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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hareth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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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hereth
작품등록일 :
2019.04.04 00:01
최근연재일 :
2019.06.19 10:38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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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23,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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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2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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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 새벽달의 평원 (2)

DUMMY

마력을 채우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주변에선 다시 생성된 여우들이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케른 나무 껍질 채집도 해야 하니 이쪽으로 가면서 사냥을 계속하는 게 나을 것 같네요.”


그녀가 가리키는 곳은 마을과는 반대 방향으로, 평원에 듬성듬성 나무가 있는 이곳과는 달리 조금 더 나무가 우거져 있었다. 그 방향으로 향하며 쿨타임이 돌아올 때마다 마법을 난사했더니 어느새 도감의 ‘희미한 회색 여우’ 페이지가 완성되었고 마력 폭발의 숙련도 역시 2단계를 가득 채워, 시전 속도가 2.3초로 줄어들었다.


“그런데 단탈리안은 어떤 성향의 마법을 위주로 육성을 하려 하나요?”


지훈이 세 번째 숙련 분야도 시전 속도를 선택하자 리저드가 마법의 사용에 대해 물었다. 지훈이 글쎄요 하고 명확하지 않은 답을 내자 리저드가 한소리 했다.


“글쎄요 라니요? 단탈리안, 생각을 해 봐야죠.”


“그냥 골고루 다 익히면 안 되나요?”


아드리안의 이야기를 떠올린 리저드의 미간이 살짝 일그러졌다.


“안될 건 없지만 추천하진 않아요. 한쪽 속성만 극성으로 키우는 이들에 비해서는 육성이 느릴 수밖에 없거든요.”


다중 운명을 선택한 단탈리안이 다중 속성까지 선택을 한다면 마법사라는 입장에서는 다른 이들보다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하쉬말림이 지닌 ‘원소계 마법에 위력 약화’의 패널티까지 감안한다면 그 차이가 더 클 수도 있고요. ”


“아, 그랬죠. 휴우, 그럼 어떤 게 나을까요?”


“단탈리안, 그건 단탈리안이 생각 해봐야 해요. 다양한 속성 마법을 익히면 사용할 수 있는 융합 마법도 있지만, 말한 대로 그만큼 육성에 많은 시간을 쏟아부어야 해요.”


“선택과 집중이라는 이야기네요. 한 번 생각해 볼게요. 일단은 마력 폭발을 올리고 있으니 오늘은 그걸로 올렸으면 해요.”


지훈은 계속해서 마력 폭발을 사용했고 리저드는 묵묵히 그런 지훈을 보조했다. 그녀가 말한 대로 나무가 많은 방향으로 가니 채집이 가능한 식물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케른 나무 역시 그중 하나였다.


아카시아 나무와 비슷한 모양을 지닌 다 자란 케른 나무는 지훈의 키보다 세 배는 커 보였다. 그 근처로 가자 지훈은 자신의 키보다 조금 작은 수준의 어린 케른 나무를 찾을 수 있었다.


“단탈리안, 이 나무부터 채집하고 있어요. 전 이 근처를 돌아볼게요.”


“네.”


대답과 함께 리저드가 떠나가자 지훈은 바로 채집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쿠크리(밀림에서 사용하기 좋은 네팔 구르카 족 특유의 만곡형 단검)가 손에 나타나더니 그걸 휘둘러 나무껍질을 떼어 냈다. 다만 아까 꽃을 잘라낼 때와는 달리 쉽게 떨어지지 않는지라 채집을 위해선 여러 번 휘둘러야 했다.


케른 나무 껍질을 모으는 임무가 하나 처리되었다는 창이 떠올랐다. 특이하게 숙련이 낮으면 채집에 시간이 걸린다는 문구가 있었는데, 그걸 보며 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걸 10개.’


“단탈리안, 여기도 있어요.”


어렵사리 채집한 케른 나무 껍질을 보고 있는 지훈을 멀리 떨어진 리저드가 불렀다. 노가다의 느낌이 물씬 풍기자 지훈의 어깨가 축 처졌다.


어린 케른 나무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았기에 10개를 채집하는 것도 생각보다 빨리 끝이 났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마지막 10개째를 채우고 기뻐하는 지훈에게 리저드가 찬물을 끼얹었다.


“단탈리안, 도감을 완성해야 해요.”


“아, 맞다.”


노가다는 결국 한 만큼 더 하고 나서야 끝이 났다. 사냥과는 달리 정말 단순 작업이었기에 금방 지치는 느낌이었다.


[ 어린 케른 나무

- 서식 지역: 각 대도시 인근

- 속성: 식물

- 설명: 케른 나무의 속껍질은 특이하게도 마력이 통하지 않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어린 나무는 껍질의 채집 및 속껍질 분리가 쉬워 초보 채집술사도 채집이 가능하며 초급 마법 부여의 마법 각인지 재료로 사용된다.

성목은 껍질이 단단하고 속껍질의 분리가 어려워 실력이 뛰어난 채집술사만이 채집할 수 있으며, 주로 마법 방어 능력이 높은 섬유를 만들 때 사용된다.

- 품목: 어린 케른 나무의 껍질, 어린 케른 나무의 두꺼운 껍질, ]


“고생했어요. 이제 돌아가면서 숙련이나 올려요.”


그녀의 말대로 다시 레바나로 돌아가며 여우들을 한 방에 처치해 가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어?”


네 마리째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정타가 들어갔음에도 마력 폭발에서 살아남은 여우 한 마리가 지훈에게 돌진해 왔다. 다급해진 지훈이 다시 마력 폭발을 시전하려고 했지만 쿨타임에 걸려 불가능한 상황. 지훈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소용돌이치는 바람!”


옆에서 다급한 목소리로 리저드가 지시하자 지훈은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말을 따라 ‘소용돌이 치는 바람’을 영창했다.


여우가 지훈에게 도달하기 직전 아슬아슬하게 마법이 들어가며 ‘켕’ 소리와 함께 여우의 돌진 방향이 살짝 틀렸고, 여우는 지훈을 살짝 지난 위치에 멈춰 섰다.


“뒤로 빠져요. 남은 딜은 제가!”


하지만 여전히 여우의 피는 반이 넘게 남아 있는 상황. 다시 지시를 내린 리저드는 여우가 뒤로 빠지는 단탈리안을 따라가며 적당한 거리를 벌리자 여우를 향해 얼음 송곳을 연사했다. 지훈은 뒤에서 리저드의 마법이 여우를 타격하는 소리가 들리자 리저드가 타격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방향을 옆으로 꺾었다.


하지만 정작 얼음 송곳을 맞은 여우는 느려진 발걸음으로 리저드에게 달려들다 마법 두 대를 더 맞고 나서 잿빛으로 변했다. 완전한 잿빛을 띠는 여우 주변으로 빛이 흩날리자 지훈은 내심 기대를 가지고 시체로 다가갔다.


“평범한 여우가 아니었나 봐요.”


그 말과 함께 지훈이 전리품을 수거하는데, 꼬리털이 아닌 의외의 물품들이 있었다.


“어라? 혼돈의 가루? 혼돈에 물든 희미한 회색 여우의 꼬리털?”


“어쩐지 잘 안 잡히더라니, 혼돈의 기운에 의한 위력 감소 때문에 그랬나봐요.”


지훈의 말에 리저드가 표정을 굳힌 채 정보 공유를 요청했다. 꼬리털 자체를 넘기려 하자 그녀는 정보 공유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사양했고, 지훈이 공유한 정보를 보며 리저드가 걱정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최근 들어 혼돈을 따르는 이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가 있더니 이젠 탑에서 가까운 여기까지....... 단탈리안, 일단 레바나로 돌아가 발견한 사항을 보고해야 할 것 같아요.”


[ 돌발 임무: 파고드는 혼돈(I)- 혼돈의 발견.

혼돈의 출몰은 제국이 항상 신경 써서 주시하는 일 중 하나다. 혼돈의 기운에 오염된 레바나 인근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레바나의 상부에 알려야 한다. 혼돈에 물든 동물의 흔적을 가지고 연합 길드 레바나 지부장 아드리안을 찾아가자.

보상: 초급 마법 증폭 마법진 x1, 공적치 5 ]


그녀의 말과 함께 임무 창이 떠 올랐다.


“네.”


새로운 임무는 언제든 환영. 게다가 보고하는 것만으로도 공적치가 올라가는 임무는 더더욱 환영이었다. 비록 공적치를 어디에 써야 할지 아직은 확실히 알지 못하지만 말이다.


숙련을 올리는 것을 중지하고 리저드를 따라 바로 아드리안에게 향했다.



+++



아드리안을 찾아간 리저드는 굳은 얼굴로 먼저 그에게 ‘침묵의 공간’ 마법을 요청했다. 주변의 소음이 완전히 차단되며 마법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리저드는 혼돈에 오염된 꼬리털을 내밀며 상황을 설명했다.


아드리안이 혼돈에 물든 꼬리털을 받아 들고 이리저리 돌려보며 말했다.


“흐음. 다른 곳에서 혼돈의 싹이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새벽달의 평원에까지 혼돈의 기운이 들어오다니, 설마 신성의 흐름이 약해진 것인가?”


새벽달의 평원은 탑의 영향력이 미치는 곳이다, 결계로 인해 문을 통과하는 신성력의 양이 늘어난 지금은 영향력이 더욱 클 터, 기존에 있던 혼돈의 조각들도 그 힘을 잃게 하는 신성의 영향이 그대로라면 혼돈의 기운이 들어오지 못하는 것이 정상이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오염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여우여서 그럴 수도 있어요. 외관상으론 다른 희미한 회색 여우들과 전혀 차이가 나지 않아서 이 꼬리털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오염된 사실을 전혀 몰랐거든요.”


“다른 것들은 괜찮던가?”


“평원에 있는 다른 것들을 잡으러 다닐 때 눈에 띌 만한 다른 것들은 없었어요.”


“그래. 일단 나는 이 꼬리털을 들고 레바나 의회를 소집하겠네. 보고하러 오느라 수고했는데, 내가 만든 마법진 하나면 보답이 되려는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예의상 하는 말이라는 게 빤히 보이는지 그 말을 들은 아드리안이 웃었다.


[ ‘초급 마법 증폭 마법진’을 습득하였습니다. ]


지훈은 고개를 꾸벅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단탈리안이라 했던가? 혹시 바쁘지 않다면 평원에 나가 다른 오염원이 있는지 조사를 도와줄 수 있겠는가? 다른 오염원이 평원에 들어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우연히 흘러든 혼돈의 씨앗이 그 여우에게만 발아한 것인지 알 수 없으니 확인을 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러네.”


[ 돌발 임무: 파고드는 혼돈(II)- 새벽달의 평원 조사

새벽달의 평원을 돌며 눈에 띄게 오염된 이들이 있는지 조사한 후 복귀하자. 혹시라도 오염원이 있다면 그 흔적을 모아오도록 하자.

창백한 토끼 사냥: 15마리

희미한 회색 여우 사냥: 15마리

푸른 어금니 멧돼지 사냥: 10마리

달그림자 꽃 확인: 15개

달빛풀의 꽃 확인: 10개

- 보상: 공적치 10, 질서의 조각 5개 ]


연계 임무가 떠올랐다. 창을 확인하던 지훈이 당황한 표정으로 리저드에게 도움을 청했다.


“달빛풀의 꽃을 10개나 채집해야 한다는데요?”


달빛풀의 꽃은 채집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이야기를 떠올렸기 때문이다.


“아, 달그림자 꽃과 달빛풀의 꽃은 오염 여부만 확인 해주면 되네. 마력을 흡수하는 식물들이다 보니 혼돈의 기운이 인근에 머물렀다면 그 흔적이 남았을 것이야. 혹시라도 오염된 식물들이 있다면 이걸로 정화를 좀 부탁하네.”


아드리안이 질서의 가루 10개를 건네며 지훈을 달래듯 말했다.


[ 돌발 임무: 파고드는 혼돈(III)- 혼돈의 정화

혼돈에 오염된 창백한 토끼의 가죽, 혼돈에 오염된 희미한 회색 여우의 꼬리털이 있으면 수거해서 아드리안에게 전달한다. 오염된 달그림자꽃, 달빛풀을 발견하면 질서의 가루로 정화하도록 하자.

- 보상: 공적치 5, 질서의 조각 3개 (정화 횟수 당 공적치 1씩 추가 보상) ]


지훈이 수락하자 아드리안이 꼬리털과 함께 주섬주섬 자신의 물건을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났다는 듯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아, 그리고 두 사람, 이 일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주변에 비밀에 부쳐주게.”


“예.”


리저드가 머뭇거리는 지훈을 대신해 대답하자 아드리안이 자리를 떴다.


“저희도 바로 움직일까요? 나가기 전에 각 길드에 들러 임무 완수를 보고하고 보상도 받아서 나가요.”


리저드가 먼저 보조술사 길드로 향하는 통로를 향해 걸었다.


“네. 그런데 어째서 비밀에 부쳐야 하는 거죠? 사실을 알려서 주의를 주는 게 낫지 않을까요?”


지훈이 작은 목소리로 궁금한 부분을 지적했다.


“그러면 좋겠지만, 혼란이 올지도 몰라요. 혼의 흐름 속에 머무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혼돈의 기운에 대한 두려움이 강하거든요.”


하지만 씁쓸해 보이는 눈빛으로 리저드가 답하자 지훈도 입을 닫았다.


“어쩌면 평등을 얻은 대신 스스로를 족쇄에 가둬버린 건지도 몰라요. 모두에게 좋을 줄 알았던 혼의 윤회에 이런 어둠이 있을 줄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을 거예요.”


그녀의 목소리가 둘만의 통로에 옅게 울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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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6. 펜릴의 부활지 (6) 19.06.19 108 0 12쪽
53 6. 펜릴의 부활지 (5) 19.06.18 51 0 13쪽
52 6. 펜릴의 부활지 (4) 19.06.17 61 0 13쪽
51 6. 펜릴의 부활지 (3) 19.06.14 72 0 11쪽
50 6. 펜릴의 부활지 (2) 19.06.13 98 0 13쪽
49 6. 펜릴의 부활지 (1) 19.06.12 75 0 15쪽
48 Interlude 4. 혼돈의 발호 19.06.11 71 0 12쪽
47 5. 오래된 마수의 무덤 (8) 19.06.10 63 0 14쪽
46 5. 오래된 마수의 무덤 (7) 19.06.06 53 0 15쪽
45 5. 오래된 마수의 무덤 (6) 19.06.05 58 0 14쪽
44 5. 오래된 마수의 무덤 (5) 19.06.04 65 0 14쪽
43 5. 오래된 마수의 무덤 (4) 19.06.03 70 0 13쪽
42 5. 오래된 마수의 무덤 (3) 19.05.31 52 0 14쪽
41 5. 오래된 마수의 무덤 (2) 19.05.30 58 0 13쪽
40 5. 오래된 마수의 무덤 (1) 19.05.29 127 0 16쪽
39 4. 새벽달의 평원 (7) 19.05.28 51 0 14쪽
38 4. 새벽달의 평원 (6) +2 19.05.27 58 1 13쪽
37 4. 새벽달의 평원 (5) +1 19.05.24 41 1 14쪽
36 4. 새벽달의 평원 (4) +2 19.05.23 81 1 14쪽
35 4. 새벽달의 평원 (3) +2 19.05.22 47 1 13쪽
» 4. 새벽달의 평원 (2) +1 19.05.21 52 1 12쪽
33 4. 새벽달의 평원 (1) +2 19.05.20 68 1 13쪽
32 3. 여러 개의 운명 (7) +2 19.05.17 72 1 14쪽
31 3. 여러 개의 운명 (6) 19.05.16 65 0 11쪽
30 3. 여러 개의 운명 (5) 19.05.09 87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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