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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님의 서재입니다.

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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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최근연재일 :
2014.02.13 18:15
연재수 :
176 회
조회수 :
779,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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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3
글자수 :
1,738,667

작성
13.09.2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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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글자
17쪽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DUMMY

율하는 침을 삼켰다.

한숨을 따라 입안에서 맴돌던 침이 바짝 타들어가는 목을 적시며 양 옆을 번갈아 보는 율하. 자신을 향해 약간은 고압적으로 내려다보는 왼쪽의 군주와 대체 이건 무슨 일이냐며 처음만났을 때와 비슷하게 경계심 어린 표정을 지어 보이는 오른쪽의 이나. 그 사이에 낀 율하가 거기에서 할 수 있는 말은 단 하나 뿐이었다.


“아하하...”


“지금 웃음이 나와?”


“무엇이 그리 즐거운 게지?”


“끄응.”


이내 두 여인은 서로를 바라본다.

이상했다. 확실하게 이상했다. 여기에 비단 둘만 있는 것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서로에게 눈길이 갔다. 아니, 단순하게 눈길이 가는 수준을 넘어 신경이 쓰였다.


“본 군주는 소군. 대한제국 황실의 4녀로 현재 삼각산의 일로 한양시에 내려왔다. 그대는 누구인가?”


그렇기에 이제는 더 이상 율하를 통할 필요가 없다는 듯 이나를 향해 직접 묻는 소군.

그녀는 약간은 나른하고 권태로운 표정을 일부로 지어 보이며 한걸음 앞으로 나서 이나를 노려보다시피 했다. 그 앞에서 어쩔 수 없이, 아니 어쩔 수 없이가 아니라 절로 무릎을 꿇고 허리를 숙일 수밖에 없던 이나.


“저는...안이나임이라고 합니다. 군주님을 뵈어 영광입니다.”


“안이나임.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이구나. 혹시 현 요족의 대표되시는 안 서자 한자님과는 어떤 관계인가?”


“제가 그 분의 딸입니다.”


“과연 그렇구나. 어쩐지 전에 그 분을 보았을 때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하다면 그대의 위치 또한 그리 낮지 않을 터. 고개를 들거라.”


그렇게 말하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소군.

하지만 그의 마음은 사실 조금 복잡했다.

알고 있다.

그의 앞에 있는 소녀가 누구인지 말이다.

물론 그건 그녀가 언급했던 것처럼 제국에 기거하는 모든 요족의 대표자인 안서한의 딸이자 차기 대표자 후계의 한 사람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보다도 먼저 그녀를 인지한 것은 다른 부하의 보고로 인한 것. 그리고 그 보고는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


“황공하옵니다.”


약간 굳은듯하면서도 자신의 앞에 움츠려 들지 않는 소녀.

이나는 고개를 들어 소군의 말처럼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직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자신보다 어림에도 상당한 미모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외모. 아마도 율하와 친구일 터이니 율하와 같은 나이인 17세일 터. 하지만...


“그대는 율하의 친구인가?”


“네. 그렇습니다.”


“군주님. 저와 같은 반의 급우입니다.”


“율하는 잠시 빠져 있도록 해라. 본 군주의 말을 함부로 끊다니 그게 무슨 무례인가?”


“아. 네. 망극하옵니다.”


율하가 잠시 끼어들려 하자 그를 힐끗 노려보는 소군.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아니, 아니다. 어찌 보면 이건 본 군주의 잘못이구나. 방금 전에는 설명을 해 보라 했으니 그대가 나서는 것이 당연했던 일이구나. 미안하다.”


“아, 아닙니다. 그런 건.”


소군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확실히 방금 전 자신이 율하에게 성 아닌 성을 낸 것은 그만큼 자신이 흔들렸다는 것. 흔들린다? 그래, 그 말이 아마도 맞을 것이다. 그리고 어린 시절 이후 어지간해서는 흔들리지 않을 자신을 흔들고 혼란스럽게 만든 존재. 그것이 바로 눈 앞의 반인반요 소녀. 그렇기에 소군은 일시 적대감 대신에 흥미를 가지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으음.”


“이런, 미안하구나.”


“아, 아닙니다.”


하지만 그녀가 내뿜는 그 기운이 너무나도 강했기 때문인지 일순 이나는 괴로운 듯 숨을 삼켰다. 그에 살짝 당황하며 손을 내미는 소군. 이나는 그녀가 내민 손을 잡았다.


“읏?”


“아.”


뭐였을까?

손이 서로 닿는 순간 거기를 지나 흐르는 찌릿한 감촉.

정전기? 아니, 정전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면 뭐였을까?

모르겠다. 두 여인 가운데 그 누구도 그 느낌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다.

그리고 사실 그것은 중요하지 않은 일이기도 했다.


“그래, 괜찮더냐?”


“네. 황공하옵니다.”


“다시 한 번, 율하의 급우라고 했던가?”


“그렇습니다.”


“친하더냐?”


“저는...소녀는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구나.”


소군은 율하와 이나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어울린다...고 할 수 있을까?

사실 외면만을 보면 아니라고 해야 할 것이다.

율하, 이율하. 그의 능력이나 성품은 분명 의심할 바가 아니었다고 해도 외모 쪽으로는 범상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 할 수 있었다. 아니, 객관적으로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군살이 붙은 곳도 특별히 없는데다가 머리칼도 보통이니 그래도 봐 줄만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결코 미남이라고는 할 수 없는 외모임은 분명했다. 하지만...


“군주님. 제가 감히 한 가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허락한다.”


그리고 그렇게 얼마간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을까?

가운데 낀 율하도 남양선자도 도저히 거기에 끼어들지 못하고 멀뚱멀뚱 바라보고만 있는 상황에서 마침내 이나가 소군을 향해 입을 열었다.


“율하는, 군주님의 부하인가요?”


“그래, 율하는 본 군주의 부하다.”


“단지 군주님의 기관에 소속된 것을 넘어 군주님의 부하인 건가요?”


“그러기로 했다.”


“그렇군요.”


그렇게 말하며 역시나 가볍게 율하를 흘겨보는 이나.

아니, 이나 뿐이 아니었다. 소군 또한 어째서인지 율하를 노려본다. 그리고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그녀들은 동시에 한숨을 흘렸다.


“율하가 문제네요.”


“율하가 문제로구나.”


“아, 아니 잠깐 어째서요? 어째서?”


“그냥 그런 게 있어.”


“본 군주도 거기에 대해서는 감싸줄 생각이 없구나.”


“끄응.”


율하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멀뚱한 듯 그렇지만 내심 흥미롭게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남양선자.


“군주님, 실례하겠습니다.”


“무엇이지? 아, 그러고 보니...”


“네. 소녀가 이곳 최가의 현 신녀이자 동시에 관리자인 남양선자라 하옵니다.”


그리 말하며 아까 전 이나가 그러했던 것처럼 소군을 향해 읍하는 남양선자.


“괜찮다. 이곳의 주인은 어차피 그대. 일어나도록 하거라.”


“망극하옵니다. 군주님.”


“그대가 이곳 최가의 현 신녀라고 했던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본 군주가 이곳을 찾은 이유를 알고 있겠지?”


“그렇습니다. 하지만 망극하게도 지금 저희로서는 군주님께서 원하시는 것 가운데 일부만 지원이 가능합니다.”


“일부?”


의외라는 듯 고개를 기울이는 소군.


“네. 정말 망극하옵니다만, 현재 저희 최가는 불암쪽과는 달리 사정이 그리 좋지 못합니다. 얼마 전, 거의 전주에 저희 가문이 무너질 뿐한 사건도 있어서 말입니다.”


“최가의 사건이라. 그건 율하에게 언 듯 들었던 기억이 있구나.”


“네. 하지만 그렇다고 한양 전부가 위험한 상황에서 최가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또한 이쪽의 율하님께서 이미 저희에게 지원을 요청하신 것도 있고 하니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율하가 말이더냐?”


“네.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현재 저희 가문의 실질적인 전력이라 할 수 있는 아이를 파견하도록 하겠습니다.”


“설마...”


“네. 군주님께서 들어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박홍우라고 하는 아이입니다.”


“박홍우. 그래, 들어 본 적이 있구나. 본 군주의 부관으로 있는 환주와 여러차례 일을 한 적이 있다는 기록도 보았지. 그리고 더불어 이쪽 세계에서의 평판도.”


“거기까지 알아주시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아니, 그를 지원해 준다고 하면 충분하다. 오히려 본 군주가 바랐던 지원 보다 더 좋은 결과로군.”


“후후후,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건 전부 율하님의 덕입니다. 그분이 그 아이를 움직였으니까요.”


“...그런가?”


“네. 그렇습니다.”


“본 군주의 수하가 실례를 끼쳤군. 혹시 무례하게 굴지는 않았던가?”


“예? 호호호, 그런 것은 없었습니다. 그 보다 이전에 최가가 율하님께 은을 입은 것도 많고 말입니다.”


“그렇구나. 그렇다면 다행이다. 그리고...”


“네. 말씀하십시오.”


“그렇게까지 율하를 감싸 줄 필요는 없다. 본 군주는 그게 아니라도 율하를 충분히 좋은 수하라 생각하고 있으며 아끼니 말이다.”


“......”


소군은 남양선자를 향해 그렇게 말하고는 가벼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나, 그리고 최가의 신녀에 이어 대한제국 무가의 최종병기라고도 종종 불리는 [수라] 박홍우까지 움직이는 아이. 자신의 부하인 율하는 아무래도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상당한 신망을 얻고 있는 모양이었다. 물론 그것은 자신 또한 마찬가지인 듯 했지만 말이다.


“도움을 얻었구나.”


“아닙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지요.”


“그렇게 말해주니 본 군주가 기쁘구나. 헌데...”


“네?”


“저 아이는 그대와 친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그대는 어떠한가?”


“네?”


갑작스럽게 종료된 것으로 여겼던 이야기를 다시 끄집어내는 소군.


“......”


그리고 그런 그녀의 포문에 지긋이 자신을 노려보는 또 다른 한 여인의 시선.

무서웠다. 어째서인지 처음보다 더 무서웠다.


“그, 그것이 말입니다.”


“얼른 답을 하지 못하는 걸 보면 아닌 모양이구나.”


“으으으으음...”


군주의 앞, 적어도 신분상으로는 한참 앞서는 황실의 군주 앞인지라 대 놓고 무어라 할 수 없지만 볼을 살짝 부풀리며 불만 어린 눈으로 좀 더 강하게 율하를 노려보는 이나. 물론 율하도 그런 그녀의 시선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렇다고 말하면 어떻게 되는 지 알지하는 식으로 바라보는, 미소를 띠고 있지만 결코 웃고 있는 것이 아닌 소군의 시선에 등허리로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어째서 이런 꼴이 되었을까?

어째서 자신이 이런 시련을 겪어야 하는 것일까?

아니, 이게 시련일까?

사실은 알고 있다.

이건 위기도 시련도 아니다.

단순한 유흥일 뿐이다.

소설이나 영화, 게임에서 흔히 보던 러브코메디 상의 한 장면일 뿐이다.

그리고 자신이 그 중심에 놓여 있는 것은 아마도 지금 자신이 이 세상의 플레이어이기 때문이지 정말로 자신이 인기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그것을 실어하거나 거부하지 않고 은근히 즐기고 있다는 것도 내심 인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 진지하게 자신이 선택을 해야 한다고 하면, 이게 유흥이 아닌 진짜 중요한 선택이라고 하면? 물론 말도 되지 않는 일이기는 하지만 정말 그렇다고 하면 자신은...


“저어, 꼭 지금 이야기해야 하는 겁니까?


“호오, 너는 본 군주의 말이 장난으로 들리는가?”


가볍게 보이지만 결코 가벼워 보이지 않는 그녀의 시선과 기운이 순간 율하를 압박한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그녀 또한 진심으로 선택을 종요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아직 율하가 17세 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물론 자신 또한 아직 21세에 불과하다는 것도 말이다. 게다가 그런 것을 넘어서 아직 자신은...


“군주님?”


“아니, 아무것도.”


잠시 운을 뗀 다음 무슨 생각을 했는지 가볍게 고개를 설레설레 내 젓는 소군.


“흠흠. 그리 말씀하신다면 일단 말씀은 드리겠습니다. 네. 이나는 저와 친한 친구입니다.”


“......”


“......”


그의 그 말에 흠칫 하며 약간 눈썹을 찡그리는 소군과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며 속으로 기뻐하는 이나. 하지만 율하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군주님 또한 제가 가장 흠모하는 분입니다.”


“......”


“지, 지금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이냐.”


이번에는 반대로 싸늘해지는 이나의 시선과 조금 당황한 듯한 걸음 뒤로 물러나는 소군.

하지만 율하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 채 두 사람은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럼 군주님께서는 무슨 이야기를 하길 원하신 건가요?”


“음.”


“그리고 이나 너도 거기서 눈빛으로 압박 넣지 말라고.”


“내, 내가 언제.”


생각보다 담담하게, 그리고 강하게 나오는 율하.

율하는 조금 상처를 입은 것 같은 표정으로 먼저 소군을 바라보았다.


“군주님께서는 저를 놀리시는 게 그리 즐거우신 지요.”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게냐. 그리고 그 태도, 조금 무엄하구나.”


“그렇게 느끼셨다면 정말 송구하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저는 방금 전 군주님의 말씀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


“만약 별 뜻 없이 정말 사실만을 말씀하셨다면 방금 전의 답으로 충분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말입니다. 아닐까요?”


“그건...그건 말이다.”


“물론 저는 군주님을 정말로 존경하고 흠모합니다. 그리고 어쩌면...”


“어쩌면?”


“아뇨. 이건 쓸데없는 이야기였습니다. 아무튼 그렇습니다. 그리고 먼저 말씀드린 것 처럼 이나는 제 친한 친구입니다.”


“친구...인가?”


“네. 아직은 그렇습니다.”


미묘하고 또 어떤 의미에서 정말 재미없는 율하의 대답. 당연한 말로 두 여인은 그 대답에 만족을 할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조금씩 삐죽 튀어나오는 이나의 입술과 찡그려지기 시작하는 소군의 얼굴. 당연히 율하 또한 그 기색을 감지하지 못할 리 없었다.


“하지만 미래는 모르는 것, 그렇지 않습니까?”


“과연, 하지만 너는 한 가지 착각을 하고 있는 게 있는 모양이구나.”


“제가 자의식 과잉이라는 것 말입니까?”


“아니,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다면.”


“미래는 모르는 것이 아니다.”


“네?”


갑자기 단언 아닌 단언을 하는 소군군주.

그런 그녀의 반응에 당황한 것은 율하. 그는 자신의 생각과는 조금, 아니 상당히 다른 반응을 보이는 소군에 벙찐 표정을 지어 보인다. 그리고는 조금 더 자신의 앞으로 다가와 허리를 가볍게 숙이고 눈을 맞추는 그녀.


“너는 지금 어떤 생각을, 어떤 가정을 하고 그런 말을 한 것이냐?”


“그, 그건...”


“네가 인기 있다고, 저 아이가, 그리고 본 군주가 그대에게 호감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닌가?”


“제, 제가 인기 있다는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너무나도 직설적으로 율하를 찔러 들어오는 소군의 한 마디.

거기에 대해 율하는 시선을 피하고는 고개를 슬쩍 돌린다.


“그건 사실이다.”


“아니, 그러니까....네?”


“너는 확실히 인기가 있다. 아니, 인기보다는 인망이라 불러야 옳겠지.”


“그러니까 그건 말입니다.”


“솔직한 이야기를 하마. 본 군주의 성향이 그러하니 너무 속상해 하지 말도록 해라. 그래, 너는 솔직히 본 군주가 보기에 상당히 평범한 외모다. 사실 본 군주가 보았을 때 처음에는 너에게 큰 인상을 받지 못했다.”


“사실 율하의 첫 인상이 별로기는 하죠.”


여전히 뾰롱한, 그리고 소군군주가 무슨 말을 할 지 몰라 반쯤은 불안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는 이나.


“아하하.”


두 여인의 솔직한 반응에 그저 웃을 수밖에 없던 율하.


“하지만 두 번째 부터는 조금씩 달랐지.”


“그렇죠. 조금씩이지만요. 네, 그리고 세 번째, 네 번째는 또 달랐고요.”


소군의 말에 첨언을 하며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이는 이나.


“너 역시 그리 느꼈느냐?”


“네. 군주님. 율하는...그래요.”


“저어, 저는 무슨 말씀이신지.”


“처음과 같은 이야기다. 너는 인망이 있다. 그리고 또한 매력이 있다. 네 생각보다 훨씬 더 말이다.”


“......”


“그렇기에 너의 곁에는 여러 사람들이 있는 게지. 벌써 부터 말이다.”


“아하하하.”


“그리고 본 군주가 한 말 기억하고 있느냐? 미래는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말.”


“아. 네.”


“그건 사실이라기보다는 본 군주의 의지라고 보는 편이 더 좋을 것이다.”


“네? 어떤 의지 말씀이십니까?”


“너는 똑똑하지 않던가? 한 번 추측해 보도록 해라. 후후후.”


“끄으응.”


“그리고 한 가지 잊었구나.”


“네?”


가까운 거리에서 순간 가까워지는 숨결.

그와 함께 이마 언저리에서 느껴지는 부드럽고 따스한 촉감.

익숙하다...는 아니지만 율하는 이미 이 감촉을 알고 있었다.


“구, 군주님?”


“으으으으으음!?”


“후후후, 너도 그리 볼 건 없다. 이건 그저 가벼운 경애의 표시. 지금까지 본 군주를 물심양면으로 도운 부하에 대한 예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 말이다.”


“아하하하.”


“아직은, 말이지. 후후.”


그렇게 말하며 아까 전 율하가 했던 이야기를 그대로 되돌려 주며 좀 더 즐거운 웃음을 지어 보이는 소군. 그런 그녀의 웃는 얼굴을 잠시 멍하니 바라보는 율하. 물론 그 직후-


찌릿-


“으윽?”


“후후후.”


“으으음.”


이나의 응징 아닌 응징이 뒤따른 것은 당연한 일.

그렇게 최가에서의 반나절은, 파탄으로 흐를 뻔 했던 그 오후는 생각보다 부드럽게 흘러갔다. 생각보다, 그리고 지금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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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후아....드디어, 드디어 일들이 끝났습니다.


지난 주 까지 네크로세이지 전기 11권까지 전부 완결해서 보냈고, 지난 주 내내 이어졌던 알바의 야근 및 추가근무도 거의 끝이 나서 드디어 글을 쓸 틈이 생겼습니다. 아마 다음 주 월요일을 제외하면 당분간 다시 일일 연재 체제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하하, 그 동안 글 못쓰는 사이에 선작도 많이 빠지기는 했지만 할 수 없는 일이죠. 그럼 이제 다시 성실연재 모드로 돌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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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0.28 1,838 44 20쪽
13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7 1,634 48 17쪽
134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6 1,883 49 22쪽
133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24 1,171 51 19쪽
132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20 1,353 47 26쪽
131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7 1,574 52 25쪽
130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4 1,380 46 24쪽
129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09 1,991 54 20쪽
128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7 1,267 51 16쪽
127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5 1,311 52 16쪽
126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02 1,928 44 19쪽
12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1 1,841 49 20쪽
»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9 13.09.28 2,485 44 17쪽
123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9 1,509 51 19쪽
122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4 5,796 61 19쪽
121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5 13.08.30 3,434 59 23쪽
120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3 13.08.27 5,624 66 16쪽
119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11 13.08.20 5,832 59 23쪽
118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7 13.08.18 4,342 46 19쪽
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59 64 19쪽
116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5 13.08.08 3,606 63 18쪽
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76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73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83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29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1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17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2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07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24 70 27쪽
106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20 2,744 65 26쪽
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2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1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28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85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36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1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84 72 25쪽
98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59 79 21쪽
97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10 4,458 74 23쪽
96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05 5,142 56 21쪽
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1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895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19 62 20쪽
92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39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48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73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5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44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53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5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09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3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0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28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5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892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64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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