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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님의 서재입니다.

T.E.S(true ending see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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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무(율무)
작품등록일 :
2012.11.24 17:41
최근연재일 :
2014.02.13 18:15
연재수 :
176 회
조회수 :
780,093
추천수 :
10,203
글자수 :
1,738,667

작성
13.06.2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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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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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글자
21쪽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DUMMY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문의 틈은 생각보다 넓었다.

문자체가 워낙 컸기 때문에 멀리서 볼 때에는 아주 조금만 열린 것 같았지만 그 틈은 사람 서넛이 함께 들어가도 될 정도의 넓이를 자랑하고 있었다.


“어둡구나.”


“불을 밝힐까요?”


“아니, 그럴 필요는 없다.”


노랗게 변하는 소군군주의 눈. 그러고 보면 호인인 만큼 그 눈도 호랑이의 그것을 닮았을 것이며 그렇다면 어둠에도 어느 정도 익숙할 것이다.


“보이십니까?”


“그럭저럭 보이는 구나.”


그녀는 그 노란 시선으로 먼저 안쪽을 둘러보았다.

일단 문이 한 번 열린 이상 다른 사람이 들어와도 별 다른 제약이 없다는 걸까? 그게 아니라면 그녀에게도 자격이 있는 것일까? 그 자세한 연유까지야 알지는 못했지만 그 둘이 나한의 제단이라 불리는 어두운 방으로 들어설 때 까지 그 양 옆을 지키고 선 나한의 상은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일단 안쪽에 다른 움직임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대가 말한 그 영감으로 살펴본 것인가?”


“그렇습니다. 믿기지 않으시다면?”


“아니, 믿도록 하겠다.”


“끄응.”


“그러면 그대는 이곳이 어떤 곳이라 생각되는가?”


“......”


율하는 소군군주의 질문에 잠시 영기를 끌어올려 주변을 샅샅이 살펴보았다. 말 그대로 제단이라는 말답게 방의 한 가운데에 커다란 단이 하나 있을 뿐 다른 어떤 기구나 시설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방의 크기는 어림잡아 600제곱미터는 넘어 보일 정도로 넓었고 자신들이 들어온 문을 제외하면 외부와 통하는 어떤 다른 통로도 없는 닫힌 방.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단지 그것 밖에는 다른 것은 알 수 없었다.


“말 그대로 제단, 그렇게 보입니다.”


“그렇구나.”


율하의 말에 소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로서도 이 방에 대해 다른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다. 그러기에는 다른 아무것도 없는, 단지 단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인 방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면 아까 전에 보았던 마도인형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들은 그저 이 방 안에 갇혀 있었을 뿐이라는 걸까? 그렇게 율하와 소군이 그 안에서 멍하니 이제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그 때였다.


“율하.”


“응?”


지금까지 그의 머리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콜린이 고개를 들고 율하를 부른다. 그에 자신도 모르게 육성으로 반응하는 율하.


“무슨 일이 있느냐?”


“아, 아닙니다. 다만 저와 함께 하는 수호령이 제게 말을 걸어서.”


“수호령? 혹시 환주가 언급했던 그...”


“그렇습니다.”


“그대는...정말 신기한 것을 많이 알고 있군.”


“송구하옵니다.”


“되었다. 이제 그대는 나의 심복, 둘이 있을 때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 그래, 그대의 그 수호령이 무어라 말을 하는가.”


“지금 듣겠습니다. 응, 콜린.”


율하는 소군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머리에 올라 타 있던 콜린을 자신의 손바닥 위에 내려 눈앞으로 가까이 한다. 평소에 비해 침착하고 또 냉정해 보이는 그녀의 얼굴. 그녀는 이곳에서 무언가를 눈치 챈 것인가?


“나...여기 알 것 같아.”


“안다고? 설마 너, 여기 들어와 본 적이 있는 거야?”


“아니, 그런 건 아냐. 하지만 나 여기를 알아.”


확신하는 말투로 고개를 끄덕이는 콜린. 그리고 그녀는 율하의 손바닥 위에서 부웅 하니 떠올라 방의 한 가운데 있는 제단의 위에 자신의 몸을 띄우는 그녀. 율하의 시선이 그녀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동안 소군의 시선 역시 자연스럽게 그를 따른다.


“거기에 무언가 있는가?”


“제 수호령이 이곳을 알 것 같다고 하고 있습니다.”


“......”


“군주님, 지금은 잠시 제게 맡겨주시지 않겠습니까?”


“네게 말이더냐?”


“그렇습니다. 지금은 저도 뭐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조금씩 이야기가 들려올 것 같기도 해서 말입니다.”


“...좋다. 윤허하지.”


소군은 잠시의 망설임 끝에 고개를 끄덕인다.


“황공하옵니다.”


율하는 그런 그녀의 결단에 고개를 숙이고는 콜린을 바라보았다. 제단의 위에서 평소보다도 훨씬 푸른빛을 뿌리며 멍하니 어떤 지점을 바라보는 그녀. 대체 그녀는 무엇을 바라보는 것일까? 그리고 대체 그녀는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일까? 물론 그녀가 평범한 수호령이 아니라는 것은 최가의 신령들을 접하면서 어느 정도 눈치를 채고 있기는 했다. 하지만 정작 그녀가 누구인지, 그녀의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는 알지 못했다.


“아아-”


“콜린, 괜찮아?”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푸른 영체. 물론 그녀 자체가 영혼이자 영체이기 때문에 그 둘을 구분 할 수는 없는 것이겠으나 그것은 꼭 콜린의 안에 있는 또 다른 핵이 빠져나오는 것과 같이 느껴졌다.


“주인, 지금은 그냥 지켜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느 순간 다시 나타난 것인지 소군의 등장 이후 모습을 감추었던 아지단 역시 다시 모습을 드러내며 손을 뻗어 콜린에게 향하려는 율하의 손길을 제재한다.


“어째서지?”


“지금 저 아이는 중요한 변화를 받아들이는 중이다.”


“위험한 건 아냐?”


“위험할 수도, 아닐 수도 있지. 모든 건 저 아이가 무엇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다른 것. 그리고 이 제단은 주인보다는 저 아이를 택했다.”


“제단의 선택?”


“그렇다. 그리고 그건 어째서 그런 것일지 주인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


이해하고 있다.

분명 무언가가 분명히 이야기 된 건 아니었지만 율하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과 직감으로 이해를 하고 있었다. 이곳 나한의 제단은 마도서, 그리고 마도사와 관련된 것일 터. 하지만 그 마도서의 힘은 자신이 지닌 아지단의 힘, 즉 사령의 서와는 다른 힘일 것이 분명했으며 아마도 자신이 착각을 하지 않은 이상 그건 인왕의 힘, 혹은 나한의 힘과 관련이 있는 것이리라. 그리고 그 나한의 힘이라는 것의 정체는-


“자세한 건 그 누구도 모를 것이라 생각한다. 주인. 나도, 주인도, 또 저 아이도. 다만...알게 되는 것뿐이겠지. 과거의 안배가 있다면 그 안배에 따라, 그게 아니라면 운명에 따라.”


“운명이라. 마도서도 운명이라는 걸 믿는 건가?”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 뿐이다. 그래...굳이 달리 표현을 하자고 하면 인연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


“인연, 운명...후우.”


율하는 아지단의 말에 고개를 설레설레 내 저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콜린의 몸에서 푸른 기운이 점차 강해짐에 따라 보다 밝게 보이는 주변의 풍광. 물론 그것은 영적인 밝음이기에 소군에게는 전혀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았겠으나 율하에게는 달랐다. 자기 자신이 지닌 영감, 또한 콜린에게서 흘러나오는 영기가 뒤섞여 그에게 기이한 느낌을 전달한다.


“응?”


그는 순간 그의 뒤쪽에서 느껴지는 싸한 느낌에 고개를 돌린다. 그 싸한 감각은 분명히 불길한 감각. 혹시 마도 인형 가운데 아직 움직이는 것이라도 남았던가? 아니, 그런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그렇게 순간적으로 고개를 돌리는 율하의 시야에는, 아니 정확히 영감에는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검붉은 기운 하나가 잡히기 시작했다. 콜린의 익숙한 기운, 그리고 주변의 자연스러운 대기와는 전혀 다른 이질적인 기운. 그는 그 기운을 따라 천천히 시선을 옮기기 시작했다.


“율하...?”


그와 함께 날카롭고 강하게 일어나는 그의 기운. 그는 의도한 것이 아니었으나 그렇게 그가 지닌 모든 영기를 동시에 일으켜 자기 자신을 보호해야만 했다. 그런 율하의 변화에 놀란 듯 그의 이름을 부르는 소군.


“군주님...”


“마, 말하라.”


“이곳은 속하가 막고 있겠습니다. 얼른...옥체를 보존하십시오.”


“뭐, 뭐라?”


“물러나 주십시오!!”


율하는 큰 소리를 지른다. 거기에 담겨 있는 강한 영력. 그리고는 그는 자신이 지닌 모든 영기를 일으켜 자기 자신의 앞에 장벽을 만든다.


“주인!!”


“율하.”


“저는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적인 능력이 없으신 군주님은 위험하십니다. 얼른 제가 시간을 버는 동안에...큿.”


그 순간 율하의 몸이 크게 흔들린다.


“곧, 곧 돌아오마. 환주라면 도움이 될 것이야.”


그렇게 말을 남기고는 범의 모습으로 변하여 나한의 제단 밖으로 빠져나가는 소군. 그런 그녀를 흘깃 바라본 율하는 다시 정면을 바라본다. 그래, 그런 그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검붉은 한 가닥에 불과했던 불길한 느낌. 하지만 그 끝에 있는 것은......


“뭐야 저건.”


그의 영감에 잡히는 것은 검은 색과 붉은 색이 뒤섞여 파지직 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뇌운과 같은 영기의 집합체. 물론 율하는 그게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다만 단지 일견하는 것만으로도 그게 위험하다는 것을, 그게 불길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고, 그것이 사방으로 내 뻗는 검붉은 영기를 필사적으로 자신의 기운으로 막아설 뿐이었다.


“주인!!”


“아지단, 이게 뭐지?”


“모른다. 하지만 그 기운은...분명 마도의 적!”


“마도의 적?”


“전에 말했던 적이 없나?”


“없어!!”


“그렇군. 어쨌건 마도사와 마도의 적으로 저들 또한 마도의 길을 걸었지만 법에서 벗어난 힘을 추구하여 외도라 불리는 자가 지녔던 힘이다.”


“젠장. 참 알아야 할 것도 많고, 적도 많군.”


“마도란 게 그렇지. 하지만 중요한 건 지금의 주인이 막기에 이건 꽤나 강한 외도다.”


“아까 전의 마도인형과 관련이 있나?”


“그렇다고 보는 게 좋다. 주인. 그리고 가능하면 지금은 주인이 버텨주어야 한다.”


그렇게 말을 하고는 율하를 도와 힘을 보태는 아지단. 그는 힐끗 하며 여전히 제단에서 무아지경에 빠져 있는 콜린을 바라본다.


“이게 콜린을 노리는 건가?”


“그렇다고 본다. 왜냐하면 콜린, 저 아이의 정신적 그릇은 마도의 전성기에도 가장 강한 마도사의 그것과 필적할 정도니까.”


“그 말은 저 외도가 콜린을...”


“숙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저게 뭔데?”


“모른다. 허나 어렴풋이 과거의 외도 가운데 그런 게 있었다는 기억이 있다. 마도의 결실이자 동시에 피조물이지만 그 주인이자 창조자인 마도사를 잡아먹고 숙주로 한다는 그런 외도의 술을.”


“대체 왜 그런 술을 만들어 낸거지?”


“낸들 아나? 난 마도서의 사본에 불과하다. 주인.”


“하아....젠장.”


율하는 다시 한 번 욕설을 뱉어낸다. 하지만 그렇게 욕하며 필사적으로 영적인 장막을 만들어 저 외도라 불리는 정체불명의 덩어리로 부터 콜린을 지키는 것만이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그러나 과연 이대로 얼마를 더 버틸 수 있을까? 점차 강하게 뻗어 나와 그의 장막을 뚫으려 하는 검붉은 영기. 아직 완전하지 않은 자신의 힘으로는......


“율하!!”


“웃?”


“끝난건가?”


그렇지만 율하가 이제는 더는 버티기 힘들 정도라고 생각하며 뒤로 조금 물러서려는 그 순간 그의 뒤를 받치는 보다 든든하고 거대한 기운. 그것은 익숙한 느낌이었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거대한 영기였다.


“코, 콜린?”


“응. 조금만 기다려.”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것으로 슬쩍 고개를 돌리는 율하는 콜린의 몸이 지금까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청명한 푸른빛을 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강한 마도력이다. 주인.”


“알아.”


단지 그냥 있는 것만으로도 그녀에게 마도변혼의 술을 건 것 보다 훨씬 강한 마도의 힘을 두른 콜린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율하. 그리고 그녀의 등장으로 인해 변화를 보이는 것은 그 외도의 일그러짐 역시 마찬가지였다.


“크읏?!”


지금까지는 콜린이 있는 방향을 향해 슬금슬금 뻗어나가던 붉은 영기를 거두어 들여 보다 굵은 한 줄기의 날카로운 나선의 영기의 선을 만들어 지금까지와는 정 반대의 방향, 즉 문이 있는 방향으로 쭈욱 뻗어나오는 그것. 율하 역시 그것을 막기 위해 다시 한 번 필사적으로 영적인 장막을 끌어 올렸지만 지금까지 지키고 있던 곳이 아닌 다른 곳의 약한 부분을 쉽게 보강하지 못했고 그 붉은 영기와 일그러진 덩어리는 율하가 내어준 틈을 넘어 그 바깥쪽으로 빠져나가 버렸다.


“이런.”


“주인, 괜찮은가?”


“응. 율하, 괜찮은 거야?”


“아아. 괜찮아.”


그 강한 충격에 뒤로 엉덩방아를 찧고 넘어지기는 했지만 큰 부상을 입은 것은 아니었기에 몸을 일으키며 고개를 설레설레 내 젓는 율하. 그는 문을 넘어 바깥으로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외도의 일그러짐의 흔적을 바라보았다.


“다행이다.”


“그러는 콜린이야 말로 괜찮은 거야?”


“응? 응. 에헤헤. 난 괜찮아. 응. 괜찮고말고.”


그렇게 말을 하고는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 그런 그녀의 눈에는 전에도 그랬지만 보다 더 깊은 현기가 감돌아 있었다. 그것은 그녀가 이 안에서 무언가를 깨닫거나 얻었기 때문일까? 그렇다고 하면 그건 무엇일까?


“그럼 다행이고.”


“응. 그리고 나 율하에게 말해 줄 게 있어.”


“말해봐.”


“그게 말이지...우웅.”


하지만 쉽게 이야기 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콜린. 그에 율하는 그녀의 옆으로 다가가 청명한 푸른빛으로 빛나는 그녀의 머리칼을 천천히 쓰다듬을 뿐이었다.


“괜찮아. 너는 내 수호령이잖아.”


“응...고마워.”


“말할 기분이 될 때 천천히 말해도 괜찮아. 어차피 변하는 건 없으니까.”


“아니야. 지금 말할래.”


그녀는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약간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한 마디를 내 뱉는다.


“있잖아. 나 말이야...인왕의 주인이라고 불리는 것이었던 모양이야.”


“인왕의 주인?”


율하는 고개를 기울인다. 하지만 이내 단어의 뜻이 조금 다를 뿐 그가 생각했던 범주의 개념을 떠올리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인왕의 주인. 참고로 인왕이라는 건...”


“마도인형의 한 종류겠지? 그리고 그 마도인형 가운데 살아 있는 인간, 아니 모든 생명의 그릇과 가장 유사하며 가까운 육체의 구성을 이루는 것을 [인왕]이라고 하는 거 아냐?”


율하는 지금까지 자신이 얻은 정보를 토대로 한 추측을 콜린에게 확인한다. 그러자 조금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다시 좀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변해 고개를 흔들었다.


“비슷해. 하지만 완전하지는 않아.”


“완전하지 않다고?”


“응. 율하가 말했던 그 개념은 인왕보다 좀 더 상위의 마도 체계. 혹시 율하는 불국에 대해 들어 본 적 있어?”


“불국?”


“응. 불국....아, 아니다. 지금의 율하에게는 아직 전해지지 않은 정보겠구나 이거.”


“끄응.”


“괜찮아. 곧 알게 될 거니까. 나는 율하의 수호령. 내가 무엇이 되건 그건 변하지 않아. 그러니까 내가 아는 건 곧 율하도 알게 될 것이니까 말이야. 어쨌거나 내가 알고 있는 건 그거야. 율하가 말하는 개념과 아주 유사한 개념의 계획이 과거 마도의 전성기에 있었어.”


“그게 불국이라는 거야?”


“응. 당시의 마도세계를 지배하던 [마도사]들의 육체적인 한계를 넘어 보다 완벽한 인간을 만들기 위해 진행되었던 인간진화 계획의 그릇 파트를 담당했던 것이 불국 계획. 그리고 인왕은 그 하위 프로젝트의 하나야.”


“그래?”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다른 내용에 고개를 갸웃하며 인상을 찌푸리는 율하. 만약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고 하면 소군군주가 말했던 현생의 아인종은 대체 무엇이란 말일까?


“하지만 나도 아직은 자세한 걸 몰라. 이제야 자격을 조금 갖추었을 뿐이야.”


“자격?”


“응. 자격. 한 가지 분명한 건 고대의 마도 문명이 멸망한 다음 그 비밀을 간직한 일파가 바로 우리 가문, 즉 더글라스라는 것이며 우리 가문의 비처에는 과거부터 내려오던 마도서가 있다는 것은 분명해.”


“마도서? 그게 콜린의 가문에?”


“지금의 내 지식과 기억이 확실하다면...응.”


“하지만 그게 지금까지 있을까?”


“그것 때문에...이게 중요해.”


콜린은 그렇게 말하며 평소 자신이 깃들어 있는 목걸이를 살짝 가리켜 보인다.


“이거?”


“응. 우리 아빠가 나한테 아주 중요한 거라고 맡겼던 것인데...아마 그런 이유 때문이었던 것 같아.”


그렇게 인정하는 콜린.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목표달성 -> 인왕을 찾아서(던젼, 연계). 완료등급 : 중상

당신은 인왕의 고대수로를 완전히 탐사하는 것에 성공하였으며 인왕의 진실에 접근하였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곳에 봉인되어 있던 불길한 외도의 그림자가 풀려났으니 이는 추후에 또 다른 재앙이 될 지도 모릅니다.]


[System : 임무를 완수함에 따라 인왕에 대한 지식과 함께 마도지식이 갱신되며 그 수준이 한 단계 상승됩니다.]


[System : 마도지식의 갱신에 의해 당신은 마도사의 길에 보다 더 근접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었습니다.]


[System : 새로운 직업정보에 대해 개방이 일부 갱신되었습니다.]

[알림 : 직업 – ‘마도사(길을 찾는 자)’ : 지금의 세대가 세계에 안착하기 이전, 이 세계에는 고대의 문명이 존재했고, 그들은 자신들이 지녔던 가장 강력한 비술과 주술을 마도서를 통해 기록해 두었으며 그 마도서의 주인이자 사용자를 마도사라 부르며 두려워했습니다. 물론 모든 마도서가 처음부터 강했던 것은 아니며 영원히 사는 것도 아닌 만큼 그들 또한 자신의 후예를 위해 마도사의 길을 열어 두었습니다. 과연 당신은 그 길을 발견 할 수 있을까요?

등급 : 병급, 단계 한계 : 12단, 현재 : 0단(전직 조건 불만족)


직업 만족 조건 : 지식 - 마도세계 보유, 지능 등급 -Lv. 12이상, 정신 등급 - Lv. 12 이상


직업 특성 : 사령의 마도사


전직 : 인왕의 지하수로(무급)에서 마도사(불명)의 일기를 찾으십시오.


특이사항 : 다른 연계 임무의 완수에 따라 마도사(불명)의 일기의 위치가 드러납니다.]


[알림 : 사건 목표 – 더글라스의 초대 활성화(연계)

개요 – 당신은 더글라스 가문의 가장 정통한 후계인 콜린 더글라스의 신뢰를 얻고 그녀의 기억 일부를 되살리는 데 일조하였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고, 자신의 자격과 자신의 권리를 깨달았으며 이제 그 힘과 지식을 당신과 나누고자 합니다.

목표사항 – 더글라스 가문의 방문

제약조건 – 없음.

특수보상 - 인왕의 마도서 - 호문쿨로노미콘(원본)]




[System : 고대의 마도지식 일부가 갱신되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게이져를 확인하여 주십시오.]


그 말과 함께 제단의 아래쪽에 새겨진 작은 흠집의 너머에서 부터 희미한 빛이 새어나오는 것이 그의 눈에 잡힌다. 아마 이것이 시스템 창에 나타난 마도사의 일기일 터.


“에?”


그리고 그렇게 순식간에 튀어나오는 시스템의 창에 놀란 것은 콜린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전에도 본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무수한 숫자의 창이 어지럽게 한꺼번에 튀어나오는 것은 그녀로서도 처음 보는 것. 게다가 이 내용은 분명히...


“고마워 콜린. 덕분에 한 단계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어.”


“이건...율하의 임무?”


“응. 임무. 전에 보여준 적 있지? 그 가운데 하나가 이거였어. 인왕의 비밀을 찾는 것. 그것을 콜린이 해 주었으니까.”


“내가 도움이 된 거야?”


“무척이나.”


“다행이다.”


그녀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바로 힘을 잃고 그대로 율하의 손바닥 위에 추욱 하니 늘어진다. 그와 함께 그녀를 감싸던 청명한 푸른 빛 역시 희미해진다. 아마도 그녀 역시 그 지식을 얻기 위해, 그 자격을 얻기 위해 상당한 영기를 소모했기 때문일 터.


“응. 그러니까 쉬어.”


“율하야...”


“응?”


“나, 이상한 거 아니지? 인왕의 주인이다 뭐다...이런 거 때문에 나 이상하게 보지 않을 거지?”


“...바보냐? 이상하게 보여야 할 건 오히려 난 것 같은데?”


“그치만 율하는 구세주니까.”


“하아.”


율하는 그렇게 중얼거리는 콜린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한결같은 사람, 아니 사람이 아닌 영혼이었지만 그녀의 그런 말, 그런 행동, 그런 마음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고마웠다.


알고 있다. 그녀는 자신보다 총명하다. 비록 지능 Lv이나 정신 Lv이 아니라고 해도 그건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을 의심하지 않고 언제나 자신을 배려해서 이야기를 하고 행동을 했다. 그것만으로도 율하는 그녀가 고맙고 또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살아있는 사람이라.”


그는 중얼거렸다. 그리고 새삼스럽게 떠오르는 과거의 아픈 기억. 일순 차갑고 날카롭게 변한 그의 시선이 과거를 도려내고는 이내 다시 고개를 흔든다. 어차피 불가능이다. 한 번 실패해 보았다면 충분히 반성할 줄도 알아야 하는 게 사람인 것이다.


“주인.”


“아아, 알고 있어.”


율하의 시선은 다시 제단의 아래쪽의 틈에 숨겨진 것으로 보이는 마도사의 일기를 향한다.



작가의말

넵, 오늘도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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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6 13.12.12 1,328 36 23쪽
161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3 13.12.10 1,453 31 21쪽
160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4 13.12.09 1,593 44 26쪽
159 Chapter. 24 - 잃어버린 우리의 바다소리를 찾아서 +5 13.12.05 1,683 34 26쪽
158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7 13.12.03 1,654 51 22쪽
157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30 1,544 35 25쪽
156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9 1,647 34 28쪽
155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8 1,514 36 26쪽
154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5 13.11.27 1,326 44 24쪽
153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6 13.11.26 1,643 46 26쪽
152 Chapter. 23 - 그날 본 용왕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8 13.11.25 1,353 52 25쪽
151 Chapter. 22 - 신시에서.. +6 13.11.23 1,911 44 25쪽
150 Chapter. 22 - 신시에서.. +4 13.11.22 1,640 44 24쪽
149 Chapter. 22 - 신시에서.. +7 13.11.21 1,648 42 25쪽
148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20 1,581 42 25쪽
147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9 1,196 44 24쪽
146 Chapter. 22 - 신시에서.. +8 13.11.18 1,485 48 24쪽
145 Chapter. 22 - 신시에서.. +5 13.11.16 1,534 42 24쪽
144 EP.3 epilogue - 맑음, 흐름, 비, 그리고 다시 맑음. +5 13.11.15 1,473 48 26쪽
143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14 1,824 58 25쪽
142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1.13 1,824 43 24쪽
141 chapter. 21 - 꿈의 온도 +3 13.11.12 1,923 48 25쪽
140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1.11 1,831 42 26쪽
139 chapter. 21 - 꿈의 온도 +9 13.11.05 1,687 54 18쪽
138 chapter. 21 - 꿈의 온도 +7 13.11.03 2,143 40 19쪽
137 chapter. 21 - 꿈의 온도 +4 13.10.31 1,643 42 18쪽
136 chapter. 21 - 꿈의 온도 +5 13.10.28 1,844 44 20쪽
13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7 1,638 48 17쪽
134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26 1,887 49 22쪽
133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24 1,177 51 19쪽
132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20 1,358 47 26쪽
131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7 1,579 52 25쪽
130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14 1,387 46 24쪽
129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7 13.10.09 1,996 54 20쪽
128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7 1,274 51 16쪽
127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5 1,316 52 16쪽
126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8 13.10.02 1,933 44 19쪽
125 chapter. 20 - 사신의 목을 비틀어도 죽음은 온다. +6 13.10.01 1,848 49 20쪽
124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9 13.09.28 2,491 44 17쪽
123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9 1,513 51 19쪽
122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8 13.09.04 5,802 61 19쪽
121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5 13.08.30 3,440 59 23쪽
120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3 13.08.27 5,631 66 16쪽
119 chapter. 19 - 태초에 아무것도 없었다. +11 13.08.20 5,836 59 23쪽
118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7 13.08.18 4,346 46 19쪽
117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29 13.08.11 4,666 64 19쪽
116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5 13.08.08 3,611 63 18쪽
115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9 13.07.31 3,582 74 24쪽
114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10 13.07.30 5,280 72 29쪽
113 chapter. 18 - 되살아난 망령 +6 13.07.29 5,891 65 26쪽
112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5 13.07.27 4,335 70 24쪽
111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6 13.07.26 5,456 78 25쪽
110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6 13.07.25 2,124 64 24쪽
109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4 1,996 68 25쪽
108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9 13.07.23 2,912 72 24쪽
107 chapter. 17 - 낙원의 파수꾼 +11 13.07.22 2,331 70 27쪽
106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20 2,751 65 26쪽
105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9 1,988 81 25쪽
104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9 13.07.18 1,986 76 27쪽
103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7 1,935 57 28쪽
102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5 13.07.16 3,791 93 29쪽
101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5 4,340 73 23쪽
100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8 13.07.13 5,666 80 24쪽
99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7 13.07.12 4,991 72 25쪽
98 chapter. 16 - 역습의 흑랑 +6 13.07.11 2,664 79 21쪽
97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10 4,464 74 23쪽
96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5 13.07.05 5,146 56 21쪽
95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8 13.07.03 6,057 54 18쪽
94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3 13.07.02 4,903 52 16쪽
93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6 13.06.30 4,325 62 20쪽
» chapter. 15 - 인왕의 주인 +9 13.06.28 5,244 62 21쪽
91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6 13.06.27 3,752 74 35쪽
90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22 4,979 56 16쪽
89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11 13.06.19 4,089 64 18쪽
88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16 5,249 73 16쪽
87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3 13.06.08 3,658 59 18쪽
86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6.01 4,438 58 19쪽
85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9 13.05.27 4,218 56 14쪽
84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8 13.04.30 2,618 59 11쪽
83 chapter. 14 - 빠르게 흔들리는 시계추의 아래에서 +5 13.04.27 5,945 60 18쪽
82 EP.2 epilogue - 흐르는 밤, 흐르는 마음. +10 13.04.09 2,633 59 17쪽
81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8 13.04.06 4,989 60 17쪽
80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6 13.04.04 4,900 52 19쪽
79 chapter. 13 - 과거와 미래의 천칭 +9 13.04.02 3,270 5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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