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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hereth
작품등록일 :
2019.04.04 00:01
최근연재일 :
2019.06.1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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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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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3. 여러 개의 운명 (5)

DUMMY

시의 남쪽에 위치한 상업지구는 레바나의 다른 장소들과 달리 닫혀있지 않은 하나의 둥근 문을 지난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여행자들의 지역인데도 다른 곳과 그다지 다르지 않네요.”


동글동글한 지붕들, 길게 이어진 동글동글한 지붕들, 큰 동그란 건물들... 문으로 구분해 둔 것이 무색하게 레바나의 일부라는 티를 완연히 내고 있었다.


지훈의 소감에 리저드가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미 다 지어 놓은 건물들을 그저 일시적으로 ‘분양’한 것이니까요.”


“분양이요? 여행자에게요?”


“네. 저 중 일부는 티페레트의 원주민들이 직접 운영을 하지만 일부는 여행자께 입찰 형식으로 사용권을 분양한 것이랍니다. 여기뿐 아니라 제국이 다 마찬가지예요. 토지는 어디까지나 공공의 것이니까요.”


‘중국 측에서 요청을 했다고 듣긴 했지만 우리 나라에선 좀 위험한 생각 아닌가?’


“편파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아무래도 여행자들을 받아들이는 것 역시 제국민에게 더 나은 삶을 주려는 목적으로 시작된 것이에요. 게다가 가격과 기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제국민 역시 토지는 분양을 받는 것이니 오해는 없으셨으면 해요.”


전체적인 이야기의 뉘앙스가 학교에서 배웠던 사회주의 체제와 비슷하게 흘러갔다. 생산성 하락이라는 단점 때문에 현실에서는 자유주의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 걸로 아는데, 아무래도 이 세계의 이들은 다들 신이 실존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데다, 혼과 윤회의 존재마저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 보니 현실과는 다를 수 있을 것도 같았다.


“그나저나 어디로 가야 할까요?”


황금색 테두리를 두른 원형의 문을 통과해서 주변을 둘러보던 지훈이 리저드에게 물었다.


“단탈리안은 어떤 장비를 쓰고 싶어요? 아까 보니 지난 밤, 고심을 좀 했던 것 같던데요?”


리저드가 지훈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지훈이 당황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저 마법사에 어울리는 지팡이에 로브만 생각했었죠. 그런데 다중 운명이라 지팡이를 휘둘러서는 힘들 것 같아요. 검을 들어야 할 것 같던데요?”


리저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상황이라면 마력을 증폭시키는 힘이 담긴 검이 제일 낫기는 해요. 그런데 아까 검사 길드에서 봐서 알겠지만 검도 종류가 많죠. 그 중에서 어떤 형태의 검을 사용하고 싶은 것인지까지도 고민해 보아야 해요. 또 검을 들고 휘두르는 빈도가 높아진다면 아무래도 방어가 취약하면 검을 드는 의미가 없어지니 의복은 방어 마법이 각인된 고급으로 가는 게 나을 것 같네요. 재질도 신경을 써야 하고요. 문제는,”


“비싸다는 거겠죠?”


리저드가 말을 끊고 자신을 쳐다보자 지훈이 말을 이었다. 리저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씩 웃었다.


“네. 무기 중에서는 검이 가장 인기가 많아서 그 관련 세팅도 가장 비용이 많이 들 거예요. 장비의 마련은 임무를 완료해 가면서 보상으로 받는 게 일반적인 방법이긴 한데, 돈이 있다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겠죠? 여행자분들께는 청아한 질서의 조각으로 살 수 있는 장비들이 따로 있다면서요? 처음 주는 장비들이 기본 장비이긴 해도 효율이 꽤 좋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지훈은 금시초문이라는 듯 의아한 표정으로 리저드를 마주 보았다. 무언가 미리 알아보고 온 것을 말할 때는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었던 지훈이 정작 당연히 알 줄 알았던 부분에 대한 지식은 갖추고 있지 못하자 리저드는 한숨을 푹 쉬었다.


“일단 그러면 상업지구 관청부터 들러요. 거기 계신 분이 잘 알려주실 거예요.”


지훈이 한발 앞서 출발한 리저드의 뒤를 따랐다.


“네.”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지훈을 힐끔 보며 리저드는 장비의 기본적인 사항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장비는 크게 세 가지 등급으로 나눌 수 있어요. 일반 장비, 마법진이 각인된 장비, 마석을 결합한 장비죠.

일반 장비는 원료의 가공만으로 만들어진 상태의 장비를 말해요. 형태와 만드는 재료에 따라 그 성능에 차이를 보이고요. 다중 운명 사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무기를 선택할 때 어떤 조합을 사용하는 게 좋을까 생각을 해 두는 게 좋아요. 한두 개 정도는 바꿔들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어려우니까요.

마법진을 각인한 장비는 말 그대로 일반 장비에 특정 능력을 지닌 마법진을 각인해 그 힘을 장비에 직접 부여한 거예요. 장비의 종류와 크기, 재질에 따라서 각인할 수 있는 마법진의 수에도 제한이 있으니 어떤 마법진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것은 대략적인 종류를 알고 나서 선택하시는 게 좋아요. 일부 마법진은 새겨지는 것만으로도 상시 적용이 되지만, 일부 마법진은 마력을 소모해서 효과를 나타내기도 하고요.”


“그럼 아까 그 마법진이 각인용인 건가요?”


”네. 아까 아드리안 아저씨께 받은 마법진은 상급 이상의 목걸이에 영구적으로 각인시킬 수 있어요. 단, 한 번 새겨넣은 마법진을 제거하는 것은 혼돈의 결정을 이용한 특별한 방법으로 가능은 하지만, 장비의 내구도에 따라 파손 우려가 있으니 웬만하면 안 하는 게 좋아요.“


“그러면 마석을 결합한 장비는 뭔가요?”


“마석은 특별한 힘을 담은 마력석을 말하는데 종류도 다양해요. 마력을 저장하는 것부터, 특정한 원소의 힘을 담고 있는 것, 마석 내에 각인된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거나, 아, 특정한 마법을 담아두는 마석도 있어요. 여행자분들이 그 과정을 메모라이즈 라고 표현을 하더라고요.


“마법을 사용하게 해주는 건, 마석과 마법진 사이에 차이가 있는 건가요?”


리저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큰 차이라면 동시 발현 여부죠. 능동적 마법진은 술자의 마력을 소모하기에 다른 기술과 동시에 발현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마석은 그 내부에 있는 마력을 소진해서 마법을 발현하는 것이라 다른 주문을 외는 중에도 마법을 발현할 수 있어요. 응급 시에는 마석이 더 도움이 되는 거죠.

가령 ‘절대 방어’ 마법이 내장된 마석을 결합해 둔 장비를 착용 중이라면 다른 큰 기술을 사용 중 공격을 받더라도 일시적으로 절대 방어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져요. 하지만 마법진은 그게 불가능하죠.”


“그러면 사용에 제한은 없나요?”


“당연히 있죠. 기본 장비의 경우 힘이나 체력 혹은 숙련에 따라 착용 제한이 있어요. 그런 제한은 경량화 같은 마법진 각인을 통해 완화할 수 있고요. 대신 마법진이 각인된 장비들은 사용자의 마력에 따라 제한이 걸릴 수 있어요.”


지훈은 장비의 분류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머릿속에 집어넣기 위해 집중했다. 그러는 사이 둘은 주변 건물과 모양에는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생긴 한 건물 앞에 도착해 있었다. 단지 연녹색의 이끼로 덮여 있는 데다 그 주변으로 작은 풀밭이 조성되어 있어 조금 더 오래된 건물 같아 보였고, 그래서 조금 더 무거운 느낌을 주고 있었다.


“여기가 상업지구의 관청이에요. 상업지구의 분양과 원주민의 세금 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고, 장비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 역시 제공 받을 수 있어요.”


관청은 주변 상업지에 비해 인적이 드물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그리 넓지 않은 트인 공간이 있었고, 그 안을 몇 명의 케루빔들이 널찍하게 활용하고 있었다. 리저드가 그들 중 가장 가까이 있는 이에게 다가가 물었다.


“안녕하세요. 청아한 질서의 결정으로 여행자용 기초 장비를 구매하고 싶은데, 어떤 분께 말씀드려야 하나요?”


질문을 받은 이의 옆에 앉아있던, 안경을 쓴 채 삐딱하게 앉아서 근무하고 있던 남성이 고개를 들어 답을 했다.


“여기서 청아한 질서의 결정은 나만 취급이 가능하오. 어떤 걸 원하시는지?”


“아, 가능한 종류를 안내를 좀 받고 싶어서 그럽니다. 전혀 아는 바가 없어서요.”


리저드가 지훈을 가리키며 말하자 남자가 지훈을 힐끔 쳐다보며 물었다.


“운명은? 주 운명과 보조 운명은 어찌 되는 거요?”


“주는 마법사, 부는 검사에요. 보조술사도 겸하고 있고요.”


남자가 허우적거리며 허공에 대고 손짓하다가 지훈에게 무언가를 날리는 제스쳐를 취하자 지훈의 앞에 창 하나가 떠 올랐다.


“이게 제일 무난할 것 같소만?”


[ 초보 여행자를 위한 마검사의 길 패키지 (한정판)

다른 이들에 비해 늦게 깨어난 여행자를 위한 장비 패키지. 초반 육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반 마검사용 장비 세트와 골드, 질서의 결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 비용: 청아한 질서의 결정 x3 (=청아한 질서의 조각 x300)

- 조건: 시작한 지 한 달 이내의 플레이어 만이 1회 한정으로 구매 가능

- 구성: 여행자의 마력의 장검 x1, 여행자의 로브 x1, 여행자의 장갑 x1, 여행자의 신발 x1, 초급 방어 증강의 마법진 x3, 300 골드, 투명한 질서의 조각 x100

(구성품 중 하나라도 사용 시 환불 불가) ]


“상업지구의 마법진 각인가를 찾아가 마법을 각인하면 되오.”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지훈은 열심히 설명을 읽고 있었다. 순간 그 위에 메시지 창 하나가 더 떠올랐다.


[ 리저드가 정보 공유를 요청합니다. 승인하시겠습니까? ]


이게 뭔가 싶어 리저드를 쳐다보자 그녀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정보를 공유받은 리저드는 그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지훈에게 속삭였다.


“이걸로 하시면 될 것 같아요. 이 정도의 마법 부여는 지금의 저도 가능하니 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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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6. 펜릴의 부활지 (6) 19.06.19 108 0 12쪽
53 6. 펜릴의 부활지 (5) 19.06.18 52 0 13쪽
52 6. 펜릴의 부활지 (4) 19.06.17 61 0 13쪽
51 6. 펜릴의 부활지 (3) 19.06.14 72 0 11쪽
50 6. 펜릴의 부활지 (2) 19.06.13 99 0 13쪽
49 6. 펜릴의 부활지 (1) 19.06.12 75 0 15쪽
48 Interlude 4. 혼돈의 발호 19.06.11 71 0 12쪽
47 5. 오래된 마수의 무덤 (8) 19.06.10 64 0 14쪽
46 5. 오래된 마수의 무덤 (7) 19.06.06 53 0 15쪽
45 5. 오래된 마수의 무덤 (6) 19.06.05 58 0 14쪽
44 5. 오래된 마수의 무덤 (5) 19.06.04 66 0 14쪽
43 5. 오래된 마수의 무덤 (4) 19.06.03 70 0 13쪽
42 5. 오래된 마수의 무덤 (3) 19.05.31 52 0 14쪽
41 5. 오래된 마수의 무덤 (2) 19.05.30 58 0 13쪽
40 5. 오래된 마수의 무덤 (1) 19.05.29 127 0 16쪽
39 4. 새벽달의 평원 (7) 19.05.28 51 0 14쪽
38 4. 새벽달의 평원 (6) +2 19.05.27 59 1 13쪽
37 4. 새벽달의 평원 (5) +1 19.05.24 41 1 14쪽
36 4. 새벽달의 평원 (4) +2 19.05.23 81 1 14쪽
35 4. 새벽달의 평원 (3) +2 19.05.22 47 1 13쪽
34 4. 새벽달의 평원 (2) +1 19.05.21 52 1 12쪽
33 4. 새벽달의 평원 (1) +2 19.05.20 69 1 13쪽
32 3. 여러 개의 운명 (7) +2 19.05.17 73 1 14쪽
31 3. 여러 개의 운명 (6) 19.05.16 65 0 11쪽
» 3. 여러 개의 운명 (5) 19.05.09 88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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