어쨌거나 그 자신이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무난하게 숙하군주를 설득하여 식당으로 내려온 율하와 수아. 그리고 그 속도에 놀란 것일까?


“벌써 그 아이를 데리고 온 것이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놀란 눈으로 안으로 들어오는 세 사람을 맞이하는 태자.


“주무셨군요. 오라버니.”


“응. 잤어. 태자전하.”


“...소신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응? 쓰-읍.”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것으로 감추려 했지만 입가에 묻은 침과 풀려 내려 앉은 눈꺼풀을 바라보며 즉각 심판을 주저 하지 않는 두 황녀. 물론 율하는 신하된 자로서 고개를 돌려 못본척을 했지만 수아군주와 숙하군주는 그에게 어떠한 자비도 베풀지 않았다.


“정말인지...오라버니.”


“그, 그러니까 짐이...큼. 흠흠. 거의 밤을 샌지라.”


“나도 밤 샜어. 그런데 태자전하가 날 깨우라고 사람을 보냈지.”


“....그, 그건.”


꼬박꼬박 태자를 향해 태자전하라고 부르는 숙하.

그녀는 자신의 자리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조금 불편한 듯 손을 뻗어 찻잔을 들어 한모금을 들이킨다.


“지, 짐의 실수였다.”


“...물론 소녀들은 이해합니다. 업무가 과중하셨을 테지요.”


“......”


“어쨌거나 오랜만에 얼굴을 보는 구나. 숙하.”


“...응. 오랜만. 태자전하.”


하지만 숙하는 그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는 듯 눈도 마주치지 않고 찻잔을 양손으로 잡고 마시면서 성의 없는 답을 할 뿐이었다.


“언니. 여기는 외부인도 있는데 그래도 최소한의 예의는...”


“그런 걸 내게 원한다면 부르지 않으면 될 일.”


“......”


“하지만 이왕 온 거. 무슨 일?”


“흠흠. 그래, 이야기는 들었는지 모르지만 저 자가 차기 사감관의 후보자란다.”


“이야기는 들었어. 저 사람. 좋은 사람. 하지만 좀 딱딱해.”


“그, 그렇더냐?”


“응. 그래, 그렇다면...10년 전의 일 때문에 부른 거야?”


“정확히는 12년이 되었지.”


생각보다도 더 차가운 숙하의 반응에 조금 당황한 듯 했지만 태자는 이내 다시 자기 자신을 차분하게 다스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


순간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아 고요해진 식당의 홀.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한 태자와 수아. 그리고 관심 없다는 눈빛으로 지루하게 시간을 헤아라는 숙하와 그 사이에서 여전히 불편해 할 뿐인 율하. 대체 자신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는 죄를 많이 짓기는 했겠구나라는 생각을 할 뿐 그저 그 자리를 가만히 지키던 율하.


“태자저하.”


“그래, 진실을 이야기 하려던 것이었지. 고리와 과거...김태진.”


“.......”


태자가 다시 한 번 꺼내어 놓은 그 이름에 명백히 불쾌한 표정이 되는 숙하.

처음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는 것 처럼 보였지만 그것은 아닌 듯 그녀의 인상이 상당히 나빠진다. 하지만 단지 그 뿐 별 다른 첨언을 하거나 하지는 않는 그녀.


“아까 전에 그가 정보를 잘못 다루어서 황궁의 사람들의 위치가 노출되었다고 했지?”


“그렇게 들었습니다.”


“실제는...그는 조정당하고 있었다.”


“네?”


“자신은 모르고 있었지만 그는 누군가에 의해서 조정을 당하고 있었다는 게 당시 사건을 조사했던 만상회의 결론이었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괴국인가요?”


“호오, 어째서 그렇게 생각했지?”


“제국에 맞서서 제국의 정보부를 우선적으로 흔들만한 상대라면 그들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군.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진실은 그렇지 않았다.”


“...예?”


“일단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10년 전에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야 하겠지.”


태자는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10년 전 김태진이라는 고리의 국내정보 책임 담당자가 한궁인사들에 대한 정보를 잘못 누출하여 괴국의 습격을 받아 다수의 한궁 사람들, 황실인사들이 피해를 입은 사건. 딱히 고위인사들이 많이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 뒤를 받치던 중견 인사들이 많이 죽거나 다친 그 일로 인해 한궁의 움직임은 급격히 위축될 수밖에 없었으며 상대적으로 피해를 덜 입은 만상회와 신산회의 입지가 넓어지고 그들의 입김이 강해질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문제는 그 뿐이 아니었다.

단지 황실의 인사 뿐 아니라 그들이 그 행동을 통해 강화시키려고 했던 동해안의 군사, 경제 활성화 계획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고, 장기적으로는 미루어졌으며 그에 따라 거기에 투자했던 제국 내의 자본들이 많이 사라지고 정치적으로도 그쪽의 주민들에게 신망을 잃게 되는 등 제국 전체가 근본적으로 흔들렸고, 그쪽의 계획이 흔들리자 동시에 다음에 계획되어 있던 남부 개척등의 계획도 미루어졌다는 것을 떠올려 보면 한 사람의 실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치명적인 사건.


“그, 그랬습니까?”


“그래. 당시에는 그저 실수로 처리하기는 했지만 그렇게만 넘어가기에는 너무나도 엄청난 일이었다. 그래서 당시 그 자는 제국법이 부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형벌인 사형에 처해졌지. 물론 당시 여론으로는 그 정도로 끝내서는 안 된다는 말도 많았지만 말이야.”


“그렇군요.”


“하지만 문제는 그게 끝이 아니라는 게다.”


“예?”


“숙하를 이 자리에 부른 것도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지. 본인에게는 큰 상처가 되었던 이야기지만, 본인이 없는 곳에서 그 이야기를 하는 것도 실례가 될 테니까.”


“제멋대로. 태자전하.”


“미안하다. 하지만 그만큼 이건 중요한 이야기다. 그리고 어쩌면...그 일과 근래 아바마마의 일도 상관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고 말이다.”


“아바...마마?”


“그래. 너는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그 자가 그것 또한 밝혀내었단다. 아바마마의 증세는 남해왕과 같은 천형이 아니라고 하더구나.”


“정말?”


“그래. 그것 또한 만상회의 회주가 가능성이 높다고 그의 주장을 지지해주더구나.”


“난 그런 이야기, 듣지 못했어.”


기분 나쁘다는 표정 대신 처음의 알수 없는 무표정으로 되돌아가는 숙하의 표정.


“네가 연구랍시고 방에 아무도 오지 못하게 했다고 하던데?”


“그건 그래. 어쩔 수 없었네. 응. 유감. 하지만...정말이야? 아바마마가...천형이 아냐?”


“그래. 그리고 네가 들었는지 모르지만 우석이의 천형 역시...그자의 도움으로 인해 호전되었다고 하는 구나.”


“......”


그녀는 율하를 획 하니 바라보았다.

아바마마, 즉 태한의 증세가 천형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낸것만 해도 대단한 공이었다.

하지만 지금 무어라고 했던가.

천형을, 황실에 이어 내려오는 그 저주같은 증세를...호전시켰다고?

그게 정말 가능한가?

혹시 자신을 놀리는 건 아닌가?

하지만 그 말을 한 게 태자라는 점에서 농담일 가능성은 없다.


자신의 오라버니.

자신과는 약간의 원한으로 인해 거리가 있다고는 하지만 언제나 성실하고 재미없는 그 사람이 이런 일로 농담을 할 리가 없다는 건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다른 것도 아닌 황실의 금기인 천형. 정말로...이 자는 그게 가능했다는 건가?


“......”


“사실이야?”


“소신은 아직 잘 모릅니다. 하지만...소신의 분신과 함께 내려가신 소군군주님께서 새벽에 그리 소식을 전해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군이가....”


“그래. 이제는 이해할 수 있겠느냐? 너를 이 자리에 부른 이유를?”


“하지만 난...천형이 아냐.”


숙하는 잠시 생각을 하다고 여전히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 다는 눈으로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그러고 보니 그녀가 저런 상태가 된 것 역시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일까? 그게 10년 전, 아니 12년 전의 어떤 일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


“그래. 하지만 모르는 일이지. 지금까지 그 누구도 불가능했던 황실의 숙제를 해결해준 사람이다. 물론 한 사람에게 너무 큰 부담을 지우고 싶지는 않다면 가능하다면...도움을 받고 싶은 것 또한 짐의 마음이다.”


“태자저하.”


“그래,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었지만 그 자로 인해 황실과 제국은 그런 피해를 입었지. 그리고 그 자가 그랬던 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닌 어떤 술법 내지는 약물, 세뇌등 때문이라는 게 만상회의 결론이었다.”


“하지만 그게...괴국의 소행이 아니라는 겁니까?”


“그렇다.”


“소신으로서는 감히 짐작이 되지 않는군요.”


“아니, 짐작은 하고 있을 게다. 단지...확신이 없을 뿐이지.”


“...아마도 같은 인간의 나라가 되겠군요.”


“호오.”


“......”


율하는 거기까지만 언급을 한 다음 입을 다물었다.

더는 자신이 함부로 이야기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 생각한 것이다.


“왜 거기에서 더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게냐?”


“확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곳은 비공식적인 자리이기도 하지만 또한 공식적인 자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며...이런 자리에서 소신의 뜻이나 생각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사감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의 기본은 되어 있는 것 같구나.”


그런 율하의 태도와 말에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는 태자.


“망극하옵니다.”


“네 말대로다. 하지만 물증은 없지. 단지...만상회의 회주가 직접 손을 써 주어서 그 자의 깊숙한 곳에 박혀 있던 키워드와 증세를 찾아냈지.”


“그렇군요.”


“게다가 문제는 그 뿐이 아니었다. 자체 조사에 의하면 고리의 요직에 있던 상당한 단원들이 거기에 당해 있었다는 거다.”


“그게...가능합니까?”


“보통은 불가능하지. 하지만...가능한 경우가 하나 있다.”


“설마?”


율하는 떠올렸다.

10년 전, 아니 그 보다 더 이전에 있었던 중요한 변화를 말이다.

아직 망하지는 않았지만, 엄연히 제국이 남동쪽에서 그 위치를 지니고 있던 일본이 새로 태동하기 시작하는 태평양쪽의 괴물들의 활약에 의해 그 영토가 줄어들던 시기를 말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자신이 고향으로 되어 있던 대마를 포함하여 침몰한 구주의 일부가 제국에 편입되고 혼슈 가운데서도 관서의 상당부분을 잃어버린 일본이 [영토포기]를 한 이후 제국에 편입된 사람들의 숫자는 결코 적은 것이 아니었다. 만약...


“그래, 짐은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그건 태한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시지.”


“......”


“그리고 우리 역시 알다시피...그대 역시 대마의 출신이지.”


“소신이 무어라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군요.”


“하하하.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짐도 그렇고 한궁은 더 이상 그대를 의심하지 않으니까.”


“예?”


“만상회의 회주가 공언하더군. 그대는 아니라고 말이야. 그가 그렇게 말한 이상 아닐테지.”


“태자저하께서는 그분의 말을 믿으십니까?”


“지금까지 제국을 받쳐온 공신이다. 제국과 짐, 그리고 그자 사이를 이간질 시키려는 말은 삼가도록 하거라.”


“송구하옵니다.”


“...되었다. 어차피 그대와 만상회 사이에 있는 깊은 골에 대해서도 들었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대를 음해하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하도록 하거라.”


“각골난망하겠습니다.”


율하는 속으로 쓴웃음을 삼키면서 고개를 조아렸다.

확실히 그는 모르고 있을 것이다.

그가 얼마나 큰 괴물인지 말이다.

머언 예전에 멸망한 마도의 시대로부터 살아온 원주민.

그 정지 된 시간 속에서 1만년이라는 시간을 홀로 정지된 채 어떤 생각을 키워왔는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물론 그는 제국에 아무런 위해도 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도 공언했듯이 이 제국은, 이 세상은 그에게 있어 하나의 놀이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이미 그것은 과거의 이야기. 그러나 과거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는 이야기이니라.”


“혹, 그 자가 숙하군주님께도...”


“아아. 그랬지. 물론 그것은 의도되었다고 하기 보다는 우연히 숙하가 그의 속에 내재된 키워드를 눌러 발현된 것일 테지만...숙하에게 고의로 잘못된 정보를, 하지만 쉽게 판별하기 힘든 정보를 주고 거기에 혹한 이 아이가 그 방법대로 황궁을 위해 실험을 하다가 변을 당했단다. 그때 역시...단순한 실수로 여겼지만 그 2년 뒤에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결코 우연이나 실수가 아님이 밝혀졌지.”


“성급했던 건 내 실수. 하지만...정말 그럴듯했음.”


“대체 군주님께서 어떤 실험을 하셨기에...”


“그 당시에는 포기하기 않았으니까. 이 아이도...다른 아이들도.”


“천형. 이군요.”


율하는 황실의 치부이자 동시에 금기를 통해 황실과 제국을 어지럽힌 그 사람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저었다. 물론 그 자의 진정한 의도는 아니겠지만....대체.


“그런 이유. 하지만...그걸 했어. 너, 좋은 사람이야. 황실의 은인.”


숙하는 한층 풀어진 표정으로 율하를 향해 신기하다는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것이지. 천형이라는 고정된 증세를 이용해서 다른 증세나 저주, 술법들로 황실과 한궁을 기만하는 자들이 많다는 게 문제란다.”


“신산회입니까?”


“처음에는 만상회를 누르기 위해, 적어도 균형을 잡기 위해 그 자들에게 아바마마께서 힘을 실어주었지. 하지만 결과는...지금과 같구나.”


“어쩌면 그들 사이에도 그런 자들이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자들? 설마...지금에 와서도 말인가?”


“소신의 미천한 생각으로는 아무리 만상회의 도움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정치적인 대척점에 서 있는 신산회의 인사 전부를 살펴보는 것은 힘든 일이라 생각되옵니다.”


“그렇군.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어. 하지만 그래도 신산회의 회주는...”


“그들의 회주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어 활동을 한 것이 최근인지요? 아니면.”


그렇게 태자와 율하가 점차 한궁을 둘러싼 그림자에 대해 추론을 해 나가고 있는 그 때였다. 원래라면 그 누구도 들이지 말라고 한 태자 외 황자, 황녀들의 사적인 자리. 하지만...


“저하, 급보입니다.”


“짐이 아무도 들이지 말라 하지 않았더냐?!”


문이 벌컥 열리고 들어온 사람.

율하로서는 처음 보았지만 높은 관직에 오른 듯한 의관을 갖춘 자가 창백한 표정으로 인상을 찌푸리는 태자를 향해 숨을 헐떡이고 몸을 숙인다.


“송구하옵니다. 허나...태자전하께서 아셔야 할 급보가...전달되었습니다.”


“무슨 일이더냐. 그리고 어디더냐.”


“장소는 원산. 남해왕 전하와 함께 신시로 돌아오시던 소군마마께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의 습격을 받아 해안에 고립되셨다는 원산자치대의 연락입니다.”


“뭣이!!”


“소군이?”


“...괴물?”


“......”


네 사람은 그가 전해오는 급보에 자리에서 벌떡 몸을 일으켜 세웠다.


작가의말

사건이 끊기면 그건 주인공 보정을 받을 자격이 없는 거지요. 암요. 그렇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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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16 1,534 42 24쪽
144 EP.3 epilogue - 맑음, 흐름, 비, 그리고 다시 맑음. +5 13.11.15 1,473 48 26쪽
143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14 1,824 58 25쪽
142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1.13 1,824 43 24쪽
141 chapter. 21 - 꿈의 온도 +3 13.11.12 1,923 48 25쪽
140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1.11 1,831 42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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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0.31 1,643 4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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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1 1,848 49 20쪽
124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9 13.09.28 2,491 44 17쪽
123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9 1,513 5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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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3 13.08.27 5,631 66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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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66 64 19쪽
116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5 13.08.08 3,611 63 18쪽
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82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80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91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35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6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24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6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12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31 70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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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8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6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35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91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40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6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91 72 25쪽
98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64 79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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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7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903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25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44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52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79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9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49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58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8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18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8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5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33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9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900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70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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