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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님의 서재입니다.

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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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최근연재일 :
2014.02.13 18:15
연재수 :
17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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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9,363
추천수 :
10,203
글자수 :
1,738,667

작성
13.10.17 14:36
조회
1,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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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글자
25쪽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DUMMY

“나에게...계속 도전하겠다는 건가?”


채 자신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기도 전에 전부 부셔진 자신의 병사들.

그는 뒤를 돌아 다시 처음 그가 모습을 드러내었던 곳으로 돌아와 귀기를 풀풀 내뿜으며 쓰러지기 직전처럼 보이는 율하를 바라보았다.


“도전? 천만에. 이건 퇴치라고.”


율하는 마도서를 든 손을 살짝 아래로 내리고 반대편 손으로 바로 뒤의 벽을 잡아 버틴다. 물론 다리가 후들후들하다. 다리뿐이 아니라 삼공에서 피를 토하는 터에 내부도 살짝 진탕이 되었으며 무엇보다도 한 번의 급작스러운 무리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간당간당한 생명력이 쭈욱 빠져나간 터라 손가락 까딱하기도 힘들었다. 하지만...언제는 그렇지 않았던가?


“퇴치라- 듣는 내 입장에서는 그리 기분이 좋지 않군.”


강골은 자신을 퇴치하겠다 말하는 율하를 빤히 바라본다.

어째서일까? 그 거대한 해골에게서는 생각보다 강한 적의가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여전히 사기, 즉 사악한 기운과 함께 죽음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지는 존재. 그저 앞에 있는 것만으로도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그런 강자임은 분명하다. 아마 저것이 지금이라도 당장 손에 든 철퇴를 휘두르기만 하면 자신은 죽은 목숨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쩔 건가?”


“침입자는 배재. 그것이 원칙.”


강골은 다시 한 번 자신의 철퇴로 땅을 크게 울리며 율하를 겁박한다. 하지만 왤까? 왜 그저 겁박하고 말로만 이야기를 할 뿐 실제로 공격을 하지 않는 이유는 말이다. 처음에도 그랬다. 아무리 자신이 약해보이고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해도 그는 이곳 던젼의 수문장이자 중간보스의 하나로서 그저 저 철퇴를 한 번 휘두르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부하, 그것도 고작 해골병사 10을 불러 자신을 상대하게 했을 뿐이다. 아무리 자신이 약하다고 해도 이 던젼을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왔을 정도라면 그것쯤은 별 게 아니라는 것을 모르지 않았을 텐데 어째서일까?


“...너는 누구지?”


“나는 이 통로의 첫 번째 수문장. 강조라고 한다.”


“강조.”


“확실히 이런 모습을 하고 있으니...괴물로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닐 터. 하지만 후회는 없다. 모든 것은 약조에 의한 것이었으니.”


“약조?”


“그래. 하긴...인간인 너와는 상관없는 일. 그럼 미련은 이쯤에서 접어두기로 하지.”


부웅-


“큿?”


“위험해!!”


까아아앙-


조용하게 대화를 이어나가던 강골은 불현 듯 자신의 거대한 철퇴를 잡고 그대로 휘둘러 율하를 내리친다. 당연히 아직은 제대로 반응을 할 수 없는 율하. 그런 그를 대신하여 앞을 가로막은 것은 나한패를 잔뜩 소환한 콜린과 그녀가 불러낸 동제나한들. 단기로 해골병사 하나 정도를 상대하여 충분히 시간을 끌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한 그 나한들. 하지만-


퍼석-


“꺄아앗!”


“큿...”


부셔진다.

두 세 겹을 쌓아 가로막은 나한의 방벽은 단 일격, 강골의 철퇴 한 번에 산산조각이 나 부셔지고 자신의 마도력을 있는 대로 짜 낸 콜린 또한 그대로 뒤로 튕겨나간다. 물론 그녀는 수호령이라 영체에 직접 타격을 입지 않는 이상 죽을 위험은 없다고는 하지만 자신을 대신하여 피해를 입은 그녀를 보고 입술을 깨무는 율하.


역시...난폭하지 않다 뿐이지 저것이 지닌 힘은 장난이 아니다.

자신 역시 허세를 부리기는 했지만 지금 당장 딱히 다른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로- 다움]”


우선은 적이 자신을 공격한 이상 당해 줄 수는 없는 노릇.

아까 사용했던 꿰뚫기형(Impalement)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직은 날카롭고 긴 창의 형태를 유지한 역탄을 만들어 낸 율하는 뒤로 몸을 물리며 상대의 눈을 노려 날렸다.


“무의미하군.”


하지만 그것은 강골 - 강조의 말대로 무의미해 보이는 저항.

강조는 보통의 해골이 아니다. 보통의 해골조차 별 다른 마도의 부여주술이 깃들지 않았을 때 단발로 부수지 못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자명한 결과. 그렇지만 율하는 포기하지 않았다.


“[로-다움]. [로- 다움]....크읏.”


머리가 어질어질 하다.

아직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것일까?

아니, 그건 아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뽑아내고 또한 생명력의 기운이 간당간당해서 그렇지 그가 지닌 마도력의 절대량은 아직 절반 이상은 남아 있었으니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맥을 추지 못하는 것은 첫째, 그의 앞에 있는 상대가 너무나도 강했기 때문이며 두 번째는 그가 보고 있는 [현실]과 어떤 [환상]이 겹쳤기 때문이다.


“제대로 할 마음이 없는 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건가? 물론 아무래도 좋지만.”


강조는 다시 한 번 천천히 자신의 철퇴를 들어 올린다.

율하는 그런 그에게서 다시 한 번 어떤 환영을 본다.

그래, 처음에는 저것이 주는 위압감과 저런 외형 때문에 전혀 알아보지 못했지만 율하는 그 이름을, 이 존재를 본 적이 있었다.


“아지단.”


“어찌할 생각인가 주인.”


“콜린을 조금 봐줘.”


“주인은?”


“시간을 끄는 건 가능해.”


“...알겠다. 주인의 뜻대로.”


율하는 그렇게 아지단을 아까 전에 강조의 철퇴를 대신 가로막아 주었던 콜린에게 보내고는 자신은 여전히 천천히, 하지만 육중하게 철퇴를 휘두를 준비를 하는 강조를 바라보았다. 강골 - 강조. 아니, 그는 살아생전에는 대식국(사라센)의 대전사였던 가이젠 주르라 불렸으며 당시 역시나 사라센에 존재했던 대마도사의 하나인 실라미르 시나르를 따라 동방에 넘어왔던 호위병이라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그가 섬기던 그 대마도사가 대립하던 상대는 다름아닌...


“강조, 아니 가이젠 주르.”


멈칫.


율하가 그 이름을 부르자 그는 멈칫한다.

멈칫 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버린 것이라 생각했던 이름. 어째서 이 나약한 인간이 과거에 버린, 아니 버릴 수밖에 없었던 그 이름을 기억한단 말인가.


“홀스마이뉴의 악행을 저지하기 위해 동방으로 떠난 네가...왜 여기 있지?”


“그 이름을 함부로 언급하지 마라. 인간.”


강조는 지금까지 그가 내비친 것 가운데 가장 강한 적의를 드러내며 율하를 향해 철퇴를 들지 않은 반대편의 손을 그에게 내밀었다. 그 위에서 생성되기 시작하는 검은 구체.


“으윽-”


율하는 그 구체가 자신을 비롯하여 주변의 모든 것을 그 방향으로 끌어당기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그다지 강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강해지는 흡입력.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흡입력이 강해지면서 율하가 초반에 펼친 주술을 능가하는 지배력을 미쳤기 때문에 율하의 온몸을 감싸고 있던 흡수의 마법이 걸린 장막이 날아갔고 그의 객관적인 상황은 아까 전보다 훨씬 더 나아졌다.


“그 이름을 아는 것을 보면 그의 아군, 혹은 그의 적. 둘 다...내게 있어서는 원수되는 터.”


“역시, 그런 건가.”


율하는 상대가 어째서 이런 곳에 매달려 있는지, 첫 번째 수문장으로 이 통로를 지키는 것 치고 성의가 없어 보이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래, 자신이 읽은 일기장의 주인인 사령술사 홀스마이뉴는 과거 마도가 성행하던 시대 사라센의 궁정마도사였으며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기 위해 해서는 안 될 짓까지 저지른 전형적인 나쁜 마법사였다. 하지만 나름대로 대제국이라고 할 수 있었던 사라센에 대마도사가 그 하나 뿐은 아니었고 그의 악행이 드러나자 가는 동방으로 도망 갈 수 밖에 없었다. 당연한 이야기로 그를 그대로 두어서는 동방에서도 같은 짓을 할 것을 알았기에 몇몇의 마도사들이 그를 추적하여 동방으로 갔고 거기에서 그들은 결국 사령술사 홀스마이뉴를 잡아 제거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에 따른 희생은 작은 것이 아니었으며 또한...홀스마이뉴는 완전히 죽은 것도 아니었다.


제국최고의 사령술사이자 동시에 상당히 수준 높은 고대의 마도서인 그는 사라센제국에서 부터 자신을 추격해올 다른 마도사들이 동방의 또 다른 제국, 당에 도달하기 전에 이미 자신의 세력을 구축해 두고 있었으며 거기에 더해 자신의 마도술 또한 극한의 영역으로 구축했기에 자신이 터전으로 잡은 당의 수도 시안의 남부 한 작은 도시를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고 그곳을 공격한 원정대의 절반 이상을 죽게 만들었다. 게다가 그는 자신들이 승리한 것으로 알고 살아남은 자들을 추슬러 다시 원정대들이 사라센으로 돌아간 이후 극악한 사령마도술 가운데 하나인 [죽음을 거스르는 힘]으로 리치라는 이름의 고위 불사자(不死者)가 되어 되살아났으며 죽었다가 되살아난 이후 더욱 강력해진 힘으로 죽은 자신의 수하, 원정대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수하로 되살려 살아 있을 때 보다 더욱 강한 힘, 강한 세력을 손에 넣었다고 했다. 그리고 분명 눈앞의 거대한 해골, 한 때는 자랑스러운 사라센의 대전사였던 가이젠 주르, 동방으로 넘어 오며 강조라는 이름의 가명을 쓰기 시작한 그 역시 분명 그 희생자였다.


“좋아. 좋다고.”


율하는 흡수의 장막이 날아가 뒤는 몰라도 지금 당장은 나름 개운해 진 것을 느끼고 호흡을 조절하며 그리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강조의 안으로 파고든다. 여전히 육중하고 강하지만 느릿하게 철퇴를 휘두를 뿐인 강조.


쿠웅-


하지만 그의 철퇴는 아까 전과는 달리 율하를 제대로 가격하지 못했다.


“[럼블-토]”


빠르게 마도력을 끌어올려 자신의 다리를 강화시키는 술법을 건 율하는 앞으로 튀어나가듯 강조의 안쪽으로 파고들어갔고 강조의 철퇴는 그런 율하의 뒤쪽 땅을 크게 울렸다.


“무슨?!”


“얕보지 말라고. 해골. [삐스- 바커].”


[마도서 사령의 책 아지단 제 5장 - 2급 봉인마도주문 축사(逐邪)의 격(格)]


크게 철퇴를 휘둘러 내부가 무방비 상태가 된 강조의 품 안으로 파고들어간 율하의 손에 생성되는 퇴마의 봉. 삼각산에서 한양으로 진격하던 사자의 군대를 단신으로 가로막을 수 있게 만들었던 갈색의 봉. 그리고 율하는 강조가 보인 그 단 한 번의 틈을 노려 그대로 퇴마봉을 강하게 강조의 가슴팍에 찔러 넣는다.


“컥?”


물리적으로는 그리 강한 타격이 아니었을 텐데도 불구하고 가슴뼈가 함몰되는 소리와 함께 허리를 굽히며 그대로 경직되는 강조. 그렇지만 율하의 공격은 그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그렇게 망설이고 있을 거라면 한참이나 나약한 나 같은 인간에게도 죽을 수밖에 없을 거야.”


“...그렇군.”


율하의 봉에 얻어맞을 때 마다 옅게 흩어지는 귀기와 사기.


그를 구성하고 그를 강하게 만들어 주던 그 기운이 엷게 흩어지면 질수록 약해지는 강조.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막연하고 불가능하게만 보였던 강골 - 강조. 그 거대하고 강력한 해골은 자신이 내지르는 퇴마의 봉에 의해 차근차근 약해져 가고 있었다. 역시 이것이 공략법이었던 걸까? 아마 그 뿐이 아니리라. 수문장이자 첫 번째 중간보스인 그가 이것에 이렇게 차근차근 무너진다고 하면 이 안쪽에 있을 어지간한 적들 역시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다. 율하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는 경직된 강조의 가슴과 두개골, 그리고 팔과 다리를 연신 두들기며 승기를 확신했다. 하지만...


“고맙군.”


“어?”


퍼억-


뭐가 어떻게 된 걸까?

순간 무언가가 자신의 몸을 강하게 때리는 느낌과 함께 율하는 눈앞이 캄캄해 지고 동시에 자신의 몸이 뒤로 멀리 날아가는 느낌을 받았다.


“큿?!”


쿠웅.


느낌만이 아니다. 마치 영겁처럼 느껴졌던 허공에서 체공하던 시간이 지나고 등에 느껴지는 강한 충격. 아프다. 그건 등만이 아니었다. 등이, 배가, 팔다리가, 그렇게 온몸이 부셔질 듯 아팠다. 뭐가, 뭐가 어떻게 된 걸까?


“착각을 했던 모양이군.”


“으으윽-”


흐릿하게 흔들리는 시야에 강조의 모습이 잡혔다.

분명 처음보다는 가깝게 보이는 그의 모습. 처음 보았을 때는 압도적이어서 도무지 닿을 것 같지 않았던 그의 존재감과 강함이 손에 잡힐 듯이 보였다. 그런데 왤까? 왜 아까 보다 지금이 더 빈틈없어 보이는 걸까?


“나약한 인간. 너의 말처럼 나는 강조이기 이전에 가이젠 주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사라센의 위대한 대전사이자 신의 위엄을 수호하는 자였으나 간악한 홀스마이뉴의 마수에 빠져 이런 모습이 되어 타락하고 말았다.”


“아, 알고 있음에도...그런 건가?”


“어쩔 수 없지 않나? 이미 죽을 수도, 살 수도 없는 몸이 되어 버린 지금. 나는 내가 아니니까. 그러니까 나는 나의주인이 되는 홀스마이뉴, 그 자를 증오하면서도 그의 명령을 따라 이곳을 지키는 수밖에 없지.”


“당신은...”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는 모르지만 누군가가 잠들어 봉인된 우리 주인을 깨웠고 주인은 그런 우리를 다시 깨웠다. 그리고는 우리에게 이곳을 통해 침입하는 모든 것을 죽이라 명령했지. 허나 나는 그 명령을 따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를 살려 보내려 했던 건가?”


“그 정도는 가능 할 것이라 보았으니까. 하지만...너는 돌아가지 않았지. 아니, 돌아가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그런 나약한 몸으로 나에게 도전했고 보다 더 앞으로 나아가고자 했다.”


“......”


“그리고 네가 그 의도를 버리지 못하는 이상 나 역시 어쩔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거구나.”


율하는 욱신거리는 온몸의 통증을 참아내며 몸을 일으켰다.

상황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까지는 별 것 아닌 것 처럼 생각되었던 모든 것들이 연결되었다.

처음 인왕의 지하수로에서 발견한 그 불길한 기운. 그것이 삼각산이 있는 방향으로 도망간 이후에 드리운 사신의 그림자. 인왕의 지하수로에서 발견한 마도사의 일기. 그리고...그의 의도까지 말이다.


“너는 여전히 나를 넘어서 안쪽으로 들어가고 싶은 게냐? 인간?”


“가야지.”


“네 실력으로 가능할 거라 생각하나?”


“당신을 넘을 수 있다면...불가능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해.”


율하는 자기 자신에게 통증을 일시적으로 가라앉게 만드는 주술을 걸고 여전히 유효한 퇴마의 봉을 굳게 잡고는 강조의 앞에서 자세를 잡는다.


“왜 그러지? 분명 너는 약하지만 가능성이 있다. 이리 조급할 필요는 없지 않나?”


“거기까지 시간이 없으니까.”


“시간이라...”


“당신은 이 안쪽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알아?”


“모른다. 그런 권한도 없고.”


“그렇기 때문이야.”


“......”


“그러니까 당신을 쓰러뜨리겠어.”


“유감이군. 그럴 거였다면 아까 했었어야 했을 거다.”


강조는 자신을 쓰러뜨리겠다고 하는 율하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부웅-


“큭? 우왁?”


자신의 바로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철퇴.

빠르다. 묵직함은 아까 전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그에 반비례 하여 속도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빨라졌다. 아니, 빨라졌다기 보다는 이게 아마 그의 평균적인 속도이리라. 하지만 어째서 아까 전에는...


“네가 나의 사기를 걷어주는 덕에 분명 나는 약해졌다. 하지만 동시에 나를 억제하던 족쇄 또한 사라진 셈. 이런 나를 지금의 네가 넘어 설 수 있다고 생각하나?”


부웅부웅부웅.


자유자재로 손에서 민첩하게 거대한 철퇴를 다루는 강조의 모습은 말 그대로 전사 그 자체.

과연 과거 마도가 성행하던 시대 사라센 제국에서 전사로서 이름을 날린 존재. 비록 지금은 사악한 사령술사의 손에 의해 불사자로, 즉 언데드 전사로 되살아나 타락하기는 했지만 그 실력만큼은 진짜배기였다.


할 수 있을까?

가깝지만 오히려 멀어진 느낌.

지금까지 제법 많은 괴물, 악령들과 싸워온 율하였지만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야생의 괴물이나 악령, 술법을 사용하는 괴물들과의 싸움과는 달리 이런 [전사]와의 싸움은 그에게도 익숙한 것이 아니었으니까.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이 벽을 넘을 수 있을까?


일단 신체적인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나름대로 준비를 해서 일반인 수준, 그 보다 아주 조금 나은 수준의 신체 능력을 만들어 두기는 했지만 그의 능력은 딱 거기까지였다. 고작 그 정도의 몸으로 대전사 가이젠 주르에게 대항 할 수는 없다. 대항은 고사하고 정면에서 저 철퇴의 일격을 한 번이라도 받아낼 수 있다면 그 자체로 기적이리라.


“후우.”


“해 볼 생각이군.”


“해야 하니까.”


율하는 자신이 보았던 영상을 떠올렸다.

환상이 아니었다.

처음 자신이 그를 보았을 때 어떤 환상과 겹쳐 본 것은 단지 정신이 이상해졌기 때문이 아니다. 그는 영왕의 이야기를 들은 이후 몇 번이고 게이져에 저장된 영상, [사령술사 - 홀스마이뉴]의 일기를 돌려 보았다. 사실 그가 거기에서 본 홀스마이뉴는 단순한 악인, 사악한 마법사 같은 것이 아니었다. 처음의 그는 진리를 추구하던 순수한 마도사였다. 사령술을 하나의 학문으로 하는 마도사라 사악하지도 않았고 악인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하여 타락했고, 악의에 물들어 버렸다. 물론 율하는 그게 무엇인지 모른다. 왜냐하면 그는 그것을 자신의 일기에 남겨두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는 어쩐지 그에게서 동질감을 느꼈다.


“업보...라는 건지도 모르겠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아니, 아무것도. 그럼- 가지.”


율하는 손을 뻗어 저 멀리 바닥에 널브러진 마도서를 자신의 쪽으로 당겨오게 만들어 손에 쥔다. 그와 함께 자신의 온몸을 감싸 반투명한 마도력을 뿜어내어 준비 자세를 갖춘다. 그래, 자신은 전사가 아니다. 무도가도 아니다. 자신이 선택한 길은 마도사다. 물론 반쯤 억지로 인도된 길이라 할 수 있기는 했지만 자신 역시 거기에 동의했고 아직은 그 선택에 후회는 없다.


“아지단, 콜린.”


“수호령은 무사하다. 주인.”


“응. 나는 괜찮아. 나한들이 조금 부셔지기는 했지만.”


율하의 그 직감적인 부름을 따라 양 옆으로 떠오르는 콜린과 아지단.

생각보다 멀쩡해 보이는 모습. 그리고 그건 자신도 마찬가지다. 생각보다, 아니 생각이상으로 자신은 멀쩡했다.


파르르르-


좀 더, 좀 더 강하게-

억제하고 있던 마도력을 끌어올리는 율하와 그 힘에 이끌려 파르르 떨려 넘어가는 마도서의 책장. 처음 그가 해골병사 십수 마리를 상대할 때와 비슷한 구도.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잔챙이 십 수 마리가 아닌 단 하나. 과거 사라센 제국의 대전사였던 강골 - 강조, 아니 가이젠 주르를 향하고 있었다.


“뭘로 갈 생각인가? 주인.”


“한 번 빌려 썼던 걸 계속 쓰는 편이 절감이 되겠지?”


“그런 건 없지만 익숙함의 측면에서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니라 생각된다.”


“계속 쓴다면...”


“응. 저 전사를 쓰러뜨리려면...확실한 한 방이 필요해. 하지만 영체라면 몰라도 저렇게 영적, 물리적인 파괴력이 필요한 술법은 아지단에게는 없으니까.”


“그냥 특화되었다고 말해주었으면 하는 군. 주인.”


“어쨌든 좋잖아? 그러니까...빌려서라도 해야지.”


그렇게 선언한 율하는 자신의 양 옆으로 아까 전처럼 창의 형태를 갖춘 역탄을 십 수개 만들어 내었다. 아니, 십 수개로 끝나지 않았다. 아까 해골들을 지하에서 부터 꿰뚫었던 [꿰뚫기형]을 사용할 때는 그것으로 충분했지만 지금부터 그가 사용할 주술은 그것으로는 부족했으니까.


“뭔가 큰 걸 할 생각이군.”


“그런 말을 할 틈에 나를 잡는 게 좋지 않을까?”


“그렇군.”


가이젠 주르는 고개를 끄덕이며 정면으로 달려들었다.

쿵쿵쿵- 전혀 달라진 속도. 물론 여전히 그가 살아 있을 당시, 전성기의 속도는 아니었지만 사기와 악의에 사로잡혀 족쇄처럼 묶여 있을 때에 비하면 상당히 빨라진 속도로 율하를 향해 돌진하는 그는 바로 앞에서 정확하게 빠르게 철퇴를 내리쳤다.


쿠웅-


“아까하고는 달라.”


하지만 그의 철퇴는 율하를 맞추지 못했다.

율하의 바로 옆에서 이미 대비를 하고 있던 콜린이 펼쳐 보인 나한패와 그 나한패에서 튀어나온 철나한 둘이 가이젠 주르의 철퇴를 옆으로 받아 흘려낸다. 검과 같은 날붙이가 아닌 철퇴를 흘려내는 것이 과연 가능한 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자신을 대신하여 나서준 콜린과 그녀가 소환한 나한들이 한 번, 아니 두 번 가이젠 주르의 공격을 흘려 막아준 것을 본 율하는 마음껏 마도주술을 완성시켜 갔다.


물론 가이젠 역시 만만한 전사는 아니었기에 단순히 힘으로 짓누르는 것으로는 율하를 지키는 저 나한들을 아까처럼 단번에 부셔 버릴 수 없다는 것들 파악하고는 짧게 철퇴는 끊어 치는 방법으로 바꾸어 무력화시키고는 다시금 율하를 향해 전진한다. 그렇지만 그 짧지 않은 시간 율하는 이미 그 자리에 없었고 콜린과 아지단 역시 그런 율하를 도와 새로운 나한패를 꺼내들어 방비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그렇군. 쉽지 않군.”


“그런 말을 하고 있는 사이에도 시간은 흐를 텐데.”


“한 번 정도는...괜찮겠군.”


“음.”


쿵.

가이젠 주르는 지금까지 들고 있던 철퇴를 내버린다.

그리고는 자신의 반대편 손에 아까와 마찬가지로 검은 기운을 끌어 모아 기이하게 굽은 만곡도의 형태로 변화시키는 그. 그와 함께 율하가 어느 정도 걷어 내어 준 악령의 기운과 사악한 기운이 일부 다시 그의 몸을 뒤덮었다. 어째서일까? 어째서 그는 일부로 다시 자신의 몸을 무겁게 한 것일까? 어째서 지금까지 절륜하게 다루는 모습을 보여준 철퇴를 버리고 저 기이한 모양의 검을 택한 것일까. 이유는 하나다.


“콜린!! 막지 마!”


“에?”


검은 기운에 뒤덮여 다시 둔해진 그가 쿵쾅쿵쾅 다가와 반대편 손에 든 기이한 만곡도를 휘두른다. 콜린은 아까 전과 마찬가지로 그 기이한 검을 나한들로 막으려 했지만 율하가 지르는 그 소리에 급히 뒤로 물러난다.


서걱-


차갑게 얼어붙어 공간을 베는 소리가 통로를 울린다.

분명 아무것도 벤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허공을 가르는 것만으로도 그런 소리를 내는 가이젠 주르의 만곡도. 사실 아무것도 베지 않은 건 아니다. 그것이 허공을 베면서 내었던 건 그 만곡도가 율하가 펼친 마도의 역장 일부를 베었던 소리. 즉 그가 들고 있는 저 만곡도는 철퇴와는 달리 물리적인 힘 뿐 아니라 마도의 영역에 닿아 있었으며 그것을 벨 힘을 지니고 있었다.


“젠장.”


“감이 좋군.”


“마도사니까.”


“그런가? 그렇다면 잘 알겠군. 내가 이걸 꺼내든 이상 방어할 수단이 없다는 걸. 게다가 아직 너는 그 주술을 완성하기까지 상당히 시간이 걸릴 터.”


“......”


율하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이젠 주르의 말은 사실이었다.

아무리 단축시킨다고 해도 자신이 지금의 술법을 완성시킬 때 까지 적어도 5분, 아니 6분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시간이라면 가이젠 주르가 지금처럼 쓸데 없는 말을 해 가면서 시간을 끌어준다고 해도 열 번은 더 넘게 검을 휘두를 수 있었다. 그 간극을 자신들이 막아낼 수 있을까? 피할 수 있을까? 이 좁은 통로에서? 그리 도망칠 길이 많지 않은 이 던젼의 초입부에서?


불가능이다.


율하는 조금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가이젠 주르는 자신을 봐주어도 한참이나 봐 주었다.

그가 만약 마음을 먹었다면 자신은 처음 그와 대면한 그 순간에 말 그대로 박살이 났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러지 않았고 지금까지도 이렇게 자신을 봐 주고 있었다. 그건 그가 아직 살아생전의 마음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며 또한 그를 부리는 홀스마이뉴에 저항하고자 하기 때문. 그런 자를 상대로 하여 조금의 성과도 얻을 수 없다고 하면 그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도망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주인.”


“...그럴 수 없잖아.”


“하긴. 주인은 약한 주제에 고집은 쇠고집이었지.”


“꼴사납게 그럴 수는 없으니까.”


“주인이 죽으면 그대로 끝이라는 건 아나?”


“그건 나 뿐은 아니잖아? 생각을 해 보면.”


“그도 그렇군.”


“나는 플레이어. 하지만 그 전에 인간이기도 하지. 주어진 기회는 충분히 살리겠지만 그럴 수 없을 때는...부딪쳐보겠어. 그게 나름의 속죄이기도 할 테고.”


“속죄?”


“아니, 그런 게 있어.”


율하는 아지단과 대화 아닌 대화를 잠시 주고받으며 주술의 완성을 가속했다. 시간이 부족하다. 하지만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적어도 자신이 양보하고 포기할 수 있다고 하면 아슬아슬하게 맞출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그리고 그건.


“아지단.”


“뭐지?”


“완성을 부탁한다.”


“뭐, 뭐라고?”


“가능은 할 거야. 내가 너를 받아들인 이상 너는 단순히 나의 부속이 아니니까. 이 의미, 너는 알겠지?”


“유, 율하?”


“콜린도 아지단을 도와줘. 둘이라면 주체가 되는 내가 아니라도 할 수 있어.”


율하는 그 말을 남기고는 가이젠 주르가 있는 곳을 향해 오히려 전진해 들어갔다.


“무모한 짓을.”


“알아. 안다고.”


율하는 가이젠 주르의 그 말을 받으며 손에 든 퇴마봉으로 그대로 거두어진 만곡도의 옆을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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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일 끝. 그리고 주말에는 잠시 포항에 놀러갔다 올 예정입니다.

확실히 요새 슬럼프인듯..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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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6 1,238 33 36쪽
163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14 1,537 36 22쪽
162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6 13.12.12 1,321 36 23쪽
161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3 13.12.10 1,448 31 21쪽
160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09 1,587 44 26쪽
159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05 1,677 34 26쪽
158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7 13.12.03 1,650 51 22쪽
157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30 1,538 35 25쪽
156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9 1,642 34 28쪽
155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8 1,507 36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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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Chapter. 22 - 신시에서.. +6 13.11.23 1,906 44 25쪽
150 Chapter. 22 - 신시에서.. +4 13.11.22 1,637 44 24쪽
149 Chapter. 22 - 신시에서.. +7 13.11.21 1,644 42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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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9 1,192 44 24쪽
146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8 1,480 48 24쪽
145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16 1,529 42 24쪽
144 EP.3 epilogue - 맑음, 흐름, 비, 그리고 다시 맑음. +5 13.11.15 1,468 48 26쪽
143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14 1,818 58 25쪽
142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1.13 1,817 43 24쪽
141 chapter. 21 - 꿈의 온도 +3 13.11.12 1,917 48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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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03 2,135 40 19쪽
137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0.31 1,638 42 18쪽
136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0.28 1,838 44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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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20 1,353 47 26쪽
»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7 1,575 52 25쪽
130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4 1,380 46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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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7 1,267 51 16쪽
127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5 1,311 52 16쪽
126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02 1,928 44 19쪽
12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1 1,841 49 20쪽
124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9 13.09.28 2,485 44 17쪽
123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9 1,509 5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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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5 13.08.30 3,434 59 23쪽
120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3 13.08.27 5,624 66 16쪽
119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11 13.08.20 5,832 59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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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59 64 19쪽
116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5 13.08.08 3,606 63 18쪽
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76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73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83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29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1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17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2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07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24 70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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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2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1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28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85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36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1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84 72 25쪽
98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59 79 21쪽
97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10 4,458 74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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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1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895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19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39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48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73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5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44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53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5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09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3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0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28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5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892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64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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